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netail Queen -->
데미지도 데미지였지만, 문제는 상태 이상이었다.
기본적인 상태 이상 말고도 특수한 상태 이상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다만 이런 식으로 날 엿 먹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속옷을 입고 있는 여름달인데, 페널티까지 먹으니 답이 없었다.
답이 없기는 개뿔!
아니다. 답은 언제나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더욱 어금니를 악물었다. 비록 절대 삽입술을 사용하면 50%의 데미지 밖에 주지 못하는 건 맞았다. 그래도 보스의 기본적인 공식이라면 25%의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건 아니었다.
놀람이 가라앉자 머리가 한층 더 빠릿빠릿하게 돌아갔다. 이미 굳었다고 생각했던 내 머리도 은근히 쓸 만했다. 금세 결과가 나왔다.
나쁘지 않다.
내 결론은 이거였다. 상태창을 열어 타격력의 25%가 날아간 게 보였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데미지 산출의 기본이 되는 타격력이 날아가 전체 공격력이 떨어졌지만.
평소 데미지의 37.%.
현재 내게 여름달에게 줄 수 있는 데미지의 규모였다.
오히려 훅 감소한 공격력 덕분에 마음이 가벼웠다. 머릿속에서 은근히 떠돌아다니던 원샷원킬에 대한 압박감도 사라졌다. 그러자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보고 받아 들일 수 있게 됐다.
좋아. 해보자고!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움직이지 못했다. 도저히 움직일 용기나 나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내 전기톱이 너무 딱딱하게 얼어붙은 탓이다.
손발이 저려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물며 손발이 그럴 지언데, 남자의 가장 소중한 부위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내 망설임을 느꼈는지 여전히 개처럼 엎드려있는 여름달이 조소를 날렸다.
"제법 버티긴 했다만……. 겁쟁이군!"
나는 여름달의 비웃음을 반박하지 않았다.
말보다 행동.
이것이 내 신조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야프에게 의념을 보낸 기술을 사용하게 했다. 녀석은 눈을 가지고 노는 와중에도 내 의지를 받들어 움직였다. 시작은 성기 강화였다.
['근력'이 30% 증가합니다.]
['속도'가 30% 증가합니다.]
['정확'이 30% 증가합니다.]
성기 강화가 끝나기 무섭게 혈류 증가와 동공 확장이 이어졌다.
['근력'이 30% 증가합니다.]
['삽입 공격 횟수'가 1회 증가합니다.]
['타격력'이 30% 증가합니다.]
['치명도'가 30% 상승합니다.]
1.5배의 피해를 2턴 간 주는 맞아 줄래까지 사용한 미야프가 그제야 활력 치료를 사용해 훅 날아간 내 활력을 채웠다.
['활력 2,667'을 회복합니다.]
때맞춰 상태창을 살펴보니 이번 회전이 끝나고 활력 회복까지 더하면 8천의 활력을 확보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덕분에 500의 정력이 푹 꺼졌지만 4천이 넘는 정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트루드의 마법 방패를 신기로 등록한 효과는 확실했다.
모든 준비를 끝낸 나는 어금니를 더욱 세게 깨물며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하물을 움직였다.
끼이…….
"크윽!"
살짝 허리를 튕기는 순간 나도 모르게 고통 어린 신음을 토하고 말았다. 진짜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너무 좋아서, 미칠 듯이 좋았는데. 이제는 머리가 새하얗게 변할 정도로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마치 살얼음이 낀 쇠로 된 강판에 내 전기톱을 문지르는 고통이 이어졌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더욱 어금니를 꽉 깨물며 허리를 튕겼다. 이때만큼 내가 박음질을 해야 공격 판정이 떨어지는 게 원망스러웠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그래도 포기 하지 않았다. 나도 자존심이 있었다. 남자의 자존심이.
끼익! 끽! 끼이익!
녹슨 미닫이문을 열고 닫는 거북한 소리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송곳으로 찌르는 고통이 내 하물에서 느껴졌다. 언제부터인가 내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헉헉! 헉!"
고작 열 번 남짓한 움직임에 호흡이 거칠어졌다.
숨은 거칠었지만 나는 웃었다.
됐어!
내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기 무섭게 보스가 판정을 했다.
['여름달'에게 797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여름달'에게 7,406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여름달'에게 5,474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치명 증폭이 360에 달해서 그런가.
일반 공격과 치명 공격 사이에 편차가 어마어마했다. 어림잡아 7배는 되는 것 같았다. 다만 피해 정도가 아리엘 때와 비교하면 너무 약해 보인다는 게 문제였다.
총 10번의 공격이 끝났다.
나는 57,596의 피해를 주었지만, 여름달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얼굴이었다.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성과는 있으니까. 파괴 한 번에 탈의 한 번이라. 좀 아쉽기는 하네.
15%의 파괴 확률, 25%의 탈의 확률.
확실히 단순 확률만 따지면 아쉬운 결과인 건 맞았다. 다만 실제 수치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그간 경험으로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렇게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이 정도만 해도 여름달의 공격력이 15% 감소했을 테니까.
그보다 백수 투하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장전이 되지 않아 쓰지 못한 건 아니었다. 다만 백수 투하를 사용하면 공격권을 사용하는 것과 같았기에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성능 자체는 분명 대단했지만.
효율이 문제야, 효율이.
물론 10성을 달성하면 어떻게 변할지 몰랐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치명 증폭 100%를 위해 공격 기회를 소비하는 건 너무 아쉬운 선택이었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자유 임무 보상으로 받은 숙련도 상승을 모두 백수 투하에 쏟아 놓고 있었다.
백수 투하에 대한 아쉬움을 막 덜어냈을 때 다시 공격권을 얻은 여름달이 반격을 해왔다.
은빛 꼬리가 쑤욱 늘어지더니 이내 내 몸을 휘감았다.
목, 가슴, 옆구리, 성기, 음낭, 그리고 항문과 발가락까지.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9개의 꼬리가 달라붙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단순히 달라붙은 게 아니었다.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꼬리는 한 마디로 쾌락 덩어리였다.
"윽! 으흥! 윽! 으헉!"
꼬리가 내 몸을 간지럽혔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짓궂은 장난에 쓰이는 붓처럼. 한없이 부드러운 꼬리의 털이 내 신경 세포 하나하나를 끄집어내며 자극했다.
그 증거로 내 젖꼭지는 빨딱 섰고, 내 성기는 터질듯 부풀었다.
여름달의 꼬리를 피하고 싶어도 몸이 굳었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10여분을 무방비 상태로 희롱 당했다. 고통 다음에 이어진 쾌감에 나는 무기력하게 쓰러질 것만 같았다.
살랑, 사라락, 살랑, 사라락.
그 어떤 여인의 손결보다 보드라운 공격에 점점 눈동자라 흐릿해졌다.
순간 복상사가 이런 건가 싶었다.
다행히 아직 복상사에 걸릴 정도로 내 심장은 약하지 않았다. 그것이 아니면 여름달의 꼬리가 여유를 부린 것일지도 몰랐다. 이유야 어찌됐든 나는 그저 좋았다. 드디어 공격이 끝났으니까.
바람에 휘날리는 버들가지처럼 내 몸을 가지고 놀던 여름달의 은빛 꼬리가 다시 줄어들며 내 몸에서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스르륵.
"휴우……."
천만다행.
정말 죽다 살았다는 생각이 든 그때였다.
['여름달'에게 338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여름달'에게 368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여름달'에게 399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뭐, 별 거 아니었나?
그럴 리가.
403, 461, 491, 522, 553, 583.
첫 3번의 공격과 이어진 6번의 공격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마지막 10번째 공격이었다.
['구미호의 손장난'에 당했습니다.]
['여름달'에게 3,378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흥분도가 최저치를 돌파합니다.]
[철벽 상태가 됩니다.]
뭐 이런 개떡 같은 경우가!
진짜 골 때리는 상황이었다. 방금 공격은 분명 엄청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흥분도가 바닥나서 철벽 상태가 됐다.
한 마디로 이번 회전에서 나는 반격을 할 수 없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여름달의 기술에 짜증이 밀려왔다. 물론 오래가지는 않았다. 나는 전투 중이었다.
됐어. 어차피 피가 간당간당 하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름달의 연속기에 당하고난 뒤 남은 활력이 531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반격은 리스크가 너무 컸다. 다만 한 가지 망설여지는 게 있었다.
물약을 빨까. 아니면 씨앗을 먹을까.
하얀 물약을 먹으면 1,200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거기에 활력 치료를 더하면 4천이 조금 넘는 활력을 확보하는 게 가능했다.
반면 천도 씨앗은 75%의 활력을 회복했다. 활력 치료까지 하면 최대 활력 모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언제나 구할 수 있는 하얀 물약과 달리 천도 씨앗은 퀘스트나 특이한 몽마 사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차이가 존재했다.
남은 천도 씨앗은 7개. 하나 더 쓴다고 세상이 무너지진 않아.
작은 유혹이 있었지만 나는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
효율보다 안전을 택한 덕분에 내 활력은 최대치가 될 수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천도 씨앗을 먹기 전에 버프를 모두 사용했다. 천도 씨앗은 활력뿐만 아니라 정력까지 채워주니까.
그렇게 2번째 회전이 끝나고 3번째 회전이 찾아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름달의 공격은 고통스럽지 않았다.
"꽤하는 구나! 좋다! 내 너를 인정하겠다!"
괴상한 말투를 내뱉은 여름달이 처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만 여전히 그녀의 무릎은 눈밭 위에 닿아 있었다. 무릎을 굻은 자세로 내 허리춤 앞에 선 그녀가 크게 입을 벌리더니 단숨에 내 하물은 삼켜 버렸다.
푸욱!
"으읍! 퉤!"
나도 모르게 허리를 튕겼더니 여름달이 가래를 뱉듯 내 물건을 토해냈다. 그러더니 그녀는 방향을 바꿔 혀만 쏙 내밀었다. 머릿결도, 꼬리도, 심지어 피부도 새하얀 여름달의 혀는 유난히 새빨갛게 보였다.
피로점철된 것 같은 여름달의 작은 혀가 내 귀두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햘짝, 햘짝.
귀두의 끝부분을 혀로 살살 핥기 시작한 여름달은 이내 혀로 귀두의 끝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빙글빙글 왼쪽으로 한 바퀴 돌아가며 혀로 쓸었으면, 그 다음은 오른쪽으로 돌았다.
채취시기를 놓친 송이버섯 같은 귀두의 끝을 괴롭히던 여름달이 이내 점점 귀두를 타고 올라왔다. 물론 올라온 건 그녀의 혀끝이었다. 귀두의 정상에 그녀의 혀끝이 닿자, 그녀는 더욱 더 혀를 날카롭게 세웠다.
그리고 찔렀다.
어디를?
오줌 구멍을.
"……어어헉!"
이전 공격 때문일까.
덜컥 겁부터 났다. 그만큼 여름달의 요도 구멍 헤집기는 집요하다 못해 집착이 느껴졌다. 게다가 억지로 귀두 구멍에 혀를 쑤셔 넣을 기세인 그녀의 혀는 너무도 보드라웠다.
나도 모르게 엄지발가락에 힘을 꽉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괄약근도, 손도, 어금니로. 전신 근육을 긴장시켰다.
여름달은 내 반응이 귀엽다는 듯 더욱 요염하게 혀를 날름거렸고, 어느새 내 귀두는 여름달의 침으로 흠뻑 젖어 반들반들 빛나고 있었다.
빛나고 있다고?
내가 막 이상함을 느꼈을 때였다.
여름달이 혀를 집어넣더니 고개를 들었다.
"타오르거라!"
"이런 쌰아아아아악……!"
귀두에 불이 붙었다.
이 빌어먹을 년의 침은 휘발유보다 더했다. 방금 전까지 엄청 차가워 동상에 걸린 듯한 착각이 들었던 내 물건이 이제는 화상을 입은. 아니, 그냥 불붙은 장작처럼 타버렸다. 마치 재로 만들어 버릴 기세로.
화르륵! 화악!
신음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입을 크게 벌린 채 눈웃음 치고 있는 여름달을 노려보는 게 전부였다.
내가 저년 조지고 만다! 조지고 말거라고!
악다구니라도 쓰고 싶었지만 목소리는 얼어붙은 듯 꼼짝을 안했다.
결국 나는 맨 정신으로 귀두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그대로 느껴야했다.
화륵, 화르르.
이미 한계 이상의 고통에 뇌가 제 기능을 상실한 것 같았다. 여전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지옥불에 던져진 것 같은 억겁의 시간이 흘렀다.
['구미호의 불장난'에 당했습니다.]
['여름달'에게 8,806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성기가 화상에 걸렸습니다.]
[성기의 성능이 50% 하락합니다.]
하?
너무 어이가 없었을까. 실소가 절로 나왔다. 물론 여전히 목소리는 얼어붙어 실제로 소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놔. 진짜 빡도네.
이런 상황에서 열 받지 않을 남자는 없었다. 차마 불타올랐던 내 귀두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대신 재수 없게 실실 쪼개고 있는 여름달의 상판대기를 노려보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쌍욕을 막 퍼부으려 할 때였다.
[성기가 동상에서 풀렸습니다.]
[성기의 성능을 25% 회복합니다.]
동상이 풀리며 내 교양까지 풀려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