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195화 (195/322)

< --재계 서열 1위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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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갑자기 나이지리아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4월도 끝자락에 걸린 시점이었다. 그간 대정무역 해외 팀과 전략기획조정실의 이범석 실장의 진두지휘아래,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협상이 극적으로 마무리되어, 나이지리아 정부의 초정으로 이 나라를 국빈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나는 나이지리아 대통령 야라툴바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유전을 비롯한 SOC 각종 산업설비에 대한 투자 협약을 체결할 것이다. 그 금액이 물경 183억 달러에 달해, 지루한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것이 금번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것을 우리 그룹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그간 대한민국 정부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설득해 정부의 참여마저 이끌어냈다. 즉 정부에서 10년 거치 20년 상환의 장기저리 상업차관 90억 달러를 나이지리아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 단 이 차관은 우리가 하는 사업에 한해서만 집행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그리고 공기에 맞추어 순차적 제공

이었다. 어찌됐든 이 때문에 이번 방문단에는 나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노신영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동규 동력자원부장관, 금진호 상공부장관 등이 함께 방문을 하고 있었다. 우리 그룹에서는 나 외에도 이범석 조정실장, 최우선 대정무역 사장, 이상백 엔지니어링 사장, 홍성부 대정건설 사장, 김재익 기획실장, 김경제 비서실장, 비서실 1, 2 팀장인 이미연, 올리비아 리, 나리지리아 지사장 나 석영 등이 함께 수행을 하고 있었다. 경호 팀이 별도 수행했음은 물론이었다. 이런 매머드급 방문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나이지리아는 한반도의 4.3배인 92만3769㎢의 국토에 1억4,0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서부 아프리카 최대 국가로, 359억 배럴의 원유 매장량과 일산 250만 배럴의 원유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세계 7위의 산유국이자, 176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 매장량과 일산 1억2000만 입방피트의 천연가스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세계 10위의 천연가스 보유대국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회 인프라 시설은 형편없어서 금번에 우리 그룹과 대대적인 투자 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확충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는 나이지리아 정부와 해상 유망광구에 대한 탐사권을 확보했다. 육지는 이미 거대 석유메이저들이 독점을 했으므로, 우리는 해상의 탐사권 밖에 얻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석유기업인 토탈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해상유전 에지나 광구의 지분 45%를 우리가 인수하는 협정도 체결하기로 했다. 이 에지나 광구는 나이지리아 해안에서 200km 떨어진 해양 유전으로서, 5억5천만 배럴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음이 이미 확인된 광구였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우리에게 지분을 매각하면서, 우리 그룹의 참여도 적극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우리는 미나↔아부자↔카두나 Loop(환상선)를 포함하는 총연장 1315㎞의 라고스↔카노 구간 복선철도 건설공사를, 총 공사비 83억 달러(한국 정부가 20억 달러 장기저리 상업차관 제공)에, 공사기간 4년 등을 골자로 하는 공사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는 총연장 1200㎞ 가스 파이프라인 및 총용량 2250㎿발전소 4기 건설, 카두나주 정유공장 및 엑빈 발전소 건설, 철도차량 공장 건설, 시멘트 공장 건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총 10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기로, 이미 사전에 합의가 된 상태였다. 이를 금번에 정식으로 체결하려 가는 것이다. 아무튼 위에 열거한 바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나이지리아에 석회석 광산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시멘트 공장을 원료도 없는 곳에 세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었다. 하여튼 우리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각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도 예방해 만찬을 제공 받기도 했다. 만찬 도중 야라툴바 대통령이 나를 가까이 불러 속삭이듯 말했다.

"내일 아침 9시에 단독으로 대통령 궁으로 다시 한 번 찾아와 주오. 내 긴히 할 이야기가 있소."

"알겠습니다. 각하!"

물론 영어였고 나도 이쯤은 알아듣고 말 할 수 있었으므로 큰 문제가 없었다. 다음 날 오전 9시.

나는 약속대로 통역으로 이미연 팀장만을 대동하고 대통령 관저를 찾았다. 야라툴바의 열렬한 환대를 받은 나는 곧 그와 그의 집무실에서 단독 회담을 갖게 되었다.

"내 강 회장을 별도로 보자고 한 것은 특별히 부탁을 좀 하기 위해서요."

"말씀하세요."

"아실라나 모르겠지만 내 출신 주가 카두나 주요. 이곳에 금번에 정유공장 1기를 건설하기로 했으나, 나는 강 회장이 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공장을, 더 많이 지어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소.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인은 아프리카나 우리나라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말했다.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데는 섬유공장 만한 것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 섬유공장이 있긴 있으나 모두 고만고만한 중소기업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예 일관 작업으로 원사에서부터 옷감까지 생산해 15% 밖에 충당이 안 되는 나이지리아 국내수요는 물론 일부는 수출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강 회장!"

"제가 배포가 좀 큰 편입니다. 그래서 아주 대규모의 공장을 건설해 최소 2만 명 이상을 고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에는 목재가 풍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재 가공 공장도 지어 국내 수요는 물론 가능하다면 해외로 수출도 하고 싶습니다."

"고맙소이다. 강 회장!"

갑자기 일어나 새삼 내 손을 잡는 검은 얼굴이었다. 아니 흰 이가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환한 표정을 짓는 나이지리아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그의 갑자기 표정이 급격히 시들해지며 말했다.

"하나의 소원이 더 있는데 말해도 되겠소."

"말씀하시죠."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제철소를 목표로 70년대 말에 건설이 시작된 AJAOKUTA제철소가 막대한 자본 투입에도 불구하고, 약 98% 공정율에서 건설이 중단되어 몇 년째 방치되고 있소. 그 이유는 묻지 말고 이를 완공해 우리가 쇳물을 뽑아낼 수 있도록 해주면 더욱 고맙겠소이다."

"물론 해드리죠. 그것도 돈 한 푼 안 받고 공짜로 해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우리가 하는 공사에 대해 전부 정부보증은 물론 특히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의 보증을 받고 싶습니다."

"허허.......! 강 회장이 우리를 믿지 못하는 모양이구료.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250여 개가 넘는 부족이 있는데다 정권이 수없이 바뀌니 말이오. 하다못해 지금 생산되고 있는 원유의 10%는 도둑을 맞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요. 그래도 서운하지만 내 강 회장의 뜻대로 해주어 최소한 공사금액은 떼이지 않도록 보장을 해주겠소."

"감사합니다. 각하!"

"또 요청이 있으면 말해보시오. 나도 강 회장이 베풀어주는 만큼 보답을 하고 싶소."

"하면 우리가 이 나라에서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과 여타 곡물 그리고 설탕, 밀크 등을 우리가 수입해 보급해 주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또한 원하시면 이 나라에서 많이 생산되는 카카오, 땅콩, 주석, 천연고무, 목재, 야자기름 등의 수출도 대행해 줄 수가 있습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오?"

"우리 무역 부분은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장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수출을 할 것이고, 수입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독점권을 보장하지는 못하나, 내 해당 관료들에게 이야기 해 많은 편의를 봐드리도록 하겠소."

"원, 별 말씀을. 하고 내 알기로 전 대통령과도 각별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소. 그분에게도 내 안부를 전해주도록 하오."

"알겠습니다. 각하!"

82년 8월에는 전 통이 이 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후 소소한 이야기가 더 이어졌지만 중요한 내용은 여기까지였다. 이어 나는 나이지리아의 해당 각 부 장관을 만나는 것은 물론, 우리의 공사가 예정된 곳을 방문하기도 하니, 금방 3박4일의 공식방문 일정이 끝났다.

내가 귀국하고 나니 바로 경순의 결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이튿날 나는 가족을 이끌고 내일의 잔치에 대비해 미리 고향을 찾았다. 나는 출발하기 전 그룹의 전 간부들에게 명해 일체 이번의 잔치에 참석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야말로 조촐하게 치르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튼 우리가 고향집을 들어서서야 어머니의 말씀대로 잔치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몇 대의 차에서 내린 우리가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자, 차일 밑에서 전을 부치고 있던 어머니가 제일 먼저 반기셨다.

"어서 오너라. 우리 아들!"

"잘 지내셨습니까? 어머니!"

"그래, 그래. 어서 오너라!"

"안녕하세요. 어머님!"

"안녕하세요. 할머니!"

나와 어머니의 인사가 끝나자, 세 부인은 물론 자식들이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느라 한창 시끌벅적했다. 이 소동에 안방에 계셨던 아버지와 동생들이 몰려나왔다. 둘째 셋째인 경숙과 경자는 보였는데, 정장 내일의 주인공인 경순이 안 보였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자마자 어머니께 물었다.

"어째 경순이가 안 보여요?"

"글쎄, 오늘까지 장사를 한다는구나!"

"돈에 환장이 들렸나, 무슨 짓이야?"

내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왔다.

"내 말이 그 말이다. 딴에는 오는 손님들과 이런 저런 말 섞기 싫어서 그런 모양이다 만은, 정말 그건 말이 안 되지."

"알겠습니다. 내 당장 전화해서 오라고 하지요."

"내버려둬라. 지가 싫다는 걸, 뭐 하러 억지로 강요를 하누."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제 잔치를 위해 몰려드는 손님인데."

"나는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해라."

"알겠습니다. 내 당장 전화 걸지요."

나는 그길로 안방으로 들어가 경순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순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짓이냐? 당장 집으로 와."

"오빠.......!"

"변명 필요 없다. 본인의 잔치에 당사자가 없는 게 말이 되냐?"

"알았어요. 사우나나 갔다가 바로 들어갈 게요."

"그래. 기다린다."

"네, 오빠!"

전화를 끊고 새삼 주위를 둘러보니 먼 친척 몇 분 어른들이 와 계셨다. 나는 그 어른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드리고 안방을 나왔다.

마루에 서 있던 미정이 물었다.

"큰아가씨 온데요?"

"음."

"하긴 오빠 말이라면 껌벅 죽지."

"얘들은?"

"2층으로 올라가 저희들끼리 논데요."

"알았어. 둘은 안 보이네."

"저쪽 차일 밑에서 전 부치잖아요."

"그렇고만."

이때 어머니가 수정과 명희에게 쫓아가더니 뭐라, 뭐라 하셨다.

들어가라고 한 모양이었다. 이에 쫓겨서 모두 내가 있는 곳으로 오는 두 사람이었다.

나는 내 곁으로 오는 두 사람 중 수정에게 말했다.

"수정엄마는 가서 어머니도 그만 두시라 하고, 나랑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해."

"알았어요."

수정이 어머니 있는 쪽으로 가자, 나는 명희를 보고 말했다.

"어째 장모님이 안 보이시네. 장모님도 찾아서 모시고 와."

"알았어요. 여보."

명희도 둘레둘레 사방을 살피더니 저희 친정으로 갔다. 나는 다정이 엄마에게도 아버지를 모셔오도록 하고 별도로 지어진 사랑채로 갔다. 그곳만은 사람이 없어 좋았다. 잠시 후.

한 두 사람 모여들더니 내가 청한 사람이 전부 왔다. 제일 늦게 명희 어머니가 오시는 것을 끝으로.

"명희 아버지 밥 차려주려 갔더니 그 새를 못 참아, 사위는 딸내미를 보내누?"

"보고 싶어서요."

"호호호.......! 그래도 듣기 싫지는 않네."

"자, 한 잔 받으세요."

"그래, 그래. 내 우리 사위 잔 한 번 받아볼까?"

나는 장모님의 잔에다 막걸리를 넘치도록 따라드렸다.

"그만, 그만!"

"네!"

"아버지 어머니도 한 잔씩 드세요."

"그래, 그래!"

내 말에 세 분이 일제히 막걸리를 드시는데, 세 부인은 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당신들도 마시고 싶으면 마셔.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말이야."

"취하면 안 되나요?"

"무슨 소리야."

"모처럼 친정에도 왔겠다. 취해서 거기서 자면 되죠."

명희의 말에 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임산부가 못 하는 말이 없네."

"얘, 애 가졌어?"

제일 먼저 장모님이 눈이 동그래져 반기셨다.

"네, 엄마!"

"그럼, 절대 술 마지지 마라."

"알았어요."

한 마디 꺼냈다가 금주령만 받은 명희였다. 나는 이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다가 잔을 들어 미정과 수정의 잔을 툭툭 부딪쳤다. 이에 그녀들도 시아버지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마시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200회 축하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몰랐는데 글을 보고 알았습니다!

^^후원해주신 분들께 새삼 감사를 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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