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unam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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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소침한 내 대답 이후로 우리는 어색한 침묵에 갇혔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지현아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슬쩍 수건을 집어 들었다. 아무래도 분위기 봐서 빠져나갈 생각인 듯 싶었다. 하긴, 물건이 안서는 고자 놈에게 서비스를 해주려고 해도 해줄 수가 없었다.
지현아가 막 수건으로 몸을 감쌌을 때였다.
번개처럼 내 머리에 한 가지 사실이 관통했다.
"아니야! 야! 아까 샤워할 때 너가 세웠잖아! 처음에서 서 있었고!"
"어?"
소연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 얼굴과 내 물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지현아도 도망치려다 말고 다시 다가와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여자가 내 물건을 빤히 바라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내 물건은 완전히 죽지 않았다. 분명 살아 있었다. 그것은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근데 얘가 왜 갑자기 죽었지?
나는 물론이고 다른 두 여자고 고민이 길어졌다. 더 머리가 복잡해진 것 같았다. 이거 무슨 수수깨끼를 푸는 것도 아니고.
그때 소연이가 손뼉을 치며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오빠야. 솔직히 말해 봐. 내가 얘 데리고 왔을 때 얘랑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했지?"
뜨끔.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내 솔직한 반응에 대답은 필요치 않았다. 소연이는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지현아가 소연이의 입술로 시선을 모았다.
이윽고 소연이가 피식 피식 연이어 웃더니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오빠 진짜 정신병 있나 봐. 내가 불임이라고 할 때 서고. 쟤가 끼어드니까 죽고. 도대체……. 아니다. 그거야 개인사니까. 아무튼 오빠 인생도 참 딱하다. 딱해."
중간 중간 혀를 차며 소연이가 결론을 냈다. 나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남에게 들으니 더 서글픈 사실로 다가왔다. 의사보다 소연이의 말이 더 폐부를 찔렀다.
"어머!"
심지어 깜짝 놀라는 지현아의 말도 아팠다.
나는 눈을 감고 침대에 들어 누웠다.
"그래. 그런갑다. 나도 대충 짐작은 했다만……. 참 엿 같은 인생이네. 그나저나 너 똑똑하다?"
"소연 언니 우리나라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학교 다녀요. 정말 똑똑한 언니인데……."
"얼씨구. 너도 대학 다니잖아? 계집애가 점잖은."
"전 그냥 전문대잖아요. 그것도 2년제."
지현아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뚱한 얼굴로 답하자 소연이가 버릇같은 비웃음을 날리며 쏘아붙였다.
"대학이 거기서 거기지. 아무튼 오빠도 딱하다. 이 좋은 기회를 공으로 날리게 생겼네?"
"하루 이틀도 아닌데. 됐다."
엄한 불똥이 괜히 나한테까지 튀었다. 나는 그저 무뚝뚝하게 답했다. 의사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생각할 정도라면 나는 이미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도 알고 있었다. 단지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게 아니면 한 번 발기한 것에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일지도 몰랐다.
한 번 서면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 희망적인 생각이 틀렸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야했다. 인생은 시험이 아니었다. 찍어서 문제를 맞춰봤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체념한 채로 자리에 침대 아래로 다리를 내려 걸터앉았다.
"욕심이 과했던 거지. 그래도 너한테는 반응하잖아? 그게 어디야?"
소연이가 말없이 나와 지현아 사이에 앉으며 우리 세 사람은 나란히 침대에 걸터앉은 모양새가 됐다.
나는 뭐하냐는 눈으로 소연이를 바라보았다. 소연이는 또 피식 웃으며 내 물건에 손을 뻗었다.
"그럼 현아랑은 안하는 걸로 하고.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는 세울 수 있다며? 그럼 내가 세우고, 나만 먹으면 되지. 현아야. 아무래도 넌 못 먹는 거 같네. 이거."
"풋! 괜찮아요, 언니. 장유유서라면서요? 언니한테 양보해야죠."
"들었지? 현아는 싫다고 했어. 설마 억지로 막 하고 그런 사람은 아니지?"
어이없는 두 여자의 대화에 넋 놓고 있던 나는 난데없는 물음에 버럭 화를 냈다.
"야! 내가 그런 개새끼들인 줄 알아? 억지로는 무슨. 준다고 해도 못 먹……. 아니, 못 했는데. 그나저나 너 말 좀 이쁘게 해라. 여자가 그러면. 그러면……."
"왜? 싸게 본다고?"
"……어."
"됐어. 전에도 말했잖아? 한 번 사는 인생 남들 눈치 보느라 하고 싶은 거 참으면서 살기 싫다고."
맞다. 얘는 이런 애였다. 아마 전 국민이 욕해도 당당하게 명동 거리를 돌아다닐 애가 진소연이라는 여자였다.
나도 소연이처럼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당당해서 좋네. 아니, 내숭 까고 남들 속이는 애들보다 훨씬 낫다. 멋진데?"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아무튼 고마운 줄 알어. 아무리 내가 은퇴했어도 이런 서비스는 잘 안 해주니까."
"오 땡큐. 근데 이왕 그럴 거면 살살 해주면 안 될까? 자꾸 은근슬쩍 힘을 주는 게 좀 아픈데……."
당당한 소연이에게 엄지를 치켜세워주었다. 그것도 잠시 나는 슬쩍 내 물건을 내려다보며 양해 비스무리한 말을 날렸다. 그녀가 간간히 내 불알을 그러쥐는 게 좀 아팠다.
"왜? 불알 쥐니까 쫄려?"
"하아……. 그냥 니 꼴리는 대로 하세요. 말로는 도저히 못 이기겠다."
내 고개가 좌우로 돌아갔다. 소연이는 거침없는 여자였다. 최소한 섹스에서만큼은 내가 주도권을 쥐려면 아직 먼 것 같았다.
주도권을 가질 날이 오기는 올까?
작은 의문도 잠시 나는 다시 내 물건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튜브에 바람을 불어 넣는 것처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물건이 커졌다. 자연스레 내 얼굴도 상기되며 방안 분위기가 살살 달아올랐다.
달아오른 건 나와 소연이뿐만이 아니었다.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지현아가 불쑥 소연이 옆으로 오더니 무릎 꿇고 고개를 내 가랑이 사이로 처박았다.
"윽!"
"올? 현아 기술 많이 늘었네?"
내가 불알에 닿는 짜릿한 느낌에 움찔하든지 말든지 소연이는 후배의 성장을 칭찬할 뿐이었다. 나는 소연이가 무얼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한 가지 생각만 반복했다.
쟤랑 안한다. 쟤랑 안한다. 쟤랑…….
"으윽!"
"오! 오빠! 오빠 물건 안 죽는다. 안 죽어!"
이년아. 내가 죽겠다.
지현아가 입으로 귀두를 점령하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당할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선명한 쾌감이 내 척추를 타고 뇌를 뒤흔들었다.
내가 흥분한 걸 모를 리 없는 소연이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움직였다. 침대 위로 올라온 그녀는 내 뒤에 무릎 꿇고 앉더니 그대로 나를 안았다.
백 허그.
남자들의 흔한 로망인 백 허그에 나는 더욱 흥분하고 말았다.
당연했다. 그냥 백 허그도 아니고 알몸 백 허그였다. 소연이의 부드러운 가슴과 살짝 딱딱한 유두가 내 등에 비벼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오일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네.
특히 처음 애무를 할 때 묻은 오일이 신의 한 수였다.
"오호! 풀 발기네? 현아야! 더! 더더! 이 오빠 싸게 만들어 봐!"
"우읍!"
지현아는 소연이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 그녀는 겉에만 핥다 말고 갑자기 내 물건을 입안에 밀어 넣었다. 작은 그녀의 입은 물론이고 그녀의 목구멍까지 내 물건이 점령하고 말았다.
서로 다른 압착감이 내 물건에서 느껴지자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내가 부르르 떨자, 소연이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두 손으로 내 젖꼭지를 살살 비비며 쾌감을 증폭시켰다. 아프지 않을 정도로 요리조리 움직이는 힘조절이 일품이었다.
"윽! 으윽!"
슬슬 한계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대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나는 쌀게 분명했다. 전신의 털이란 털은 곤두 선 것 같았고, 내 물건은. 아니, 내 전신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결국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엄청난 쾌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쾌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내가 지현아의 머리를 잡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쾌감은 더욱 올랐고, 나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말았다.
꿀럭!
"으으으윽!"
"우읍……!"
사정.
태어나 처음 하는 사정은 순백이었다. 내 머릿속은 텅텅 비었고, 내 몸은 그대로 굳었다. 나는 지현아의 연약한 머리를 내 하복부로 끌어당긴 채 얼어붙었다.
숨 막힘에 지현아가 살짝 몸부림을 쳤지만 혼이 나간 나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 이게. 이게 사정이구나. 천국은 멀리 있지 않았어.
별별 생각을 다하며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간헐적으로 쪼그라들던 괄약근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몇 번인지 모를 정도로 연발 사격을 끝낸 나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그대로 뒤로 넘어갔…….
가지 못했다.
찰싹!
"이 인간아! 애 잡을 일 있어? 얼른 안 놔? 놔! 노라고!"
"아!"
등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에 화들짝 놀란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여전히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숨 막혀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지현아의 얼굴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얼른 그녀의 머리를 구속하고 있던 손을 들어 올리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캑! 캑!"
"어이구! 애를……."
지현아는 내 사과에도 답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내가 사정한 정액을 입 안 가득 머금은 채 사레들린 사람처럼 기침을 했다. 소연이가 얼른 내려가 휴지를 챙겨 그녀가 편히 토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괜히 미안함 감정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거 강제로 한 거야?
소심한 남자.
나는 결코 대범한 남자가 아니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소심한 나는 지현아를 고통스럽게 했다는 사실에 너무 미안했다.
다행히 지현아는 나를 탓하지 않았다. 그녀는 도리어 해맑게 웃으며 요염한 미소를 보였다.
"우와. 오빠 대단하네요. 물건도 튼실하고, 양도 많고. 배터지겠어요."
"나도 모르게 그만……. 너무 흥분해서 그랬어요. 정말 미안해요, 현아 씨."
내 진심어린 사과에 지현아가 소연이와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더니 이내 두 여자가 동시에 키득키득 웃었다. 나는 멍하니 앉아 이게 무슨 상황인가 고민했다.
얘들도 정상이 아닌가?
내가 나름의 결론을 냈을 때 소연이가 내 옆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내 말이 맞지? 얘 정말 순진하다니까?"
"그러게요. 언니 말대로 요즘 남자들 같지 않네요? 동정이라 그런가? 아니지. 제가 처음을 받았으니 동정은 아니죠?"
"어머? 무슨 소리니? 입으로 받은 거잖아? 제대로 여기로 받아야지. 그래야 떼는 거지."
살벌한 소리를 두 여자가 겁도 없이 나눴다.
나는 여전히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내가 멀뚱히 있을 때 살살 눈웃음을 치던 지현아가 일어서더니 다시 내 무릎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뒤로 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어느새 소연이가 내 등 뒤를 막고 있었다.
소연이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내 귓가에 속삭였다.
"오빠. 쟤 특기가 뭔지 알아?"
소연이의 짓궂은 물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이미 내 눈은 반쯤 잠든 내 물건에 닿아 있었다. 지현아가 내 물건을 다시 입안에 밀어 넣는 게 보였다.
"쟤 뒤처리가 예술이야."
등 뒤에서 가슴을 부비며 소연이가 중계를 시작했다. 그녀의 말 대로 지현아의 뒤처리는 예술이었다. 갑자기 쭈쭈바가 먹고 싶어졌다.
가뜩이나 예민할 때 지현아가 공격해오자 나는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 움찔거렸다. 그녀의 혀가 내 물건의 머리를 빙글빙글 돌아가며 할을 때마다 나는 어쩔 줄 몰랐다. 이러다가 다시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
"후……."
안타까운 소연이의 탄식과 안도하는 내 한숨이 뒤섞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다시 쌀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사정을 하기 위해서는 물건이 빳빳하게 서 있어야했다.
내 물건은 지현아의 엄청난 혀놀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개를 숙였다.
……멀었구나, 나는.
아무래도 내 트라우마 때문인 것 같았다. 그것은 내가 극복하고 싶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물며 잠꼬대도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데 어릴 적 트라우마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결국 지현아가 음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름 전문가의 자존심이 상한 듯 했다. 그녀가 안쓰러웠지만 위로는 하지 않았다.
고자가 오지랖을 부릴 수는 없으니까.
나를 대신하여 소연이가 후배를 다독였다.
"괜찮아, 현아야. 이 오빠가 이상한거지 니가 못한 게 아니니까. 그래도 30년 만에 이 오빠 정액을 뽑아냈잖아?"
저기. 그런 말을 꼭 당사자 앞에서 할 필요는 없는데.
"그건 그래요. 그럼 인정해 주는 거예요? 제가 이 오빠 동정 먹은 거?"
저기요. 지현아 씨. 우리 초면이거든요?
"흥!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이 오빠 동정은 내 거라니까? 넌 넘버 2씩이나 돼서 룰도 모르니?"
룰은 무슨 룰? 이상한 거 만들지 말라고!
"보지로 받나, 입으로 받나. 처음 받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현아 씨? 저기요?
"보지가 정석이지. 입이나 똥꼬는 안 돼. 그런 식이면 자위하면 동정 떼는 건가?"
도저히 두 선후배의 대화를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괜히 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왜 창피함은 내 몫인지 알 수 없었다.
이미 불붙은 두 여자에게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내가 자리를 떠났지만 침실에서 날카로운 설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아……. 어쩌다가 내 인생이 이렇게 꼬였을까."
가뜩이나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 내 주변에는 조금 이상한. 아니, 조금 많이 이상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았다.
욕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두 여자의 목소리는 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지리 복도 없는 놈. 굿이라도 해야 하나.
나오는 건 한숨이요, 들어오는 건 걱정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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