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179화 (179/322)

< --공장에 야전침대를 갖다놓다-- >

그동안 우리는 마리브 광구의 알리프 유전에서 평가시추공을 계속 뚫어, 일 2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래서 우리는 곧 생산설비를 착착 갖추는 한편 홍해에 위치한 라이스 항까지 파이프라인을 까는 공사를 착실하게 진행했다.

이것이 금번에 결실을 맺어 생산개시기념식에 북예멘의 살레 대통령까지 참석한다고 통보가 온 것이다. 우리는 처음 생산개시 시점에는 일 13만5천 배럴, 1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일 20만 배럴의 양질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말이 일 20만 배럴이지 엄청난 물량이었다. 한국전체가 소비하는 원유량의 45%를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국으로 들여올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 국민들은 원유 수급에 대해 더욱 안심을 하게 될 것이고, 전 통 역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무척 기뻐할 것이다.

이로써 전 통이 지원해 이루어진 터키 원전 수주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될 것이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세 부인에게 말했다.

"모두 차에 타!"

"이 밤중에 어딜 가시게요?"

미정의 물음에 내가 말했다.

"호텔!"

"네?"

내 말에 벙찌는 세 여인이었다.

"왜 그래? 나이트 갈 건데?"

"호호호.........!"

세 여인이 자신들의 지나친 상상이 우스웠던지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요?"

"다정이 있잖아. 다정이가 좀 보라고 하래. 이럴 때 집안의 장녀노릇 좀 한 번 톡톡히 하라고 해."

"말을 들을까요?"

"안 들으면?"

나의 쌍심지에 미정이 얼른 다정의 방으로 달려갔다.

"아빠!"

방에서 나온 다정이 입을 삐죽 내밀며 나를 불렀다. 그리고 갑자기 두 손을 불쑥 내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용돈!"

"젠장, 이래저래 뜯기는구나. 내 지갑 가져와."

"알았어요."

"미정이 안방으로 달려갔다."

나는 지갑을 살펴 5천원 권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아빠!"

다정이 받질 않고 나를 불렀다.

"왜?"

"대기업 회장님께서 너무 쩨쩨하게 노시는 것 같지 않아요?"

"아이고, 두 번만 대기업 회장했다가는 집안 거덜나겠다. 옛다!"

나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주었다. 이제야 받으며 다정이 꾸벅 감사의 인사를 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호호호........!"

지켜보고 있던 미정이 비로소 웃음을 터트렸는데, 이는 우리의 행동이 우습기보다도 안도의 웃음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았다. 우리는 곧 다정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준비를 해, 모두 내 승용차에 올라탔다. 나는 이날 밤 호텔 나이트가 아닌 객실로 직행을 하니 여인들 셋의 입이 삐죽빼죽했다. 그러나 나올 때는 누구하나 불만이 없는 기색이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모처럼 그룹 본사 사무실로 출근을 했다.

이 시각이 5시 20분이었다. 5시 30분이면 건설 부분의 조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10분 전에 출근을 한 것이다.

내가 출근을 하니 내가 있으나 없으나, 비서실의 김경제 실장이나 이미연 과장, 구인철 과장 모두 벌써 출근해 있었다.

"모닝커피 한 잔 드릴까요? 회장님!"

"그럽시다. 어디 모처럼 이 과장의 솜씨 좀 볼까요?"

"저도 장족의 발전을 했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커피도 못 타던 이 과정이 탕비실로 향했다.

이때 불쑥 문이 열리며 이 상백 엔지니어링 사장이 등장했다.

"아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이 사장님께서 웬일이십니까?"

"회장님께 기쁜 소식을 전하려니 잠이 안 와서, 이렇게 새벽부터 달려왔습니다."

"그래요? 어디 들어나 봅시다."

"베트남의 타이빈 화력발전소 공사를 땄습니다."

"아니, 우리가 미수교국에 공사가 가능합니까?"

"아, 제가 기쁜 마음에 너무 앞서나갔군요. 우리가 직접 수주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3대 종합상사의 하나인 마루베니(丸紅)에서 수주한 것을 우리가 하청을 맡게 된 것이죠."

"공사 금액이 얼마입니까?"

"2기 총 출력 600MW로 약 8억2천만 달러인데, 그 85%가 조금 넘는 7억 달러에 수주를 했습니다."

"그 금액에 공사가 가능합니까?"

"그래도 제 생각으로는 20%는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인력은?"

"계속 충원해야죠. 그 보다도 더욱 좋은 프로젝트에 대한 제의를 받았는데, 회장님하고 상의를 할까하고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무슨 프로젝트인데요?"

"호주의 로이힐 지역의 철광산 개발 프로젝트인데 규모가 아주 어마어마합니다."

내가 계속 그의 입만 주시하고 있자. 계속해서 이 박사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총612억 달러의 대형프로젝트로 호주 핸콕의 지분 51%를 인수해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지금, 총 3개국에 걸친 3개 업체는 결정이 된 모양입니다. 주관사인 일본의 마루베니, 한국의 포철, 대만의 차이나스틸 등으로 요. 여기에 한 업체를 더 선정한다는데, 우리보고 마루베니 회장께서 권유를 하더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분참여도 참여지만 아무래도 50억에서 60억 달러에 이르는 EPC(설계·조달·시공)수주가 유리할 것 같아서요. 공사 내용은 대형 철광석 처리 플랜트 건설, 광산에서 철광석 항만인 헤드 랜드까지 340㎞ 구간의 철도 건설, 2개의 선석과 야적장을 갖춘 항만 건설 등입니다."

"흐흠.........! 지분은 얼마를 우리에게 배정한다는 것입니까? 각각 12%고 마루베니만이 15%를 소유하겠다는 것이죠."

"사장님 말씀은 지분도 지분이지만 그 공사가 탐이 난다는 말씀 아닙니까?"

"같은 조건이면 우리를 주지 않겠습니까?"

"그야, 그렇죠. 그런데 요는 인력수급 즉 숙련된 기술자의 수급이 문제 아닙니까?"

"아니래도 그 대책도 세웠습니다. 올해 프랑스의 테크닙의 경영상태가 아주 나쁩니다. 이 상태로는 지분 매각을 하거나, 정부의 구제 금융을 받던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경영권까지 손에 넣으면 좋지만 우리가 지분 일부를 손에 넣어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보다 빠른 시간 내에 기술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요는 이제 돈이로군요."

"사내 유보된 자금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니면 이번기회에 상장을 하시던 지요."

"흐흠........! 상장은 좀 더 시일을 두고 검토해보기로 하고, 뉴욕이나 런던에 자금 조달을 알아보아야 할 것 같군요."

"듣기로 이번 프로젝트에 한미일 3국의 수출입은행이 벌써 40%의 자금을 공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닌가 합니다."

"이건 완전히 손에 쥐어주는 떡인데 이 정도도 손에 넣지 못한데서야. 안 될 말이죠. 아무튼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상세한 사항은 서면으로 올려주시면 제가 곧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물러가려는 이 사장을 내가 제지를 하고 물었다.

"지난번 입찰에 성공한 호주의 바이롱 광산의 유연탄개발 광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기반공사를 조성해왔으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연 평균 750만 톤 규모는 생산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량 7050Kcal/kg 이상의 고품질 유연탄을, 최소 30년 이상은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다행이군요. 아무튼 수고 많이 하셨고요. 조만간 시간 내어 술자리 한 번 하시죠."

"차라도 한 잔 들고 가세요."

"네, 회장님!"

진즉에 나와 식어가는 커피를 마시며 나는 이 사장의 차도 한 잔 부탁했다. 이 사장이 커피를 들고 나가자 나는 김 비서실장을 불러 지시를 했다.

"해외정보팀에 마루베니가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화력발전소와 호주의 로이힐 프로젝트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하시고, 런던과 뉴욕의 금융 팀에도 최소 90억 달러 내외의 금융을 조달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세요."

"네, 회장님!"

그가 물러가자 나는 이 과장을 불러 홍성부 건설 사장을 불러오도록 했다.

잠시 후. 홍 사장이 실내로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갈까요?"

"네, 회장님!"

비로소 나는 회장실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차는?"

"조금 전 회의를 하느라고 한 잔 했습니다."

"그렀군요. 리비아 대수로 공사의 진행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우리와 컨소시엄을 형성한 대한통운과 모든 협의가 끝나 현재, 그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곳에 들어갈 콘크리트관은 현지에서 생산해야할 것 같아서, 시멘트와 철근에 대해 각각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웬만한 콘크리트 관으로는 그 수압을 견디기 어려울 것입니다. 고강도 관이 필요할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계십니까?"

"아니래도 세계 유수의 유관 업체에 기술료를 주더라도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고 필요한 기술 인력은 지금 신문지상에 대대적으로 공채 광고를 내고 있습니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하시겠습니까 만은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당연하신 염려이십니다."

"그래도 사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놓입니다. 조만간 술자리 한 번 하시지요?"

"감사합니다. 이제 주로 리비아에 살아야 할 텐데, 그곳은 회교국가라........."

"하하하..........!"

더 이상을 말을 않고 머리만 절레절레 흔드는 홍 사장의 태도 때문에 나는 대소를 금할 수 없었다. 웃음이 잔상이 남은 얼굴로 내가 홍 사장에게 은밀히 물었다.

"요새 국동건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세종의 복귀 후 계속해서 우리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물을 먹이자, 회사 전체가 비상사태입니다."

"흐흠.........! 이쯤하면 나에 대한 테러기도에 대한 보복은 어느 정도 된 것이 아닐까요?"

"감히.........! 절대 끝까지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 회사가 엎어질 때까지 아예 끝장을 볼 참입니다."

"허허, 참.........!"

나는 쓰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수정에 대한 세종의 접근 이래로 그가 현직에서 물러났을 때도, 항상 감시의 눈을 떼지 않았다. 그 결과 아우가 대권을 쥐었어도 결과가 신통치 못하자, 그가 다시 복직하는 사태를 맞았다.

그런데 이 작자가 회사가 아닌 나에 대한 직접적인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었다. 이에 나는 발 빠르게 대처하여, 경호원을 총 24명으로 증원 배치하는 등 빈틈을 안 보이자, 아직 그런 낌새는 없지만 언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나는 항상 긴장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당하고만 있을 내가 아니었다. 그가 입찰하는 공사마다, 내부 정보를 빼내어 계속해서 우리가 조금 더 낮은 가격을 써내거나, 다른 회사에 정보를 주어 그 회사가 그 공사를 수주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이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조금만 더 목줄을 조이면 부도가 날 수도 있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 그들이었다. 해서 내가 이쯤에서 용서를 해줄까 물으니, 오히려 홍 사장이 반대를 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세월은 가고 우리 그룹은 나날이 더욱 번창하고 있었다. 청주의 가전도 조만간 큰 결실을 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 작품 후기 진짜 자료조사로 시간 다 보내고, 점점 글의 진행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세 편씩 못 올리더라도 양해하시고, 오늘도 즐감하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도 넘치는 사랑을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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