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정그룹-112화 (112/322)

< --전생과 와이프-- >

3일 후.

최 수빈은 퇴원을 했다. 그것도 늦은 저녁이었다.

요즘 나는 일찍 퇴근을 하고 있었다.

다정이가 하루 종일 엄마를 볼 수 없자, 엄마를 찾으며 찡찡거렸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빠라고 내 품안에 안겨 있으면 덜 보챘으므로, 며칠은 일찍 퇴근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도 내가 일찍 퇴근을 해 다정이와 놀고 있는데, 두 여자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아직 수빈의 방을 구하지 않았으므로 몸이 완쾌될 때까지는 우리 집에 있어야 했다. 나는 아무 말도 않고 그들을 맞았다. 아니 예의상으로라도 수빈의 상태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몸은 어떻습니까?"

"많이 나았어요."

"다행이네요."

더 이상 우리의 대화는 없었다. 이때 다정이는 엄마를 부르더니 쫓아가 제 엄마 품에 매달렸다. 미정이 쪼그려 앉으며 다정이를 붙들고 물었다.

"우리 다정이 잘 놀았어?"

"응!"

"엄마 안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져."

"얼마만큼?"

"이 만큼.........!"

두 손으로 크게 원을 그려보는 다정이였다.

"다정아, 일단 아줌마 방안에 들이고."

수빈을 방으로 들일 목적으로 그녀를 찾았으나, 그녀는 혼자 이미 방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내가 미정에게 물었다.

"저녁은?"

"아직요."

"저녁이 다 되었을 텐데?"

둘러보니 아주머니가 안 보이셨다. 그때 아주머니가 이층 계단을 타고 내려오셨다. 손에는 걷어온 빨래가 한 가득이었다.

"저녁 다 되었지요?"

"네, 사장님!"

우리가 대화를 주고받는데 미정이 말했다.

"그보다도, 나 먼저 씻고 나올게요. 며칠을 못 씻었더니, 꿉꿉해요."

"이따 씻어도 되잖아. 먹을 때 다 같이 먹어야지."

"엄마!"

다정이까지 매달리자 미정은 어쩔 수 없이 다정이를 안고 식탁으로 향했다.

"같이 불러 식사해야 되는 것 아냐?"

"참, 내 정신 좀 봐."

미정이 다시 수빈이 거처하고 있는 방으로 갔다. 잠시 후 미정이 수빈을 부축하고 나왔다. 다정은 엄마 손을 붙들고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이제 능숙하게 잘 걷는 다정이었다. 제 엄마가 사다 준 꽃신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이후 우리는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 미정이 다시 씻으려 했으나, 다정이가 놓아주지를 않아 불가능했다. 이렇게 한 시간을 놀아주고 달래자, 그제야 다정은 제 엄마 품에서 떨어져, 아줌마 품에 안겨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미정이 샤워를 하러 안방으로 향했다. 무의미하게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나도 미정을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제일 먼저 문부터 잠궜다.

"초저녁부터 문은 왜 걸어 잠궈요?"

욕실로 향하며 미정이 물었다.

"잠깐 이리 와봐. 할 말이 있어."

"뭔데요?"

미정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내게 다가왔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키스를 했다. 그녀도 적극적으로 응했다.

입술을 뗀 내가 그녀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며칠을 굶었더니, 죽겠다."

"나도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는 미정이었다.

"정말?"

내가 똑바로 바라보며 묻자, 미정이 고개를 떨어뜨리며 대답했다.

"부끄럽게 왜 그래요?"

나는 그런 미정이 귀여워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침대 위로 끌어올렸다.

그녀가 내 귀에다 대고 달뜬 호흡으로 말했다.

"여보, 나 얼른 씻고 올게요."

"그냥 하자. 안 씻으면 어때?"

"안 돼요. 더러워요."

내 품을 벗어나려 바동거리는 미정이었다. 나는 그런 미정을 침대 위로 던졌다.

"여보, 왜 이래."

"한 번 하고 씻어."

"아, 안돼요."

앙탈하는 미정이었지만 내 완력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어느새 원피스가 벗겨진 미정은 브래지어에 속치마 차림이었다. 나는 그녀의 귓바퀴를 애무하며 그녀의 속치마마저 벗겨 내렸다. 그리고 나는 얼른 시선을 돌려 그녀의 하체를 바라보았다.

정말 입기는 입었다. 내가 사다 준 줄 팬티를.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미정이 사방으로 눈을 돌려 홋이불을 찾았다. 그러나 홋이불은 없었다. 이를 대비한 나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옷장에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시선을 느끼고 얼른 다리를 오므리는 미정이었다.

"우와! 입긴 입었네."

"창피하게. 그럼 냄새나는데 어떻게 안 갈아입어요."

"멋지다. 어디 뒷모습도 좀 보자."

"이 이가........."

나는 반강제로 미정을 뒤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걸레질 하는 폼을 취하게 했다.

"우와! 멋지다!"

역시 아기를 낳아 풍만해진 엉덩이 덕분에 섹시했다.

"역시 멋져!"

내가 미정의 엉덩이를 소리가 나도록 찰싹 때리며 말했다.

"아! 아파요."

나는 그런 미정을 향해 대쉬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 위에 올라 입술을 찾았다.

"여보, 불부터 끄고 오세요."

"달아나려고?"

"절대 그런 일 없어요."

"알았어."

나는 미정을 감시하며 뒷걸음으로 걸어가 방문 입구에 붙은 스위치를 끄고 왔다. 정말 미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우선 그녀의 브래지어를 벗겼다. 그리고 가슴을 빨았다. 그러나 나는 바로 입술을 떼었다.

"여보, 왜 그래요?"

확실히 시대가 뒤떨어지다보니 가슴에서 브래지어 안에 내장된 고무패드 냄새가 지독하게 났다. 미정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토가 나올 뻔했다.

"아 아무 것도 아니야."

내 말에 분위기가 깨질 것 같아 나는 가슴을 피해 팬티를 벗겨 내렸다. 반항은 아직도 않았지만 협조도 하지 않았다. 끝에 내가 살짝 엉덩이를 때리자 살짝 엉덩이를 들어준 정도였다.

나는 아무런 말없이 그녀의 샅에 얼굴을 묻었다. 이 역시 지독한 냄새가 났다. 오징어 냄새라 할까, 젓갈 썩는 냄새라 할까. 아무튼 처음에는 좀 역겨웠지만, 참고 계속 애무를 행하자 오히려 그 냄새가 나를 더욱 흥분시키는 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그녀의 비부를 애무했고, 미정의 신음이 고조되자 나는 바로 그녀의 상체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녀가 기쁨의 탄성과 함께, 푸들푸들 떨며 나를 꼭 끌어안았다.

며칠이 지난 토요일 오후였다. 나는 이날 신문에 낸 광고에 의해 면접을 실시했다. 장장 세 시간에 걸친 면접 끝에 나는 방화문 공장에 근무할 경력 및 신입사원으로 16명을 공채했다. 그리고 하이새시 파트 근무자도 16명을 뽑았다. 이제 철물일도 많이 생겨 애초 철물단종 쪽으로 뽑은 인원을 방화문제작에 계속 투입할 수 없어 뽑은 것이었다. 또 하이새시는 대리점을 내고 물건만 들여놨지, 이 분야의 기술자들을 뽑지 않아, 아예 제작, 설치, 판매 등 각 분야 골고루 망라해 16명을 뽑았던 것이다.

여기에는 청주에 근무할 사람도 6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 하이새시 접합용 기계 및 절단시설도 공장 내부에 갖추었다. 또 스텐 파트와 철판 류를 판매할 직원도 각각 2명씩 4명을 채용했다. 이 외에 내가 가장 중시하던 한 명의 사무직원도 채용했다. 관리부장(管理部長)이라는 타이틀을 준, 서 인석(徐 忍奭)이라는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 서 인석 씨의 경력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전직 상공부 내 특허국에서 통산하여 5년 이상 심판(審判) 및 심사사무에 종사해 변리사(Patent agent, 辨理士)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재무부 세제국 사무관, 주일본대사관 재무관, 주미대사관 재무관 등 2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금년에 정년퇴직한 사람이었다. 비록 나이가 금년 56세로 좀 많았지만, 우리와 같이 아직은 결코 크다 할 수 없는 회사에서 모실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나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왜 이 사람이 우리와 같은 신생 업체에 몸담을 생각을 했을까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면접에서 그 사유를 물었다.

"어떻게 저희 같은 신설 업체에 근무할 생각을 다 하셨습니까?"

서 인석 씨가 대답했다.

"나는 평생을 청렴결백하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나라고 관 주변에서 기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겠습니까마는, 이는 늘그막하게 내 명예에 먹칠을 하게 되는 일입니다. 해서 전직의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를 찾다보니, 우연히 광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사람에게 일단 관리부장이라는 직함을 주었지만, 곧 우리 회사가 주식회사로 전환하면 이사(理事) 자리를 약속했다. 겸양했지만, 아주 싫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이 외에도 나는 이 사람을 모시기 위해, 우리 회사를 PR하는 것도 결코 잊지 않았다.

'우리 회사가 비록 신생 회사지만, 방화문이나 난간 분야에서는 특허 출원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세계 최초로 걸어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워크맨이라는 미니 카세트도 개발을 완료했는데, 이 또한 한국은 물론 선진 각국에 특허 출원을 해, 이의 기술을 보호받아야 합니다.

""이 제품 하나로 세계가 우리나라의 전자기술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니, 이 얼마나 보람차고 값진 일입니까. 또 우리 회사가 아직 신생회사이다 보니 재무, 세무, 회계 여러 분야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비록 작지만 나날이 세계로 도약할 저희 회사에 몸담으셔서, 그 깊은 경륜을 펼쳐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조아리기까지 하는 나의 청에, 기꺼이 서 인석 씨가 응하는 바람에, 이제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이 외에도 나는 이날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룩했으니, 동양정밀의 장 영조(張 營造) 금형과장을 내밀히 스카웃 한 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면접 후, 미리 약속된 장영조 씨가 우리 회사를 방문했다. 물론 여 선배의 사전 초청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와 나는 편하게 여 선배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전혀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지는 모르고 온 사람이었기에, 나는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그의 고향부터 물었다. 그와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함이었다.

"고향이 어디십니까?"

"충북 보은입니다."

"아, 나랑 동향 사람이네요. 저는 충북 괴산이 고향입니다."

"그래요? 반갑습니다. 객지에서 한 고향 사람을 만나다니. 내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고향 사람을 보기는 무척 힘듭디다. 내 나이가 벌써 금년에 마흔 여덟이오."

정말 기분 좋아하며 스스럼없이 자신의 나이까지 밝히는 장 과장이었다.

"실례지만 연세에 비해 진급이 늦었습니다."

"하하하.........! 내 그 말 나올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말한 그의 표정은 쓴 웃음에서 이내 달관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내 한마디로 말하리라. 내 학력이 중졸이오. 그러다보니 내 부하였던 놈들이 종내는 다 치고 올라갔지요. 결국 회사에서는 내 기술이 아까워 내치지는 못하고, 만년과장으로 오늘날 까지 이러고 있소."

"전혀 사람을 예우할 지도 모르는 못된 놈들이군요."

나 또한 과장되게 격분한 얼굴로 그와 공감대를 이루며 말했다.

"제가 과장님께 감사할 일이 있어, 여 선배보고 청하라고 했습니다."

금시초문인 듯 의안한 얼굴로 여 선배를 돌아보는 장 과장이었다.

"이것입니다."

나는 여 선배의 책상 위에 놓여있던 이미 개발 완료된 미니카세트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일어나 이모저모 살펴보며 묻는 장 과장이었다.

"잠정적으로 워크맨이라 이름붙인 미니카세트입니다. 이만한 크기로는 세계 최초의 발명품입니다."

"그래요?"

'세계 최초'라는 말에 눈을 휘둥그렇게 뜨는 장 과장이었다. 그리고 더 자세히 뜯어보는 장 과장을 향해 내가 계속해서 말했다.

"과장님의 도움이 없었으면 결코 이 세계 최초의 물건이, 이 세상에 등장하지 못 했을 것입니다. 과장님이 부디 우리 회사로 오셔서, 이 제품에 대해 양산 체제를 갖추어 주십시오. 그로써 세계를 한 번 제패해 보게요."

"흐흠.........!"

나의 제안에 갑자기 심각한 안색으로 깊은 생각에 잠기는 장 과장이었다. 나는 그의 생각에 아랑곳없이 내가 생각했던 바를 읊어나갔다.

"과장님이 만약 저희 회사로 오신다면 직급은 차장에, 연봉은 그 회사에서 받던 것보다 무조건 1.2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왕이면 함께 하셔서 과장님의 이름을 전 세계에 떨칠 수 있도록 해주시죠."

나의 청원에 돌연 장 과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외쳤다.

"좋습니다! 우리 함께 해봅시다! 이 장 영조, 열과 성을 다해 꼭 세계적인 작품 하나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과장님! 아니 차장님!"

"하하하........!"

그는 내가 새삼 내민 손을 힘차게 잡으며 통쾌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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