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311화 (311/322)

< --발해연방공화국 출범과 대정그룹-- >

내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SU-50(T-50)을 러시아에 판매하겠소?"

"네?"

"싫은가요?"

"아, 아닙니다. 너무 기뻐서죠. 그러나 재정이, 혹시 그냥 주시면........"

"다른 나라는 팔라고 해도 안 팔고 있습니다."

"그러시겠죠?"

"대당 가격은 얼마에........?"

돈 소리가 나오니 많이 약해지는 메드베데프였다.

"현재는 1억 5천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소?"

"너무 비싼데 요?"

"필적하는 미국의 F-22 랩터의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오?"

"잘 모르겠습니다."

"3억3800만 달러요."

"네?"

"그 절반 가격도 안 되잖소?"

"그렇군요."

"구매할 의사가 있소, 없소?"

"제 독단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 것 같습니다. 나라 경제가 소생한지 얼마 안 되는데다, 쓸 데는 많으니........."

"오늘 내가 여기에 온 보람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럴 리가요? 구매는 꼭 할 겁니다. 대수가 문제죠."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오늘 우리가 얼마 전에 개발해 36대 밖에 생산되지 않은 SU-50 전투기를 판매하러 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개발 코드명 T-50으로, 본격 생산이 되자 정식 SU-50이라는 제식 명을 갖게 된 최신예 전투기였다. 모든 성능에서 미국이 개발한 F-22 랩터에 필적하는 이 전투기는 원 역사에서는 러시아가 일찍이 개발하다가 예산이 중단되는 바람에 최근에서야 개발되기 시작해 시제품이 생산되어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기종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를 풍부한 예산을 지급함은 물론 시종 다그쳐 시험비행을 끝냈음은 물론 얼마 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체제를 갖추어 금번 북한 침공 시에 선두 비행을 한 스텔스기였다. 나는 지금도 북한을 공격할 때 후회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레이더를 먼저 부수는 것이 아니라 이 전투기로 북한 영공을 휘젓고 '하비'로 레이더를 부셔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 역사에서 2005년 북한과 미국이 또 한 번 첨예하게 대립 했을 때, 랩터 전투기 편대가 평양 상공에 나타나 수직 상승과 하강을 반복해도, 북한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떠벌린 어느 조종사의 기사를 읽은 일이 있었다.

우리도 그쯤은 식은 죽 먹기로 했을 것인데 그것을 시험해보지 못한 것을 지금 나는 후회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테스트에서 그 정도 성능은 입증되었으니 시험하나마나였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그들이 상의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들이 제공한 숙소에 머물러 1박을 하게 되었다. 다음 날 오전 11시.

나는 메드베데프의 사전 연락으로 그와 그의 집무실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느긋하게 그의 입만 바라보며 아무 말을 안 했다. 손을 비비며 잠시 나를 바라보던 그가 겸연쩍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각하! 36대만 주십시오."

"확실히 러시아가 많이 약해졌는데......... 우리는 곧 미국이 랩터 186대를 배치한다는데 이에 맞서 200대를 양산해 배치할 예정이오."

"역시 부자 나라는 다릅니다만, 우리는 어쩔 수 없습니다. 요즈음 원유 등 자원 시세의 반등으로 간신히 깨어난 러시아 경제입니다. 아직 충분한 여력이 없으니 각하께서 양해하십시오. 경제가 좋아지는 대로 추가 구매를 하겠습니다."

"알겠소. 내 서두에서 말했지만 우리 외에는 어느 나라도 팔지 않을 것을 파는 것이니, 그렇게 알고 국방에 만전을 기해주오."

"감사합니다. 각하! 곧 점심때이기도 하니, 모처럼 함께 식사나 하고 가시죠?"

"그럴까요?"

나는 그의 성의에 마지못해 자리에 일어나 그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물론 통역요원이자 비서인 다정도 조심스럽게 나를 따라왔다.

등록일 : 14.04.09 00:00조회 : 3330/3338추천 : 93그로부터 보름 후.

나는 러시아로부터 귀국해 잠시 국정을 돌보다가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주석인 후진타오의 초청이었지만 이면에는 아직도 군사위 주석을 역임하고 있는 장쩌민과 국무원 총리로 경제를 이끌고 있는 원자바오가 힘을 쓴 결과였다.

즉 냉각된 두 나라의 관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양인의 권유에 따라 이를 후진타오가 받아들인 결과였다. 그간 실무자들의 물밑 교섭으로 여러 사항이 논의 되다가, 모든 의제에 대한 조율이 90% 이상 타결되자 양 정상이 북경에서 만나 회담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나는 이날 오전 조금 늦은 시간에 하바롭스크를 자동차 편으로 출발했다. 이미 하바롭스크와 북경까지 4차선고속도로와 복선철도가 깔려 있었다. 철도는 원래 퉁장 앞까지 기존철도가 부설되어 있었으나 우리는 이를 하바롭스크까지 복선화해 연결했고, 고속도로는 원래 6차선 예정이었으나 중국 예산상의 이유로 축소되어 4차선으로 건설된 것이었다.

또 원래는 장쩌민과 나 사이에는 복선고속전철까지 예정되어 있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이마저 아직 착공을 못한 상태였다. 아무튼 나는 국경을 넘어 관문도시 푸위안을 거쳐 남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육로로 북경으로 가는 길은 너무 멀어 나는 랴오닝의 성도 선양에서 이곳까지 마중을 나온 원자바오의 영접을 받으며 이곳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일로 나의 숙소로 예정된 선양호텔은 경호원들로 뒤덮였으며 전날부터 숙박 손님을 받고 있지 않았다. 경호 병력까지 10대가 넘는 차량이 줄줄이 들이닥치자 호텔 현관 앞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던 원자바오가 빠른 걸음으로 승용차에서 내리는 내게 다가왔다.

"어소 오십시오. 각하!"

"잘 지내셨습니까?"

"네, 각하!"

"늦었지만 총리에 취임한 것을 축하드리오."

"각하의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별 말씀을........."

우리는 덕담을 받으며 원자바오의 안내로 예정된 15층 로열 룸으로 향했다.

로열 룸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내에서의 일이었다. 내 뒤에서 서로 반갑다고 포옹을 하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던 둘이 내 시선이 향하자 급히 떨어지며 효정이 볼멘소리를 했다.

"아빠는 모처럼 자매가 만나 기쁨을 표현하는데 돌아보시고 그래요?"

"이놈아, 아빠 하고는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게 하는 놈이, 언니하고는 그러고 있으니 질투가 나서 그런다."

"하하하.........! 정말 세 부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너무 부럽습니다. 그리고 따님들이 어쩌면 다 그렇게 미인들입니까? 영화배우들이 울고 가게 생겼습니다, 그려."

원자바오의 너스레에 비서실장 올리비아가 받아 농담을 했다.

"평생을 다 바쳐 각하께 헌신했지만 이제는 치고 올라오는 따님들에 의해 밀려날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양해하세요. 총리께서 한동안 아국에 근무하고 해서 스스럼이 없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저도 한 가족이 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각하!"

나의 말을 받아 원자바오가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서 수정의 딸인 효정의 이야기를 하자면, 효정은 한국의 고등학교를 나와 지금은 베이징 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에 다니고 있는 재원으로 자라, 금번의 내 통역을 위해 급거 베이징에서 원자바오와 함께 달려온 것이다. 아무튼 우리의 주고받는 말에도 정면의 엘리베이터만 노려보고 있는 사내가 있으니, 경호 실장 세르게이 쿠즈게토비치였다. 특전 여단장에서 나의 경호를 책임진 이래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나를 위해 헌신해온 사람이었다.

아무튼 우리는 곧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내가 묵기로 한 예정된 방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이곳도 이미 눈에 띄게 또는 드러나지 않게 수많은 경호원들이 깔려 예리한 눈들을 번쩍이고 있었다. 방 입구에서 내가 원자바오에게 말했다.

"잠시 대화나 나누다 가시죠."

"네, 각하!"

우리는 곧 방안으로 들어가 티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다정이 재빠르게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우리 앞에 내왔다. 효정은 통역을 위해 내 뒷자리에 앉았고, 올리비아는 멀찍이 떨어져 우리의 거동을 살피고 있었다.

"뒤늦게나마 발해공화국이 북조선을 흡수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각하!"

"그런데 후진타오 주석의 그 격렬한 반응은 무엇이오?"

"전통 우방이었던 북조선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발해공화국 아니 이제 발해연방공화국이 혹시 우리의 위협세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온 반응이었을 겁니다."

"총리께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오?"

"각하를 예전부터 알고 있는 장쩌민 군사위 주석이나 저는 견해가 좀 다릅니다. 해서 중국내에서도 우리는 친 한파, 아니죠. 친 발해파라 불립니다."

"허허, 그런 일이. 그렇다면 중국 내에서도 우리를 대하는 시선이나 의견이 다르다는 이야기이군요."

"그렇습니다. 각하!"

"그러기 때문에 내가 금번에 양국 간에 FTA협상을 제안한 것이오. 경제의 통합만이 양국 관계를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만드는 것이 아니겠소?"

"그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저와 장 주석께서는 열렬히 지지하나 후 주석은 발해공화국의 발전된 문물이 우리 경제를 잠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좀 미온적인 편입니다."

"허허, 그것 참........."

"내 알기로 이제 장 주석도 언젠가는 후 주석에게 군사위 주석직도 물려줘야 하지 않겠소?"

"덩샤오핑 동지께서 후 주석에게 군권까지 완전한 이양을 바라니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요."

"그 기간이 나는 채 2년도 안 남았다고 보오. 해서 그 안에 빠르게 서로 밀어붙여 빼도 박도 못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각하!"

"경제 분야는 원 총리께서 주도하는 것 아니오?"

"그렇기는 합니다만 아시다시피 저희들은 집단지도체제이기 때문에 당 중앙위원회의 회의를 통과해야합니다. 이곳도 아직은 장쩌민 주석이 주도하는 상하이방의 입김이 강하나 세월이 갈수록 약화되겠지요."

"그러니 그 안에 양보할 것은 서로 통 크게 양보하여 양국 경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읍시다."

"양국의 한층 강화된 통상교류는 한국까지 포함하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면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저 또한 각하의 견해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한국과의 통합도 추진되고 있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최소한 노 대통령의 임기 내에 완전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도 누구보다도 통합의 열망이 강하니까요."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각하!"

"그것이 중국 정부의 견해요, 아니면 원 총리 개인의 생각이오?"

"일단은 제 사견이고요. 이 문제 또한 둘로 나뉩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미국의 시선도 아무래도 둘로 나뉘는 듯해 찜찜합니다."

"일본의 속내야 겉으로는 환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반대론자 일색일 걸요?"

"우리의 정보부에서 판단한 바로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대외적인 체면이 있으니 정면으로는 반대를 못하고 있는 처지지요. 갈라진 한 민족이 통합을 하겠다는데, 반대할 명분이 약하거든요."

"아마, 그럴 겁니다. 그 보다도 식사를 하셔야죠?"

"요즈음은 이 걱정 저 걱정으로 밥맛도 별로 없습니다."

"허허, 제가 보기에는 잘 나가는 발해연방의 수장이셔서 걱정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만?"

"사람이 걱정 끊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소. 죽는 날까지는 문제의 연속이고, 이것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인생 아니겠소?"

"하긴 맞습니다. 각하! 그래도 식사는 하셔야죠."

"내 간단하게 먹고 싶소. 그냥 룸으로 들여 한 끼 할 테니, 원 총리께서도 자시고 가시겠소?"

"각하께서 허락하신다면 요."

"그럼, 모처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합시다."

"고맙습니다. 각하!"

"이봐요, 비서실장! 저녁 좀 이쪽으로 시켜주세요."

"네, 각하!"

나의 말에 비서실장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등록일 : 14.04.09 00:00조회 : 3330/3338추천 : 93선호작품 : 7443(비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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