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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계의 정세-- >
"우선 이 마계에는 여덟명의 마왕과 한명의 대마왕이 지배해"
"하지만 대마왕은 행방불명이라며?"
"응, 마왕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간간히 전쟁을 벌이기 때문에 지금의 마계는 살기가 어려워"
"마치 전국시대라 이건가?"
마계도 사람 사는곳이구나.
"현재 여덞명의 마왕은 각각 살육의 마왕, 그림자의 마왕, 유혹의 마왕, 빙염의 마왕, 시간의 마왕, 귀계의 마왕, 마룡왕,그리고............"
"그리고?"
"피의 마왕, 이렇게 여덞명이야"
루이넬은 마지막의 피의 마왕을 말할때는 복잡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마치 애증이 섞인 표정이랄까.
"혹시 지도 있어?"
"응? 아저씨의 책을 보면 하나쯤 있을꺼 같은데"
나는 아공간을 뒤져서 '마계를 여행하는 초보마족들을 위한 안내서'라는 책을 찾았다.
"우리가 지금 있는곳이 여기야"
마계의 대륙은 커다란 두개의 대륙이 붙어있는 형태였다.
두개의 대륙의 사이는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조금밖에 떨어져있지 않고,그냥 한가의 대륙을 가로지르는 강 하나가 있다고 보면된다.
"어라? 대륙 한가운데에 이건 뭐야?"
두개의 대륙 사이에 까만 무언가가 있다.
"다크로드 캐슬, 대마왕의 성이야"
"............... 어째 지형상 좌우에서 쳐맞을수도 있는 지형인데?"
"하지만, 그걸 부숴버릴만큼 대마왕은 강하니까"
우와, 대마왕 이거 개기면 엿되겠는데.
"우리가 있는곳이 이곳. 가장 가까운 마왕의 영지는 '살육의 마왕'과 '유혹의 마왕'의 영지야. 그보단 멀지만 산을 넘어가면 마룡왕의 영지고"
"으흠, 그러면 어느곳이 좋을까?"
루이넬은 진지한 얼굴이 되서 나에게 말했다.
"유혹의 마왕의 영지는 안돼"
"어째서?"
"그곳의 남자는 전부 마왕성으로 끌려간다고 했어"
"역하렘?!"
뭐야 이 마왕은?
설마 잘생긴 마족을 끌고가서 호스트바라도 차리는 건가?!
"살육의 마왕의 영지는 정보가 없어서 함부로 가면 위험해"
"정보가 없어?"
"응, 살육의 마왕은 기껏해야 사백년전의 대반역때 마왕이 된 신흥강자야. 오랫동안 숲에서만 산 나에게 정보는 별로없어"
"대반역?"
"응, 지금으로 부터 사백년전 마왕의 자리 절반의 주인이 바뀐적이 있었어. 그때를 반역의 시기라고 말해"
아니, 무슨짓을하면 마왕의 절반이 바뀌는거지?
마왕이란 일신으로 중간계를 멸망 시킬수 있을 정도의 강자다.
그런데 그런 마왕의 절반이 갈아치워졌다고?!
"알고있는 정보라곤 살육의 마왕이 전대 마왕을 이기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정도야"
뭐야, 그건 아예 아는게 없는거잖아.
"그럼 목적지는 따로 정하진 않지만 마왕의 영지는 가지 않는걸로 하자"
"응, 그게 제일 안전해"
소시민에 불과한 나와 루이넬은 중급마족이나 마수 서식지 내곽쪽의 중급만 만나도 어쩔수 없을정도로 약하다.
그렇기에 가장 안전하다는 마왕의 영지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이동하면 마수의 위협이나 마족의 시비에도 벗어날수있다.
"그나저나 꼬맹아"
"꼬맹이라고 부르지마!"
"아, 미안. 습관이 되서"
"그런 습관은 빨리 고쳐!"
"그럼 꼬맹꼬맹 꼬꼬맹아"
"늘었어! 늘었다고!"
루이넬은 벅벅 화를 내며 얼굴을 붉혔다.
이거, 놀릴맛이 있는데?
"아무튼 가는동안에 마계의 역사좀 알려줘,어디서 써먹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응, 알았어"
나는 길을 가는 동안에 마계의 정세에 대해 듣기로 했다.
중간중간에 마수도 나타났지만 마수의 숲에서 꽤나 떨어진 탓인지 그렇게 위협이 될만한 마수는 없었다.
기껏해야 하급 몇마리정도.
"일단 어디서부터 알고싶어? 마계의 탄생?"
"아니, 그건 너무 많이 앞으로 간거 같은데. 그냥 요 근래 정세정도만 알려주면 될꺼야"
"알았어"
루이넬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행방불명된 대마왕인 '환상과 파괴의 마왕'이 등극한건 대략 천년전 일이야"
"............ 역시 마족은 시간 스케일이 다르구만"
천년이라니, 한반도 역사도 반만년인데.
"갑자기 나타난 대마왕은 그때 대마왕이였던 '빛과 어둠의 마왕'을 간단히 쓰러트리고 대마왕직에 올라서 역대 대마왕중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어"
"오호?"
"그 이후로 대략 200년. 대마왕은 기존의 마계의 질서를 다시 정립하고 넓은 마계를 다스리기 위해 마족중에서 강한자들을 뽑아 마왕의 직에 봉했어"
"그럼 그 전까지는 마왕은 없었다는 거야?"
"아니, 스스로 마왕이라 칭할만큼의 강자는 충분히 차고 넘쳤어. 다만 대마왕이 그걸 싹 갈아치우고 다시 시작한거지"
역시 마계는 강자존이라는 건가,마왕도 자기 마음대로 갈아치우고.
"그때 대마왕의 휘하에 있던 마왕중 하나는 너한테 하트를 줬다는 '불사의 마왕'이야"
"아저씨가?"
"응, 그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강한 마왕중 하나였어"
"그렇게 보이진 않던데. 그냥 털털한 동네 아저씨 같았어"
"우와, 마왕도 실제로 보면 다른거구나"
"아무튼, 그 다음은?"
루이넬은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지금으로 부터 800년전. 대마왕이 중간계로 침략하겠다고 떠난뒤로 감감무소식이야"
"뭐?!"
아니,그게 무슨소리야!
"............ 잠깐만"
생각해보니 내가 살던 중간계에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기껏해야 가끔 마족이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그런 일밖엔 없고 대마왕이니 하는게 튀어나왔으면 중간계는 지금쯤 쫑났겠지.
"하지만 우리 중간계에서 적어도 300년동안은 아무런 이상이 없어. 만약 대마왕이 강림했으면 지금쯤 난리도 아닐껄?"
"그래? 하지만 분명 대마왕은 중간계에 자신이 먼저가서 침략하겠다고 했어"
"어딘가 어긋난건가?"
아무튼간에 지금 대마왕의 행방을 알아봤자 내가 중간계로 가는 방법을 알수 있는건 아니지.
"그리고 그때 이후로 조금씩 마계의 질서가 어긋나기 시작했어"
"선생님이 없으니까 수업시간이 개판이 되는거랑 비슷한건가?"
"그게 맞을꺼야. 아무튼 그때 마왕들은 2가지 파로 나뉘기 시작했지"
"어떻게?"
"하나는 대마왕을 잊고 다시 대마왕을 선출하자는 마왕"
"반역인거야?"
"하나는 끝까지 대마왕을 기다리자는 마왕. 참고로 '불사의 마왕'은 여기에 속해"
루이넬은 오랬동안 말해서 혀가 말랐는지 잠시 입술에 침을 묻히고 말했다.
"하지만 대략 400년전. 반역의 시기라는 일이 있어났지"
"어떤일인지 자세히 들어보자. 아까도 잘 듣지는 못했어"
마왕이 갈아치워졌다는 말만 들었지 다른건 듣지 못했다.
"그때 여덞명의 마왕중에서 바뀐건 네명. 흑야의 마왕,불사의 마왕,폭풍의 마왕,괴력의 마왕. 이렇게 네명이야"
"아저씨도 끼어있다는 건가..........."
"문제는 그게 아니야"
루이넬은 보통사람보다 뾰족한 송곳니(흡혈귀니까)로 입술을 꽉깨물며 말했다.
"마왕의 자리에서 ?
겨난 마왕은 전부 대마왕을 끝까지 기다리기로한 마왕들이니까"
"뭐?"
잠깐 생각좀 해보자.
"그럼 남아있는 마왕들은 전부 대마왕을 자기중에서 뽑자는 마왕들이라는 거야?"
"맞아,그 덕분에 반역의 시기때 마왕의 자리에서 ?
겨난 마왕과 친하게 지내던 종족들은 크게 위축되거나 거의 멸망직전까지 가버렸어"
루이넬은 이제 거의 눈에서 눈물이 나올지경이 되었다.
"어이. 눈물이 나올것 같은데 좀 닦아. 나까지 침울해진다고"
"응? 아, 미안"
루이넬은 내가 건넨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무슨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루이넬이 반역의 시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 그러고보니 루이넬은 마수의 숲 안에있는 저택에서 살고 있었지?
거기에 상당히 낡은 저택이고 말이야.
아마 반역의 시기때 피해를 입은 종족중 하나인가?
"대략 짐작은 가니까 어떤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을께"
"..............."
루이넬이 움찔하며 울먹이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 그리고 그 이후로 마왕들의 행패가 계속?
지. 틈만나면 전쟁을 벌인다거나 마음대로 징집을 한다거나 이래저래 약한 마족들은 피해를 많이봐"
"완전 개판이구나"
내가 쯧,하고 혀를 찻다.
"그렇다면 어딜가든 마왕의 영지는 가면 않되겠네"
"마왕의 영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가까운 영지도 마왕의 영향이 미치기에 잘못하면 큰일난다고"
"빌어먹을 마왕"
도데체 어떻게 가라는 거야?
"우선 우리들의 목적은 내가 중간계로 가는 방법을 찾는것. 그러기위해선 마계를 돌아다녀보는 수밖에 없겠지"
"그럼 목적지는?"
"글쎄............."
나야 마계의 지리는 자세히 모르니 갈곳이 없다지만.....
"혹시 마계에 도서관같은거 어디 없어? 그런게 있다면 내가 중간계로 갈 방법도 찾아볼만 하겠는데"
"도서관?"
루이넬은 한참 생각하더니 이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눈이 반짝였다.
"하나 있어"
"하? 이 넓은 마계에 겨우 도서관이 하나?"
"아니, 작위를 받은 마족의 영지에도 작은 도서관은 있겠지만 이 마계의 모든 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도서관이 있어"
루이넬은 다시 지도의 어딘가를 가리켰다.
장소는 지도의 한가운데.
마계의 두대륙 사이를 이어주는 하나의 성.
"대마왕의 성인 다크로드 캐슬. 거기엔 마계의 고서와 지식들이 있는 도서관이 있다고해"
"근데 너무 멀지 않냐? 걸어서 가기엔 지도로 봐도 넓은데?"
"중간에 게이트라도 타면 빠를꺼야. 다만 게이트 비용이 문제지만"
루이넬이 걱정이 되는지 한숨을 쉬었다.
"게이트 비용이 얼만데?"
"글쎄,더 올랐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는건 대략 1골드정도"
10쿠퍼면 식사 한끼를 해결할수 있으니 한국돈으로 대략 만원정도.
거기에 1골드면 10000쿠퍼니까 대략 천만원?!
"씨발, 무슨 한번 쓰는 비용이 그렇게나 비싸? 중고차 한대 뽑아도 될것같은데?"
"요즘 시세는 모르지만 하급마수를 수백마리쯤 잡아야 겨우 벌수있는 양이야. 그것도 제일 비싼 하트까지 팔아서"
듣자하니 마수에게는 하트가 가장 비싸다고 한다.
특히 강한 마수의 하트일수록 그 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만약 능력을 담고있는 마수의 하트인경우 그 가격은 측정불가.
그 전에 그렇게 강한 마수의 하트는 사냥한 마족이 먹기에 수요는 넘쳐나도 공급은 그다지 없다고 한다.
기껏해야 10년에 하나정도.
"아무튼 우리의 목적지는 대마왕의 성인 다크로드 캐슬까지다"
"드디어 제대로 된 목표가 생겼네?"
"어째서 '드디어'인건데?"
나와 루이넬은 키득키득 웃으며 떠들었다.
"자, 출발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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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게이트 타는데 천만원.
근데 이 계산이 맞나?
12년 12월 20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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