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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17화 (17/468)
  • 17/468 회

    < --야, 발육부진 꼬맹이는 의외로 사람을 잘때린다-- >

    "밤새 아무일도 없었나?"

    "그러니까 저하고 요 꼬맹이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까요"

    "꼬맹이라고 하지마!"

    퍽! 하고 루이넬에게 로킥을 먹었다.

    "끄아아아앙?!"

    약골에 발육부진 꼬맹이의 발차기가 이렇게나 아프다니!

    나는 한동안 다리를 잡고 굴렀다.

    "하하하, 사이가 좋구만"

    "............ 도대체 어디가 사이좋게 보인다는 거지?"

    일단 관계는 동료사이라지만 그렇게 친한것 같지는 않은데?

    나는 다시 일어나서 걸으려다가 순간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꺄아아?!"

    "우, 우왁!"

    그것도 루이넬 쪽으로.

    루이넬은 갑자기 자기쪽으로 쓰러진 나를 옆으로 피하면서 손을 뻗어 내 옷자락을 잡았다.

    무의식적으로 쓰러지는 사람을 부축하려는 행동이긴 하지만 그덕분에 루이넬은 내 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같이 쓰러졌다.

    "으으으, 욱신욱신거려"

    어제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서 고통이 완화된데다가 술까지 마셨으니 고통이 느껴질세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잠이 깨니까 어제의 고통이 한꺼번에 몰려온것이다.

    어제 그 상급마수에게 뚫린 상처는 이미 재생력으로 회복?

    지만 그래도 욱신욱신거리면서 느껴지는 압박감..........

    "압박감?"

    아니, 어째서 압박감이 느껴지는건데?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 내 몸위에 겹쳐져서 쓰러져있는 루이넬.

    "잠깐 좀 나올래? 상처가 아파서"

    "아, 읏!!"

    루이넬이 얼굴을 붉히며 빠르게 일어선다.

    어째 말랑말랑한 감촉이 느껴졌었는데.

    나는 루이넬의 상반신을 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니겠지. 아무것도 없는데"

    "나가 죽어!"

    퍼억!

    쿠억! 하고 내가 피를 토했다.

    아니,진짜 비유가 아니라 레알로.

    "피, 피?! 어째서?"

    "아마도 외상은 회복되도 내상은 회복이 느린것 같은데"

    속이 뜨끈뜨끈하다.

    꾸준히 재생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재생력이 약해서 완전히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일상 생활정도는 할수 있을것 같아"

    "미, 미안해............"

    "아냐. 그다지 아프지도 않은데"

    그 마수자식한테 뚫렸을때에 비하면 이정돈 참을만 하지.

    "그나저나 이거"

    나는 촌장님 집안에 있던 커피,아니 이쪽에선 쿠파인이라고 했나?

    아무튼 그 열매를 볶은것을 가져와서 주방에서 도구를 빌려 가루가 되게 갈았다.

    "아, 설탕이나 프림이 있으려나? 아무리 못해도 우유라도"

    "설탕은 위쪽 서랍에. 우유는 아래쪽 두번째 서랍에 있다네"

    "아, 고마워요"

    커피 완두를 갈아서 바로 물에 타면 블랙커피지만 나는 설탕이나 프림을 넣기에 필요하다.

    거기에 딱히 커피의 향을 즐긴다거나 하지 않는 사람은 블랙커피는 쓰기때문에 좋아하지 않아서 무난하게 선택한 것이다.

    어느새 물이 끓고 나는 커피가루를 적당이 컵에 덜은 뒤에 물과 설탕,그리고 우유를 붓고 티스푼으로 섞었다.

    "오오, 향은 좋군 그래"

    "쿠파인은 써서 먹을수 없다고 하는데 그렇게 만들다니............ 신기하네?"

    "자자,일단 마시고 말해. 향은 좋아도 맛은 어떨지 나도 잘 몰라"

    어째 생각보다 커피 가루는 많이 넣진 않았는데 내가 알던 커피보다 향이 진하다.

    마계의 식물이라 그런가?

    "일단 다같이 시음해 보자"

    각각 한잔씩 돌려서 총 세잔의 커피.

    먼저 내가 한모금 마셨다.

    "오오오!"

    향이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단맛이 강한게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달아서 블랙으로 마셔도 그렇게 쓰지는 않을것 같다.

    "우,우와...."

    ".............. 쿠파인이 이렇게 맛있었는지는 내 평생 처음이군"

    솔직히 말해서 코피루왁인지 뭔지 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비싸다던 커피도 이정돈 아닐것이다.

    "다음에 상인들이 오면 이것도 거래 해봐야겠구만"

    "상인이요?"

    "그렇다네. 정기적으로 이 마을에 들러서 거래를 하곤 하지. 이런 오지까지 오기에 우리들도 항상 감사하고 있다네"

    확실히 마수들에게 공격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온다는건 상인이 마음이 좋다거나 그만큼 거래할 품목이 중요하다거나 두가지.

    하지만 이 마을에는 그럴정도의 물건은 없으니 전자가 답이겠지.

    "갈때 이것좀 싸주시면 않될까요? 틈틈히 끓여먹으면 좋을것 같아서요"

    "양도 많으니 마음껏 가져가게나"

    오오,이것이 시골인심.

    "그나저나 말이지"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이에 내가 먼저 말문을 틔었다.

    "언제쯤 떠날래?"

    "응? 벌써 떠나게?"

    "너는 몰라도 나는 목적이 있으니까 되도록 빨리 가면 좋겠지"

    "흠............."

    루이넬은 나를 따라오는 것일뿐 딱히 목적은 없다.

    그렇다면 이 일행의 리더는 바로 나!

    "너 상처는 괜찮은거야?"

    "응, 마력을 집중시켰더니 거의 다 회복?

    어"

    한마디로 마력이 없으면 쓰기 힘들다는 소리다.

    "좋았어. 출발은 오후에 나가자. 그때까지 할일 있으면 해두고"

    "응,알았어"

    루이넬이 순순히 수긍한다.

    어째 불안한데.

    "아니,벌써 갈 생각인가?"

    "네,저희도 할일이 있으니까요"

    "이런이런,마을 사람들한테 말해둬야겠구만"

    촌장님은 찻잔을 내려놓더니 이내 집밖으로 나갔다.

    "그나저나 꼬맹아"

    빠직.

    "꼬맹이라고 하지 말랬지?"

    "아무튼 간에"

    나는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혹시 마계에 중간계로 넘어가는 통로같은거 없냐?"

    "통로?"

    루이넬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없어"

    "없어?"

    아니,이놈의 마족들은 그런거 하나 않만들어 놓나?

    "중간계로 갈수있는건 계약이나 소환을 통해 가는 방법뿐이야. 스스로의 힘으로 중간계로 넘어갈수 있는건 대마왕밖에 없어"

    "대마왕............ 이라고?"

    아니, 기껏해야 마왕이나 있을줄 알았는데 대마왕?

    "하지만 대마왕이였던 '환상과 파괴의 마왕'은 이미 1000년전에 행방불명 ?

    어. 그 이후로 마계는 개판이 되었지"

    루이넬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적어도, 대마왕이 있을때는 이렇게 마왕들이 행패를 부리질 못했어"

    "어째서?"

    "했다간 작살나니까"

    휘유, 꼬맹이치곤 살벌한 소릴 하는데?

    "지금 있는 마왕은 총 여덞명. 하지만 그 여덞명의 마왕이 전부 덤벼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대마왕이야"

    "우와, 존나 먼치킨"

    마왕도 어느정도로 강한지 상상이 않가는데 대마왕이란 마족은.............

    "아무튼 내가 중간계로 갈 방법은 없다, 이건가?"

    "현재로서는 그래"

    "현재로선?"

    "응"

    루이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만약 차원이동을 연구한다면 어떻게든 될지도 몰라"

    루이넬의 말은 이렇다.

    마족은 본래 중간계로 갈수 없게 되어있지만 계약이나 소환으로는 갈수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본 힘을 낼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급 마족이라도 뜨면 그대로 중간계는 바이바이.

    아, 잠깐 말이 샛나?

    아무튼 마족은 특성상 중간계와 마계 사이에 있는 차원의 벽을 넘을수 없게 그 잘난 신들이 정해놨다고 한다.

    하지만 이전에도 몇번 극히 드물게 일어나는 차원의 틈에 마법으로 그 틈을 벌리면 그대로 넘어갈수 있다.

    "문제는 그만큼 차원을 연구하는 마족이 있느냐가 문제지"

    "아, 정말이지 엿같네"

    이 넓은 마계에서 그런 마족을 어떻게 찾으라고?

    "뭐, 일단 무작정 돌아다녀 보면 되려나?"

    "무작정? 계획이 없는거야?"

    "어차피 난 이쪽 마계의 생태나 지리는 잘 모르는 데다가 내가 찾는 마족이 그렇게 쉽게 나올리는 없잖아. 그러면 차라리 무작정 가는게 확률이 높지"

    "우와. 너 무책임해"

    "남이사. 그런 날 믿고 따라오는게 누군데"

    나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갈때 쿠파인좀 싸달라고 그러자. 아공간에 보관해두면 상하지도 않을꺼야"

    "응,이거 맛있어서 중독될거 같에"

    확실히 그만큼 달고 맛있다.

    "아니,잠깐만. 나도 달다고 느끼는 참인데 이정도가 맛있다니. 역시 너는 어린애 취향이냐?"

    빠직!

    "이 바보가아아아아!!!"

    "끄아아아아아아!!"

    "그럼 실례 많이 졌습니다"

    "벌써 가다니........... 아쉽구만"

    "저희도 할일이 있으니까요"

    아니,순전히 내 일이지만.

    "여기 쿠파인이네. 많이 담았다네"

    "............... 생각보다 많이 주셨네요"

    거의 내 머리의 두배만한 주머니다.

    뭐야, 이거 무서워.

    둔기로 써도 될것같다고.

    "그리고 이건 식재료를 좀 싸놨다네"

    "이렇게나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아,그리고 가기전에 한가지 충고해줄게 있다네"

    "네?"

    촌장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마을이야 싸움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여만든 마을이라 친절한 것이지,만약 다른 마을에선 이런 호의는 기대하기가 어렵다네"

    어쩐지,마계의 마을치고는 상냥하다 했었지.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건데............."

    "뭔데요?"

    "급한일이 아닌이상 마왕의 영지로는 들어가지 말게나"

    "네?"

    마왕의 영지?

    "마왕성 주변의 일정구역을 마왕의 영지라 부른다네. 그곳은 어느곳보다 안전하지만 마왕의 행패를 고스란히 받는 곳이지"

    "아, 혹시나 불똥이 튈까봐 조심하라는 건가요?"

    "바로 그거네"

    잘못했다가 마왕한테 걸리면 목이 댕강 날아갈테니까.

    "충고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게나,그리고 다음에 또 오게. 그때는 진짜 성대하게 파티를 열테니까"

    "넵! 다음에 뵈요!"

    우리는 그렇게 마을을 떠났다.

    아,그런데 마을 이름도 못물어봤는데?!

    "잠깐만 밥좀 먹자"

    "뭐어?"

    길을 걸은지 대략 2시간.

    벌써 배고프다.

    "아침에 쿠파인 한잔밖에 안마신 나도 별로 생각없는데?"

    "나는 어제 배떼기가 뚫린데다가 출혈도 꽤나 ?

    다고. 단백질좀 보충하자"

    "단백질?"

    "인체의 3대 영양소중 하나로 뷰렛용액에 반응시키면 보라색으로 변..... 아니,내가 왜 설명하고 있지?"

    이것이 한국의 주입식 교육의 폐해인가!

    "영양소? 뷰렛용액?"

    "따로 있어. 설명하기는 귀찮지만"

    마계에서 흡혈귀에게 21세기의 과학을 설명하려면 무언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아공간 오픈"

    기이잉!

    내가 중얼거리자 아공간이 열린다.

    "피를 잔뜩 흘렸으니까 많이 먹어야지"

    지난번이야 적당히 흘렸으니 자가 회복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무얼 먹어야 회복이 빠를것 아닌가?

    "가끔 보면 너는 이상한 말을 하더라? '오케이'라던가 아까처럼 '단백질'이라던가"

    "그냥 중간계 언어라고 생각하면 쉬울껄"

    한번 차원이동 해서 21세기 한국에 떨어졌다고는 말 못하겠다.

    아무튼 나는 아공간에서 고기를 꺼내고 주머니에서 쿠파인을 조금 덜어냈다.

    "참고로 오늘은 쿠파인을 넣어서 실험해보자"

    "멋대로 요리에다 실험하지마! 맛없으면 어떻하려고?"

    하긴,고기랑 커피가 잘 맞을것 같지는 않지만.

    비린내 제거에는 쓸만할지도?

    "네가 요리할래?"

    "읏! 아,아니"

    "그럼 다물어"

    오케이,루이넬 침략.

    내가 꺼낸 고기는 도마뱀에 소의 몸을 하고 있던 녀석의 고기다.

    질긴데다가 약간 쓴맛이 있어서 먹을거로는 탈락이지만.....

    "뭐, 실험이니까"

    나는 불(루이넬이 피워줬다. 마법으로)에다가 후라이팬에 기름을 담고 올려두고 데워질때까지 기다리면서 쿠파인을 갈았다.

    약간의 쿠파인 가루와 밀가루를 섞는다.

    튀김용 가루보단 못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요리는 도전이니까.

    "다음은 튀긴다"

    보통은 기름을 더 많이 넣어서 튀기지만 이정도면 무난하다.

    "그나저나, 식물성 기름인지 동물성 기름인지 잘은 모르겠는데"

    탁탁, 튀겨지는 소리가 나면서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튀겨진다.

    "........... 색이 새카만데"

    "쿠파인 색이 까매서 그래. 근데 너무 많이 넣었나?"

    솔직히 탄거같은 색이지만.

    나는 적당히 튀긴후 후라이팬에서 꺼내 그릇에 옮겨 담고 마을에서 얻은 야채(양상추 비슷한게 하나 있더라)를 썰어서 드레싱을 뿌렸다.

    "에? 드레싱은 어디서 났어?"

    "전에 내가 만들어 논거야. 내 특제 드레싱이지"

    라인하르트 아저씨는 샐러드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었지만.

    "어째 돈가스같냐. 아니,원래 그거 비슷하게 만들 생각으로 만든거지만"

    "돈가스?"

    "그런게 있어"

    나는 대충 칼로 먹기좋게 썰었다.

    "아, 소스"

    그러고 보니 전에 스테이크용으로 만든 소스가 있었지?

    "오케이, 완성!"

    드디어 완성?

    다.

    "자,먹자"

    "응!"

    일단 겉모습은 조금 까맡다뿐이지 냄새는 좋다.

    와작.

    바삭한 겉부분이 씹힌다.

    "어때?"

    "으음................ 일단 먹을만 한데?"

    "그런가? 이건 실패작이네"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고기치곤 단데다가 쿠파인 향이 너무 강해서 커피맛밖에 않나. 거기에 식감이 마치 십년묵은 사과 씹는맛이야"

    나도 내가 만든 음식을 이렇게 평가하려니 마음이 쓰라리다.

    "어라? 그런데 넌 이게 맛있다고?"

    "응, 그런데?"

    "............... 그거,어떻게 된 입맛이냐? 어디 험한 생활이라도 한적있어?"

    움찔.

    "어라? 정곡?"

    ".........."

    루이넬이 침묵한다.

    나는 호기심이 들었지만 더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어린애와 노약자,여자에게는 상냥하게 대한다'

    아버지에게서 들은 한마디.

    "이게 내 좌우명이지"

    "뭐?"

    "아무것도 아니야"

    아버지에게서 들은 말중에 가장 와닿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여자도 있지만"

    나는 루이넬을 보며 적어도 이 소녀만큼은 개념없는 여자가 되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꺼야?"

    "어떻게 하긴? 그냥 아무데나 돌아다..........."

    "그게 아니라,돌아다녀도 목적지는 있어야될거 아니야?"

    "흠.......... 그건 그렇네"

    목적지는 정해두는 편이 좋으려나?

    "그런데 나는 마계의 지리는 잘 모르는데"

    "하아........... 그럼 설명해줄테니까 잘 들어"

    루이넬이 마계의 설명을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다음은 대략적인 마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합니다.

    오오, 설정짜는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거지.

    12년 12월 20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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