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249화 (249/322)

< --雄飛-- >

15분 후 회의가 속개되었다.

"자, 시작합시다. 이제는 어느 분께서 발언을 하시겠습니까?"

나의 발언에 반쯤 손을 든 서석준 전자 사장이 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발언을 시작했다.

"민주화 운동 이후 우리나라 인건비가 급박하게 올랐고, 오르고 있습니다. 노사분규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회사는 선제적으로 월급을 올려주는 등 지속적인 복지 혜택 확충으로, 노동조합의 결성을 막을 수는 있었으나, 이로 인한 과도한 인건비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 타임 쉰 그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우리 전자 부문은 제품의 고급화에 주력하려합니다. 올부터 TV부문은 세계 최초로 20인치 평판TV를 출시하려합니다."

"잠깐 만요."

"네, 회장님!"

나는 서 사장의 말을 중단시키고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았다.

"물론 PDP방식이죠?"

"네, 그렀습니다."

"LCD(액정 디스플레이)도 계속 연구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회장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요?"

"네. PDP 또한 과도한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냉각팬 없이도 구동이 될 수 있는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일장일단이 있으니, 둘 다 꾸준히 연구개발해서 본격적으로 주도권을 잡은 TV부문도 톱 자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머지않아 40인치 이상의 TV도 출시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회사도 우리와는 경쟁이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긴장을 늦추지는 마세요. 내년이면 일본도 20인치 평판TV를 출시할 것으로 보이니까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계속 발언 하시죠.

"네, 회장님!"

"세탁기 부문은 이조식(二條式)은 모로코나 중국 등의 후발국가에게 넘겨주고 우리는 드럼 식만 생산하려합니다. 노트북은 좀 더 대형화 할 것이며, 냉장고 또한 보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대형화 할 것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인건비로 인하여, 한국 공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전부 모로코나 중국 등 후발국가로 생산 거점을 옮기려 합니다. 또한 각국의 높은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나 유럽의 현지 공장을 세울 계획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갈증이 나는지 물을 한 모금 마신 서 사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반도체나 정보통신에서 이관 받은 컴퓨터, 휴대폰 분야는 좀 더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특히 휴대폰은 초 슬림을 넘어 회장님의 지시대로 터치 폰 개발에 온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상입니다."

"수고하셨고요. 다음은 이어서 반도체 부문 발표해주시죠."

"네, 진대제입니다."

나의 지시로 반도체 사장 진대제 발언에 나섰다.

"당 반도체 사업부문은 세계 시장 지배력 7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는 세계 최초로 256Mb 램의 양산을 시작할 것이며, 이미 개발을 끝낸 1Gb 램의 양산 체제 구축도 세계 시장의 수요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또 낸드플래쉬와 노어플래쉬를 하나로 묶는 공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좋습니다. 다음은 정보통신 분야."

"네, 오명입니다."

"저희 정보통신 부문은 올해 휴대폰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뛰겠습니다. 전년도에 휴대폰 가입비를 40만 원대로 배나 낮춘 결과, 전년도 보다 무려 배가 많은 60만 명이 가입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이를 더욱 낮추어 30만 원대로 설정하고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또 기간망도 더욱 확충하여 산간벽지는 물론 도서 오지에서도 통화가 가능하게끔 시설투자도 계속 확대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다 좋은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통신위성 연구를 해주세요. 이를 위해 해당연구소를 설치하고 저명한 학자들을 픽업해 반드시 몇 년 안에 성과를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좋습니다. 다음은 헬스 케어, 아........ 이분은 오늘 사전에 특강 예약이 있다고 양해를 구했으니, 어느 분 발표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네, 발표해주세요."

나의 허락에 따라 조선의 나승렬 사장이 발언에 나섰다.

"우리 조선 부분은 가장 늦게 생긴 분야 중 하나지만 지금껏 놀라운 성공 신화를 써왔습니다. 이란의 유조선 10여 척을 필두로 작년에는 영국 군수 지원함 4척을 4억5,200만 파운드, 즉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7억820만 불을 수주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또 한국 해군으로부터는 209급 잠수함 1척에 대한 건조를 의뢰받았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자체 건조되는 이 잠수함의 건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독일의 HDWKiel사와 기술제휴를 맺었습니다. 또 대련조선소의 확보로 날로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인건비에 대한 대비도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런 조선부분이 장래 전략사업 부문에서 빠진 것이 매우 서운합니다."

"하하하........! 나 사장장님이 그 때문에 좀 화가 나신 모양인데,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조선 부문도 우리 그룹과 오랫동안 함께 할 것이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회장님!"

"다음은 유통 분야의 김 사장님 발표해주세요."

"네, 회장님! 저희 유통 부문 또한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도시 급에는 이미 대정유통이 모두 자리를 잡았고, 작년에는 광명 점과 수원의 팔달 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인수한 세븐일레븐은 인수 당시 10여 개 업체에서, 2년 사이 20여 개 국가로 진출국을 늘렸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물론 북구의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또한 우리의 진출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그들의 복잡한 유통망과 슈퍼를 선호하는 그들 국민의 취향 때문에, 진출은 했으나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좀 더 개선을 하고 해서, 2천년까지는 진출 국가를 최소 지금보다 배로 확대시킬 예정입니다."

"또한 백화점은 현 2개가 있으나,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이 부분은 더 이상 확대를 하지 않고,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나가려 합니다. 저 역시 유통이 전략사업에서 배제된 것에 진한 아쉬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성장한다면 그룹의 주력업종에서 배제되는 일은 없으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성장하는 부문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다음은 리조트 부문 발표해주세요."

"네, 회장님!"

나의 지시에 현명관 총괄 사장이 발표를 시작했다.

"가장 늦게 시작한 분야 중 하나지만 우리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화진포, 무창포에 이어 작년에는 무주리조트와 제주 중문 관광 단지 내 호텔이 준공되었습니다. 또 해외로는 북경과 카사블랑카 호텔이 많은 흑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서운함 점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울에 우리의 호텔이 없다는 것입니다."

"외빈들이 수시로 우리 그룹을 방문하는데 그때마다 타사의 호텔을 이용하는데 대해서, 이 부문을 책임진 사장으로서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중석에서 인수한 후,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명동에 호텔을 지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를 허락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다음은 중공업 분야 발표해주시죠."

"네, 중공업의 배순훈입니다."

"우리 중공업 역시 타 부문과 발전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기존 인수했을 때의 아이템에다, 이제 우리는 원자력은 물론 해상플랜트, 중장비 영역까지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기에 우리는 알톰스사의 기술지원을 받아, 고속철도 사업에도 진출을 하려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간단해서 좋군요. 다음은 제지사업 부문 발표해주세요."

"네, 제지의 이순국입니다."

"우리 제지 사업부문은 온양펄프와 삼성특수제지를 정상화 시킨 여세를 몰아, 지방 다섯 군데의 제지 사마저 인수해 화장지는 물론 백상지, 기저귀, 여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해 냄으로써 구색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목재사와 미국의 오리온 펄프 사마저 인수해, 원료에서 제품까지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었습니다. 또 태국의 신문용지 업계에까지 진출해 수익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확장은 지양하고,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내실을 기하면서 적당한 시점에 인수자가 있으면 넘기려 합니다. 이상입니다."

"좋습니다. 다음은 내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은 유일한 업종이 있습니다. 곧 금융 분야입니다. 우리나라의 제도가 금산분리정책을 취함으로서, 가장 낙후된 부문인 금융 분야의 동서증권 사장 발표해주세요."

"공병탁입니다. 전 그룹의 경리이사로 재직하다가 전임 사장에 이어 제가 바톤을 이어 받은지 일 년 남짓입니다만, 우리 증권사 또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습니다. 현 수신고 5,800억 원으로 이 업계의 3위로 올라섰으며, 그동안 우리는 76개의 국내지점과 4개의 해외지사, 4개의 해외법인을 갖췄습니다. 또한 올해는 영국 런던 현지 법인 설립도 모색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여 국내 랭킹 1위의 증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융만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만, 더욱 발전해 주시기를 바라겠고, 엔지니어링의 이 사장님은 아직 안 오셨나요?"

이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니, 이 상백 사장이었다.

"하하하..........!"

그의 등장과 내가 말한 시점이 절묘하게 떨어져 장내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웃는 이유를 모르지만 얼른 내게 사과를 한 그가 자신의 자리로 찾아들었다.

"그래, 계약은 체결됐습니까?"

"네, 회장님! 자세한 사항은 다음에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럽시다. 오늘은 피곤할 테니 업무 보고도 다음에 하는 것으로 하고, 내 몇 가지 당부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운을 뗀 나는 장내를 한 번 휘둘러보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오늘 업무 보고를 들으니, 제가 서두에 언급한 대로 모든 부문이 희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입니다. 자만하는 순간이 곧 퇴보의 순간입니다. 항상 이를 명심하시고, 산하의 임직원은 물론, 종업원들에게도 위기의식을 불어넣도록 하세요."

"또한 잘 나갈 때일수록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오늘에 만족하기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더 큰 사업, 미래의 사업을 위해 지속적인 설비투자는 물론, 연구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 말을 명심하시고 맡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그들의 답례에 미소로 화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벗어나는 사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해 마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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