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75화 (75/200)
  • <-- Black Whip -->

    ***

    날이 밝기 무섭게 계약서 한 부를 받았다.

    계약서는 얇았다. 계약 내용도 알기 쉬운 단어들의 조합으로 나열 되어 있었기에 내가 직접 확인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물론 변호사가 있는데 굳이 내가 검토할 필요는 없었다.

    "이거 메인보다 애피타이저가 더 기름지네."

    별첨으로 첨부된 보증 계약까지 변호사를 통해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계약서에 내 사인을 남겼고, 리아는 내 사인이 된 계약서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늦은 오후가 돼서야 돌아온 리아는 온갖 취재 장비를 낑낑거리며 지고 왔다.

    새벽에 검은 채찍 사냥을 하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낮잠을 자고 일어난 나는 리아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짐을 거실로 옮긴 리아는 쉬지 않고 활달하게 움직였다. 그녀는 막 욕실에서 씻고 나온 나를 식탁으로 끌고 갔고, 이내 나는 의자에 앉은 채 눈을 감아야했다.

    "눈 뜨지 말아요. 분장 번져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그냥 위장크림을 바르면 되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더 의심할 걸요? 이렇게 분장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니까요?"

    난데없는 분장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의자에 앉은 지 거의 2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굳은 허리를 펼 수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을 때 리아가 어느새 동그란 거울을 양손으로 들고 왔다. 그녀는 곧 내 앞에 서서 거울을 내 얼굴 앞에 들어 올리며 말했다.

    "자, 어때요? 감쪽같죠? 그쵸?"

    "음!"

    거울 속 내 얼굴은 내가 아니었다. 진짜 같은 주름과 주근깨, 거기에 점까지 더해지니 중년의 남자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화장품으로 얼굴에 음영을 주며 인상 또한 한층 더 사납게 변한 상태였다.

    적잖이 놀란 나는 솔직하게 내 감상을 리아에게 전했다.

    "이래서 화장이 아니라 분장이라 하는 건가. 진짜 대단한데?"

    "봐요! 내가 뭐랬어요."

    "전문적으로 배운 건가? 아마추어 같지는 않은데."

    "아, 그게……. 사실 대학 졸업하고 연극 무대에 올랐던 적이 있거든요. 3년 만에 재능도 없고, 재미도 없어져서 그만 뒀지만. 그때 배웠던 거예요."

    리아의 목소리에서 적잖은 회한이 느껴졌다.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두 개를 꺼내든 나는 거실 소파로 걸어가며 하나를 리아에게 던졌다.

    "자, 옛날이야기는 집어넣고 오늘에 집중하자고."

    "그래요."

    허공을 날아오는 생수병을 한 손으로 낚아챈 리아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잠시 후 나는 리아와 소파의 한 자리씩 차지한 채 앞으로 일에 대해 생각을 나누기 시작했다.

    "참고로 영상은 안 돼. 우리나라 법 알지? 쇠고랑 차기 싫으면 사진만 찍어야 할 거야."

    "알겠어요. 그래도 사진은 되죠?"

    "그래. 하지만 외부 유출은 안 돼. 그냥 당신네 회사에서 분석할 때 자료로만."

    나는 내 모습이 담긴 기사를 보고 싶지 않았다. 이는 계약서에도 명시해 놓은 상태였다. 리아도 계약 내용을 어길 생각은 없는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고개를 멈춘 리아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보만 제대로 알려주면 문제없어요. 우리가 필요한 정보는 참가자의 육성법이나 몽마의 공략법이에요. 그 외의 정보도 물론 주면 감사히 쓰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 두 가지에요."

    "육성법과 공략법이라……."

    조금 애매한 이야기였다. 특이 내게는 공략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공략법이라 할 수 있는 건…….

    그냥 쑤시니까, 죽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

    결국 공략법보다는 몽마의 스탯을 불러주는 수밖에 없었다.

    "공략법은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몽마에게 얼마의 피해를 받았고, 얼마의 피해를 주었고. 전투 기록만 뽑아주면 되는 거 아닌가?"

    "네? 그래도 되긴 되지만……. 설마 공략법도 없이 몽마를 사냥해온 거였어요?"

    리아의 깊은 눈동자가 크게 벌어졌다. 진심으로 놀란 모양이었다.

    그게 놀랄 거리가 되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그러냐고 행동으로 물었다.

    리아는 여전히 놀람을 감추지 못한 채 잘게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몽마는 공략법이 있잖아요. 약점. 몽마의 약점을 공격하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아니. 한 가지만 물어 볼게요. 약점 간파. 이 기술을 익히지 않은 거예요?"

    "쓸데없이 그런 걸 왜 배우지? 약점을 간파해봤자, 공략할 수 없는 성감이면 소용이 없잖아? 안 그래?"

    "……하아."

    리아가 머리를 감싸 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저 쟤가 왜 저러나 싶었다.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것보다는 그냥 스스로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아니요. 절대 아니거든요? 몽마와 싸웠다가 지면 무슨 페널티를 받는지 알잖아요?"

    아, 그래서 그런 조건을 걸었구만. 페널티. 페널티가 문제였네.

    리아의 대꾸를 통해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몽마에 대한 정보를 얻는 건 누구나 가능했다. 단적인 예로 체력에 올인한 참가자가 몽마와 전투를 치르고 그 기록을 공유하면 끝나는 일이었다.

    다만 패배에 따른 징벌이 문제였다.

    거기에 강력한 몽마들에게 한 방이라도 버티는 놈이 거의 없으니까.

    현재 참가자들의 수준이라면 15레벨 이상의 몽마는 상대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동화 3개나 들어가는 전투 관리증을 쓰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한 마디로 지금 이들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것과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20레벨짜리 몽마를 학살하는 내가 나왔으니. 애가 탈 수밖에 없었구나.

    생각을 정리하며 여전히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리아의 정신이 번쩍 들 미끼를 던졌다.

    "일단 내 스탯은 공개 불가. 하지만 몽마에 대한 건 상관없어. 내 개인 정보만 지켜준다면 전투 기록 정도는 내어 줄 수 있어."

    "……정말요?"

    "그래. 전투 기록에서 얻은 정보 중에 내 정보만 아니라면. 마음대로 써도 돼. 이정도면 충분한가?"

    "네! 충분해요! 충분하고말고요!"

    리아가 벌떡 일어나며 방실방실 웃었다.

    어차피 저들도 육성법과 공략법 모두를 바라진 않았을 게 분명했다. 그 중 더 무게를 두는 건 당연히 공략법이었다. 육성법은 일단 방향을 정하면 돌이킬 수 없었다.

    하지만 공략법은 다르지. 몽마의 정보를 쥐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큰 힘이 될 테니까.

    조삼모사에 걸려든 리아를 뒤로한 채 나는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

    아직 해가 질 때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다.

    ***

    새벽의 중심은 고요했다.

    그것은 명동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물론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인 서울은 깊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 나도 있었다.

    한적한 길을 걸어가는 내 옆에는 긴장한 얼굴의 리아가 있었다.

    "당신이 왜 긴장해? 싸우는 건 난데."

    "……챔피언이잖아요. 전 세계 최초잖아요."

    "챔피언?"

    "아, 한국은 보스몹이라고 하던가요?"

    "아아."

    난 또 뭐라고.

    낯선 단어에 대한 호기심은 금세 식었다. 그보다는 다른 것이 내 관심을 끌었다. 여전히 새벽에도 움직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미간이 찌푸려지는 것과 동시에 못마땅한 어조의 말이 튀어 나왔다.

    "저 인간들은 잠도 안자나?"

    "그러게요. 참 신기한 나라에요. 한국은."

    "그렇게 속편한 소리를 할 때가 아냐. 만약 내 얼굴이 팔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귀책사유는 한 글자도 빼먹지 않고 외웠어요. 걱정 마세요. 그런데 바로 시작하실 거예요?"

    내 으름장에도 리아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무슨 대책이라도 준비한 모양이었다.

    리아의 물음에 나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

    리아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나는 더욱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내 눈앞에 검은 채찍이 나타났다.

    검은 목제 의자에 앉아 있는 검은 채찍은 늘씬한 미녀였다. 고혹적인 미소와 검은 가죽 부츠와 코르셋이 정말 잘 어울렸다. 그녀는 남자 위에 군림하는 여왕이었다.

    그래봤자, 팬티 벗은 여자일 뿐.

    검은 채찍은 가슴과 음부를 다 드러내고 있었다. 반면 팔과 다리는 검은 가죽 재질의 장갑과 장화를 신으며 꽉 조여 맸다. 가슴 아래부터 아랫배까지는 검은 코르셋으로 조여 있었고, 부츠와 코르셋 사이는 가터벨트가 이어져 있었다.

    자못 위압적인 기세를 풍기는 검은 체직이었지만, 두려움 따위는 들지 않았다. 내 육감은 충분히 격퇴할 수 있는 존재라 속삭였다. 폭렙 전까지만 해도 알쏭달쏭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래도 쉬울 것 같지는 않다만.

    검은 채찍의 자태를 잠시 감상한 나는 다시 다리에 힘을 주었다.

    저벅, 저벅.

    내가 막 검은 채찍의 흐릿한 그림자 안에 들어섰을 때였다.

    검은 채찍이 지루한 눈빛을 버리고 눈을 깜빡거렸다.

    "어머? 오랜만에 새로운 아이네? 나와 즐기고 싶니?"

    "그 채찍만 휘두르지 않는다면."

    검은 채찍과 마주한 나는 그녀의 왼손에 쥐어져 있는 기다란 채찍을 흘끔거리며 답했다. 사실 저게 문제였다. 만약 저걸 휘두른다면.

    으으!

    생각만 해도 싫었다. 나는 누구에게 맞고 사는 취미는 없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때리는 게 나았다.

    으스스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떤 것도 잠시였다.

    서두르자.

    새벽이라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였고, 그것은 곧 내게 시간이 없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평소처럼 표정을 되돌린 나는 검은 채찍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며 전투 의지를 불태웠다.

    둥실!

    그 순간 내 몸이 살짝 허공에 떠오르더니, 이내 옷가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알몸이 되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다행히 리아가 해준 변장 덕분에 겉으로 티가 나지는 않았다.

    이거 나보다 레벨이 더 높은 거야?

    작은 의구심이 들었다. 지금 내 레벨은 26이었다. 솔직히 기대한 것도 없지 않았다.

    기대는 개뿔.

    헛된 망상은 검은 채찍의 조소에 산산이 부서졌다.

    "호호호! 지금까지 달려들었던 아이들 중에는 가장 실하네?"

    "너는 그저 그렇고."

    당황스러움도 잠시 나는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비록 선공을 취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신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강했고, 이길 수 있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내 눈빛에 어린 자신감을 읽었는지 검은 채찍의 눈살이 잘게 찌푸려졌다.

    그때 검은 채찍의 얼굴 전체에 주름을 퍼트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공격 우선권 획득에 실패합니다.]

    역시나.

    검은 채찍은 나보다 레벨이 높았다. 아니, 음격이 높았다. 특수 몽마. 흔히 보스몹이라 말하는 눈앞의 몽마는 정말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이러면 요리는 포기해야하나?

    선공을 빼앗긴 이상 전투 계획을 변경해야했다. 본래는 요리는 물론이고, 버프까지 걸려고 했다. 심지어 경험치 부적까지 쓰려고 했지만, 가당치도 않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지. 어떤지."

    내가 어떻게든 침착해 지려고 노력할 때 검은 채찍이 오만한 눈빛을 뿌리며 입을 열었다.

    "기꺼이 말까지 섞어 줬는데. 실망시키지 마렴. 실망시키면……."

    "실망시키면?"

    "화날 것 같으니까!"

    순간 분위기가 돌변했다. 피부는 따끔거렸고, 심장이 욱신거렸다. 알 수 없는 압박감이 내 몸을 휘감은 여파였다.

    젠장!

    억지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래봤자 몽마였다. 말이 몽마지, 보스의 참가자인 내게는 그저 사냥감이었다.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싸우기도 전에 기세가 꺾일 것만 같았다.

    "까지 말고 덤벼. 왜 입으로 털어? 쫄았냐?"

    내가 왜 그랬을까.

    위압감에 눌리자 슬슬 오기가 생겼다. 순간 나도 모르게 욱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결과는 제대로 된 도발이었다. 뒤늦은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감히!"

    도발이 먹혀든 검은 채찍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변한 건 그녀의 눈빛뿐만이 아니었다. 정확하게는 움직이는 게 있었다.

    부들부들 몸을 떨던 검은 채찍의 오른 팔이 반원을 그리며 하늘을 가리켰다. 자연스레 그녀의 손에 잡혀 있는 채찍이 들썩거렸다. 이윽고 그녀의 팔이 다리 땅을 가리켰다.

    쫘아악!

    흠칫!

    부지불식간이었다.

    바닥이 갈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 왼쪽 볼이 시큰했다. 고작 허공을 가른 채찍의 풍압이라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허공을 가르며 바닥을 후려친 채찍이 내 얼굴 옆을 가르고 지나가자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서늘한 바람에 얼굴이 갈기갈기 찢기는 느낌이었다.

    뭐야, 이 미친년은?

    난데없는 채찍질에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매번 느끼지만 몽마의 육체 능력은 엄청났다. 내 동체시력으로는 도저히 몽마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었다.

    내 몸은 이미 제압당한 것과 다름없었다. 분명 육체는 그랬다. 육체는.

    "썅! 웬 개지랄이야! 그냥 닥치고 덤벼! 제대로 쑤셔 줄 테니까!"

    악다구니였다.

    나도 한 성깔 한다는 걸 30년 만에 깨달았다. 초등학생 때는 고아라 놀리면 울고 그랬는데. 이게 다 흘러간 세월 때문이었다.

    어쨌든 한 바탕 쏟아내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동시에 정신도 번쩍 들었다.

    그래봤자, 섹스 배틀이지.

    보스의 규칙에 따르면 몽마는 참가자를 물리적으로 구속할 수 없었다. 쉽게 말해서 패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그 말은 곧 내가 아무리 진상짓을 떨어도 눈앞의 몽마는 날 죽일 수 없다는 말이었다.

    자신감이 생긴 나는 벌러덩 바닥에 누우며 고개를 살짝 들었다.

    더욱 성난 검은 채찍의 얼굴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덤벼, 이년아!"

    도발에 성공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검은 채찍의 얼굴에 서리가 낀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여기까지가 3권입니다.

    1인칭으로 세 권정도 써보니 저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저는 머릿속으로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캐릭터들을 그 공간에 풀어 놓습니다. 그리고 녀석들이 움직이는 걸 글로 옮깁니다. 3인칭에 최적화된 방식이죠.

    근데 1칭은은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게임으로 예를들면 전 전 맵을 다 내려다보는 GM인데, 자꾸 유저1의 입장에서 글을 풀어나가려니 묘한 괴리가 생기네요.

    1인칭은 참 매력적인 글쓰기 방식이지만,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인칭을 바꾸는 것도 안되니...이 글까지는 유지해야겠지만요.

    참 매력적인 작법인데 아쉽네요.

    아, 그리고 전편에 오류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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