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87화 (87/200)
  • <-- Divorce Blue -->

    내 비장의 한 수는 다름 아닌 결투였다.

    나는 고개를 들어 애무를 중단하고 날 처연한 얼굴로 바라보는 예 팀장과 시선을 맞췄다.

    "소영 씨. 우리 다른 방식으로 해요. 아무래도 소영 씨가 결혼한 여자라는 게 마음에 걸려요."

    "그래서요? 뭐 어떻게 하자구요?"

    예 팀장이 잔뜩 날선 목소리로 답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라도 열심히 노력했는데 상대가 반응이 없다면 화가 날 것 같았다.

    나는 예 팀장이 더 화나기 전에 얼른 본론을 꺼냈다.

    "보스라고. 들어 봤죠?"

    "갑자기 그건 왜……?"

    "그거 알아요? 보스로 섹스. 아니, 섹스 배틀을 하게 되면. 임신이 불가능한 거?"

    "아……."

    예 팀장은 똑똑한 여자였다. 그녀는 금세 내가 생각을 이해했다. 조심할 건 조심하는 게 좋다는 데 그녀도 동의한 얼굴이었다.

    휴. 다행이네.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부드럽게 예 팀장을 안고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애 품에 안긴 채 가만히 있었다. 아니, 완전히 가만히 있는 건 아니었다.

    예 팀장이 괜히 심술 난 아이 같은 얼굴로 내 가슴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렸다. 은근히 자극적인 투정이었다.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려는 신음을 간신히 삼긴 채 나는 얼른 머릿속으로 청동 상점을 열었다. 보스와 동기화 시킨 핸드폰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불편하고 직관적이지 못했지만, 어절 수 없었다. 이 상황에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보내면 진짜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몰랐다.

    얼른 사자, 얼른.

    집중이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결투 면죄부를 구매할 수 있었다. 동화 2개를 썼지만 딱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쇼핑을 끝낸 나는 바로 거래를 시도했다.

    "꺅!"

    "놀라지 마요. 그냥 거래 신청한 거니까. 귀신들리거나 그런 거 아니에요. 일단 받아요."

    난데없는 보스 강의가 이어졌다. 예 팀장은 태어나 게임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거래를 하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나는 그 와중에도 손을 가만 두지 않았고, 예 팀장도 마찬가지였다. 연인들이 서로 야한 장난을 치며 대화하는 풋풋함이 느껴졌다.

    "아……. 이렇게 하는 구나."

    "처음 해 봐요?"

    "네. 일이 바쁘고, 또……. 아얏! 고영 씨!"

    "우울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예 팀장의 사정을 읽은 나는 그녀의 젖꼭지를 얼른 꼬집었다. 덕분에 날카로운 눈빛을 받아내야 했지만, 최소한 그녀가 우울한 감정을 느끼며 분위기가 깨지는 건 막을 수 있었다.

    레벨 0이라. 이거 잘하면?

    일단 예 팀장은 무조건 한 방이었다. 그 말은 곧 태어나 느껴 본적이 없는 엄청난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조금 짓궂은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내 설명을 들으며 예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아닌 밤중에 결투가 시작됐다.

    결투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엑스칼리버가 바위에서 뽑혔다.

    벌떡!

    "아아……!"

    예 팀장은 자신의 아랫배를 찌르는 엑스칼리버의 위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흠칫한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내 잔뜩 성난 내 물건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목울대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야한 여자네. 우리 예 팀장.

    고소를 머금으며 나는 예 팀장의 턱을 한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렸다. 엑스칼리버를 견식하고 돌아온 그녀의 눈빛이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대며 결투의 시작을 알렸다.

    "쪼옥."

    "흐흥! 흥!"

    예 팀장은 결투가 시작되자마자 시스템의 영향을 받았다. 잠시 말랐던 샘물이 다시 솟아나는 건 물론이고, 분위기까지 달라졌다.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나와 그녀를 옭아매는 듯 했다.

    정신없이 키스를 나누던 예 팀장이 갑자기 내 가슴을 양손으로 밀어내더니 거친 숨을 터트렸다.

    "하악, 하악. 고영 씨. 나. 나 있잖아……."

    "하하! 지금 내외하자는 건 아니죠?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뭐가 문제라고."

    말하는 도중에도 자꾸 아래쪽을 흘끔거리는 예 팀장이었다. 그녀의 뒷말이 무엇인지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는 부끄럼 타는 그녀의 콧등을 톡 치며 침대에 누웠다.

    깍지를 낀 손으로 머리를 받히며 누운 탓에 엑스칼리버가 하늘로 솟구친 형세를 취했다. 녀석은 더 이상 X칼리버가 아니었다.

    마른침을 꼴깍 삼킴 예 팀장이 슬금슬금 침대를 기어갔다. 그녀는 엑스칼리버의 코앞에 머리를 들이민 채 잠시 멍하니 있었다.

    진짜 얼마나 굶은 거야?

    예 팀장의 색다른 모습이 날 흥분시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애잔한 마음도 들었다.

    물론 쓸데없는 감정은 이내 사라졌다.

    "으읍! 컥! 쿨럭! 으으읍!"

    "소, 소영 씨……윽!"

    이미 이성을 잃은 예 팀장이 내 물건을 단숨에 삼켰다. 갑자기 목구멍이 막히자,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더욱 머리를 내 아랫배에 붙이려고 노력했다.

    결국 내 물건이 완전히 예 팀장의 입안으로 사라졌다.

    찌릿! 찌릿!

    입천장과 혀로 압박하는 건 압박이 아니었다. 이빨로 살살 긁어주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여자의 목구멍은 그 자체로 제 3의 성기였다.

    사방에서 짓누르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고통을 참으며 내 물건을 삼킨 예 팀장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에 어린 눈물이 떨어질 때마다 내 흥분은 더욱 치솟았다.

    예 팀장은 단숨에 내 물건을 삼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슬슬 고통에 적응한 것인지 그녀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아니, 그녀의 머리가 적극적이었다.

    힘차게 머리를 아래로 밀었다가, 위로 올리는 걸 반복했다. 그때마다 나는 미칠 것 같았다. 조이고 풀리는 게 정말 좋았다.

    결투가 아니었으면, 그냥 쌌겠다.

    진짜 그럴 것 같았다. 내게는 너무 자극적인 장면과 감각이었다. 결투만 아니었으면 토끼로 폴리모프 했을 지도 몰랐다. 실제로 나는 내 흥분도가 포로 상태 직전이라는 걸 은연중에 느꼈을 정도였다.

    다행히 예 팀장의 포로가 되는 일은 없었다.

    예 팀장도 사람이었다. 그녀도 숨을 쉬어야했다. 참는 데까지 참았지만 결국 그녀가 내 물건을 뱉으며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꾸럭, 꺽! 캑! 캑!"

    "후아……."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쉴 새 없이 거칠게 숨을 내쉬던 예 팀장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이 와중에도 웃고 있었다.

    마치 칭찬을 해달라는 예 팀장의 눈빛에 나도 모르게 무언가 불끈 치솟는 게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 흐르는 침도,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도. 모두 나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존대 따위는 없었다.

    "못 참겠어."

    "나도."

    나도 반말로 말했고, 그녀도 반말도 답했다.

    내가 상체를 일으키자, 그녀가 침대에 누웠다.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침대에 누운 그녀가 양팔을 뻗으며 말했다.

    "와줘! 해줘!"

    대답은 무의미했다. 나는 그대로 그녀의 몸 위에 몸을 겹쳤다. 그녀는 팔로 내 등을 잡았고, 다리로 내 허리를 묶었다.

    찌걱!

    음란한 소리가 나와 그녀의 결함을 알려주었다.

    "하앙! 좋아! 좋아! 더! 더어어!"

    예 팀장은 이제 이성을 놓았다. 남편이 백수가 된 뒤로 몇 년 만에 한 섹스였다. 비록 자신을 탐하는 남자가 남편이 아니었지만, 그것은 상관이 없는 듯 보였다.

    나도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 팀장의 속살은 정열적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격하게 맞이했다. 문득 쫄깃한 문어가 떠올랐다.

    "흐응! 흑! 으흐흑! 학! 아학!"

    내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예 팀장의 입에서 울음과 신음이 동시에 튀어 나왔다. 간간히 강하게 박으면 그녀가 움찔하는 게 좋았다. 조금 더 그녀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공격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분명 크게 흥분한 상태였지만, 이성을 잃지는 않았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예 팀장은 소연이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았다. 다만 육체적인 면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으로 보면 달랐다.

    오래된 인연이 주는 정신적 만족감은 꽤 강렬했다.

    재미있는 점도 있었다.

    예 팀장은 정신을 놓고 몸을 잘게 떨었지만 절정에 오르지 않았다. 보스의 영향이었다. 내가 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끊임없이 쾌감을 느끼지만 절정에 오를 수 없었다.

    아, 그래서 그렇구나!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왜 결투로 절정에 올리면 더 큰 쾌감을 얻는지. 강제적으로 일정 수준에서 막혔던 쾌감이 단숨에 뚫리니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사실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섹스에. 아니, 섹스 배틀에 집중했다.

    "헉! 소영아. 너. 너."

    "아흥! 왜! 그냥 박아! 박아줘!"

    힘차게 허리를 튕기는 와중에 나름 대화를 해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예 팀장은 정신이 나갔다. 그녀는 지금 성욕의 화신일 뿐이었다.

    엄청 흥분했는지 예 팀장이 팔과 다리를 풀었다. 그녀의 팔은 바람에 휩쓸린 풍선 인형처럼 정신없이 움직였다. 가끔 내 얼굴이나 가슴을 때렸지만 개의치는 않았다.

    그 대신 나는 예 팀장의 가슴을 때렸다.

    철썩! 찰싹!

    "아악! 좋아! 죽여줘! 날 죽여줘! 으헝!"

    나는 파도였고, 그녀는 바위였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터지는 소리가 그렇게 야릇할 수 없었다. 그녀는 더욱 나를 껴안으며 소리쳤다. 나는 그녀의 아담한 가슴을 손으로 때리며 더욱 힘차게 물건으로 그녀를 찔렀다.

    조금씩 거칠어졌다.

    나도 흥분했고, 그녀도 흥분했다.

    살짝 이성이 마비된 나는 하늘 높이 솟구친 예 팀장의 다리를 잡았다. 그녀의 발목을 잡은 나는 그대로 팔을 옆으로 벌렸다. 자연스레 그녀의 다리가 넓게 벌어지며 그녀의 몸 안에 들락거리는 내 물건이 훤히 보였다.

    생각보다 더 자극적인 광경에 나는 더욱 힘을 냈다. 내 허벅지가 그녀의 허벅지를 때리며 점점 소리가 커졌다. 물론 그녀의 신음도 커지긴 마찬가지였다.

    "아악! 악!"

    그 순간 본능적으로 눈앞의 여자가 내 포로가 됐음을 알 수 있었다. 보스의 안내가 없었지만 확신했다. 지금 그녀는 내 포로가 되어 더욱 성감이 개방된 상태였다.

    그 증거로 예 팀장의 두 눈이 풀려 있었다.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도톰한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건 잔뜩 일그러진 신음뿐이었다.

    "어헉! 어어억!"

    점점 신음 소리가 투박해졌다. 쾌락의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증거였다. 이러다 숨넘어가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그녀의 신음 소리가 위태로웠다.

    반면 나는 조금씩 흥분이 가라앉았다. 시스템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자극적이지 않자,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아쉽네."

    또 실패였다. 물론 당연한 결과였지만, 매번 사정을 못하니 답답했다. 언제고 시원하게 한 발이라도 싸봤으면 좋겠다.

    예 팀장의 눈에 흰자위가 더 많이 보였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다. 이제는 끝내야 했다.

    결국 예 팀장을 위해서라도 마무리를 해야 했다.

    나는 최대한 깊숙이 예 팀장의 속살을 파헤쳤다. 그녀의 치골과 내 치골이 빈틈없이 붙었을 정도였다. 물 샐 틈 없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였다.

    예 팀장도 본능적으로 마지막이란 걸 느꼈을까.

    꽈악!

    "아아악……!"

    예 팀장의 두 팔이 내 목을 거칠게 휘감았다. 나는 그녀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쾅! 쾅! 콰앙! 콰아앙!

    헐, 미친.

    4번의 타격과 4번의 크리.

    굳이 데미지를 보지 않아도 됐다. 어차피 한 방만 터져도 원킬 나는 예 팀장이었다. 순간 1500에 가까운 데미지가 그녀의 몸을 관통했다.

    다만 보스에서 데미지는 곧 쾌감을 의미했다.

    예 팀장이 사지를 들어 올린 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부르르!

    "끄르륵……!"

    입가가 찢어질까 걱정될 정도로 예 팀장이 크게 입을 벌렸다. 쩍 벌어진 그녀의 입에서 숨넘어가는 소리가. 아니, 신음이 흘러 나왔다. 이미 그녀의 눈은 뒤집힌 뒤였다.

    ['예소영'이 절정에 올랐습니다.]

    [결투에서 승리합니다.]

    보스의 판정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서둘러 엑스칼리버를 예 팀장의 몸에서 뽑았다. 혹시라도 전에 소연이를 상대할 때 발생한 돌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싶었다.

    나름 재빠르게 물건을 빼냈지만 잔뜩 조이는 예 팀장의 근육으로 인해 신음이 터지고 말았다.

    "으윽!"

    절정에 오르며 수축된 예 팀장의 속 근육은 엄청났다. 정말 탐욕스러웠고, 음란했다. 다행히 애액으로 미끌미끌했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잡힐 뻔 했다.

    무사히 물건을 회수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예 팀장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몸을 부들부들 떨다 말고 축 늘어진 예 팀장의 모습에 놀라 다가갈 때였다.

    [업적 '타락한 조강지처'를 획득합니다.]

    보스가 의외의 성과를 알려 주었다.

    의미심장한 업적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흘렀다. 지금까지 내 도덕관념을 부정하는 업적이었다.

    "……이거 좀 위험한데."

    씁쓸한 웃음을 흘리며 예 팀장의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그녀는 무사했다.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대로 그녀의 옆에 누웠다.

    그제야 옆으로 밀어 놨던 피로가 단숨에 몰려왔다.

    내 눈이 스르륵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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