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271화 (271/322)

< --90년 대-- >

내가 막 와인버거와 악수를 나누고 자리를 뜨려는데 송병석 미주지사장이 노크를 하더니 들어왔다.

"무슨 일이오?"

"제너럴다이나믹스(GD)사의 기술영업전문가인 칼 네룹 씨가 회장님을 뵙겠다고 찾아왔는데, 어떻게 할까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고?"

"걸프스트림의 제트 비행기를 팔러오지 않았나 생각되어 집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들어오라고 하세요."

"네, 회장님!"

송 이사가 나가자 와인버거가 내게 물었다.

"자리를 비켜드릴까요?"

"아니오. 함께 들어봅시다."

"네, 회장님!"

이때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장신에 특이하게도 붉은 머리의 소유자가, 들어오자마자 내게 꾸벅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제너럴다이나믹스 사의칼 네룹이 회장님을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자리에 앉으시죠."

"감사합니다."

나는 그와 가볍게 악수를 나눈 후 자리를 권했다.

"피차 바쁜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네, 회장님! 다름이 아니라 저희 자회사인 걸프스트림에서 생산하는 중형비행기를 사주셨으면 해서요."

"흐흠.........! 아무래도 노후 기종을 퇴역시키면 중형비행기도 필요하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제가 봄바르디어 지분을 좀 가지고 있고, 한국에는 생산 공장도 있습니다. 가격 경쟁이 되겠습니까?"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시다면 혹여 우리의 자 회사인 포트워스(Fort Worth)사를 인수할 의향은 안 계십니까?"

"그곳은 무엇을 생산하는 곳입니까?"

"대표적으로 F-16이라는 전투기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록히드사와 판매협상 중이나 너무 금액을 적게 주려하려는 바람에........."

"외국인인 나에게 판매를 해도 되는 것입니까?"

"월드항공이 미국법인이고 대표는 미국인이 맡는 것 아닙니까?"

"그야 그렇습니다만........."

"자본은 어디에서 들여온 것입니까?"

"제가 한국에서 들여온 것입니다만?"

"그러면 곤란합니다. 해외투자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브레이스웰 앤 줄리아니 워싱턴 DC 국제로펌'에 근무하는 조지 풋(George Foote) 변호사가 제 친구입니다. 한 번 자문을 구해보십시오."

"알겠습니다.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다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동감입니다."

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난 칼 네룹과 악수를 나누고 그를 보냈다. 내심 포트워스 사의 인수를 간절히 바랐으나 안 된다니 매우 허탈한 기분이었다. 이때 다시 한 번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미주지사장이 더글러스사에서 사람이 찾아왔다는 말을 전해왔다.

나는 그도 만나보았다. 그러나 오늘은 일진이 좋지 않은지, 이 사람은 DC-12 여객기를 공동 생산하면 안 되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내가 톡 쏘아주었다.

'누가 날아다니는 관을 산단 말이오!'

하고.

이들이 생산하던 DC-10기는 다양한 사고로 인해 결국 1989년에 생산을 중단했으니, 이제 DC-12라는 새로운 모델을 공동 생산하자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내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더니, 이제는 더글러스 사를 인수할 의향이 없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이들이 나를 미국 영주권자로 아나, 또 쓸데없는 제의에 내 화만 돋우고 그는 물러갔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그동안 새로 인수한 항공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계속 뉴욕에 머물며 이에 진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와인버거에게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인수하기로 MOU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최종 타결된 인수금액이 6억1천만 달러인데, 그들은 이것을 지분으로 달라고 해서 5%를 주는 것으로 잠정 결정이 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상호 다툼이 있었다. 우리는 200억 달러 증자 시점에서의 6.1%를 제시했고, 그들은 현 시점에서의 지분을 요구해와, 결국 타협점이 현 시점에서의 5%인 것이다. 아무튼 그들 창업자 세 사람 중의 하나인, 현 사우스웨스트항공의 CEO인 허브 켈러허를 우리의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는 이야기를 와인버거가 나에게 계속해서 이야기 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느끼는 것이 있어 와인버거에게 말했다.

"최고 경영자라는 사람이 부 사장이라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하니, 그를 통합되는 월드항공의 사장으로 임명합시다. 그리고 와인버거 씨는 회장 직책을 맡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혼선이 없을 테지만, 우리 그룹에는 저 외에 회장 직함이 없어서 번거롭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그룹에도 이 부문별 회장제도를 이참에 적극 도입해야겠습니다. 어찌됐든 회장님은 앞으로 한국에 있는 대정항공도 산하에 두고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허허, 책임만 점점 더 무거워지는 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코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나는 그런 그에게 계속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지금 증시에 상장은 추진 중이지요?"

"네, 회장님 지분을 51%선으로 해서 나머지는 공모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200% 증자이니, 총 자본금이 20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칠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좀 보수적이지만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30%만 되도 누가 M&A하려 덤비기 힘들 텐데.........."

"법에는 결격 사유가 없었으나 검은 머리 이방인이 미국의 자존심을 인수한다는 감정의 문제 때문에, 이준구 씨의 부시 대통령에 대한 로비, 더하여 두 분의 해외투자위원회에 대한 로비 덕분에 그나마 이 회사들을 어렵게 인수할 수 있었는데, 남이 쉽게 넘보게 하고 싶지는 않군요."

"회장님의 뜻이 정 그렇다면 할 수 없는 일이죠."

"쥴리아니아의 풋 씨는 방법을 찾고 있을까요?"

"글쎄요. 아직 소식이 없으니......... 아마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방부 장관까지 지내셨으니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직 냉전시대에 제정된 법에 따라 외국인은 미국 내 군수업체의 인수가 쉽지 않다는 것만 알뿐, 자세한 법 규정은 저도 자세히 모르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정식으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인수하시고, 허브 켈러허도 만나보고 귀국할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해주시죠."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런데.........."

"말씀하세요. 회장님!"

나의 말에 망설이던 와인버거가 입을 열었다.

"에어버스에 기존 주문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했더니, 에어버스 회장이 직접 회장님을 찾아뵙겠다고 해서, 일단 거절은 했습니다만........... 보잉 회장도 찾아뵙겠다고 하고 말이죠."

"좀 더 세밀한 분석과 운영 방침이 정해지면 그때나 한 번 만나는 것으로 하고, 지금은 그대로 두는 게 좋겠습니다. 잘 하신 조치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합시다."

"네."

나는 와인버거와 헤어져 사장실을 나오려하는데 우리에게 자신의 건물을 매각한 바 있는 메트로폴리탄 라이프(메트라이프) 회장의 방문 사실을 알려왔다. 나는 그를 정중히 맞아들여 물었다.

"어쩐 일이십니까?"

"우리가 건물을 매각했으니 이사를 해야 하나, 제 생각은 당분간 이 건물에 세를 들어 살고 싶습니다."

이 말에 나는 와인버거 회장을 돌아보고 물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얼마나 됩니까?"

"기존 사옥들이 있으니 통합 간부들만 모으고, 이곳에 미주지사까지 입주시킨다고 해도, 우리는 총 3개 층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내가 메트라이프 회장을 보고 물었다.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그대로 30개 층이면 됩니다."

"흐흠.........!"

잠시 생각하던 나는 오히려 그를 보고 물었다.

"얼마를 예상하십니까?"

"2억 달러면 안 되겠습니까?"

"3억 달러 내십시오."

"매매가가 5억 달러인데, 절반 약간 넘는 우리 사용 면적으로서는 너무 많은 금액입니다."

"좋습니다. 2억5천만 달러 내십시오."

"2억3천만 달러에 주십시오."

"허허, 참. 2억4천만 달러 내십시오. 더 이하는 안 됩니다."

"허허, 그것 참! 팔아먹으니 당장 아쉽군요. 알겠습니다."

"계약은 실무자끼리 하기로 하고, 한 건물을 쓰는 인연이 있으니, 이걸 강조해서 우리 식구들에게 많이 팔아먹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해서 건물의 큰 임대 건은 해결을 했고, 나머지는 그대로 쓰게 하고, 어디서 2개 층만 더 비우게 하면, 건물 입주문제는 해결될 것 같아 나는 한시름 덜었다. 물론 우리가 인수를 했으니 건물 정면 제일 꼭대기에는 우리의 정식 이름이 씌어 질 것이다.'팬 이스턴 월드항공'이라는 정식 우리의 호칭이 큰 글씨로 붙어, 지나는 많은 뉴욕 시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전 세계 관광객들을 상대로 우리의 위세를 과시하게 될 것이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났다. 와인버거 씨에 의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대한 정식 계약이 체결되고, 신임 CEO인 허브 켈러허가 인사 차 나를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반갑습니다. 켈러허 씨!"

그의 깍듯한 인사에 나 또한 정중하게 맞아 인사를 나누었다.

"자, 자리에 앉읍시다."

"네, 회장님!"

그가 자리를 잡자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앞으로 이 거대 공룡을 어떻게 운영하실 생각이십니까?"

"'Fun 경영'을 할 생각입니다."

"네?"

"일례를 들겠습니다. 회장님! 일전에 저희 사우스웨스트에서 조종사를 모집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경험도 많고 조정 능력도 출중한 사람이 있었지만 떨어졌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어느 항공사에 가도 붙은 인재였습니다만. 아무튼 그가 떨어진 이유를 인사 담당에게 물었답니다. 그래서 인사담당관이 들려주기를

'당신은 너무 딱딱하고 유머가 없어서 떨어진 것입니다.'

하고 돌려보낸 일이 있습니다."

"허허.........! 그런 일이.........."

"그 사람이 저를 제대로 알고 뽑은 것이죠. 저도 비록 작은 항공사의 CEO였지만 수시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사원들은 물론 승객도 만나고, 여 승무원들조차도 승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여기에 우리는 다음 항공기를 안 기다리도록, 10분 내에 항공기가 떠날 수 있도록, 항시 다음 항공기를 대기시켰습니다. 이는 거대 항공사가 자신의 자 회사를 이용시키기 위해 승객들을 무조건 기다려달라고 하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죠."

"그럼, 우리도 그렇게 운영하면 되겠군요. 예전의 팬암은 주로 국외로 뛰고, 이스턴은 내국을 담당하되, 큰 공항 위주로, 사우스웨스트는 저가항공으로 미국 전역에 1만4천여 개가 넘는 지방 군소 공항을 연결해 주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회장님의 의도가 그럴 것이라 예상하고 저도 지분을 달라고 한 것입니다만?"

"하하하.........! 역시 명 CEO는 생각하는 것이 명불허전이군요. 하하하.........! 거기에........"

내가 갑자기 웃음을 뚝 멎고 정색한 표정으로 말하자, 그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내가 알기로 팬암에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 건물을 매각한 것은 물론 환태평양노서마저 타 회사에 매각한 것으로 알아요."

"그렀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한국의 대정항공이 있습니다. 그 노선은 한국의 항공사가 커버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완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아닙니까?"

"옳습니다."

"하고........ 인수인계가 끝나면 전의 무능한 이사진들은 대거 교체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에 무료 기내식을 제공해 그 손님을 우리 항공사로 잡아놓는다던지, 하여튼 아이디어들을 내서 최대한의 서비스로, 한 번 탄 손님은 영원한 우리의 고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어요."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켈러허 씨를 믿습니다. 잘 해보십시다."

"네, 회장님!"

새삼 그와 악수를 나눈 내 마음속에는 정말 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지방의 군소 항공사를 일약 현 미국 랭킹 3위로 끌어올린 그의 비상한 재주를........ ============================ 작품 후기 본문에 제너럴다이믹스의 자 회사인 포트워스 사와 더글러스 사의 인수제의를 미루었습니다만, 이것이 오늘 3시간 동안 자료를 뒤져도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어서였습니다.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외국인은 미국 군수업체를 인수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어디에서 명문규정을 본 일이 없는 상식선의 이야기입니다. 이 군수업체에 대한 미국의 법 규정이나 또는 인수할 아이디어가 계신 분은 멘트도 좋고 제가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내셔도 좋습니다. 방법이 없으면 본문에도 인수는 자동으로 포기하는 것으로 밖에 그려질 수가 없네요.

몸은 님들의 애호하심으로 인하여 다 나았습니다만, 그간 완전히 그전의 생활과는 리듬이 바뀌어 애를 먹고 있습니다. 주로 글을 쓰던 시간에는 자고, 자던 시간에는 깨어있으니, 글도 쓰기 어렵고, 컨디션도 영 좋지가 않네요!

^^늘 베풀어주시는 후의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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