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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16화 (16/468)
  • 16/468 회

    < --마수 침공-- >

    키에에에에에에!!

    흠칫.

    "뭐지?"

    "마수의 울음소리야!"

    루이넬의 외침에 우리는 다급히 밖으로 나갔다.

    마을에 들어오기 전에 목책을 본것같기도 한데 말이지, 설마 마수가 공격해 오는건가?

    "잊고 있었는데 아직 이곳은 마수의 숲 근처야!"

    "그런데 그게 어때서?"

    "잘 들어, 마수의 서식지는 외곽과 중심이 따로있어! 외곽쪽에서 상급이라 불리던 녀석들은 중심부에서 하급이라 불릴정도로 약해!"

    "뭐시여?!"

    아니,그럼 내가 잡던 하급이나 중급녀석들은 발톱의 때만도 못한 녀석들이라는 건가?

    "다른 마수의 서식지에 비해 '마수의 숲'이 유명한 이유는 한가지야!"

    "뭔데?"

    집 밖으로 나오자 느껴진다.

    수십마리나 되는 마수의 기세가.

    "마족이라면 떼를 지어나타나서 공격해!"

    "이런 미친!"

    어쩐지 전에 이상하게도 떼로 몰려들더니!

    아니, 잠깐만.

    나는 인간인데?

    어째서 전에 떼로 몰려든거지?

    그때와 달라진건 기껏해야 아저씨의 하트를 먹은........... 어?

    "빨리 저 마수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이 마을이 위험해!"

    "오케이!"

    일단 생각을 접어둔 나는 단검을 들고 마을 입구로 향했다.

    이미 싸울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목책위에서 고전중이다.

    "꼬맹이, 마법 쓸수 있다고 했지?"

    "꼬맹이라고 하지마!"

    "아무튼 쓸수 있어, 없어?"

    "쓸수는 있지만.......... 기껏해야 한두마리 정도일꺼야"

    "좋았어, 일단 나와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어느정도 될꺼고, 거기에 너의 마법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가 아니야!"

    "아무튼 후방지원 부탁한다!"

    목책뒤에서 창으로 찌르거나 투창식으로 방어에 전념하고 있지만 녀석들의 수는 수십이 넘어간다.

    "위험하겠는데!"

    나는 목책을 밟고 뛰어 넘어갔다.

    목책이라 불리긴 하지만 일단 그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서 나무의 틈새를 밟고 넘어가면 쉽다.

    푸욱!

    그리고 아래로 떨어지며 가까이에 있는 마수의 머리를 짖밟고 심장이 있을만한 곳에 단검을 박아넣었다.

    다시 뽑은 단검에는 피가 가득.

    "여행자?"

    "일단 제가 조금은 막아볼테니까 다른사람들은 주변에서 엄호해주세요!"

    아저씨의 단검은 상급의 마수, 아니 외곽쪽의 상급마수의 가죽도 간단히 뚫는다.

    나는 커다란 고릴라 같은 마수의 몸 안쪽으로 달려나갔다.

    덩치를 보아하니 대략 중급정도 녀석이다.

    하지만 덩치가 큰놈일수록 몸 안쪽으로 파고 들었을때의 반응은 느리다.

    나는 단검을 역수로 쥔체 양손을 모아 한손은 아래로 한손을 위로 놓았다.

    정면에서 보면 평행하게 된 단검이 보일터.

    이 상태에서 그대로 녀석의 명치부분에 찔러넣는다.

    그리고 마치 날개를 펴듯이 좌우로 팔을 당긴다.

    촤아악!!

    마수의 몸의 절반이 잘려나간듣이 베인다.

    이전에 내가 마구잡이 공격만으로 이곳에서 살아남을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을때 만든 기술.

    류한살식.

    찢어죽이기(裂殺).

    아니, 네이밍 센스는 전혀 없어서 좀 그런가?

    아무튼 내가 이녀석을 죽인 이유는 가까히 있어서 그런것보다 기선제압용이다.

    덩치크고 중급 마수로 보이는 놈을 죽이니 다른 하급녀석들이 뒤로 물러선다.

    아직은 으르렁 거리면서 경계하지만 아까에 비하면 호전된거다.

    "크르르르!"

    한놈이 용기있게 나에게 달려든다.

    늑대같이 생긴 마수가 앞발을 앞으로 하고 달려오자 나는 급히 다리를 쳐들어서 녀석의 턱을 발로 찻다.

    그로인해 목이 들어올려져서 빈틈을 보인 녀석의 목을 쓰윽! 하고 그었다.

    "키에엑!!"

    젠장! 함정이였나!

    내가 녀석의 목을 베자마자 다른 놈이 옆에서 급습했다.

    녀석에게 내 어께를 뜯어먹히려는 순간.

    퍼어어엉!

    "어딜 한눈파는 거야, 이 바보!"

    루이넬이 뒤에서 화염의 구를 던져서 나를 공격하던 마수를 맞췄다.

    덕분에 녀석은 몸의 대부분이 타서 깨갱거리며 도망쳤다.

    "땡큐! 약간 걱정스러웠는데 보기보단 꽤 하는데?"

    "뭐야! 도와줬더니!"

    흥! 하고 루이넬이 고개를 돌린다.

    "크르르르............."

    움찔.

    순간 내 근육들이 수축되며 긴장한다.

    대략 2미터쯤 되는 생각보다 작은 체구.

    전에 내가 처음 싸웠던 상급이랑 비슷하지만 다르다.

    이번에는 이빨과 발톱도 훨씬 크고 눈에서 느껴지는 살기도 더 강하다.

    녀석이 앞으로 나오자 다른 마수들이 뒤로 물러선다.

    "어째서 너같은 녀석이 이런 외곽쪽이 있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나는 단검에 묻은 피를 털며 말했다.

    "네놈이 보스니까 너만 족치면 다른놈들은 물러나겠지?"

    전에 내가 하급만 몰려왔을때 절반정도 죽이니까 나머지는 도망갔다.

    그렇다면 지휘격에 이중에서 가장 강한 이놈만 처리한다면 나머지 놈들은 도망갈터.

    "풀파워로 상대해주마!"

    우드득!

    단전에서 나오는 마력이 몸의 구석구석 돌자 몸이 풀어진다.

    아까보다 대강 1.5배 정도 강해진듯하다.

    하지만 이 상태를 오래 유지하긴 힘들다.

    예를들어 손을 활짝 폈다가 단숨에 주먹을 쥐면 평소에 쥐던것보다 더 강하게 쥘수있다.

    다만 그 시간은 짧을 뿐이다.

    지금 내 몸도 평소에는 마력을 쓰지 않다가 갑자기 마력을 돌리니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크륵!"

    파앗!

    눈에 희미하게 보일정도로 날카로운 발톱이 있는 손이 뻣어져 온다.

    보통 사람이라면 반응도 못하고 몸이 꿰뚫려 죽겠지만 나는 반사적으로 단검을 들어 녀석의 팔의 궤도를 바꿨다.

    카강!

    "발톱한번 존나 단단하네!"

    아무리 스쳤다지만 아저씨의 단검이랑 충돌하고도 아무런 손상이 없는건가?

    "크르르르!"

    녀석은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나를 경계했다.

    제길, 장기전으로 가면 위험한데.

    나는 본래 일격으로 승부를 내는 타입이다.

    싸움이 길어질수록 불리한건 이쪽이란 이야기지.

    평소라면 몸 안쪽으로 파고들어 배떼지에 칼빵이면 되지만 녀석은 이족보행을 하는 마치 늑개 인간같은 녀석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이유중 하나는 양손을 자유자제로 쓸수있기 때문이다.

    저놈도 어느정도 양팔을 쓸수 있다는것은 거의 사람과 싸우는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으득!

    "여기서 늑대 대가리의 개새끼한테 죽을수는 없지"

    나는 이를갈며 단검을 꽉 쥐었다.

    "음?"

    싸우느라 생긴 생채기가 회복된다.

    아,그러고 보니 아저씨의 재생력이 있었지?

    "해볼만하겠는데?"

    심장이나 머리가 뚫리면 잘 모를까,재생력을 믿고 돌격하면 승산이 있다.

    그러니까 기습을 노린다!

    나는 마력을 다리에 집중에 마치 탄환처럼 튀어나갔다.

    그리고 녀석이 휘두르는 팔 하나를 쳐낸다.

    푸욱!!

    다른 팔이 내 복부를 꿰뚫는다.

    제길! 드럽게 아퍼!

    마치 약간 찢어진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그걸 개미가 뜯어먹는듯한 고통이다!

    보통 사람이 큰 상처를 입으면 경직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지만 나는 그대로 단검을 녀석의 심장이 있는 부위에 찔러넣는다.

    "캬아아아아!!!"

    "온갖 지랄은 다 떨고 앉았구나!"

    어딘선가 판타지 소설에서 봤지.

    칼을 찌르면 상큼하게 한바퀴 돌리라고!

    드드득!!

    나는 손목을 돌려 마치 태엽을 감듯이 심장에 박힌 단검을 회전시켰다.

    "크륵!"

    녀석은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큭.........."

    나도 멀쩡하진 않다.

    일단 녀석한테 찔린 부위는 심장에서 아래로 조금 떨어진 곳이다.

    잘못했으면 골로갈뻔 했네.

    아저씨의 재생력은 상처에 부여하는 마력에 따라 달라지니까 나는 온 마력을 쏟아부워 대충 출혈을 막았다.

    "마수녀석들은 이미 다 도망갔나........."

    다행이네,지금 공격당하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마수를 ?

    아낸 나는 마을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몸을 틀었다.

    그순간.

    "위험해!!"

    내 감각이 뒤에 무언가 있다고 말해준다.

    "크르릉!!!"

    "아직 살아─"

    퍼어엉!!

    '─있었어?'

    라고 말하는 순간 뒤에서 불덩어리가 날아와 상급마수 녀석에게 직격했다.

    이번 일격으로 인해 녀석의 심장이 불꽃에 지져져서 확실히 죽는다.

    "땡큐, 꼬맹이!"

    "그러니까 꼬맹이라고 하지마!"

    루이넬이 이를 갈았다.

    아,마수보다 저게 더 무서운데.

    "고맙네,정말 고맙네!"

    우리는 마을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받았다.

    마수를 ?

    아낸것뿐만 아니라 상급 마수의 발톱과 가죽을 마을사람들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상급마수의 잔해만 있다면 체취때문에 하급 마수들은 쳐들어오지 않는다나 어쨌다나.

    마을사람들도 힘을 합하면 상급마수는 퇴치가 가능하지만 그럴려면 마을의 성인 남성은 절반정도 죽는다.

    "아무튼 오늘은 마을이 무사한것과 우리들의 영웅을 위해서 파티를 열겠네!"

    "아니,그런것까지는 않하셔도 되는데?!"

    "무슨소리! 목숨걸고 우리 마을을 도와줬는데 이정돈 해야지!"

    말려도 파티를 열 기세다!

    마계는 햇빛이 약하기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지만 밤에는 좀 더 어둡기 때문에 마을 공터 한가운데에 캠프파이어 처럼 불을 피웠다.

    "자자! 한잔 받게나!"

    "으아?! 술은 잘 못하는데요?!"

    "사내가 되서 술을 못마시면 쓰나! 마시면 느는게 주량이지!"

    나는 어른이 주는 술은 거절하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들었기에 커다란 술잔을 받아 원샷했다.

    "끄아아?! 모,목이 탄다!"

    "참고로 우리마을의 술은 도수가 높네"

    그건 빨리 말했어야 되는거 아니야!?

    우물우물!

    루이넬은 배가 고팠는지 급하게 음식을 먹고있었다.

    "너 그러다가 체한다?"

    "상관마, 거기에 마력을 보충하려면 이것보다 더 많이 먹어야돼"

    아니,그렇다고 해도 너무 많이 먹는거 같은데.

    "어라? 이건............"

    먹던도중에 익숙한 무언가를 발견했다.

    "촌장님. 이게 뭐예요?"

    "아아,그건 '쿠파인'이란 열매인데 이 근처에서만 나는 열매지. 말려서 볶으면 좋은 향이 나서 방향제로 딱이네"

    그러고보니 촌장님 집에서도 본것 같은데.

    "커피 열매인가?"

    생긴거나 색깔이나 딱 커피 완두다.

    오오,잘만하면 갈아서 커피도 만들수 있겠는데?

    "이거 좀 남으면 주실수 있나요?"

    "어차피 이 주변에서는 많이 나는데다가,양이 별로 없다고 해도 우리 마을을 도와준 영웅인데 전부 줘야지!"

    "아니,적당히 주세요"

    잘못했다간 이 주변의 쿠파인은 전부 따다줄 기세다.

    한병, 두병, 세병.........

    점점 마시는 술의 양이 늘어간다.

    으으으, 머리가 띵해.

    "그런데 촌장님. 마수의 숲의 마수들은 마족만 보면 떼로 몰려든다고 하던데 어째서 마을을 마수의 숲 근처에 만든건가요?"

    "으응?"

    나의 거의 두배쯤 술을 마신 촌장님이 취한체 눈을 반쯤 떳다.

    "히끅! 그게 말이네.......... 전부 마왕들 때문이야!"

    "네?"

    마왕들 때문이라고?

    "몇백년 전까지만 해도 폭풍의 마왕님, 흑야의 마왕님이나 불사의 마왕님, 괴력의 마왕님처럼 우리 같이 하급마족들은 살만한 마왕의 영지는 있었지"

    "불사의 마왕?"

    그건 분명히 라인하르트 아저씨의 칭호였는데?

    "그런데 대마왕님의 행방불명 이후로 몇번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서 그로인해 격을 수모에 비하면........... 차라리 위험해도 마수의 숲 근처에 사는게 낮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어떤 선비가 산속을 다니던 중에 어떤 집에서 울던 여인을 발견해 우는 이유를 물었더니 남편이 호랑이에게 물려가더니 이번엔 자식이 물려갔다고 한다.

    그래서 선비가 그렇다면 어째서 안전한 마을에서 살지 않느냐고 물으니 엄청난 세금보다 차라리 위험하더라도 산속에 사는게 낮다고 했다.

    "........... 지금 마계는 살기 어렵다는 건가"

    마치 고향을 보는것 같아서 씁쓸하네.

    거의 새벽이 되고나서야 연회가 끝났다.

    나는 취해서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먹다지쳐 잠이든 루이넬을 엎고 촌장님이 내준 방으로 들어갔다.

    우선 루이넬을 침대에 ?

    히고(침대는 하나다,두사람이 같이 자면 딱 좋은 크기지만 그렇다고 같이 잘수는 없는 노릇) 나는 바닥에 몸을 뉘었다.

    "우웅......... 뭐야?"

    "뭐야, 나 때문에 깬거냐?"

    "아, 침대로 옮겨준거야? 그런데 너는?"

    "결혼도 않한 남자랑 여자가 같은 침대를 쓰는건 아니잖아"

    "눈 떳을때 이상한짓을 하면 때릴꺼야"

    "안해!"

    내가 소리치며 극히 부정했다.

    "그런데 꼬맹아"

    "......... 꼬맹이라고 하지마"

    루이넬은 순간 욱한듯 보였으나 힘이 없는지 그냥 말만했다.

    "마계도 인간계랑 별 차이는 없구나?"

    "무슨 소리야?"

    "별거 아니야"

    나는 잠시 생각했다.

    본래 나의 고향은 마법과 오러 블레이드가 넘쳐나는 양산형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망할 똥색 도마뱀 때문에 21세기의 한국에 떨어졌다가 다시 고향으로 차원이동하던 도중 오차로 마계에 떨어진 것이다.

    21세기 한국이나 고향도 권력있는 놈이 장땡이다.

    마계는 힘있는 놈이 장땡이고.

    "힘없는 사람은 언제나 손해본다는 거지"

    만약 나에게 힘만 있었어도 그 망할 똥색 도마뱀한테 잡혀서 고문 당할 일은 없었을텐데.

    "............ 그렇다고 힘이 있다고 해서 좋은것만 있는건 아니야"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잘자"

    루이넬은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등을 내쪽으로 돌렸다.

    "힘........... 이라"

    지금 딱히 필요한건 아니지만.

    아니,그 전에 힘에 대해 욕심이 있는것도 아니고.

    나중에 내가

    '동료를 지키고 싶어!'

    라던가

    '죽어라 마왕!'

    이라던가

    '그따위 신은 내가 죽이겠어!'

    하면서 돌격하는 일은 없겠지.

    "근데 그건 거의 중2병인데"

    나는 좋을대로 생각하고 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다.

    ============================ 작품 후기 ============================

    류한은 예지력을 가지고 있는듯.

    전부 일어날 일이야 그거.

    12년 1월 19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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