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의 셋째 계단-- >
나는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을 뽑아놓고 놀릴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가나실업의 조 동호 부장에게 일본으로부터의 샤링기 및 절곡기 수입을 의뢰했다. 아예 하는 길에 유압프레스도 한 대 같이 도입을 의뢰했다. 키 홀과 힌지 홀의 펀칭용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대형 철판을 절단할 수 있는 기계와 이를 접을 수 있는 기계가 없었다. 심지어 제대로 된 용접기도 없어 이를 찾아내 구매하는데 애를 먹을 정도였다. 이어 나는 수소문 끝에 동양정밀이라는 곳에 방화문의 키 홀을 따낼 수 있는 프레스 금형과, 힌지 구멍을 뚫을 수 있는 금형을 각각 1벌씩 주문했다. 차제에 아예 방화문 제작 공장을 하나 차리려는 것이다. 그리고 조립식 건설 팀이 철수하기 전에 방화문 제작 공장도 하나 더 세워달라고 청했다. 다른 현장으로 이동해야 된다고 마뜩 지 않게 말을 하기에 돈 몇 푼을 집어주고 달랬다. 이어 나는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도장(塗裝)집은 전부 돌아다니며 실태를 조사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을 마음속으로 점 찍어놓고, 도장설비 업체
의 순례를 마쳤다. 이러는 동안 일본에서 수입하기로 한 알미늄 바가 인천항에 도착해 찾아다 서울 공장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 가나실업에 물어보니 반사유리도 사흘 후면 도착한다기에 나는 아예 함께 시공할 예정으로, 바만 청주로 이동시켰다. 이는 내가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무도 시공할 수 없어서, 천상 시간을 내어 기술 지도를 해주어야할 판이었다. 그러니 어쩌겠나. 비록 이래저래 바쁜 몸이지만 시간을 내야지. 나는 이 제작과 시공 일을 이번 주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로 잠정 결정하고 있었다. 이때쯤이면 반사유리도 도착해 시간 로스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계획을 잡은 것이다. 아무튼 그동안 관리과장이 밥값을 하려는지,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한 트럭들의 운전기사도 수배해 배치하고, 본격적으로 알루미늄 바가 들어오기 시작하자, 야간 경비도 두 명 뽑아 배치를 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내가 계획한 커튼 월을 제작과 시공하기 하기로 한 토요일이 돌아왔다. 나는 서울 새시 팀에게 미리 고지한대로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도 특근을 명하고 전원 청주로 오전 8시까지 집합하도록 했다.
이때만 해도 사업가의 천국이었다. 노조가 있나, 그저 열악한 노동조건과 값싼 임금을 얼마든지 착취할 수 있는 시대였다. 그렇지만 나는 청주공장 직원들에게 천명한 대로 OPEN경영을 벌써부터 도입하고 있었다. 수시 보너스 제도가 그것이고, 연말 성과급이 그 제도의 일환이었다. 물론 1년이 넘으면 당연히 퇴직금도 지급할 것이다. 회사의 발전이 조금은 더디더라도 나는 나와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절대 버리지 않고, 한 식구가 되어 끌고 가고 싶은 것이 내 염원이었다.
나는 모처럼 청주에 가고 싶다는 미정이를 태워 이날 아침 5시 30분에 서울 집을 출발했다. 당연히 덤으로 다정이도 제 어미 품속에 잠들어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유심히 내가 운전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미정에게 눈길을 주며 내가 물었다.
"이제 운전도 어느 정도 배우지 않았어?"
"아직요. 기어가 뭔지, 클러치가 뭔지도 전혀 모르던 사람이 배울 라니 어렵네요."
"당연해. 너무 초조하게 생각 말고 천천히 배우도록 해."
"고마워요, 여보. 당신은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 이예요. 어느 때는 성질이 불같다가도, 어느 때는 이렇게 배려심이 깊으니........"
"그래서 불만이야, 뭐야?"
"호호호........! 불만 이예요."
"뭐야? 뭐가?"
"섹스가 요."
"뭐? 내가 가장 자신하는 종목이 부실하다면 이 강 대정, 이 세상 살 가치도 없는데 이거. 심각한 문제네."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절했다 깨어나니 이제 제 체력이 버텨내지를 못 하겠어요."
"그럼, 운동을 해야지."
"그게 잘 안 되네요."
"해! 시간 내서."
"알았어요.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줄넘기와 팔 굽혀펴기라도 먼저 시작해야겠어요."
"나도 당신한테 불만이 있어."
"네? 뭔데요?"
미정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오늘 같이 당신이 청주에 내려가면 명희가 달가워하겠어? 나와의 오붓한 시간을 빼앗기는데."
"에힝........! 그건 미처 생각 못했네요. 앞으로는 안 따라........."
"됐고. 그러지 말고 우리 한 침대에서 명희 데려오던 날처럼 같이 자자."
"그건 절대 못해요. 짐승도 아니고........."
"마누라 둘씩 거느릴 때는 그게 로망인데........"
"뭐예욧!"
기어코 미정이 손톱을 세우게 하는 나의 말이었다.
내가 속도를 내려면 미정이가 무섭다하며 잔소리를 쏟아 붓는 바람에 두 시간이 걸려 청주 공장에 도착했다. 곧 7시30분 이었다. 이른 아침에 차 소리가 나자, 이층에서 이를 내려다보던 명희가 쫓아내려오기 시작했고, 마 부장들 이하 직원들도 일제히 사무실에서 나와 나를 맞았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오빠!"
나는 넉넉한 웃음을 머금고 그들의 인사를 받았다.
"잘들 지내셨죠?"
"네, 사장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네!"
"오빠!"
달려오며 나를 부르는 명희였다.
"그러다 넘어진다."
나의 말에도 세차게 달려와 내 품에 안기는 명희였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따뜻한 미소를 머금는 미정이었다.
쪽!
나는 직원들이 보는 앞이라 명희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
"차 좀 타와!"
"쳇! 남은 반가워서 미친 듯이 달려 내려왔는데, 차 심부름이나 시키고.........."
"알았다, 알았어. 내 새끼! 다음에는 내 안 시키지."
이때는 직원들이 모두 사무실로 들어갔으므로 나는 그녀의 실한 엉덩이를 두드려주었다. 나는 미정이를 이층으로 올려 보내고 사무실로 들어가 아침 조회를 주재했다. 내가 막 이야기를 시작하려는데 생각도 못한 두 사람이 들이 닥쳤다. 철물의 최재의 차장과 새시의 주 성재 과장이었다.
"아니, 최 차장님이 어쩐 일이십니까. 주 과장이야 그렇다쳐도 철물은 부른 일이 없는데요."
"그래도 서울에서는 최 고위직인데, 와봐야죠. 그리고 새시 부분에도 관심이 많고요."
이 최 차장이야말로 만능기술자였다. 철물 분야는 당연하고, 새시, 유리, 최근에야 판매가 되기 시작하는 하이새시 부분까지, 전천후 기술자였던 까닭에 내가 제일 위선에 배치한 인물이었다. 아무튼 나는 반가움에 두 사람을 여분의 자리로 안내해 조회에 참석하도록 했다.
"새시야 일거리가 많으니 그렇다 쳐도, 철물부분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지난번에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질 않습니까? 우리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한 율량동의 5층 상가 건물 요."
"네, 그랬지요."
"글쎄, 그것이 엉뚱한 놈들에게 빼앗겼습니다. 영진건설이라고 청주에서는 제법 잘 나가는 업체인데, 알고 보니 가격을 많이 후려쳐서 수주를 했더군요. 그러고는 미안했던지 우리보고 새시와 철물 부분의 공사는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요?"
"가만히 있어보자........."
중얼거리듯이 말한 나는 급히 품에서 수첩을 꺼내 뒤적였다. 분명히 쓰여 있었다. 황수정의 괴발새발의 글씨로.
영진건설, 황국태라는 이름 옆으로, 회사 전화번호가. 나는 묘하게 얽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에 잠겨 있는데 마 부장이 다시 물었다.
"어찌 할까요?"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대폭 가격을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공사는 꼭 따내세요."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이번 기회를 기회로 삼아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 회사의 철물과 새시 부분의 하청을 따 낼 생각 이예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새시 부분은 앞으로 주공 건은 전부 서울 팀에게 넘겨주고, 청주 팀은 대우개발 것을 전담처리 하도록 하세요."
"네, 사장님!"
"유리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대리점을 개설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조그만 공업사들 만이 절단 바와 함께 구매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곧 유리 부분도 번창을 할 테니, 너무 조바심 내지 마세요."
"네, 사장님!"
이때 명희가 차를 내오더니 놀란 음성으로 말했다.
"어머, 두 사람이 늘었네."
이때 아무 것도 모르는 서울 팀의 최 차장이 말했다.
"경리 아가씨입니까? 되게 예쁘네요."
"하하하..........!"
장내에 일순 청주 팀의 폭소가 터지고, 영문을 모르는 최 차장과 주 과장만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그 이유를 찾고자 했다.
"안녕하세요? 두 분 처음 뵙겠네요."
명희가 살짝 얼굴을 붉힌 채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사장님의 두 번째 사모님이십니다. 앞으로 실례가 없도록 하세요."
마 부장의 점잖은 말에 두 사람이 일순 당황을 넘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요새도 마누라 둘씩 데리고 사는 사람이 있나 싶은가 보다. 게다가 사장이라는 작자의 나이를 감안하면,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모양이었다. 그러나 얼른 표정을 수습하고 고개를 숙이는 최 차장과 주 과장이었다.
"실례 했습니다. 사모님!"
"아니 예요. 괜찮아요."
얼굴을 붉히며 인사를 받고는 얼른 달아나듯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명희였다.
차를 마시고 서로 처음 보는 서울 팀과 청주 팀 간의 인사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8시가 다 되어, 전 직원들이 각자의 작업장으로 가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새시 팀만은 조립 실에 전부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곧 그곳으로 가 전 직원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이미 절단 치수대로 재단되어 있는 바들을 하나하나 조립해 나가기 시작했다. 서로 자세히 보려고 밀치고 떠미는 가운데, 가장 기술을 요하는 프로젝트 문짝의 조립 시간이 되었다.
"주목하세요. 이번 조립하는 프로젝트 문짝이 이번 커튼 월 공사의 핵심입니다. 그러니 잘 지켜보았다가 다음에는 여러분들이 직접 시공을 하셔야 됩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곧 조립에 착수했다. 먼저 나의 조수 역이 된 두 사람 곧 마 부장과 최 차장에게 나는 모헤아를 맞는 부위에 끼우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문짝을 맞대었을 때 직각이 되도록 창틀과 문짝 두 부분의 바를 45도로 각을 치도록 했다.
곧 최 차장에 의해 45로 바가 절단되었다. 나는 이 둘을 가지고 우선 창틀부터 조립하기 시작했다. 먼저 좀 더 일반 바보다는 훨씬 두꺼운 알루미늄 부속물을 내부에 끼워 빈틈없이 직각이 되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전동 드릴로 구멍을 뚫어 리벳으로 고정을 시켰다. 나는 같은 방법으로 내부 문짝도 조립하고 손잡이와 밀고 당길 때의 주요 역할을 하는 부속물 또한 부착해, 이를 서로 결합시키니 완전한 한 틀의 문짝이 탄생했다.
"지금부터는 마 부장부터 차례로 한 틀씩 조립을 해보세요. 아시다시피 일본에서 수입한 바에다 코팅도 일반 코팅이 아닌 불소코팅까지 한 바이니, 버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다음 단계를 모르겠거든, 그 상태에서 일단 멈추고 내게 질문을 하세요. 그럼, 시작하세요."
나는 이렇게 한 틀, 한 틀을 말단 주임들까지 실습을 시키며 문짝을 완성시켜나갔다. 그리고 나는 도면에 따라 바의 연결지점에 알루미늄 부속물을 달아 서로 결합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차례로 차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제작을 해 나갔다. 이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려 이날 하루는 조립으로 시간을 다 보내야 했다. 이때 문짝은 이미 기술을 배운 사람들에 의해 모두 완성된 상태였다. 이제 초봄이라 아직 겨울옷
을 걸친 나는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내가 일을 끝내자 전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나의 노고를 기리는 것은 물론, 내 기술력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사장님, 실례지만 나이도 어린 분이 언제 이런 기술을 습득했는지......."
최 차장의 의문에 내가 대답했다.
"저라고 타고 나면서 이 기술을 배웠겠습니까? 이 도면을 받고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꼬박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물입니다."
"저희들은 그렇게 해도 안 될 것 같은 데요?"
주 과장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이것이 여러분과 나와의 결정적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다, 하다 안 되면 말지만, 제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여러 분이 이 일을 포기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내가 못하면 위의 차장이 하겠지, 뭐. 내가 못하면 위의 부장이 하겠지, 뭐. 부장은 정 못하겠으면 최후의 순간, 이 일이 내 일이야? 아니면 사장이 어떻게 조처하겠지 뭐."
"그런데 애석하게도 저는 남에게 미룰 사람이 없습니다. 죽이 되었든 밥이 되었든 어떻게 하든 내 손에 의해서 이 일이 해결이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은 아무도 저를 도
와 줄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이게 여러분과 나와의 결정적인 차이 점입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갔고 해보십시오. 왜 못합니까? 왜 해결이 안 됩니까? 다 됩니다. 내가 최후의 해결사 아니 종결자라고 생각을 하고 매사에 임하십시오. 그래야만 내가 발전을 하고 회사도 발전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네!"
일제히 대답하는 내 부하들의 대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우렁찼다. ============================ 작품 후기 ============================오늘도 제 글에 변함없는 사랑을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게다가 짐작지도 못한 금액을 주셔서, 제가 글 쓴 이래로 처음으로 쿠폰 랭킹에 10위 권 안에 드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너무 너무 감사하고요!
^^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요!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