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297화 (297/322)

< --북방경영-- >

"1956년 9월 일-소 공동선언으로, 국교 회복과 동시에 상호 평화조약 체결 시, 양국의 공동선언에 의해 하보마이와 시코탄의 반환이 명기됐습니다. 이제 각하가 이 북방도서들의 실질적 영토주권을 행사하고 있으니, 위의 두 개 섬에 대한 실질적 반환조치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허허, 입을 여시자마자 마치 싸움이라도 걸듯이 너무 도전적인 발언을 하십니다그려. 제가 보는 견지나 러시아의 공식 입장은 명백합니다. 하보마이와 시코탄의 일본 반환 가능성을 시사는 했으나, 그 어디에도 반환하겠다고 딱 부러지게 명문화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반환을 명문화 한 것은 명백합니다."

나는 열을 올리는 미야자와 기이치 수상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답변했다.

"1989년 3월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이 동 도서에 대한 회담 개최 용의를 표명하지 않았습니까? 이와 같이 제 입장은 날이 많으니 차츰 회담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경협문제를 거론했으면 좋겠습니다."

"실망입니다. 각하! 저는 솔직히 각하께서 집권을 하시기에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융통성을 보이실 줄 알았습니다."

"어찌됐든 우리가 러시아연방의 일원임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이 문제를 섣불리 잘못 다루었다가는 러시아 연방 정부나 의회를 자극해, 내 위치도 불안정해질 수 있는 극히 민감한 문제임을 자각하시고, 이번에는 수상 각하께서 양보를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흐흠.........! 입장은 잘 아나 각하의 양보가 조금도 없는 한 실질적 경협은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여 집니다."

녹록치 않게 나오는 미야자와 때문에 나는 우리의 입장을 거듭 호소하지 않을 녹록치 않게 나오는 미야자와 때문에 나는 우리의 입장을 거듭 호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일 우리 발해공화국이 경제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극동이 다시 러시아 연방의 품으로 더욱 공고히 안겨, 수상 각하께서 제기하는 문제의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으니,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겠습니다."

"각하와 발해공화국의 처한 입장은 이해하나 저는 이번 양인의 회담에서 무언가 성과를 도출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경협은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끝까지 굽히지 않는 미야자와 때문에 나는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해 풀어가자는 내 제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성의를 보이겠습니다. 북방영토에 주둔 중인 1개 사단을 사할린으로 철수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일본과 절대적으로 적대시 정책을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일환을 방금 제가 제안하지 않았습니까? 이와 같이 양국의 해빙 무드는 군사력에 투사될 일본의 국방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니, 그 돈을 아국에 적극 투자해주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각하의 말씀과 성의는 이해하나 좀 미진합니다."

"허허, 그것 참.........."

강경 일변도로 나오는 미야자와 때문에 나는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내 멋대로 다루어 정말 러시아 연방이나 의회에 문제가 제기되기라도 하면 골치가 아프므로, 나는 오늘 회담을 결렬시키더라도 강하게 나가기로 작정하고 이제는 내가 강경하게 나갔다.

"아무래도 오늘의 만남은 너무 빨리 성사된 것 같습니다. 의제에 이 문제를 포함시켰지만, 너무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라니 저로서도 할 말이 더 이상 없군요. 밥이나 한 끼 먹고 돌아가는 것으로 합시다."

"각하! 제가 너무 성급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진전된 안을 내놓아야 우리 자민당도 살아날 수가 있는 입장에 처했습니다. 아니면 최초로 야당에게 정권을 넘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실제로 이 정권 다음에 최초로 자민당이 아닌 야당이 집권을 하게 되는 것까지 내 기억에 있지 않았으므로, 나는 이것이 미야자와의 엄살로 들렸다. 그러나 회담에 임해 이런 수사를 할 수는 없으므로 나는 다른 표현을 택했다.

"귀 정권의 안정도 중요하지만 제 입장도 더 이상의 진전된 안을 내놓기는 곤란합니다."

이제 내가 계속 버티자 이번에는 미야자와의 탄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북방 4개 도서의 영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양국 공동선언에 명기하는 안은 어떻습니까? 4개 도서명까지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쿠릴열도에 대한 공동어로 작업까지 보장한다면,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300억 달러의 경협차관을 제공할 의사가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각하가 제안한 계속적인 회담을 이어가자는 보다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봅니다만?"

"500억 달러면 그에 응하겠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350억 달러 정도까지는 저희들이 양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습니까? 150억 달러를 더 제공하되, 일본 정부가 지정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조건입니다.

""허허, 그래도 500억 달러는 너무 많습니다. 우리도 요즘 어려운 것은 각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도 주변에 일본만한 투자 여력이 있는 국가는 없습니다."

"허허, 참 내........! 좋습니다. 최종 450억 달러로 하되, 100억 달러는 우리가 요구하는 상업차관으로 합시다."

"감사합니다. 이로써 양국은 서로 손잡고 공동 번영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각하께서 북방 2개 섬을 반환하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동 번영의 길이 아닌가 합니다."

"회담을 이어 나가기로 했으니 좀 더 시일을 두고 지켜봅시다. 매사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기대하겠습니다."

나는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그들의 베풀어준 환대에 화답했다. 이후 둘의 회담은 순조로웠다. 자잘한 문제로 크게 문제될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와타나베 장관의 입각 문제 등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 베풀어준 오찬에 참석해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오늘의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 다음 날 오전 10시. 일본의 전 기자들과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모인 가운데 일본의 경단련 사무실에서 와타나베 도시오 상공부 장관의 투자 설명회가 열렸다. 우리 그룹에서 작성한 발해공화국의 경제개발계획과 지도상의 위치까지 와타나베 장관이 상세히 설명하고, 질문자들과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투자 설명회는 진행되었다. 어제 발표된 양국의 공동선언문항의 평화 무드를 반영하듯, 일본 재계 지도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진행되었는데, 450억 달러의 경협차관은 10년 거치 20년 연차 상환에 연리 1%라는 저리의 금리가 적용되었다. 아무튼 그 결과 우리는 즉석에서 80억 달러 내외의 투자유치에 서명을 할 수 있었고, 꾸준한 관심 속에 더 많은 외자유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 그 시간 나는 발해공화국의 고문으로 위촉된 나카소네를 만나, 그와 국제정세는 물론 양국의 공동 번영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다음 날 나는 미야자와 수상의 환송을 받으며 다음 방문지로 출발을 했다.

미국이었다. 가는 비행기 내에서 나는 옐친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았다.

"각하! 일본과의 영토문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사실 그대로이지 않습니까? 실질적으로 우리와 일본과는 영토 문제가 있질 않습니까? 1954년 소-일 공동선언문 문항에도 그 문제가 언급되어 있고요."

"설마 영토 문제를 양보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어찌 연방정부의 동의도 받지 않고 함부로 영토를 양보한단 말입니까?"

"내 말이 그 말 이오만, 아무래도 의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극동이 발전해야 연방정부의 수입도 늘어납니다. 해서 저는 회담을 미끼로 그들의 공공차관을 좀 얻어 극동을 발전시키려 할 뿐 전혀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그래도 나는 회담을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 불안하오."

원 역사에서 저도 93년에 일본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나와 똑같은 약속을 하고는 나만 몰아치는 옐친이었다.

"지켜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들의 돈을 얻어 내기위한 화해 제스처이니 너무 심려 마십시오."

"나야 믿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도 많으니 앞으로의 행보에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각하! 요즘 연방정부는 어떻습니까?"

"한마디로 죽을 맛이오.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 아닌 가 후회가 들 정도로 재미가 없습니다."

"세월이 가면 좀 나아지겠지요."

"그럴까요?"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하하하.........! 내 각하의 말을 들으니 많은 위안이 됩니다. 하하하.......!"

내 빈 말이 그래도 좀 위안이 되었던지 옐친은, 그 말을 끝으로 갑자기 대소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우리의 비행기가 워싱턴 내셔널공항에 착륙하자 워렌 크리스토퍼(Warren 미 국무부 장관이 우리 일행을 영접 나와 있었다.

변호사 출신으로 역대 정권에서 두 번씩이나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그는 관록을 증명하듯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우리나라 나이로 70고령에 가까운 그가 웃음 띤 얼굴로 내게 환영의 말을 했다.

"각하의 미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먼 길에 고생 많으셨고요."

"별 말씀을........!"

상호 형식적인 인사가 건네지고, 크리스토퍼가 대기 중인 방탄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백악관으로 가실까요?"

"그럽시다."

우리 일행은 곧 그들이 제공하는 승용차 편에 올라 2중3중의 완벽한 경호 속에 백악관으로 차를 달리기 시작했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 10분 전.

우리가 백악관 뜰에 도착하자 현관에 나와 있던 클린턴이, 빠른 걸음으로 승용차에서 내리는 내게 접근해 왔다.

"오서 오시오. 미스터 강!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각하!"

둘은 오랜 친분을 과시하듯 가볍게 포옹하고 서로의 등을 두드렸다. 서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 우리는 각자의 부인과 인사를 나누었다.

"어서 오세요. 각하!"

"감사합니다. 영부인님!"

힐러리와 내가 인사를 나누는 것을 질투로 하듯 클린턴이 말했다.

"자, 자 그만하고 의장대나 사열합시다."

"그러지요."

클린턴의 의장대를 향해 걸으며 말했다.

"내가 주지사 시절 오늘날의 영광을 예언하셨지만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는데, 오늘 날 내가 이렇게 되고 보니, 각하의 혜안을 믿지 않을 수 없군요. 헌데 본인 자신의 앞날도 예측하셨습니까?"

"뭐가 씌었는지 남의 앞날은 잘 보이나, 제 앞날은 전혀 보이지를 않습니다."

"하하하.........!"

내 말에 클린턴이 대소를 터트리는 가운데 나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 각하께서 조심하셔야 할 것은 여자 문제입니다. 측근의 여자를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명심하죠."

그러나 오늘 내 앞에서 약속한 말은 빈말이 되고 말았다.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은 역사대로 나중에 터지니까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빌 클린턴의 안내에 따라 21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속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그러는 동안 힐러리 클린턴과 미정과도 서로 잠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곧 클린턴의 안내로 그의 집무실로 향하며, 뒤를 따르는 힐러리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힐러리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더욱 아름다워지셨습니다. 영부인님!"

"호호호.........! 고마워요. 부인마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미처 몰랐네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대신 미정이 재치 있게 답변을 했다.

"남정네들끼리 복잡한 문제 얘기하라 하고 우리는 다른 장소로 갈까요?"

"네!"

미정이 힐러리의 말에 따라 그녀를 따라가고 나는 클린턴의 집무실에서 양쪽 통역만을 대동한 채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우선 발해공화국의 대통령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각하!"

"저 역시 연임을 미리 축하드리겠습니다."

"하하하.........! 혹시 아부는 아니시죠?"

"제 눈에는 각하의 앞날이 훤히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내 각하만 만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하.........!"

다시 한 번 가가대소를 하는 클린턴을 넌지시 바라보며 미소 짓던 내가 먼저 본론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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