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69화 (69/200)
  • <-- Lia Cooper -->

    ***

    택시에서 내린 나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진짜 연예인들은 어떻게 살까? 나 같으면 답답해 죽을지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자칫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 흥분한 사람들에게 내 초상권이 갈기갈기 찢길 뻔 했다. 강변역을 도주로로 택한 것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모자랑 마스크는 그렇다고 쳐도. 선글라스는 좀 아깝네. 2만원이나 주고 산 건데.

    길가 노점상에서 구매한 싸구려였지만 아까운 건 아까운 거였다. 내일은 더 싼 걸로. 아니, 아예 값싼 변장 도구를 대량 주문하기로 결심했다. 아마 올해는 꽤 자주 외출을 할 것만 같았다.

    문득 미소가 터졌다.

    "나한테는 정말 신의 선물이네. 신의 선물이야. 삼촌이 수십 년을 노력해도 안 고쳐지던 게, 대번에 고쳐지네."

    아마 삼촌은 내가 보스를 즐기고 있다는 걸 알면 적극적으로 지지할 게 분명했다. 매번 나보고 밖에 좀 나가라고 하는 양반이니까. 그동안 삼촌의 애원에 가까운 부탁애도 꼼짝을 안했던 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움직일 줄은 나조차 놀라울 정도였다.

    "그나저나 운동을……. 해야 하나?"

    굳이 헬스장을 다닐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용 침실에서 치른 전투는 육체적인 피로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더 컸다. 물론 지금도 헉헉 거리고 있었지만, 이건 필사적으로 도망친 결과였을 뿐이었다.

    앞으로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리던 와중 나는 걸음을 멈췄다.

    꼬르륵.

    "벌써 점심시간이네?"

    혼신을 다해 튀다보니 평소보다 더 허기가 졌다. 마침 멈춰선 곳에는 지나가면서 봐왔던 중국집이 보였다. 다만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중국집이 아니었다.

    이거 혼자가기 좀 뭐 한데.

    고급 중식 레스토랑에 혼자 들어가서 딸랑 짜장면 하나 먹고 나오기는 그랬다. 분명 평소라면 들어가지 않았을 곳이지만 오늘따라 너무 배가 고팠다.

    "에이, 몰라. 지금 상태면 5인분도 혼자 먹겠다."

    결국 오랜만에 과식을 넘어 폭식을 하고 말았다.

    한 시간 동안 신나게 처먹고 가게를 나온 나는 볼록한 배를 쓰다듬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다행히 배가 당기거나 아프지는 않았다. 확실히 요즘 입맛이 절정에 달한 것 같았다.

    "요즘 좀 많이 먹는 거 같은데."

    아무래도 헬스장을 끊어야겠다. 체력도 체력이었지만, 그보다 뱃살 관리가 필요했다. 한 번 뱉은 말처럼 살도 한 번 찌면 되돌리기가 어려운 법이니까.

    빵빵한 배를 쓰다듬으며 기분 좋은 포만감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일단 좀 쉬면서 사냥터 정리 좀 해야겠지?

    지금이라도 다시 사냥에 나서도 문제없을 만큼 체력은 충분했다. 다만 사냥터를 정하는 게 문제였다.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어느 정도 수고를 해야 하지 싶었다.

    겸사겸사 배도 좀 꺼트리고.

    느긋하게 마음을 먹으며 막 대문을 열었을 때였다.

    "익스큐즈 미!"

    "응?"

    정확하게 내 뒤통수를 때리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춰야했다. 게다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강변 터미널을 빠져나오며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고개를 돌리니 나를 간절하게 바라보는 벽안의 여자가 보였다. 짙은 갈색 머리카락은 말꼬리처럼 묶은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은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가벼운 차림이었다. 다만 땀에 젖은 옷이 더욱 살과 밀착되어 꽤 야한 장면을 연출했다.

    사실 여자의 외모는 날카롭지만 살짝 처진 매력적인 눈매를 제외하면 그리 예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물론 서양인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었지만, 아무리 뜯어 봐도 미인이라기보다는 개성 있는 얼굴에 더 가까웠다.

    평범한 외국 여자였지만, 한 가지는 특출났다.

    바로 키였다.

    키 한 번 디게 크네. 힐 신으면 나랑 비슷하겠는데?

    대충 175가 넘어 보였다. 진짜 굽이 좀 있는 힐을 신으면 나보다 클 수도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운동화 차림이었지만.

    모델인가?

    쭉 뻗은 다리와 늘씬한 몸매에 어울리는 직업이 연상됐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패션 센스가 좀……. 먹물 냄새가 나는데?

    백날 추측해 봤자 소용이 없지 싶었다. 어차피 나름 영어 회화는 쫌 했다. 거릴 낄 게 없었다.

    "절 부른 겁니까?"

    "아! 네!"

    오랜만에 쓰는 영어다 보니 조금 어색한 면이 있었다. 사실 외국으로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 비싼 돈 주고 배웠지만, 제대로 쓴 적이 거의 없었다. 최근에는 그저 외국 영화나 드라마 볼 때 자막 없이 보는 용도로 쓴 게 전부였다.

    내가 영어로 물으니 여자도 영어로 답했다. 억양이 약간 독특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나도 영어권 나라에서 오래 살지 않았기에 어휘 선택이나 발음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거 아냐? 의사소통만 하면 되지, 발음은 무슨. 그리고 케이트 쌤이 영어는 자신감 이랬으니까.

    옛날 영어 강사의 조언을 다시 한 번 아로새기며 자신감 있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누구시죠?"

    "이런, 죄송해요. 저는 리아 쿠퍼라고 합니다. 리아라 불러주세요!"

    나름 시니컬하게 팔짱을 끼고 물으니, 리아가 자신의 이마를 탁 때렸다. 그녀는 청바지 뒷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이내 살짝 구겨진 명함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주는 명함을 거절할 수는 없었기에 명함을 받아든 나는 슬쩍 고개를 내려 읽어 보았다.

    NPO? 문화부 기자? 아. 기자구나.

    명함은 심플했다. 혹시나 뒷면에 다른 정보가 있나 뒤집어 보았지만 알 수 없는 글자들로 가득했다. 아무래도 명함만으로는 의문이 풀지 않았고,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춘 채 물었다.

    "NPO가 뭡니까? 제 식견이 짧아 잘 모르겠네요."

    나도 모르게 방어 기재가 발동했나 보다.

    딱딱한 내 말투에도 리아는 당황하지 않았다. 살짝 미소 지은 그녀가 이해한다는 얼굴로 조곤조곤 설명해 주었다.

    "네덜란드 공영 방송이에요. 전 방송국 소속 기자고요. 주로 해외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독특한 문화를 취재해요. 지금은 보스 때문에 보스를 취재하고 있지만요."

    몽롱한 눈빛만 봐도 이 리아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를 좋아하는 지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진전성이 있었고, 언뜻 갈망까지 보였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그것을 확인해 봐야했다.

    "보스라……. 혹시 날 따라온 겁니까?"

    내 날카로운 물음에 리아가 흠칫하는 게 보였다. 막힘없이 말하던 지금까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것으로 대답은 충분했다.

    기자가 아니라 파파라치 아냐?

    순간 불신이 피어났지만 스스로 과한 생각이라 여겼다. 내가 탑스타도 아니고 파파라치가 붙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물론 끝까지 긴장을 풀 생각은 없었다.

    기자는 개인의 사생활보다 국민의 알권리를 더 중요시 여기는 족속들이니까.

    살짝 한쪽으로 편향된 사고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게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이었고, 나는 그들의 작태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이 죽은 이상 오히려 경계하는 게 더 합리적인 사고일 수도 있었다.

    "이쯤 되면 불쾌해도 되겠죠? 정말 기자가 맞습니까? 인터뷰 요청도 없이 무작정 사람의 뒤를 밟는 사람이."

    리아의 고개가 바닥을 향했다.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못했다. 조금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내 생각이 변하지는 않았다.

    아닌 건 아니었다.

    "더 이상 이런 불쾌한 일은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쿠퍼 씨. 한국 변호사들의 실력이 궁금하다면 몰라도."

    인사는 없었다.

    할 말만 딱 내뱉은 나는 그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리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집 안에 들어선 나는 소파에 털썩 소리를 내며 앉았다.

    "거참 별 일이 다 있네."

    아직 버리지 않은 리아의 명함을 보며 중얼거린 나는 피식 웃으며 명함을 유리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기자든 뭐든 지금 내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도움은 고사하고 위험한 부류에 불과했다.

    공명심. 아니, 허영을 채우려고 나대고 싶지는 않았다. 언제까지 나를 숨길 수는 없지만 최대한 숨기고 싶었다. 누군가 나에 대해 안다면 내 평화로운 생활이 깨질 뿐만 아니라 사냥에도 지장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옐로우 페이퍼라면 없는 영웅도 만들어서 이슈화 시킬 테니까."

    물론 리아의 회사가 황색 언론인지 아닌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의 방송국이 나와 관련된 기사를 내놓는다면, 그것을 받아쓰는 인터넷 기자들이 나올 게 분명했다. 거기까지 상황이 진척되면 그 뒤는 뻔했다.

    "어뷰징 기사의 희생양이 될 수는 없지."

    리아를 머릿속에서 지운 나는 핸드폰을 들고 오후 일정을 그려 보았다. 다행히 몽마는 인구에 비례해서 나타났다. 덕분에 서울은 지금 몽마 천국이었다.

    단순히 번화가나 외곽 지역뿐만 사냥터로 변한 게 아니었다. 서울 소재 대학교 캠퍼스도 지금 난리였다. 한창 학기 중은 대학교 교정이 몽마들에 의해 점령되다 시피 된 상황에 학생들은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군대라니. 이거 지랄 났네. 지랄 났어."

    군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 부대는 지금 주적인 간부. 아니, 북한이 아니라 몽마와 전쟁 중이었다. 몽마와의 전투에 패해 기절하는 병사가 속출했고, 심지어 피해자들 중에는 간부들까지 있었다.

    "장교뿐이겠어? 장성들도 있을 걸? 그래도 이건 좀 큰일이네. 군대는 군대인데."

    인류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문제였기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해결책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 있었다.

    "고렙들의 사냥터로 개방하면, 그러면 좀 나아지려나? 에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꾸준히 리젠되는 걸 어떻게 처리해?"

    문제는 그 유일한 해결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었다.

    가장 폐쇄적이고 비합리적인 집단에게 개방을 바라는 건…….

    "개소리지."

    차라리 북쪽에 사는 돼지가 살 빼는 게 더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것도 잠시 나는 다시 보스 앱을 켜고 몽마를 검색했다. 당연히 이번에도 20레벨 이상이었다. 강변 터미널 필드를 정리하며 조금 더 높은 레벨의 몽마를 사냥해도 그리 위험하지 않다는 걸 알았기에 내 손가락 움직임은 더 없이 가벼웠다.

    한동안 현란하게 춤추던 손가락이 딱 멈췄다.

    "아, 바보. 또 까먹었네."

    몽마를 검색하는 걸 잠시 중단하고 서둘러 전혼 사냥창을 열었다. 기억난 김에 사냥을 할 생각이었다. 매일 공짜로 1회 사냥이 가능한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얼른 하단의 낚싯대를 클릭하자 위에 있는 액자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작은 사각 액자가 빠르게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내 심장이 뛰었다.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액자 속에서 정신없이 바뀌던 그림의 속도가 차츰 줄어들었다.

    또르르, 철컥!

    ['붉은 사자의 영혼 1개'를 획득합니다.]

    "……내가 그렇지, 뭐."

    심장의 두근거림이 싹 사라졌다.

    붉은.

    이 두 글자면 충분했다.

    --------------------

    [붉은 사자의 영혼]

    + 등급 : 노예 3단계

    + 성장 : 5/7

    + 효과 : 마법력 15 상승

    --------------------

    2의 성장도를 더 올리면 4단계가 되는 불은 사자의 영혼은 최하급 전혼이었다. 게다가 효과까지 내게 전혀 필요 없는 마법력이었다. 뭐하나 내게 필요치 않는 전혼의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었다.

    미안하지만 넌 아웃.

    일말의 망설임 없이 나는 붉은 사자의 영혼을 그대로 주황 늑대에게 흡수시켰다.

    "어차피 하얀 독수리는 충분하니까."

    하얀 독수리의 경우 1,500의 성장도를 더 올려야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반면 주홍 늑대는 25의 성장도만 더 올리면 다음 단계로 진화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전혼은 단계가 높아진다고 효과가 대폭 증가하지 않았다. 1단계의 전혼의 효과가 1이라면, 25단계의 전혼 효과는 25일 뿐이었다.

    0.2%를 올려 활력 100을 추가하느니, 20%를 올려 치명 증폭 10%를 꾀하는 게 백번 더 나았다.

    아, 그러고 보니 나 업 했지?

    3번째 몽마를 절정에 보내는 순간 음격이 한 단계 올랐던 것이 이제야 떠올랐다.

    강변 터미널에서 사냥 할 때는 나도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에 나는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조급해지며 음격이 올랐지만 확인한 겨를이 없었다.

    "어질 5 올리나, 안올리나 티도 안 나지만. 그래도 올려야지."

    혼자 꿍얼거리며 5개의 능력치를 모두 속도에 투자했다. 아직 추가 공격 효과를 보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구만리였다.

    스탯을 찍은 다음은 스킬이었다.

    기술치를 몽땅 쓰겠다는 다짐도 잠시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어야했다.

    "기승위 수련을 배우려면 창 수련을 마스터해야 하네."

    몽마들의 체위는 보통 기승위가 많았다.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체위 기술을 배워서 손해 볼 일은 없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공격권을 가지고 있을 때 마음대로 체위를 바꿀 수 있었다. 한 가지 체위만 배워 놓으면 충분히 투자한 값을 뽑을 것 같았다.

    언뜻 정상위 수련을 배워도 상관없을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가 않았다. 아직까지 큰 어려움 없이 체위를 마음대로 바꾸지만, 나중에도 그러리란 법이 없었다. 구속 기술에 당하거나 선공을 뺏기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체위가 고정됐다.

    결국 범용성이 높은 기승위를 배우는 게 나았지만, 지금 당장 5개의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수는 없었다.

    "스킬 포인트가 3개 밖에 없는데 무슨. 그냥 나중에 배우자.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구강 삽입을 배우지 말 걸."

    그저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다. 애초에 구강 삽입이 없었으면 튜토리얼 보상을 독점하는 게 불가능했다. 물론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면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강구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능력이 있으면 주식을 해야지. 뭣 하러 이러고 있어?"

    뭐 까먹은 게 없나 확인해 보았지만 다행히 없었다.

    다시 몽마를 검색하던 나는 괜찮은 사냥감을 찾을 수 있었다.

    "아직 3시도 안 됐는데. 한 탕 더 뛰지, 뭐."

    전용 침실 덕분에 체력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여전히 정신적 피로는 어쩔 수 없었지만, 워낙 짧은 시간 동안 사냥했기에 정신이 쌩쌩했다. 덕분에 하루에 두 탕을 뛸 수 있었다.

    사냥에 필요한 준비물을 인터넷에서 구매하며 다시 집밖으로 나섰다.

    막 대문을 나섰을 때 내 미간을 찌푸리는 여자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저기요!"

    불청객의 목소리가 발사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활짝 웃고 있는 리아가 보였다.

    저 여자 아직도 안 갔어?

    확실했다.

    저 여자는 기자 일리가 없었다. 파파라치도 아니었다. 이렇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사람을 우리는 이렇게 불렀다.

    "진상이네."

    예의 따위를 씹어 먹은 그들은 진상일 뿐이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