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163화 (163/322)

< --제 2부끝없는 도전-- >

나는 다음날 바로 영국으로 날아갔다.

이는 런던지사 산하 특별금융 팀에게서 나의 관심 사항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행보였다. 우리 일행이 런던 지사에 도착하자 김판술 지사장은 물론 특별금융 팀장인 타이틀러(Titler) 씨 외에 팀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금융 팀장인 타이틀러 씨는 아맥스(Amex) 은행의 전무 출신으로 이 분야에 상당히 밝은 사람이었다.

내가 설도 제대로 못 세고 이곳에 온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작년 연말부터 우리는 거대 프로젝트 하나를 진행하고 있었다. 즉 호주의 유연탄 광 하나를 인수하기 위한 프로젝트로서, 이 프로젝트에는 세 개의 큰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즉 대정실업, 한전, 포철 등 한국 업체들끼리 호주 정부가 주관하는 바이롱 유연탄광산 개발 지분 100% 인수전에 띄어든 것이다. 발전용 유연탄을필요로 하는 한전, 제철용의 유연탄을 필요로 하는 포철이, 우리와 손잡고 매장량 4

억2천만 톤의 거대 프로젝트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우리가 이를 주관하는 주관사로서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50%의 지분을 갖게 되고, 한전과 포철은 각각 25%의 지분을 갖게 되어있었다. 물론 그 지분만큼의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이런 프로젝트의 경우 아무리 큰 회사라도 대부분이 100% 확신이 서지 않는 한, 대개의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에 의한 자금 조달을 한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라서 예상 소유자금 2억 달러를 나는 이 특별금융 팀에 조달하도록 했던 것이다.

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조달법이라는 것은 우리와 같이 목적이 분명한 프로젝트에 한해 여러 금융기관이 협조해서 자본을 융통해주는 것을 말한다. 한 금융기관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므로, 금융기관들도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여러 금융기관이 합작을 하게 되고, 평소 기업 금융보다는 비싼 이자를 받는다. 또 이를 조달받는 입장에서는 금리는 비록 조금 비싸지만 회사 전체가 아니라 이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된 별도 법인만이, 전적으로 이에 대한 금융 채무를 지므로, 위험이 또한 덜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대부분 큰 프로젝트는 이렇게 해서 자금을 공급받는 다고 보면 된다. 아무튼 나는 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이 궁금해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급거 이 금융 팀을 방문했던 것이다. 나는 이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자마자 곧 그 결과에 대해 물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다행히 아맥스 은행을 주관사로 하는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우리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다행이군요. 정말 수고들 많았습니다."

나는 새삼스럽게 타일틀러 씨를 비롯한 특별 금융팀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치하를 했다. 그리고 나는 곧 이들과 함께 그들의 노고를 치하해주는 의미에서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갔다. 나에게는 이런 특별 금융 팀이 두 곳에 존재해 있었다. 곧 세계의 금융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이곳 런던과 뉴욕이 그곳이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재벌들이 그렇듯이 금산분리법에 의해 제대로 된 은행을 소유할 수 없어, 나는 조달 방법의 하나로 이런 특수 팀을 꾸리고 있는 것이다.

식사를 끝낸 나는 곧장 히드로 공항으로 움직였다. 이미 런던 지사 팀에 의해 예매가 되었으므로 곧장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해서였다. 구름 속을 날며 나는 작년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11월 나는 북 예맨 마리브 광구에도 전격적으로 투자를 한 일이 있었다. 이는 대정실업의 100% 단독 출자로 그만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전생에서 대한민국이 1, 2차 오일쇼크로 인해 범세계적인 자원개발에 눈을 뜬 이래로 첫 대박을 터트린 성공사례였기에 내가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던 탓이었다. 전생에서는 선경이 주도를 해 올 이맘때쯤 예맨 당국과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를 알고 있던 나에 의해 선수를 빼앗겼으니 그들로서는 배가 좀 아플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입가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맺혔고, 그 미소는 얼마가지 않아 사라지고, 나는 곧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리가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9시간의 시차로 인해새벽 5시였다. 이 새벽에도 런던지사에서 연락을 취했던지, 임무 교대를 할 경호원 두 명과 함께 몇 몇 간부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나는 그들을 곧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 또한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내가 집에 도착하자 일층만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사무실에서 집에도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차 소리가 나자 미정이 뛰쳐나왔다.

"여보, 잘 다녀오셨어요?"

"그래. 집은 무고하고."

"네. 어서 들어가세요. 기온이 쌀쌀하네요."

"아이들은?"

"회사에서 연락 받고 준비 중이예요."

이제 내가 27살이요. 미정은 올해 26세로 아이를 둘 낳은 엄마답지 않게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나와 미정 사이에는 미정이 대학을 졸업을 하고 낳은 사내아이가 있으니, 올해 네 살로 이름은 강 중산(姜 中山)이었다.

돌림자를 안 따르고 내가 내 멋대로 지었으므로 아버지에게 혼나기는 했지만, 나는 한 번 지은 이름을 추호도 바꿀 의향은 없어 그대로 호적에 등재된 이름이기도 했다. 내가 집에 도착하자 벌써 10살이 되어 초등학교 3학년인 다정이가 내복 바람으로 뛰쳐나와 나를 맞았다.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그런데 다 큰 숙녀가 그게 뭐야, 내복 바람에."

"헤헹! 이해하세요. 아빠! 한복을 입다 말았거든요."

"그래? 그래도 뭐가 한 가지 빠진 게 있는 것 같은데?"

"알았어요."

다정이 얼른 내 볼에 뽀뽀를 하고 달아나듯 제방으로 갔다. 내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가니, 미정이 네 살짜리 아들 중산에게 한복을 입히고 있었다.

"아빠!"

나를 보자 달려들던 녀석이 하마터면 코방아를 찧을 뻔했다. 미정이 녀석의 대님을 매주고 있어서 그의 발목 부근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심해야지."

나는 녀석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빠, 선물?"

"뭐? 이놈 봐라. 인사도 제대로 않는 녀석이 선물부터 찾아?"

"엄마가 시켰어."

그러고 보니 바쁘게 다니느라 선물 하나 사오지 않았다.

"다음에."

"쳇, 그럴 줄 알았어."

"녀석이.........!"

나는 입이 댓발 나온 녀석의 볼을 부벼주고는 바닥에 내려놓았다.

"수정이네도 연락했어?"

"네. 당신 도착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했으니, 거기도 준비 다 끝내고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명희네는?"

"거기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 안 했어요. 당신이 직접 하지 그러세요."

"난 씻고 나올 테니까. 중산이 옷 입히고 당신이 직접 해."

"알았어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안 보이네."

"오늘까지 휴가 보냈어요. 오늘 오후에는 오시겠지요."

"알았어. 당신도 얼른 준비하고."

"네!"

이렇게 해서 준비를 마친 우리는 곧 수정이네 집으로 이동했다. 교대한 경호원 두 명이 각각의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출발하기 전 또 전화를 했으므로 수정은 아이들을 데리고 아예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정에게도 딸이 하나 더 출산되었는데, 중산이 보다는 한 해 빨리 태어나 다섯 살이었고, 이름은 강 효정(姜 孝貞)이었다.

"아빠!"

내가 도착하자 인형 같은 효정은 반가와 달려드는데 아홉 살 철산은 고개를 외면한 채 발만 땅바닥에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그래. 잘 있었어? 우리 딸!"

"네, 아빠! 뽀뽀, 뽀뽀!"

말과 함께 자진해서 뽀뽀를 하려 달려드는 귀여운 딸이었다.

"너는 이놈의 새끼 아빠를 보고도 인사도 안 해!"

나의 호통에 마지못해 꾸벅 인사를 하는 철산이었다.

"잘 다녀오셨어요?"

"아니 당신은 아이 교육을 시켰기에, 아이가 저래?"

"이런 적이 한 두 번이예요. 나는 아예 포기했어요."

"당신답지 않은 소릴 하고 있군. 앞으로 어미 말 안 들으면 너 철산이 매 맞을 줄 알아."

"네!"

대답은 하나 영 신통치가 않았다. 나는 벌로 철산이 놈 혼자만 다른 차에 태웠다. 이에 수정의 잔소리가 이어졌지만 나는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차는 곧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비록 오늘이 설 삼 일째지만 나는 성묘 겸해서 부모님을 뵈러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모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오히려 내려가고 있으므로 차는 뻥 뚫린 길을 빠르게 내쏘았다. 이윽고 우리가 청주에 도착하니 명희네 가족도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명희에게도 딸이 하나 태어났는데, 중산이 보다도 한 달 늦게 태어나 네 살이고, 이름은 인정(仁貞)으로 지었다.

"아빠, 안녕!"

내가 차에 내리자마자.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며 나를 환영하는 제일 어린 막내딸이었다.

"그래, 우리 공주! 뽀뽀!"

나의 말에 얼른 다가와 내 입술에 뽀뽀를 하는 인정 많은 인정이었다.

"오빠, 아침 식사는요?"

"아이고, 아직도 오빠냐? 딸이 저만치 큰데?"

"입에 밴 걸 어떻게 해요."

"고쳐야지. 또 시어머니 앞에서도 그 소리해라. 한 마디 듣게."

"알았어요. 오빠!"

"또!"

"헤헤헤........!"

미안한지 혀를 날름 내밀어보인 명희가 인정이를 안고 다른 차로 가려했다.

"당신은 내 차를 타고, 다 큰 놈들이 저 차로 가."

내 말에 큰딸 다정이 차안에서 내리며 투덜거렸다.

"아빠는 셋씩이나 되면서 엄마들만 챙기고, 우린 맨날 찬밥이야!"

"뭐! 저놈의 시키, 말하는 것 좀 봐."

"아니야, 그럼?"

"그럼, 네가 아빠 무릎에 앉아 갈래?"

"됐네요. 아빠 씨!"

혀를 날름 내밀어 보인 다정이 발을 쾅쾅 구루며 저 쪽 차로 가더니 또 한마디 했다.

"강 철산! 안으로 들어가!"

"누나는 왜 앞자리 내버려두고........."

"말이 많다. 강 철산! 안으로 안 들어가."

"저것들이 뭐가 될 라고 만나면 다투니.........."

내 투정에 이번에는 미정이 한마디 했다.

"다 인과응보죠, 뭐! 누가 자식을 많이 낳으래요?"

"뭐?"

"아니에요."

급 꼬랑지를 내리는 미정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다투기도 하며 지금 한창 고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이제 해외까지 영역이 넓어지니 글쓰기가 점점 힘들어 지네요.

오늘 꼬박 8시간 자료조사하고도 마음에 드는 정보가 없어 급히 글의 방향이 수정되었네요. 독자님들 중에 유익한 해외자원 정보 관련 글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참조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넋두리 하느라고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댁내 두루 평안하세요!"

감사하고요!

^^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감사하고요!

^^

감사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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