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173화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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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내 이름 석 자의 위력이 이정도일 줄이야.

    솔직히 겁부터 났다. 아무리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는 하나 아직 난 많은 사람의 관심이 버거웠다. 그걸 알기에 삼촌이 난리를 쳤지만,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 의욕은 고소장보다 더 강했다.

    "하아……."

    오늘도 어김없이 문밖에서 삼촌네 로펌 직원과 기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고갔다. 얼마나 목청이 큰지 거실이 울릴 정도였다. 벌써 이틀이나 집밖으로 못나가고 있기에 미야프라도 소환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미야프에게 못난 모습을 보이긴 싫어서 참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숙모가 밥만 해서 먹으라고 반찬을 한 차 실어 보내서 굶어 죽을 일은 없었다. 오늘도 어제 지어 놓고 남은 밥을 밥솥에서 떠서 숙모가 보낸 준 반찬과 함께 대충 끼니를 해결하고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여전히 내 이름과 얼굴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진짜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한탄이 절로 나왔다. 이제 대한민국 안에서 내 이름과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아니,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었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유명해진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이 바로 나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명심이 있겠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었다. 갑작스런 유명세에 점점 눈 밑이 거무튀튀해졌다.

    결국 시끄러운 소음에 고개를 저은 나는 주머니에서 귀마개를 꺼내서 귀에 끼웠다.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무섭게 나는 두 눈을 감고 결투장에 접속했다. 유일한 위안거리가 바로 결투였으니까.

    물론 매칭은 잘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나는 결투장 매칭을 돌리고 경매와 매매창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내 이목을 끄는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걸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 계속 둘러보았다.

    결국 아무런 소득도 없이 눈을 막 뜨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폰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뭔가 싶어 화면을 확인해 보니 메시지 하나가 와 있었다.

    [사다리 좀 가져와! 이쪽으로!]

    "갑자기 뭔 소리야?"

    뜬금없는 나 원장의 문자에 고개를 갸웃하기 무섭게 한 장의 사진이 더 날아왔다.

    순간 입이 벌어지며 어이없는 헛웃음이 터졌다.

    나 원장이 보낸 사진은 단단한 벽이었다. 우리 집과 바로 붙어 있는 옆집에서 찍은.

    이 여자. 진짜 대단하네.

    놀람은 놀람이었다.

    나는 얼른 창고에서 사다리 하나를 꺼내 옆집과 붙어 있는 벽에 놓았다.

    누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

    쿵!

    나 원장은 누가 보면 에베레스트라도 등반하는 사람 같았다. 그녀에게 넘겨받은 커다란 배낭을 거실 한켠에 놓자 둔탁한 소리가 터졌다. 그만큼 묵직한 게 뭐가 들었는지 궁금했다.

    다행히 내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나 원장은 자기 몸집만한 배낭에 달라붙었고, 그녀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며 배낭이 빠르게 홀쭉해졌다.

    술, 술, 그리고 술.

    한 발짝 뒤로 물러서 나 원장이 배낭에서 물건을 꺼내는 걸 지켜보던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물었다.

    "나 쌤. 그동안 중독됐어? 무슨 오징어 하나 없네."

    "집에 안주 없어?"

    "없지. 이틀 동안 꼼짝을 못했는데."

    나 원장이 내 한탄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배낭 안으로 팔을 쑥 집어 넣었다. 어깨까지 밀어 넣었던 그녀가 다시 손을 꺼냈을 때 그녀의 손에는 큼지막한 생닭이 들려 있었다.

    제법 묵직해 보이는 생닭의 등장에 눈을 동그랗게 뜬 나는 슬쩍 나 원장의 옆에 앉으며 닭을 받아 주었다.

    "이게 뭐야?"

    "그새 눈 나빠진 거야? 닭이잖아, 닭!"

    "아니. 닭은 알지. 근데 이걸 왜 가져온 건데? 그냥 치킨이나 한 마리 사오지."

    "어머, 얘 좀 봐? 소주에 무슨 치킨이야?"

    ……어쩐지 소주만 보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스 하나를 찾아 가지고 왔다. 이내 박스 안에 찰랑거리는 소주병을 담으며 물었다.

    "기껏 한다는 게 남의 담벼락을 넘어와서 술판 벌이는 거야?"

    "그럼 가? 나 간다? 진짜 간다?"

    내 퉁명한 말에 나 원장이 장난을 쳤다. 현관문을 잡고 종알거리면서 웃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편안함이 느껴졌다.

    나는 나 원장의 장난을 받아주며 손을 흔들었다.

    "사다리 치웠는데? 지금 문밖으로 나가면 나 쌤 나한테 시집와야 할 걸?"

    "……하여튼 한 마디도 안 져요. 나쁜 놈. 닭이나 물에 담가 놔. 그래도 한 번 씻어야지."

    "뭐하게?"

    "뭐하긴. 소주엔 얼큰한 게 최고지. 매콤한 찜닭 해줄 게. 기다려 봐봐."

    나는 나 원장이 시킨 대로 주방으로 향하며 물었고, 나 원장은 아직 덜 끝난 배낭 정리를 마저 하며 답했다.

    알콩 달콩.

    왠지 모르게 들뜬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직접 요리를 하겠다며 앞치마를 둘러 맨 나 원장 때문인 것 같았다. 그녀가 싱크대를 차지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요리하는 뒷모습이 좀…….

    쾅쾅! 쾅쾅쾅!

    "어? 토종닭이라 그런가? 이게 꽤 질기네."

    "할 줄 아는 거 맞아? 평생 칼 한 번 안 잡아 본 것 같은데?"

    서툴러 보였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니, 그보다는 좀 괴기스러웠다. 커다란 식칼로 무자비하게 닭을 난도질하는 건.

    나는 더 이상 지켜보다가는 엄한 생닭이 가루가 될 것 같다는 위화감이 들었다. 얼른 나 원장의 옆으로 걸어갔고, 이내 그녀의 칼을 뺏었다. 그리곤 그녀 대신 닭을 해체해 주었다.

    물론 한 마디 하는 걸 빼먹지는 않았다.

    "여기 보이지? 이렇게 힘줄을 잘라야 돼. 여기 자르고, 여기 자르고. 그리고 딱. 요렇게."

    "……너 쫌 한다? 요리 좀 해 봤어?"

    "요리는 무슨. 그냥 숙모가 하는 거 어깨 너머로 봤지. 은근히 숙모가 손이 커서 혼자 다 하려고 하거든."

    "손이 큰 건 많이 한다는 말 아냐?"

    "많이도 해. 우리 숙모가 김밥으로 만든 피라미드가 몇 갠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사이 나는 닭 해체를 끝냈다. 이미 난도질 될 대로 된 상태였는데다가, 나도 썩 좋은 솜씨가 아니다보니 결과물은 그냥 그랬다. 그래도 나 원장은 좋다고 냄비에다가 조각난 닭을 담고 불을 켰다.

    이거 좀 불안한데…….

    자꾸 불안감이 증폭됐다. 그 불안감은 나 원장이 생닭에 고추장을 그대로 묻히려고 할 때 정점에 달했다. 기겁한 나는 얼른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식자재 파괴자로 전직하려는 그녀를 말렸다.

    "나 쌤. 그냥 내가 할게."

    "응? 왜! 나 잘한다니까? 내가 찜닭하나는 끝내주게 해! 진짜야!"

    "진짜 같은 소리 하네. 한 번 먼저 끓여야 돼. 그래야 불순물도 나오고 익지."

    "……나쁜 놈."

    하여튼 불리하면 무조건 나쁜 놈이라 하는 나 원장이었다.

    다행히 나 원장도 요목조목 따지는 내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못하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굳이 나 원장의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까진 없었기에 나는 한 번 끓인 닭을 헹구어 다시 냄비에 답은 뒤에 뒤로 물러섰다.

    "자, 이제 나 쌤이 해."

    "잘 봐! 내가 진짜 맛있게 해줄 테니까."

    "어."

    제발. 제발요.

    뒷말을 차마 내뱉지 못한 나는 슬쩍 뒤로 물러나 나 원장이 하는 걸 흘끔거렸다. 여전히 불안했기에 어디 앉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양념하여 끓이기만 하면 됐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래도 간은 잘 보네.

    안심한 나는 접시를 꺼내 숙모표 반찬을 담아 식탁에 놓았다. 그러고 보니 밥도 좀 부족할 것 같아 식은 밥을 퍼내고 새로 했다. 그 사이 나 원장은 찜닭 양념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었다.

    근데 이거 오늘 안에 먹을 수 있으려나?

    처음에는 밥 먹은 지 얼마 안돼서 먹겠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냥 오늘 안에 완성이 안 될 것 같아 걱정이었다.

    준비를 끝내고 여유가 생긴 나는 슬쩍 나 원장의 옆에 서며 물었다.

    "근데 나 쌤. 채소는 안 넣어?"

    "응? 채소는 나중에 넣는 거 아냐? 너무 일찍 넣으면 푹 익잖아?"

    "……안 익은 것보다는 나을 거 같은데."

    다행히 나 원장은 옹고집이 아니었다. 고집이 있기는 했지만 선을 넘지 않았다. 물론 채소를 다듬는 건 내 몫이었다. 칼질이 서투른 그녀에게 채소를 썰게 놔두는 건 물가에 애를 놔두는 것 같았으니까.

    꽤 오래 끓은 닭이 다 이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좀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필요한 재료가 냄비에 다 들어가니 괜찮은 모습이 나왔다. 게다가 매콤한 고춧가루와 짭조름한 간장의 향기가 은근히 식욕을 끓어 올렸다.

    "맛있겠는데?"

    "그치? 그치? 조금만 기다려. 내가 진짜 맛있게 해서 줄게!"

    어, 그래.

    그냥 아무 말 안했다. 그러기에는 나 원장이 너무 뿌듯한 얼굴이었다. 피식 웃으며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나 원장이 냄비채로 들고 와 식탁 중앙에 놓았다. 안에 있는 찜닭은 의외로 꽤 먹음직스러웠다.

    아, 미야프.

    혼자 있을 때는 못난 모습을 보일까 소환하는 게 꺼려졌지만, 지금은 소환해도 괜찮지 싶었다. 게다가 맛있는 걸 보니 녀석에게 먹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다만 이걸로 부족할 것 같아 걱정이 들었지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벌써 여섯 신데. 얼른 먹자. 배고프겠다."

    "어. 잠깐만. 놀라지 마."

    앞 접시에 찜닭을 가득 담아 내 앞에 놓아 준 나 원장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냥 보여주는 게 낫지 싶었다. 미야프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꽤 어려운 존재니까.

    이윽고 2층에서 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야프의 달려오는 발소리였다. 녀석은 여전히 조막만한 다리로 열심히 계단을 내려와 내 품에 뛰어 들었다.

    "아쁘아아아……!"

    "야! 뛰지 마! 뛰지 말……커억!"

    꽤 오랜만에 소환한 탓에 미야프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 폴짝 뛰어 오른 녀석을 얼떨결에 받아 든 나는 가슴이 턱 막혔다. 무슨 경차에 치인 느낌이었다.

    고통어린 신음을 토했지만 미야프는 그저 좋다고 내 품에 얼굴을 비볐다. 여전히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었다. 나는 고통을 참으며 한 손을 빼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사이 나 원장이 내 옆으로 두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

    쿡쿡! 꾸욱!

    "윽!"

    얼른 소개해달라는 나 원장의 손가락이 내 옆구리를 찔렀다. 자비 없는 쇠젓가락에 찔린 고구마가 된 느낌이었다. 하여튼 내 주변의 여자들은 손이 매워서 탈이었다.

    그나저나 안 놀라네? 이걸 좋아해야 돼? 말아야 돼?

    솔직히 놀람보다 기대를 보이는 나 원장의 반응에 실망감이 들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낼 순 없었다. 나는 속내와 달리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담담히 미야프와 나 원장을 서로 소개해 주었다.

    "미야프. 여기는 아빠 친구. 얘는 미야프. 내 종속인데, 이제는 그냥 딸 같은 애야."

    "딸 같은 애 아냐! 딸이야! 나 아빠 딸이야!"

    "박고영! 너 왜 이렇게 못 됐어! 이리 와. 안녕? 언니는 나수정이야. 반가워!"

    뭐냐, 이거.

    나 원장은 날 밀어재끼고 울상 짓고 있는 미야프를 와락 안았다. 그러더니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순간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당황하든 말든 나 원장은 서슬 퍼런 눈으로 미야프를 안은 채 날 협박했다.

    "얼른 사과해! 우리 미야프가 충격 받았잖아!"

    "언제 봤다고 우리 미야픈데?"

    차마 쟤 악마라고! 몽마라고! 이렇게 소리칠 순 없었다. 미우나 고우나 이젠 내 가족이 된 미야프니까. 그걸 아는지 미야프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나 원장을 더욱 강하게 안았다.

    영악한 년!

    뒤늦게 후회를 했지만 소환 해제할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진짜 나 원장의 엄청난 잔소리 폭탄이 터질 테니까.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곤 미야프와 눈높이를 맞췄다.

    "미안해. 아빠가 실수했어. 자, 얼른 밥 먹자. 요즘 배고팠지?"

    "밥! 밥 줘요! 꼬르륵! 꼬르륵! 배고파서 쓰러져요!"

    미야프의 엄살에 나 원장의 눈초리가 다시 한 자루의 식칼처럼 변했다.

    다행히 나 원장은 날 혼내는 것보다 미야프를 챙기는 게 우선인 듯 보였다. 그녀는 미야프를 안은 채 식탁에 앉았고, 덕분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물론 오래가지는 않았다.

    미야프를 품에 앉은 채 젓가락을 든 나 원장이 미야프에게 닭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어주며 날 노려보았다.

    "너 정말 잘못한 거야.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굶겨? 그게 할 짓이니?"

    "아니, 잠깐만. 이거 하나는 집고 넘어가자, 나 쌤. 미야프도 내 가족이 맞긴 한데. 그래도 인간은 아니잖아."

    "어머? 인간이 별거니? 그래서 인종차별이 생긴 거야. 살아 숨 쉬는 생명은 다 존중받을 가치가 있어."

    아, 그래서 아까 생닭을 그렇게 난도질 하셨어요?

    정말 목구멍까지 이 말이 튀어 나왔지만 그래도 분위기 파악을 한 나는 꾹 참았다. 여우처럼 나 원장을 홀린 미야프가 실실 웃으며 날 약 올리는 게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알았어. 조심할게. 얼른 먹자. 배고프다. 미야프도 많……. 꼭꼭 씹어 먹고."

    "근데 얘가 소문의 걔 맞지?"

    "응? 무슨 소문?"

    안다. 미야프가 내 종속이라는 소문을. 그래도 모른척했다. 나 원장이 당황하는 걸 한 번 보기 위해서.

    안타깝게도 내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나 원장의 눈빛이 다시 싸늘해졌고,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보스가 내게 준 선물이야."

    "좋겠다……. 근데 왜 같이 안 지냈어?"

    나 원장의 의아한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미야프 앞에서 못할 말이라서가 아니었다.

    "나 배고파요. 저거 먹고 싶어요."

    "응? 벌써 다 먹었니? 자, 이것도 먹어 봐. 어머! 잘 먹네?"

    "미야프 다 잘 먹어요!"

    요물도 저런 요물이 없지.

    미야프가 살살 애교를 부리며 나 원장을 휘어잡았다.

    나는 와락 인상을 쓴 채 닭 목을 씹어 먹었다. 엄한 화풀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랜만에 나 쌤이랑 오붓한 시간 보내나 했는데.

    다 틀렸다.

    나 원장은 미야프에 푹 빠졌고, 나를 걱정했던 그녀는 더 이상 없었다.

    오도독, 오도독.

    내가 할 수 있는 건 닭 모가지를 씹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실제로 난 간간히 피식거리며 웃었고, 나 원장도 내게 반찬을 챙겨주며 즐거운 식사가 이어졌다.

    기자들에 갇힌 뒤 처음으로 마음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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