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방경영-- >
내가 막 다음 지시를 내리려 할 때였다. 하바롭스크 주지사 니콜라이 나무아레가 막 한 장의 전문을 가지고 오며 말했다.
"극동 공화국의 영역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지도를 잠시 살펴 본 나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앗, 이건.........!"
"왜, 뭐가 잘못됐습니까?"
"이 지도에는 치타 주가 사라져 있지 않습니까?"
"그곳은 원래부터 시베리아 연방지구에 소속 되는 곳 아닙니까?"
"옛날 극동 공화국에는 자바이칼 지방이라 해서 이곳도 극동공화국에 소속되어 있었소. 아니 치타가 공화국의 수도였소."
"지금은 누구나 그곳을 극동연방지구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곳은 당연히 시베리아 연방지구 소속이죠."
"에이, 옛날 극동공화국이라 했더니, 옐친이 옛날은 빼먹고 현 극동연방만 생각했군."
중얼거리듯 말한 나는 다른 곳 또한 빠진 곳이 없나 세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눈을 씻고 살펴보아도 다른 곳은 온전했다. 위로부터 추코트카 주.
"엉? 이곳은 옛날 극동 공화국이 아니었는데.........?"
"1977년에 극동 공화국에 편입되었습니다."
"그렇군. 한쪽을 잃었지만 이젠 아주 최북단 북극해까지 우리 공화국 영역이 되었군."
"그렇습니다. 각하!"
나는 이후에도 혹시 몰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다시 추코트카 주 밑으로 캄차카 주, 그 옆으로 마가단 주, 그 밑으로 하바로브스크 주, 그 밑으로 길게 뻗어 중국 국경까지 내려간 아무르 주, 오른쪽에 위치하며 중국 국경과 접한 유대인자치주, 그 옆과 밑으로 길게 뻗은 연해주, 동쪽 바다 건너 사할린 주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총면적을 합치면 652만 제곱킬로미터로 한반도 면적의 약 30배로, 러시아 전체 면적의 18%를 점하고 있었다. 인구는 전부 합쳐봐야 350만 명으로 이것이 극동공화국이 발전하려면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의 일이고 우선 나는 지도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냥 흐뭇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었다. 나는 곧 정신을 차리고 좀 전에 내가 내리려 했던 명령을 내렸다.
"지금 곧 각 주의 주지사들을 소집하시오."
"네, 각하!"
니콜라이가 잽싸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이를 보며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이들이 모이려면 많은 시간이 지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많은 수행원들 중 비서실장을 불러 말했다.
"백악관을 연결해 보세요."
"네, 각하!"
"아, 이제 비서실장님한테 까지 각하 소리를 들으니 뭔가 이상한데요?"
"저는 흐뭇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한밤중일 텐데, 괜찮을 까요?"
"아, 그렇습니까? 미처 그 생각을 못했네요. 다음에 통화하기로 하죠."
"네, 각하!"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이지만 내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국제정세가 확연히 달라지므로 내 전화를 무시할 수 없어, 지금이라도 걸면 받겠지만, 자는 시간에 전화를 거는 것은 아무래도 결례라 나는 한발 양보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 수반들과 먼저 통화하기도 싫어 망설이고 있는데, 니콜라이가 뛰어오더니 말했다.
"각하, 미국 대통령의 전화인데요?"
"여기는 어떻게 알고.........?"
"미국 대통령이라면 그 정도 정보쯤은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나는 니콜라이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내심에는 멋진 정보부를 하나 창설해서 세계의 모든 소식을 즉각 즉각 듣고 싶은 욕망으로 끌어오를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현실로 돌아온 나는 곧 주지사 집무실 책상으로 가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전화 바꿨습니다!"
"오~! 미스터 강이오? 축하합니다! 이제 각하라고 불러야 하겠고만."
"별 말씀을. 이 시간에 안 주무시고?"
"거 통화하기 어렵네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읍시다. 이제 극동에 나라 하나가 별도로 생긴 것인데, 우리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생각이오?"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 맞서서야 뭐가 남아나겠습니까? 오로지 국제 평화에 기여할 뿐이죠."
"하하하.........! 그렇죠? 내 강 회장을 아니지. 각하를 그전부터 아주 좋게 보고 있었어요. 우리 조만간에 한 번 만납시다. 내 곧 초청장을 보내리다."
"감사합니다. 각하!"
"자세한 이야기는 그때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통화를 줄입시다."
"네, 네!"
"그럼, 들어가시오."
"네!"
전화를 끊고 나는 내심 오기를 품고 있었다. 지금이야 좀 저자세지만 조만간 한 번 봅시다. 내 미국도 무시 못 할 초강대국을 만들어놓을 테니까. 나는 결연한 의지를 품고 비서실장에게 지시를 했다.
"일본 수상 관저와 연결 좀 해주세요."
"네, 각하!"
아직은 일본이 중국보다는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었다. 비록 조만간 미국을 능가한다고 깝치다가 10년 전 미국의 압력으로 엔화 환율을 배나 절상시키는 바람에, 지금은 비록 잃어버린 10년(?)을 구가하고 있지만, 일본의 저력은 절대 무시할게 못되었다.
"나왔습니다. 각하!"
비서실장의 말에 나는 전화기를 받아들었다.
"여보세요!"
"아, 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요."
"안녕하십니까? 총리대신 각하!"
"하하하........! 축하합니다. 각하!"
나의 깍듯한 인사에 아주 좋아하는 미야자와 총리였다.
"감사합니다. 지난번 전화는 제가 자느라고 미처 받지를 못해 죄송합니다."
"별 말씀을 요. 밤중에 전화를 건 제 잘못이 크지요. 그러나 저러나 우리 한 번 만나셔야지요?"
"물론이죠. 각하!"
"다른 할 말이야 많지만 우리는 강 회장이 이끄는 나라는 결코 우리와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어요. 그렇지요?"
"그렇습니다. 각하! 일본 기업들의 많은 투자를 바라는 의미에서도 적대할 의향은 전혀 없습니다."
"좋아요, 아주 좋아요. 우리 선린우호 관계로 서로의 나라를 좋은 쪽으로 발전시켜 나갑시다."
"물론이죠. 각하!'
"내 각하를 믿습니다. 우리 조만간 한 번 만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이만 통화를 끝냅시다."
"알겠습니다. 들어가시죠."
"그럽시다. 그럼, 조만간 봅시다."
"네, 네!"
'흐흐흐.........! 지금 비록 네가 웃고 있지만 내 결코 호락호락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 일본에서 삥 좀 뜯어내 볼까?'나는 전화를 끊으며 내심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이어 나는 바로 장쩌민과도 통화를 시도했다.
"강 대정입니다. 주석 동지!"
"오~! 강회장님! 축하합니다. 축하해요!"
나의 전화에 스스럼없이 나를 전과 같이 부르며 격의 없이 축하해주는 강택민이었다.
"이제 강 회장이 한 나라를 건국했는데, 그 막강한 군사력으로 옛날의 친구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때 니콜라이가 다른 전화기를 틀어막은 채 내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라는데 어찌 할까요?"
"내 강 주석과 통화중이라고 하오. 바로 다시 전화 건다고."
"알겠습니다. 각하!"
"무슨 일이오? 왜 얘기가 없소?"
"북한의 김 주석한테 전화가 온 모양입니다."
"그 사람이야말로 정말 애 닳게 생겼네그랴. 잘못하면 앞뒤로 적을 맞게 생겼으니........."
"우리는 어느 나라와도 적대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흐흐흐.........! 과연 그러실까? 손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국인 출신 대통령이 북방에 웅크리고 있는데, 과연 북한의 김 주석이 잠이 편히 오겠소? 나라도 두 발이 뻗쳐지지 않을 것 같소."
"물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우선해 국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게 최고의 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니 나로서도 공연한 분쟁에 휘말리지 않아 좋을 것 같소만. 아무튼 강 회장 아니 각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우리 빠른 시간 내에 만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이만 끊읍시다. 전화 기다리는 사람도 있으니."
"들어가시죠. 주석 동지!"
"조만간 또 만납시다."
"네, 네!"
나는 전화를 끊고 담배가 피우고 싶어져 담배 한 대를 입에 물었다. 담배 한 대를 피운 나는 김일성에게 전화를 연결하도록 했다.
"여보세요!"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각하!"
"감사합니다. 주석동지!"
"좀 전에는 강 주석과 통화를 했던 것이오?"
"네, 어젯밤에 걸려온 전화를 미처 받지 못해 전화를 드렸었습니다."
"그랬군요. 그러나 저러나 통 잠이 오질 않으니, 각하께서 확답을 좀 주셔야겠습니다. 우리와는 절대 적대하지 않는다고 말이오."
"이를 말입니까? 전혀 그럴 의도도 없고요. 새로 맡은 공화국의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것이니, 그럴 틈도 없을 것 같습니다."
"고맙소이다. 각하! 비로소 안심을 하고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겠어요. 조만간 우리 한 번 만납시다. 해서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알겠습니다. 주석동지! 내 한 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소이다. 그럼."
"들어가세요."
"그럽시다."
나의 말에 안심을 했는지 끝에 가서는 말투조차 거만해지는 김일성이었다. 이어 내가 노 통과 전화를 하려는데 저 쪽은 지금 옐친과의 정상회담으로 바쁠 것 같아 참았다. 내가 모든 통화를 끝내려는데 또 전화가 걸려왔다. 몽골대통령이라는 말에 나는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자료조사 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 좀 늦었습니다!
^^양해하시고......... 오늘도 베풀어 주신 후의에 감사드리면서 늘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