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116화 (11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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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 안에 아름다운 여자와 단 둘이 있다면?

    반쯤 헐벗은 여자가 유혹한다면?

    이 유혹을 벗어날 남자가 과연 있을까?

    그런 남자가 있었다.

    자정이 넘은 야심한 시각 젊고 아름다운 여자와 단 둘이 방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남자가.

    바로 나였다.

    김아연은 대담했다. 그녀는 자신이 혼자 살고 있는 아파트로 나를 불렀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돼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나는 김아연이 혼자 사는 집을 구경할 수 있었다.

    "집이 좋네."

    우리 집만큼은 아니지만.

    예의상 하는 말에 김아연이 콧대를 높이며 자랑스러운 기색을 얼굴 곳곳에 드러냈다. 그녀는 내 입에 발린 말에 기분이 좋았는지 자신의 침실까지 손수 안내해주며 공개했고, 나는 과년한 여자의 침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김아연의 집은 깔끔했다.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그녀의 집은 그녀와 닮아 있었다. 최소한 겉모습은 그랬다.

    모던함의 정점을 보여주는 널찍한 거실 소파에 앉은 나는 김아연이 가져온 와인을 나눠 마시며 크고 푹신한 쿠션에 몸을 기댔다. 김아연도 내 맞은편에서 옆으로 누워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그것도 목욕 가운 차림으로.

    나는 살짝 벌어진 가운 사이로 드러난 김아연의 뽀얀 가슴을 빤히 바라보았다.

    "안 창피해?"

    "창피할 게 뭐 있어. 근데 가면은 안 가지고 왔어?"

    "호텔도 아니고. 여기 그쪽 집이라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아, 그러셔요? 그래서 저 휴지를 사왔나?"

    "나름 신경 쓴 거야. 티슈잖아, 저건."

    "네, 네. 그러시겠죠."

    나는 남의 집을 갈 때. 그것도 처음으로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가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파트 앞에 있는 마트에서 나름 비싸 보이는 휴지를 사왔는데, 김아연은 그리 마음에 든 눈치가 아니었다.

    싫음 말라지 뭐.

    그냥 예의상 한 행동이었기에 김아연이 마음에 들어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보다 점점 벌어지는 그녀의 가운이 더 내 신경을 자극했다.

    "좀 여미지? 뭐하는 거야?"

    "왜? 꼴려?"

    "보면 몰라?"

    "모르겠는데?"

    이번에는 김아연이 내 바지춤을 빤히 바라보며 답했다.

    나는 가식과 내숭을 완전히 벗어던진 김아연의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안 꼴렸다는 말이지. 꼴리면 티가 날 거 아냐. 남자들은 대놓고 추파를 던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웃기시네! 그냥 가랑이 벌리면 좋다고 헐떡거릴 걸?"

    ……그 말도 맞긴 맞는데.

    애초에 말로 먹고사는 김아연을 말로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나는 굳지 불리한 싸움을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

    "그건 반박을 못하겠네. 아무튼 난 그렇다고. 그나저나 그 아가리를 찢을 년은 아직이야?"

    "입맛 떨어지게. 그년 이야기를 왜 해?"

    "그럼 안하냐? 오늘 내가 여길 왜 왔는데?"

    "아, 몰라. 그년 스캔들 조심해야한다고 지랄 지랄 개지랄해서 내가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는데. 망할 년이 스케줄 있다고 좀 늦는다는 거 있지?"

    갑자기 김아연의 말투가 달렸다. 동시에 그녀의 혀가 현란하게 움직였다. 숨도 쉬지 않고 말하는데도 아나운서라 그런지 발음 하나는 기가 막혔다.

    확실히 아나운서는 다르네.

    나는 그저 속사포처럼 내뱉는 김아연의 말이 또렷하게 들린다는 것에 놀랐을 뿐 그녀가 뭐라 하던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여자들의 자존심 싸움에 괜히 끼어들 생각은 없었다. 그것보다 피곤한 건 없으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김아연은 더욱 불어진 얼굴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 여자를 향해 쉴 새 없이 뒷담화를 날렸다.

    "하여튼 진짜 재수 없다니까! 스폰이나 끼고 노는 게. 드럽게 비싼 척을 해요. 재벌 스폰 물었다고 건방떠는 게 진짜……. 아악! 짜증나!"

    "아, 깜짝이야. 왜 비명을 지르고 난리야?"

    저거 제정신 맞나 싶었다. 아니, 이미 정상은 아니었다. 자신이 맡고 있는 뉴스 매인 자리를 내기에 거는 여자가 제정신일 리가 없었다.

    나는 히스테리를 부리는 김아연의 모습에 신경 쓰기보다는 그냥 내 손에 쥐고 있는 와인에 더 집중했다. 와인치고는 꽤 달콤한 게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맛이었다. 나도 단 걸 싫어하지는 않았다. 너무 단 건 싫었지만.

    "이거 꽤 괜찮은데? 어디서 산거야?"

    "그거? 그거 싸구려야. 뭐, 싸다고 다 구린 건 아니지만. 그냥 마트에서 파는 거 사와서 샹그리아로 만든 건데?"

    "샹그리아? 그거 얼음 동동 띄워서 먹는 거 아닌가? 과일이랑."

    "아저씨 같은 소리 하네. 그냥 만들고 체에 걸러 낸 거잖아."

    "아저씨라니? 내가 어딜 봐서?"

    요즘 들어 점점 민감해지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발끈하고 말았다.

    김아연은 내 말에 대꾸하지 않고 내 머리부터 발끝가지 훑어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꼭 전부 아저씨 같다는 말처럼 들렸다.

    노골적으로 내 몸을 스캔하던 김아연이 손에 쥐고 있던 잔을 내려놓더니 슬금슬금 기어오기 시작했다. 푹신푹신한 카펫을 기어오는 그녀의 모습이 꼭 먹이를 노리는 표범 같았다. 이윽고 그녀가 내 가슴에 등을 대며 내게 안겼다.

    나를 베고 누운 김아연의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허……. 너 뭐하냐?"

    "뭐하긴. 역시 남자 가슴이 넓으니 좋네. 아, 좋다."

    "아주……윽!"

    내 품에 안겨 너스레를 떠는 김아연의 모습에 한 마디 쏘아 붙이려고 할 때였다. 나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내가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그녀가 내 바지춤으로 손을 밀어 넣은 탓이었다.

    마치 돼지 주물럭을 만드는 것처럼 내 물건을 조물딱 거리는 김아연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아래로 피가 쏠렸다.

    내가 이를 깨물며 신음을 참고 있을 때 김아연이 아예 몸을 돌려 날 마주보고 누웠다.

    나를 빤히 보며 색기 어린 미소를 뿌리는 김아연을 보며 나지막이 물었다.

    "어딜 만져? 넌 부끄럽지도 않냐?"

    "졸라 끝내주는 자지를 만지고 있지. 왜? 싫어?"

    "싫을 리가."

    "그럼 오기 전에 한 번 할까?"

    서로의 숨소리를 얼굴로 느낄 정도로 바짝 붙어 있다 보니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달아올랐다.

    김아연은 아예 내 바지 지퍼를 풀고 답답해하는 내 물건을 밖으로 꺼낸 뒤 본격적으로 만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운을 끌어 올리며 내 물건을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끼우자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정말 너무 자극이 강했다.

    결국 내 물건이 완전히 분기탱천했다.

    "어머! 어머머머! 어떡해! 어떡해!"

    끼를 부리며 나를 살살 유혹하던 김아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내 물건 앞에 앉더니 내 허리를 톡톡 때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라 시켰다. 갑자기 분위기가 깨져 솔직히 짜증이 났지만, 나는 그녀의 말대로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어차피 슬슬 어깨가 결리던 차였으니까.

    내가 한쪽 무릎을 세우고 자리에 앉자, 김아연이 내 앞에 쪼그려 앉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여전히 성난 내 물건에 집중했다. 그러더니 이내 입을 쩍 벌리며 날 올려다보았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무슨 일은. 그냥 장비빨이야. 나도 몰랐는데, 장비를 차니 이렇게 되더라고. 아, 상점표는 아니야."

    "상점표가 어떤지 나도 알거든? 근데 이건 진짜……와. 대박. 졸라 쩔어. 와 미친!"

    "감격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욕은 좀. 그만하지?"

    "어떻게 그만해? 와. 진짜 미쳤다. 미쳤어. 무슨 이 따위 물건이 다 있어?"

    어이, 이 따위라니!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그제야 김아연이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눈웃음을 쳤다.

    미안함을 보이는 것도 잠시 김아연은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김아연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맥이 풀린 나는 아예 마음껏 보라는 듯 행동했다. 슬쩍 고개를 돌리니 뒤에 소파의 다리가 보였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널찍한 거실과 그리 어울리지 않은 아담한 1인용 소파에 앉았다.

    이미 반쯤 정신줄을 놓은 김아연은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무릎걸음으로 덜렁거리는 내 물건을 따라 기어왔다.

    소파의 팔걸이에 두 팔을 올린 나는 살짝 턱을 치켜들고 여전히 내 물건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김아연을 향해 말했다.

    "마음껏 봐라. 본다고 닳는 건 아니니까."

    내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김아연이 다시 두 손으로 내 물건을 만졌다. 왼손으로는 불알을, 오른 손으로는 하물을. 참 정성스럽게도 만졌다.

    살살 간지럽히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은 그때였다.

    갑자기 귀두에서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음……."

    깜짝 놀라 고개를 숙여 보니 김아연의 혀로 내 귀두를 날름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한 그녀가 내 물건을 맛보는 모양이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혀로 귀두를 날름거리고, 경계를 훑는 게 보통 솜씨가 아니었다.

    더욱이 무릎을 꿇고 내 물건을 입으로 봉사하는 김아연의 모습이 그렇게 자극적일 수 없었다.

    두 눈을 감은 채 소파에 등을 기댔다.

    마음대로 하라고 행동으로 알리기 무섭게 내 물건에서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뜨겁고, 끈적끈적하고, 짓눌리는 느낌.

    김아연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내 물건을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의 작은 입으로는 버거운 녀석이었지만, 그녀의 탐욕은 한계 이상의 힘을 냈다. 그녀는 자신의 목구멍이 막히는 걸 감수한 채 뿌리까지 내 물건을 집어 삼켰다.

    눈물이 고였음에도 김아연은 멈추지 않았다. 내 물건을 입 안 가득 머금은 상황에서도 혀로 어떻게든 하물을 자극하려 했다. 좁은 공간에서 혀가 움직이다보니 평소보다 더욱 자극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무슨 귀두 본연의 맛을 입 안 가득 느끼고 싶은 거냐?

    얼마나 정성스레 혀로 내 귀두를 맛보는지 몰랐다.

    결국 주먹을 쥐는 것만으로는 피어나는 신음을 참는 게 불가능했다.

    "으윽……!"

    더구나 이것은 섹스 배틀이 아니라 리얼 섹스였다. 물론 오럴 섹스였지만, 어쨌든 보스의 힘없이 이루어진 일이었다. 당연히 내 기분이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좋고, 또 좋은. 그저 좋은 기분이 이어졌다.

    안타깝게도 이 뿌듯하고 짜릿한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더 이상 숨을 참지 못한 김아연이 내 물건을 뱉어내고 말았다.

    "푸하! 캑. 캐액! 하아……."

    "후우……."

    김아연뿐만 아니라 나도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최고였다. 저 작은 입이 이렇게 야무질 수도 있다는 게 신기했다.

    나는 진심으로 감탄하여 입가로 침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는 김아연에게 찬사를 보냈다.

    "너 진짜 끝내준다. 무슨 입이……. 아흐. 장난 아니네. 진짜."

    "너야 말로. 너 진짜 괴물이다. 괴물이야. 이정도하면 보통 조금이라도 싸는데. 이건 무슨 성능까지 이렇게 좋아? 이럼 반칙 아냐?"

    "왜? 좋으면 좋은 거 아냐?"

    칭찬임에 분명한 김아연의 투정에 나도 모르게 웃으며 반문했다.

    내 물음에 김아연이 여전히 입가에 흐르는 침을 손등으로 훔치며 눈을 흘겼다.

    "……너무 하고 싶잖아!"

    김아연이 살짝 발그레한 볼로 솔직하게 고백했다.

    나는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김아연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건 안 되지. 그 여자가 언제 올 줄 알고? 그냥 오늘은 맛만 봐."

    "……나쁜 새끼."

    "나쁜 년이 아니고?"

    "니가 더 나빠! 이 치사한 자식아!"

    김아연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앙칼지게 소리쳤다. 그러더니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인 가운을 벗어 던졌다. 단숨에 나체가 된 그녀가 아래로 손을 내렸다.

    이윽고 자신의 도톰한 살을 잡아 벌리며 뜨거운 눈빛을 보냈다.

    "이거 보여?"

    "보여."

    "어때?"

    "질질 흐르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따지듯 묻는 김아연에게 나는 답하지 않았다. 아니, 답을 하기는 했다. 말이 아닌 몸으로.

    음탕한 김아연의 도발을 버틸 재간이 내게는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김아연의 앞에 바로 섰다. 내 껄떡이는 물건이 그녀의 배를 찔렀다. 그때마다 그녀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김아연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내 물건이 자신의 배에 닿든 말든 내 눈만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닥치고 넣어!

    나도 김아연의 눈을 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마님.

    진정한 섹스에 대한 갈망이 폭발한 나는 조금씩 이성이 사라졌다. 이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본능이 틈을 채웠다. 내 음흉한 본능이 시키는 대로 나는 손을 뻗어 김아연의 엉덩이 두 쪽을 그러쥐었다.

    "앙!"

    고양이처럼 귀여운 신음이 김아연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 달뜬 신음을 흘리는 와중에도 그녀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녀가 더욱 더 뜨거운 눈빛으로 내 몸을 달구었다.

    나는 탄탄한 김아연의 엉덩이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내 뜻을 기막히게 알아차린 그녀가 내 목에 팔을 둘렀다. 내가 팔에 힘을 주기 무섭게 그녀가 뒤꿈치를 들며 내게 딸려왔다.

    자연스럽게 나는 김아연을 안아든 자세가 됐다. 내 목에 팔을 감은 그녀는 다리로 내 허리를 감으며 곧 이어질 상황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기대되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얼른! 얼른!"

    내 하물이 김아연의 엉덩이를 살살 찌르며 간지럽히자, 그녀가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

    나는 이번에도 말 대신 몸으로 대답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내가 막 김아연을 그대로 내 물건에 꽂으려고 할 때였다.

    빌어먹을 초인종이 울렸다.

    딩동.

    "아, 씨발."

    "아놔……."

    김아연의 입에서는 욕지거리가, 내 입에서는 짜증이 튀어 나왔다.

    왜 김아연이 쌍년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진짜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여자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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