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85화 (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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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를 머금은 속마음과 달리 나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예 팀장 뒤에 앉아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조금 가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부끄러워하는 그녀 앞에서 폭소할 수는 없으니까.

    토닥, 토닥.

    "괜찮아요. 근데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

    "……죄송해요. 정말 으으!"

    예 팀장의 반응이 재밌었다. 그녀는 내게 미안한 것보다 스스로에게 더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아직 젊은 나이에 팀장까지 오른 그녀는 자존심이 꽤 강한 축에 속했다.

    여전히 내 시선을 보지 못하는 예 팀장의 모습에 나는 부드럽게 물었다.

    "물 한 잔 더 줘요?"

    "……아뇨.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그래요, 그럼. 그럼 잠깐 있어요. 택시를 좀 부를 테니까."

    소파에서 일어서며 가볍게 툭 던진 내 말에 예 팀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니, 신속하게 반응했다는 말이 더 정확했다.

    어느새 몸을 돌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예 팀장이 내 손목을 잡고 있었다.

    나는 살짝 당황한 눈으로 예 팀장에게 잡힌 내 손목과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제야 예 팀장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손을 치웠다. 열중 쉬어 자세를 취한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졌다. 오늘따라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그녀였다,

    내 웃음에 예 팀장이 얼굴을 붉히며 살짝 고개를 모로 숙였다.

    부끄러워하는 예 팀장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흠칫했다. 그녀에게서 처음으로 성적 매력을 느낀 탓이었다. 갑자기 심장이 꿈틀거렸고,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다행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예 팀장은 내 감정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간신히 되돌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저기. 박 사장님."

    "됐어요. 이제 와서 박 사장은 무슨. 아까처럼 그냥 고영 씨라 불러요. 미녀한테 그런 말 들으니 의외로 좋더라고요."

    화악!

    예 팀장의 얼굴에 빨간불이 켜졌다. 말 그대로 빨간불이었다. 진짜 피가 나는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근데 우리 왜 서있는 거지?

    그 와중에도 난 딴 생각에 빠졌다.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다. 태생적으로 이렇게 생겨 먹은 탓에 어쩔 수 없었다.

    빌어먹을 유전자.

    괜히 엄한 부모님을 탓하며 나는 예 팀장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일단 좀 앉죠? 이러고 있는 것도 좀 웃기네."

    "아, 예. 죄송합니다."

    "죄송하기는. 왜 그래요? 갑자기?"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며 가볍게 물었는데, 예 팀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녀는 안절부절 못하다는 말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시선은 정신없이 돌아갔고, 몸도 들썩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니, 그게. 그러니까, 제가……."

    "긴장 풀어요. 왜요? 내가 예 팀장님. 아니, 소영 씨 잡아 먹을까봐?"

    그나저나 내가 언제 이렇게 능구렁이가 다 됐지? 나 원래 소심한 찌질이었는데.

    예 팀장이 당황하는 모습에 더 짓궂게 말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 원인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첫 째는 업무 관계로만 얽혀있던 여자와 묘한 상황에 놓였다는 게 있었고, 다른 하나는…….

    한 번 차이니까 정신을 차린 건가?

    나 원장에게 차인 영향이 확실했다. 그 뒤로 소연이와 현아를 만났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타락한 것 같았다.

    딱히 걱정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좋았다. 드디어 내게도 사회성이라는 게 나타나는가 싶었다.

    내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예 팀장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결국 내 입에서 짧은 한숨이 나왔다.

    "후우! 그렇게 불편해요? 나까지 불편해지겠네. 그럼 다시 택시 부를게요. 벌써 자정이 넘었어요. 집에 가야죠."

    이번에도 나는 소파를 떠날 수 없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무섭게 예 팀장이 고개를 들고 내 손목을 덥석 잡았다.

    조금 놀란 내가 예 팀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고개를 좌우로 젖는 게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 게 확실했다.

    다시 자리에 앉으며 예 팀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더 이상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다만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왜요? 말하기 불편해요? 그래도 예전에는 고민도 상담하고 그랬잖아요? 그냥 편하게 말해 봐요. 듣는 건 잘하니까."

    내 설득이 먹혔을까.

    드디어 예 팀장이 속내를 드러냈다.

    "싸웠어요."

    "네?"

    "남편이랑 싸웠어요."

    한 번 말하기 시작하자 예 팀장은 봇물 터졌다. 그녀는 그동안 쌓인 걸 풀 작정인기 숨도 쉬지 않고 말했다. 아니,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나는 묵묵히 예 팀장의 속앓이를 들어주었다.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를 쳐 주었다. 자연스레 이야기의 수위가 높아졌다.

    "그래서 오늘 참았던 게 터진 거예요?"

    "네! 글쎄 이 인간이 뭐라는 줄 아세요? 저보고 돈독 올랐대요. 돈독이. 직장에서 짤리고 내가 어떻게 먹여 살렸는데!"

    무언가 보편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뀐 것 같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점점 남녀의 사회 진출은 그 경계가 사라지는 중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 미래에는 더욱 없어질 일이었다.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따듯하게 한 번 안아주지는 못할망정. 서운했겠네요."

    "내말이요! 벌써 일 년째 말만 부부지 남이라니까요? 안아주지도 않아요, 이젠. 나도 여잔데. 나도 여잔데!"

    어?

    예 팀장의 말 속에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나는 그저 포옹을 말했는데, 그녀는 조금 다른 의미의 포옹을 말한 것 같았다. 아니, 확실히 다른 의미의 포옹이었다.

    "부부 생활 좀 하자고 나름 준비하면 뭐해요. 피곤하다고 돌아눕는데. 그때는 정말……."

    "이런!"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예 팀장이 서러움이 차올랐는지 울기 시작했다. 서둘러 휴지를 가져다주었지만, 그때는 이미 그녀가 통곡을 시작한 뒤였다.

    "으아앙!"

    사탕을 빼앗긴 아이처럼 서럽게도 울었다.

    내게 달려드는 예 팀장을 안게 된 나는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부드럽게 등들 두드려주었다.

    "괜찮아요. 사는 게 다 그렇죠, 뭐. 괜찮아요, 괜찮아."

    다른 충고는 하지 않았다. 아니, 해서는 아니 됐다. 결혼도 못해본 놈이 남의 결혼 생활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조금 어설픈 위로였지만 나름 효과는 좋았다.

    내 품에 안긴 예 팀장이 차즘 마음을 추슬렀다.

    코를 훌쩍이는 귀여운 예 팀장에게 휴지를 건네줄 때까지 나름 웃음을 참았지만, 결국 이어진 그녀의 코풀기에 무너지고 말았다.

    "큽! 푸흐!"

    "……웃지마요!"

    "아아, 미안해요. 아무튼 소영 씨에게 새로운 모습이 다 있네요?"

    예 팀장이 또 다시 얼굴을 붉혔다. 참 당당한 여자처럼 보였는데, 그녀도 여자는 여자인가 보다.

    뭐, 보기 좋네. 그나저나 너무 늦었는데…….

    예 팀장이 코를 흥흥 거리며 푸는 사이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2시가 다되어 갔다. 아무리 그래도 유부녀를 이때까지 잡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에서 시선을 떼고 코가 빨갛게 부은 예 팀장을 바라보았다.

    그때 예 팀장의 입술이 달싹거렸다.

    "……해요."

    "네?"

    "우리 술이나 한 잔 해요.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반겨주는 사람도 없는 집에는."

    순간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내 머리가 복잡했다. 온갖 생각이 유혹하는 악마처럼 떠올랐다.

    지금 수작부리는 건가? 에이, 설마.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자꾸 악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자, 나는 급한 마음에 속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역시 나는 아직 그리 많이 타락한 건 아니었다.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솔직히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들어가요. 집이잖아요? 오늘 쉬고 내일 출근해야죠. 자자. 택시 불러 줄게요."

    "아뇨. 택시는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제가 알아서 갈게요."

    어? 이게 아닌데.

    지금까지 따듯하게 날 바라보던 예 팀장의 눈빛이 아니었다. 그녀는 눈빛에서 약간 분노한 기색이 느껴졌다.

    내가 실수한 건가? 자존심이 상한 걸지도. 에이, 씨!

    나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기색을 보아하니 예 팀장은 무슨 수를 써도 집에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이대로 보내면 그녀는 바로 술집으로 직행할 기세였다.

    결국 벌떡 일어나 천천히 현관으로 향하는 예 팀장의 손목을 잡았다.

    "와인? 위스키? 어떤 게 좋아요?"

    와인은 개뿔.

    우리 집에 바다 건너온 술 따위는 없었다. 아. 있기는 있었다. 나름 수입 맥주는 즐겨 마시니까.

    내 약간의 허세에 예 팀장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소주 있으면 소주로 마셔요."

    헐.

    순간 예 팀장이 꽤 주당이라는 걸 깨달았다.

    다행히 우리 집에도 소주는 있었다. 물론 즐겨 마시지는 편은 아니었다. 다만 작년 말에 박스로 사 놓은 게 아직 남아있을 뿐.

    다만 냉장고에 넣어 놓은 게 없었다.

    결국 나는 다용도실에 보관 중인 소주 몇 병을 들고 오면서 다른 것들도 챙겼다. 칵테일 얼음과 유리 글라스. 그리고 집게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거실로 돌아온 내 모습에 예 팀장이 킥 소리 내며 웃었다.

    "소주를 온더락으로 마시라구요? 됐어요. 그냥 주세요."

    "그래도 시원하게 마시는 게 좋으니까."

    "에이, 뭘 그렇게 따져요. 그냥 소준데."

    헐.

    진짜 주당인가 보다.

    나름 안주로 견과류부터 치즈까지 골고루 챙겨왔지만 그냥 헛수고였다.

    예 팀장은 능숙하게 병뚜껑을 따더니 글라스로 마셨다. 글라스로.

    그렇게 소주 2병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결국 나는 다시 다용도 실로 들어갔고, 아예 남은 소주를 다 들고 나왔다.

    또 다시 소주병을 깐 예 팀장이 반은 내 잔에 담고, 남은 반은 자신의 잔에 담았다.

    "짠!"

    "짠."

    신나게 짠을 청하는 예 팀장의 모습에 나는 마지못해 잔을 부딪쳤다.

    이거 먹으면 뒤질 텐데.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숨에 소주를 마셨지만 살짝 알딸딸할 뿐이었다. 내 간은 아직 싱싱한가 보다.

    그렇다고 무한히 소주를 마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순식간에 여섯 병을 비우고 나니 슬슬 취기가 올랐다. 반씩 마셨다고 해도 3병이었다. 이건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그만 마셔야겠어.

    더 이상 마셨다가는 실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 자, 이걸로 끝. 그만 마십시다. 너무 많이 마셨어요."

    "이제 시작인데? 더 줘요! 더!"

    늦었구나. 젠장!

    이미 예 팀장의 혀가 살짝 꼬부라져 있었다. 그녀는 반쯤 감긴 눈으로 또 다시 병을 집었다. 이제부터는 주사의 영역이었다.

    보통 술 취한 상태에서 남자는 아름다움에 대해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신기한 것은 반대의 경우였다. 술 취한 여자가 예쁘다고 여기는 남자는 거의 없었다.

    술 취하면 그냥 주정뱅이일 뿐.

    나도 마찬가지였다. 예 팀장의 주사가 시작되자 슬슬 짜증이 났다. 그 와중에도 새로운 병을 따서 잔을 채우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젓고 말았다.

    "그만. 그만 마셔요. 술에 웬수졌어요?"

    "……이리 줘."

    "그만 마시라니까. 뭐하자는 겁니까, 지금?"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내 목소리에 실린 짜증을 느낀 예 팀장이 그제야 흠칫 했다. 거기까지였다. 이미 잔뜩 술에 취한 그녀는 평소의 단정한 모습 따위는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예 팀장이 내게 달려들며 소주병을 뺏으려 했다.

    "내놔요!"

    "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로써 예 팀장이 취한 게 확실해졌다. 제 정신인 사람이라면 그냥 탁자 위에 널려 있는 소주병을 새로 따면 그만이었다.

    더 이상 술을 마시는 건 의미가 없었다. 애초에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부터 대화도 끊긴 상태였다.

    한 손으로 예 팀장의 팔을 잡은 나는 탁자 위에 들고 있던 소주병을 놓았다. 도중에 그녀가 거칠게 달라붙어서 쏟을 뻔 했지만 무사히 놓을 수 있었다.

    자꾸 엉겨드는 예 팀장의 행동에 슬슬 짜증이 났다.

    "이 여자가 진짜!"

    "진짜 뭐! 뭐! 때리게? 때려! 차라리 때리라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그렇게 싫니? 그렇게 나랑 자기 싫어? 그래서 바람을 핀 거야? 내 카드로?"

    이건 또 무슨 귀신 똥 싸는 소리?

    난데없는 악다구니에 놀라 다시 예 팀장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그녀의 동공은 풀려 있었다. 그녀는 완전히 맛이 갔다.

    설마 내가 남편으로……? 이거야, 원.

    좀 독특한 주사였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전화기 줘 봐요. 집에 연락할 테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예 팀장의 집 주소를 알리가 없었다. 어떻게든 눈앞의 주정뱅이를 치우고 싶었다.

    "싫어! 싫어!"

    "아 쫌!"

    "싫어! 앙!"

    "악!"

    미지근한 소주가 이렇게 위험한 거였다.

    예 팀장은 완전히 취했다. 아니, 그냥 개가 됐다. 개에 빙의한 그녀는 자신의 전화기를 집으려는 내 손을 야무지게 물었다.

    "이 여자가 진짜! 취하려면 곱게 취해야지!"

    이젠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당연했다. 나는 썩 착한 놈이라 할 수 없었다. 손목을 물린 이상 배려 따위는 없었다.

    거칠게 예 팀장의 입에서 손을 빼냈다. 그녀가 다시 달려들었지만, 또 다시 당할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대로 허리를 숙여 그녀의 허리를 두 팔로 감았다. 마치 UFC 선수가 상대를 태클하는 모습이었다.

    "놔! 노라고! 이 나뿐 놈아! 놔!"

    "진짜 녹음 해 놓고 싶다. 진짜."

    예 팀장을 어깨로 들어 맨 나는 그대로 침실로 걸어갔다. 고작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내 등이 욱신거렸다. 내게 붙잡힌 그녀가 두 손으로 마구 때린 탓이었다.

    어쨌든 침실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예 팀장을 침대 위로 던졌다. 살짝 화가 난 것도 있었기에 거칠기 그지없는 행동이었다. 아무래도 급하게 움직이다 보니 뒤늦게 취기가 오른 모양이었다.

    "그냥 좀 자!"

    꿀렁거리며 침대 위를 구른 예 팀장이 벌떡 일어났다.

    침대 위에 똑바로 선 예 팀장이 내게 주먹 감자를 날리며 앙칼지게 소리쳤다. 여전히 그녀의 눈은 흐리멍덩했다.

    "조까! 아니, 깔 좆이나 있니? 쥐좇만한 걸 먹여 살렸더니. 나쁜 놈! 나쁜 새끼! 니가 사람 새끼냐! 사람 새끼야!"

    태어나 처음 듣는 욕에 나도 모르게 욱하고 말았다. 그걸로 끝이었다. 더 이상 내 육체는 내 정신이 지배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내 육제를 지배하는 건 알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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