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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 >
"앞이 안보여"
눈을 뜨니 따뜻한 무언가가 내 눈을 가리고 있었다.
손을 들어 살짝 만져보니 따갑다.
아마 고슴도치가 내 눈위에서 배를 대고 자고 있는것 같다.
"시싯?"
"야, 일어나봐. 내가 못 일어나잖냐"
"시시싯"
고슴도치가 내 얼굴 위에서 내려왔다.
실제로 고슴도치는 배부분은 부드러운 털로 뒤덮혀있다.
그렇기에 얼굴이 따끈따끈하다.
"너,설마 내 얼굴 위에서 소변본건 아니겠지?"
"시시시시싯!!!!!"
"아아아, 알았어! 그만해! 따갑다고오!!!"
내 말에 고슴도치가 바둥바둥 거리며 가시로 나를 찌른다.
그러고 보니 녀석의 가시는 두꺼운 맷돼지의 가죽마저 뚫을정도로 날카롭다.
잘못하면 내 배떼지에 수십개의 바늘 자국이!
"고, 고기 구워줄께!!"
"시싯?"
어제 그 커다란 멧돼지를 다 먹을리는 없으니 엄청 남았다.
이 녀석도 고기를 좋아하는듯 보이니 잘만하면....
"시싯!!!"
"넘어갔다아!!!"
좋았어!
나는 다시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웠다.
아침부터 고기만 먹으려니 속이 느글거리지만 지금 밥을 먹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 어라?"
멧돼지를 더 분해하던중 이상한게 나왔다.
"이게 뭐시당가?"
검은색의 탁한 구슬이다.
아니, 구슬이라고 하기엔 좀 말랑말랑하다.
"설마 이게 내단인지 뭔지는 아니겠지?"
나는 살짝 내공을 불어넣어 봤다.
우우우웅!!!
진동한다.
"이거 설마 진짜 내단이야?"
오마나 세상에.
이런 무협지같은 일이!!
"근데 새카매서 먹기가 좀 그런데.........."
거기다 내단을 잘못먹으면 죽을수 있다.
보통 무협지에서도 내단보다는 그걸 정제하여 소환단이니, 대환단이니 하는것으로 먹는다.
"내단은 함부로 먹으면 위험하겠지,그래도 필요있을것 같으니까 가져가야지"
다음은 엄니.
한쌍의 살짝 구부러진듯한 엄니는 무기로 쓸수 있다.
"상당한 무게에 몽둥이로 쓸수도 있고, 끝부분은 조금만 갈면 찌르기로 쓸수 있겠는데?"
뭉툭하지만 조금만 다듬으면 여느 칼 못지않게 흉기가 될것이다.
"부러트릴까? 아니. 그냥 갈아서 쓸까?"
부러트리면 끝부분이 뾰족해질테지만 잘못하면 엿된다.
한마디로 강화랄까.
"그냥 갈아야겠디"
한시가 위험한 이 순간에 무기의 유무는 중요하다, 운에 맡기고 부러트릴순 없다.
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평평한 돌에 엄니를 갈기 시작했다.
사각사각.
"................"
사각사각.
"............. 드럽게 안갈리네"
1시간동안 계속 갈아댓더니 어느정도 날카로어졌다.
"아"
나는 다른 엄니를 보았다.
이것도 갈아야지.
"뭔가, 슬프지는 않는데 눈물이나"
나는 울면서 갈았다.
얼마후 나는 짐을 챙기고 잘 갈아서 뾰족하게 만든 한쌍의 엄니를 들었다.
"잘 있어, 난 계속 여기 있을수는 없어"
"시싯?"
"혹시 나처럼 생긴 사람들을 어디가야 만날수 있는지 알아?"
"시싯"
고슴도치가 고개를 젓는다.
모르는것 같다.
"말동무가 없어서 좀 아쉽게 ?
지만 나중에 시간나면 만나러 올께, 그때까지 잘 있어"
나는 그대로 길을 떠났다.
여기는 마수의 숲.
안에 사는 마수들이 사납기에 현지인들도 잘 들어오지 않는곳이다.
하지만 얼마전 이 숲에 이변이 생겼다.
강렬한 기운이 퍼지는가 싶더니 낮선자가 나타났다.
숲의 영역을 하나 차지하고 있는 헌트 타이거(Hunt Tigger)가 호기심이 들어 낮선이를 맞이하러 갔다.
약한 존재다.
만난곳은 암염의 동굴.
이곳 마수들도 염분을 섭취하지 못하면 죽는다.
피에는 염분이 있지만 이곳에서 먹이감을 발견하는건 힘들다.
서로 들키지 않게 꽁꽁 숨어있는데다 돌아다니는 녀석들은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
암묵적인 약속으로 암염의 동굴에 있을때는 전투를 할수 없다고 정해놓았다.
거기서 헌트 타이거는 그 약한 존재를 죽이려 했다.
하지만 그때 다른 영역의 주인이 규칙을 내세우며 말렸다.
"크르르르............."
만약 다음에 본다면 죽여야지.
그 약한 존재의 고기가 무슨 맛일지 궁금하다.
부스럭.
"크릉?"
잠시 생각을 하다 방심했다.
좋아, 이 영역의 주인에게 제발로 걸어오는 바보는 누구지?
"어라?"
"크르르?"
약한존재다.
"............ 제길"
나는 눈앞의 상황을 보고 욕을 뱉었다.
내 감도 아무런 이상을 표하지 않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아마 저 호랑이가 기척을 감추는 능력이 뛰어난것 같다.
아, 망했어요 거기서 내가 들어가면 않되죠!
아무튼 간에.
일단 녀석은 나를 어이없다는 눈으로 보는것 같다.
조심스럽게 뒤로 걸어갔다.
"크르르........."
제길, 나를 따라온다.
설마 같이 놀자고 오는건 아니겠지.
녀석은 분명 나를 공격할 속셈이다.
그렇다면 선제공격만이 살아남을수 있다.
그 고슴도치를 만나면 어떻게든 살수 있을법도 하지만 저 호랑이를 따돌리고 도망치는건 무리.
남은건 공격뿐이다.
내가 지팡이겸 무기로 들고다니는 멧돼지 엄니는 들고있다.
하지만 휘둘러 공격하는걸론 그다지 데미지를 먹지 않을것이다.
'찔러야돼'
엄니의 끝부분으로 찌르고 후비면 크리티컬.
하지만 공격할곳은 내장이 있는 부분.
정면으론 상대할수 없다.
우선 녀석의 동작에 집중한다.
내 미약한 지식으로 호랑이가 사냥감을 덮칠때는 점프하여 앞발로 누르고 이빨로 물어버린다.
그러면 왠만한 녀석들은 골로가지.
내 모든 내공을 동원해서 녀석의 배떼지에 구멍을 뚫는다!!!
녀석이 나를 덮치기 위해 점프하면 그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엄니 하나를 박아넣고 내 몸으로 돌격해 눕힌뒤에 또 엄니를 박아 넣는다.
그리고 주머니의 짱돌로 녀석의 머리를 갈구면 된다.
오케이, 작전은 여기까지.
나는 단전의 모든 내공을 모아 돌린다.
"크르릉!"
녀석이 울부짖으며 나를 위협한다.
파앗!!!
지금이다!!!
녀석이 점프하여 앞발로 나를 누르려 든다.
나는 순간 녀석의 몸 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베떼지에 푸욱!!!
............. 어라? 안돼?!
엄니가 박히질 않는다.
가죽이 질기다.
내 모든 내공을 쓰고도 이모양.
"시발 존나 질기네!!!"
"크르르르............"
녀석이 방심으로 의외의 기습을 당한것에 나에게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 주위를 배회한다.
틈을 노리는건가?
나는 녀석의 얼굴을 보며 방향을 계속해서 바꿨다.
내공은 전부 소모하고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크릉?"
녀석이 갑자기 움찔한다.
배에서 피가 몇방울 세어나온다.
내 공격은 통했지만 위력이 약한건가.
제기랄! 내공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
을텐데!!!
............ 아니, 잠깐.
나는 조심스레 뒷주머니를 뒤져 멧돼지의 내단을 꺼냈다.
"앗!!"
"크르릉?"
내가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자 호랑이가 그쪽을 보았다.
낚시 성공!!
그리고 그 틈에 내단을 먹었다.
좀 찜찜하지만. 살아야 하니까.
온몸에 기가 도는게 느껴진다.
혹시나 내단의 영향으로 인해 주화입마에 들수도 있지만 나는 아버지가 가르쳐준 심법의 효과를 믿었다.
땡큐, 아버지.
보통 기와 달리 좀 음습한 기운이지만 쓸만하다.
"크와앙!!!!"
이번에는 점프하지 않고 그냥 달려든다.
녀석은 나에게 달려들어 내 팔을 물어버린다.
하지만.
"훼이크다 병신아!!!"
나는 손에 엄니를 쥐고 팔과 평행선이 되게 내밀었다.
그래도 물리긴 해서 존나 아프지만 목숨과 녀석의 빈틈을 찾는거면 싼거지!!
녀석은 내 팔의 약간을 물었지만. 대부분은 엄니를 물었다.
멧돼지의 내단의 모든 내공을 끌어서 녀석의 머리를 엄니로 찍는다!!!
모든 생물은 머리가 약점.
"효과는 굉장했다!!"
파악!!!!
녀석의 머리에서 피가튀긴다.
계속해서, 계속해서 녀석의 머리를 가격한다.
녀석도 물은 내 팔을 놓으려 했지만 엄니에 이빨이 박히고 계속해서 내려찍는 타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쿵!
녀석이 굉음을 내고 쓰러졌다.
"이겼다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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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빨리 상향 시켜야 하는데.
12년 12월 14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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