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244화 (244/322)

< --雄飛-- >

1988년 9월 17일.

이날은 역사적인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되는 날이었다. 제 24회 올림픽으로 160개국 1만 3,304명의 동서양 진영 선수단이 참가한, 지금까지의 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였으며, 우리나라로사도 건국 이래 최대 규모로 치러보는 국제 경기요, 잔치였다.

나 또한 이 개막식에 노 통의 초청으로 주빈으로 본부석에서 이를 관람하고 있었다. 이 본부석에는 나의 초청으로 중국의 원자바오 판공청주임, 소련의 가스프롬 의장이자, 산업부 장관인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정치국 후보위원인 보리스 옐친, 그 외 중국의 체육계 인사 중 거물 세 명도 이 성대한 개막식을 관람하고 있었다.

원래 중국의 체육계 인사는 내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90년도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입장이 된 중국 체육계의 건의를 원자바오가 또 내게 건의하는 형식으로 초청되어,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자 비밀 입국한 것이다.

아무튼 나는 좌로 원자바오 우로 체르노미르딘 장관, 뒤에는 옐친을 앉게 하고, 막 거대한 마스게임이 벌어지는 잠실올림픽 주경기장 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단하군, 대단해!"

뒤에서 다혈질인 옐친이 엄지손까지 치켜세울 정도로, 수천 명의 학생이 동원된 마스게임은 웅장한 면모가 있었다. 이어 코리아나 그룹 남매들이 나와 서울올림픽 공식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열창하기 시작하자, 장내는 정말 잔치다운 분위기가 연출 되며 한판 춤사위로 얽혀들었다. 세게 각국의 민속 의상을 입은 학생들이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군무를 추며 빙글빙글 돌고, 코리아나 그룹은 더욱 톤을 높여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장내에 일제히 조명이 꺼지며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하는 장면에서 장내는 일순 낮은 탄성이 일시에 터져 나왔다. 한국만의 색깔이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이 모든 행사가 끝나자 나는 전례대로 이들을 한식 요청에 초청해 늦은 만찬을 개최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조건이 달린 조기 수교의 언질을 받아낼 수 있었고, 또한 연해주 일대에 대한 농업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표명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 소득 하에 나는 이들을 안전하게 자신들의 모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이들이 전한 조건을 정부에 전하기 위해 노 통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바로 허락을 득한 나는 곧 김 비서실장을 대동하고 청와대로 들어갔다.

곧 양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나는 노 통과 마주앉을 수가 있었다.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각하!"

"고맙소. 이는 다 강 회장을 비롯한 숨은 공로자들의 덕분이 아닌가 하오."

둘 사이에 의례적인 인사가 끝나자 나는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

"소련과 중공과의 수교 문제가 논의 되었습니다."

"그래요? 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군요."

"그런데 그들에게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뭐든지 말해 봐요.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테니까."

"우선 소련은 나라 살림이 어렵다고 정부 차원의 40억 달러에 이르는 경협차관을 요청했습니다."

"허허, 40억 달러면 결코 적지 않은 돈인데........?"

"협상의 여지가 있을 것이니, 은밀히 정부 대표단을 구성해 이들과 협상을 해보시죠."

"내 그렇게 하리다. 이 과정에서 아직 두 나라 사이에 공식 창구가 없으니, 내 듣기로 대정그룹의 소련 지사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소."

"그렇습니다."

"그 곳을 비밀 창구로 해서 일단 물밑 접촉을 해볼까 하는데, 강 회장께서 도와주시겠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매 번 강 회장의 도움만 받으니 면목이 없소."

"국가가 잘 되어야, 기업하는 사업이나 개별 국민들도 많은 편익을 볼 테니, 너무 괘념치 마시죠. 각하!"

"젊은 사람이 정말........! 사업이나 모든 걸 떠나, 인간적으로 강 회장은 참으로 된 사람이고 난 사람이오."

"별 것도 아닌 일에 너무 띄워주시니 오히려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겸손하니 더욱 보기가 좋습니다, 강 회장!"

어느새 좀 친해졌다고, 이제 '님'자는 어디로 날아간 노 통의 어법이었다. 잠시 그의 웃음이 가시길 기다렸던 내가 다시 말을 꺼냈다.

"중공은 이번 88서울 올림픽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고, 90년 저희들이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을 도와 줄 체육계 인사의 파견을 요청해 왔습니다. 하고 제 기업에 대한 사적인 부탁도 있었으나, 이는 우리 그룹이 부담해야 할 문제이므로, 각하께는 이 문제에 대해서만 알려드립니다."

"흐흠........! 그건 뭐, 특별히 어려울 것이 없으니, 쉽게 수용이 될 것 같으나, 강 회장이 또 개인적으로 부담을 떠안은 모양이군요."

"간단하게 말해서 저희 그룹의 투자를 더 바란다는 내용이지요, 뭐."

"강 회장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을 문제일 터인데, 내색조차 않는 구료. 그런 강 회장에게 중공도 좀 신세를 져야겠으니, 어찌 하오?"

"북경에도 비록 대정이라는 상호는 아니나 저희 지사가 있으니, 물밑 교섭 등에 도움을 드릴 수는 있을 것입니다."

"내 말이 그 말이오. 아무튼 내 강 회장의 도움이라도 입어, 공산권 대국들과 하루라도 빨리 국교를 수립하고 싶소. 그래야만 반 토막 난 우리나라가, 그나마 숨통이라도 트이지 않겠소?"

"옳으신 말씀입니다. 각하!"

"강 회장께서 음으로 양으로 많이 도와주시오."

"별 말씀을......... 저야 힘닿는 데까지 도울 생각이니, 양국 간의 상호 국교수립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소. 많이 도와주시오."

"알겠습니다. 각하!"

이때부터 내용이 겉도는 것을 느낀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바로 청와대를 빠져나왔다. 10월 3일.

이 날은 개천절로 나라에서도 뜻 깊은 날이었지만, 대통령과 나로서도 뜻 깊은 날이었다. 대통령도 전용 헬기가 생기는 순간이었고, 나 또한 전용헬기가 생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는 프랑스의 유로콥터로 사로부터 'AS332 슈퍼퓨마'를 대당 240만 달러에 총 19대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우선 그 첫 인도분 세 대를 들여온 것이다. 원래 유로콥터는 슈퍼퓨마 한 대당 263만 달러를 달라고 했다. 우리는 이것을 총 19대를 산다는 조건으로 대당 240만 달러로 낮춘 것이다. 원래 우리의 구매 계획 17대에, 내가 노 통에 이야기해서 그들도 이것을 구매하면 우리와 같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권하니, 이에 긴급히 정부도 이를 같이 구매하기로 해, 그 첫 인도분이 들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유로콥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100여 개의 중요 헬기 부품 중 로터(날개모터)와 트랜스미션(동력전달장치) 등 헬기의 핵심에 해당하는 부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가칭 '대정-유로콥터 항공'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총 사업비 5억 달러 중 우리가 70%의 지분에 해당하는 3억5천 달러를, 유로콥터는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이다. 아무튼 일차로 들여온 세 대 중 2대는 먼저 청와대에 주고, 한 대는 내 전용 헬기로 등록을 하고, 나는 이의 시승식을 갖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곧 스케줄을 잡도록 했다. 기왕이면 사업 출장차, 지금 한창 그룹 차원에서 관광 휴양지로 개발되어 1단계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무주 리조트, 그리고 3도크가 완공되어가고 있는 광양, 제주 서귀포 중문 관광단지 내에 짓고 있는, 호텔과 콘도미니엄을 둘러보기로 하고, 시승할 사람을 선정하니 다음과 같았다. 우선 내 부인 셋과 위의 사업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나는 선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제일 먼저 무창포 대정 호텔의 사장에서, 일약 대정 리조트 총괄 사장에 오른 현명관 씨가 선정이 되고, 마침 본사에 올라와 있던 노르웨이 출신의 조선 부사장 비욘슨 씨, 그리고 통역으로 올리비아 리, 그 외에 김경제 비서실장, 김재익 기획실장 등이 선정되어 그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좀 무리를 하면 10명 까지는 태울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는 9명이 정원이었다. 물론 헬기 조종사와 부 조종사는 제외한 인원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튼 나는 이들만을 태우고 가기로 하고, 오늘 오전 10시까지 역삼동 그룹 내 헬기포트 장으로 나오도록 했다.

헬기포트 장은 사원들의 휴식용 잔디밭을 일부를 할애하여 긴급으로 만든 것이다. 포트장이라야 별 것 있는가. 별로 넓지 않은 면적을 선정해 동그랗게 콘크리트를 치고 그 위에 H자를 그려 넣은 정도였다. 이 외에 포트 장은 무주와 광양 조선소에도 사전에 긴급으로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다. 아무튼 10시 10분 전이 되자 아내들이 승용차 편으로 모두 정장을 한 채, 한껏 모양을 내고 그룹 빌딩건물 앞에 나타났다. 나 또한 이때는 내 집무실에서 탑승할 사람들을 이끌고 나온 상태였다. 그녀들이 차에서 내려 아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목례를 건네자, 주위가 환해지는 착각이 들 정도로 화사한 미모를 뽐내는 세 아내들이었다. 나는 그런 아내들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가벼운 인사를 했다.

"어서 와요."

"고마워요, 여보!"

미정이 생긋이 웃으며 인사를 하고, 한 술 더 뜬 수정은 내게 다가와 볼에 뽀뽀를 하고, 시샘을 하듯 명희 또한 내 좌측 뺨에 뽀뽀를 했다.

"험, 험........!"

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이는 아내들의 애정 공세에 나는 괜한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어서 탑시다."

"네!"

"네, 회장님!"

곧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누런 잔디밭 속에 위치한 포트 장으로 이동해, 조종사와 부 조종사의 안내를 받으며 헬기에 탑승을 시작했다.

내가 제일 먼저 안으로 오르고, 이어 세 아내가 탔다. 그리고 뒤를 이어 계급 순으로 줄줄이 헬기에 올랐다. 조종사의 안내에 따라 우리가 안전벨트를 매자, 곧 로터가 고속으로 회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헬기는 가볍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곧 남쪽으로 방향을 잡은 헬기는 점점 더 높이 솟아오르며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그러길 30분 잠깐 스치는 지상의 풍경을 감상한다 싶은 순간, 우리는 어느덧 덕유산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으로 뛰어 들어와 있었다. 18층의 호텔과 이에 버금가는 높이의 콘도미니엄, 긴 슬로프를 자랑하는 스키장과 아놀드 파머가 설계한 골프장 공사가 한창인 골짜기에, 헬기는 선회하며 하강할 곳을 탐색하고 있었다. 곧 헬기가 포트 장에 가볍게 내려앉자 이곳 공사를 주관하고 있던 배 용석 건설 사장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가 다가왔다. 나를 필두로 우리 일행이 차례로 내리자, 배 사장이 뛰듯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고생이 많소. 그래 공사 진척 상황은 어떻소?"

"호텔과 콘도미니엄은 준공이 되었으나, 알파인 스키코스와 크로스컨트리 코스, 그리고 골프장은 9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곧 완공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회장님!"

원래 원 역사에서 이 무주리조트는 쌍방울에서 개발을 하나, 내가 선수를 쳐서 개발을 지시해, 덕유산 설천면 일대 수백만 평을 사들여 시작된 종합레저 타운이었다. 겨울만이 아니라 여름에도 이를 즐길 수 있게 야외 수영장은 물론 온갖 오락시설을 갖출 예정이었다.

아무튼 나는 배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사 현장 곳곳을 둘러보다가 배가 고프자 배 사장에게 말했다.

"어디 가서 식사 좀 합시다."

"호텔 내 한 식당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 그곳으로 갑시다."

"모시겠습니다. 회장님!"

우리 일행은 곧 배 사장을 따라 호텔로 향했다.

우리가 프런트에 들어서니 일층 커피숍에 앉아 있던 아내들이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우리에게로 왔다. 우리를 따라 다니면 다리가 아플 것 같아, 내가 미리 이곳에 와 있도록 했던 것이다. 나는 곧 세 아내와 함께 지하 1층에 위치한 한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깔끔한 정찬이 차려져 있었다. 나는 정갈한 음식에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는 잠시 세 아내와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최상층에 위치한 VIP룸으로 향했다. 들어오자마자 사방을 둘러보던 미정이 곧 베란다로 나갔다. 아래를 내려다보던 미정이 말했다.

"와! 지금도 멋지지만, 겨울에 온 천지가 눈으로 흰 눈으로 덮이면 정말 환상이겠어요!"

그녀의 감탄에 수정과 명희도 덩달아 베란다로 달려 나갔다. 나 역시 베란다에 가보니, 아직 푸르름에 가까운 산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한마디로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를 보고 내가 말했다.

"올 겨울에는 가족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한 번 놀라오자고!"

"우와! 멋져요. 우리만 올게 아니라, 시골의 아버님 어머님과 친정 부모님들도 함께 모셨으면 좋겠어요."

미정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그래야지. 나나 당신이나 그분들의 은혜로 태어났으니, 그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되지."

"당신 같은 효자도 없을 거예요."

"천만에 나는 절대 효자가 아니야. 절대 그분들 마음 씀씀이의 천분의 일도 못 따르니......."

내가 정색을 하고 말하자 좌중이 잠시 숙연해졌다. 그러나 곧 이를 깨는 사람이 있으니 명희였다.

"그래도 당신 같은 사람은 드므니 자랑스러워해도 돼요."

"그런 소리 말라고, 그 분들이 엄청 서운해 하실 것이니."

"효자타령 그만하고, 우리 단체로 섹스 한 번 할까요?"

"뭐?"

수정의 대담한 발언에 나조차 놀라고, 미정과 명희는 발그레 홍조를 띠며, 살짝 수정을 향해 눈을 흘기고 있었다. ============================ 작품 후기 늦엇습니다.

오늘 따라 되게 글 안 써지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늦엇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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