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307화 (307/322)

< --발해연방공화국 출범과 대정그룹-- >

이때 또 다시 내게 한 통의 전화가 더 걸려왔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각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郞) 일본 수상이었다.

"핵을 가지고 자꾸 말썽을 피우기에 지도상에서 지우는 중입니다."

"허허, 반갑긴 하나, 뭔가 허전하기도 하군요."

하긴 그럴 게다. 북한이 자꾸 도발을 해줘야 이것을 핑계로 저들도 우경화를 진행할 수 있는데, 그게 아주 사라진다면 저들에게는 좋지 않은 면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내심으로는 강력한 한민족 국가가 출현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것도 사실일 게고. 나는 그의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 엶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북조선과는 끝내 수교를 하지 않아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이어받는 우리와의 청구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무슨........"

얼결에 한 대 맞은 꼴이 된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자신도 모르게 톤이 올라가나,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판단하고 화제를 전환했다.

"그 문제는 차차 논의하기로 하고요. 지금까지의 양국 간의 우의를 바탕으로 더욱 경제협력을 다지고, 선린 우호관계로 나아갑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지금 전쟁 지휘가 시급하니 금명간에 조용히 한 번 만납시다."

"곧 각하를 초청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나는 바로 전화를 끊고 현재 진행되는 전쟁 상황을 세밀히 모니터하기 시작했다.

개전 3일 후.

우리는 개전 사흘 만에 북조선 전체를 수중에 넣었다.

그간 잘 닦인 고속도로 덕분에 남쪽 끝까지 일사천리로 달려가 군 장성 및 고위급 노동당 간부들이 전원 체포되어 평양으로 줄줄이 압송되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무장이 해제되어 고향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는 평양에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었다. 아무튼 이 당시 이미 북한 전역에는 비상계엄령이 하달되어, 일체의 통행이 불허되는 한편 국경마저 철저히 봉쇄되었다. 단지 우리 군만이 신속히 움직여 북조선 전역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이 시점에서 성명을 발표하여 북조선은 발해연방공화국으로 편입되었으며, 북한 인민들은 앞으로 자유 시장경제에 의한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천명하였다. 또한 북한 곳곳에 외국기업의 투자를 보장하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할 것을 천명하였다. 단지 북한 주민은 일정기간 거주 이전의 제한을 받아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했다. 보다 발전한 발해공화국이나 한국 또는 중국으로의 움직임을 사전에 제약한 것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직업(?)을 잃어버린 130만에 이르는 인민군대와 초급 노동당 간부들 여타 수많은 실업자들을 위하여 북한 전 인민을 상대로 무기한 배급제를 실시하였다.

일단 이들이 일정 직업을 갖기 전까지 먹여는 살려야할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남한의 남아도는 쌀과 우리 발해공화국의 생필품을 사들여 무기한 배급제를 실시하였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가만히 앉아 먹여 살리면 이것에 대한 타성이 생길까봐, 아주 풍족하지는 않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데는 곤란하지 않을 만큼의 배급제를 실시하였다. 그렇게 차츰 안정을 찾아가자 나는 중국의 화해조건으로 내세우는 김정일 일가 및 몇몇 고위급 인물들을 중국에 넘겨주고 그들과도 종전의 관계를 회복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때의 주 의제는 발해공화국과 대한민국과의 느슨한 형태의 연방정부 구성이었다. 이 시점이 전쟁이 발발한지 정확히 3개월이 지난 6월 1일로 나는 기꺼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방문했다.

양국 정부에 의해 사전에 이것이 발표되었으므로 내가 입국하는 서울공항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붐볐지만, 나는 일체의 인터뷰를 사절하고 곧장 청와대로 향했다. 오전 11시에 양국 간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시간상으로 너무 빠듯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일정을 잡았던 것이다.

아무튼 나는 청와대에 도착하자마자 노무현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곧장 양국 간의 단독 정상회담에 임했다.

"각하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하!"

"자, 본론으로 들어가실까요?"

"그럽시다."

"실무회담에서 결정한대로 아국과 발해공화국 간에 느슨한 형태의 연방정부 구성에는 동의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방정부의 국가 명과 군축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고려연방공화국은 어떻습니까?"

노 대통령의 발언을 이어 받아 내가 발언했다.

"그것은 옛 북조선이 주장하던 명칭으로 북조선 냄새가 나서 좀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의 명칭이 발해연방공화국이지 않습니까? 해서 그대로 발해연방공화국으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흡수당하는 느낌이 나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거부감을 가질 것 같은데요?"

"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발해공화국의 출현을 얼마나 반깁니까? 대부분의 지도부가 한국 출신으로 구성된데다가, 남한이 지금까지 어쩌지 못했던 북조선을 일거에 괴멸시키고, 자유 시장경제를 열었으니, 대한국민들도 이북을 마음껏 관광하고 사업도 마음대로 이북에 가서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압니다. 국호는 제가 보는 견지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니, 군축 문제와 앞으로 외교 무대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교 무대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발해공화국은 대륙세력인 중국과 러시아 등과 전통적으로 친한데다가 있으니, 아마 서방을 대표하는 우리와는 상당한 시각차가 존재하지 않을까 봅니다."

"좋습니다. 한 연방 아래 2개 정부가 동거하기로 했으니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당분간은 상관없을 것입니다. 우리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합시다. 양국 간에 투자보장과 이중과세협정에는 동의하시지요?"

"동의합니다."

"좋습니다. 만약 양국의 어느 하나가 침략을 받으면 공동 방어는 물론 함께 공격하는 문제도 동의하시지요?"

"즉 상호 군사동맹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저도 그 문제에 관한한 동의합니다."

"범죄 인도조약에는 요?"

"그 문제도 동의합니다."

"그럼, 실무선에서 논의한대로 양국 동수로 국방, 외교, 재무 장관으로 구성한 양국 동수의 소위 '연방6인소위원회'에서 자잘한 문제는 협의가 되는 대로 발표해서, 상호 적용하는 것으로 합시다."

"군축문제를 포함해서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 전이라도 비무장지대에서 양국 군대를 30km 더 후방으로 물리고, 현 군대를 각각 일정 수 이하로 줄일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지금의 비무장지대는 사라지는 것이죠? 이를 통해 양국이 보다 대외적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일 것 같습니다만? 양국 국민들도 보다 안심할 것이고요?"

"그 문제는 6인 소위에 일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어 있으니, 미국과도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하고요."

"미국은 제가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있습니다만?"

"좋습니다. 그 조건 하에 저도 동의하기로 하죠."

"설마 각하께서 우리를 무력 통일시키려는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제 처들과 아들딸 또한 서울에 살고 있고, 부모님 또한 충청도에 살고 계십니다. 그들이라고 떨어지는 포탄에 자유로울 수 없음을 생각하시다면 기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옳으신 지적이십니다. 저도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동의한 것이고요.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가 무엇 있습니까?"

"항공에 있어서도 서로 이원 권을 보장하기로 합시다."

"하하하.........! 그 문제는 각하의 사 기업과도 관계가 있겠습니다, 그려?"

"저도 이참에 개인적으로 덕 좀 봅시다."

"하하하.........! 좋습니다. 각하의 기분을 좋게 해 나쁠 것은 없겠지요."

"배도 고픈데 이제 밥 한 끼 주시죠?"

"먼저 공동 기자회견부터 하고 식사를 함께 하는 것으로 합시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합의사항을 궁금하게 생각할 것이고,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드리는 것이 저는 이 시점에서 더 배부를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게 합시다. 내 항상 여론의 추이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것을 잠시 잊었습니다."

"각하는 종신 대통령이십니까?"

"아직 헌법에 명문규정이 없으나 때가 되면 알아서 물러나야죠."

"허허, 그것 참.......... 그걸로 보면 발해공화국을 창건한 사람으로서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군요."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무튼 좋고요. 자, 이제 공동 회견장으로 가실까요?"

"그럽시다."

우리는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나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붐비는 청와대 춘추관으로 향했다.

우리는 손을 꼭 잡고 춘추관에 입장해 무수한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사진 기자들을 위해 5분간 포즈를 취해주었다. 그리고 곧장 기자회견에 임했다. 먼저 마이크 앞에 선 내가 말했다.

"이곳이 대한민국 땅이니 각하께서 발표를 하시죠."

"고맙습니다. 각하!"

내가 단상에서 물러서자 노무현 대통령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지금부터 양국 정상 간에 논의된 사항에 대해서 발표를 하겠습니다. 먼저 제1원칙으로 양국 즉 대한민국과 발해공화국은 느슨한 형태의 연방공화국을 결성하기로 했음을 이 자리에서 천명하는 바입니다."

와아.........!

이 말에 취재를 하던 한국 기자는 물론 발해공화국의 기자들이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성을 질렀다. 잠시 진정되기를 기다린 노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졌다.

"양국은 연방을 결성하되 연방 내에 두 개의 정부가 있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이때 무례하게 끼어드는 기자가 있었다.

"연방의 공식 명칭은 무엇입니까?"

이에도 노 대통령은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 문제는 이견이 있어, 아직 확정짓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연방정부 산하에 양국 동수로 구성되는 소위 '6인소위'에서 합의되는 대로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또 질문이 들어올 까봐 빠르게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양국의 국방, 외무, 재무 장관으로 구성되는 6인 소위에서 앞으로 제반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우선 합의된 사항만 발표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합의된 사항으로는 양국이 당장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상호 범죄인도 협정, 또 항공협정을 체결하여 양 국민들의 자유로운 투자와 경제 이동의 편리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이 시간 이후부터는 양국 국민은 서로 내국인 같이 자유롭게 양국에서 경제행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와아........!

또 한 번 기자들의 함성이 터지고 노 대통령은 잠시 쉬었다가 발표를 이어갔다.

"또 양국은 이 시간 이후로 공동으로 국토를 방위하고, 침략을 하는 외부 세력에 대해서는 함께 공격을 해 이를 격퇴시키기로 했습니다. 즉 상호 군사동맹을 체결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 문제는 아직 양국의 정부가 다르니, 우리 정부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같은 동맹의 성격이 있는 것 아닙니까? 미국이 우리를 방어하기 움직이나. 발해공화국이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거나?"

"그렇게 보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만약 발해공화국이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으면 우리 군은 움직이지만, 미군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엄연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건 그렇습니다."

질문했던 기자가 동의를 하자 노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졌다.

"또 양국 정부는 빠른 시간 내에 비무장지대로부터 30km이상 후방으로 군대를 물리기로 했고, 따라서 비무장지대는 사라지게 됩니다. 즉 개발이 가능하나, 아직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대한민국에서는 더 확실한 안이 나올 때까지는 개발을 불허하겠습니다. 그런데......... 각하!"

이 시점에서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하던 노 대통령이 나를 불렀다.

"말씀하시죠. 각하!"

"아국의 군대를 30만으로 줄이고 싶습니다. 동의하십니까?"

가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노 대통령다운 행동이요, 화법 전개였다.

"동의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군대는 북한을 유지할 수 있는 군대만 남겨놓고 전부 두만강 너머로 이동시키겠습니다."

와아.........!

다시 한 번 기자들의 함성이 터지고, 갑자기 노 대통령이 내 손을 잡아오며 말했다.

"각하 고맙습니다. 각하의 말씀은 곧 이 땅의 군대를 안 간 젊은이들에게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대한민국은 군의 복무기간을 일단 1년으로 단축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만세!"

"발해공화국 만세!"

어느 기자의 돌연한 만세소리와 함께 기자회견장은 또 한 번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상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겠습니다."

"일문일답을 받아주시죠?"

"대충 질문은 다 받은 것 같고, 또 강 대통령께서 배고프시다니, 우리는 식사를 하러 가야겠습니다. 양해하십시오."

"잠깐만요."

"왜 하실 말씀이 계십니까?"

"네. 이것은 실무선에서 완전 합의를 이루어 각하의 발표에 빠졌습니다만, 우리가 서명을 마치는 대로 내일부터는 대한민국 국민에 한해서 사업, 관광차 자유롭게 이북을 왕래하실 수 있음은 물론 그동안 이북에 멈추어 섰던 가스관을 남쪽으로 추가 더 연장할 것이며, 준비가 되는 대로 바로 기차는 물론 왕복 8차선 고속도로가 뻥 뚫리게 될 것입니다."

와아..........!

나의 말에 다시 한 번 함성이 터지고, 우리는 이를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것으로 보답하고, 친밀함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양 정상은 어깨를 껴안고 나란히 춘추관을 나섰다. 아직 다음 회를 다 쓰지 못했습니다. 쓰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쓰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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