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lling -->
감상을 뒤로한 나는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하자!"
시작이라는 두 글자를 빼버리는 조금 야릇한 말이 되어 버렸다.
상관없었다. 이미 알몸이었다. 허례허식은 거추장할 뿐이었다.
"진짜요?"
몽마도 짧게 답했다. 아니, 되물었다. 그녀의 눈매가 요염하게 휘어졌다.
오직 둘 뿐인 이곳에서 쓸데없는 가식은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몽마의 물음에 답하지도 않은 채 그녀를 끌어 당겼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이히힛!"
나에게 안겨든 몽마가 내 엑스칼리버를 엉덩이로 깔아뭉갰다. 아프지는 않았다. 보드라운 살결에 도리어 더 흥분 됐다.
"읍!"
"앙!"
몽마는 저돌적이었다. 그녀는 긴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았고, 가느다란 팔로 내 목을 감았다. 암컷 사마귀처럼 나를 온몸으로 휘감은 그녀는 숨도 쉬지 않고 내 입안을 탐했다.
입술이 아니라, 입안이었다.
쭈쭈바를 빠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나도 숨을 참은 채 그녀의 혀를 탐닉했다. 끈적끈적하고 물컹물컹한 느낌이 더욱 나를 흥분시켰다.
몽마와 달리 내 두 손은 자유로웠다. 당연히 나는 두 손을 움직였다. 그녀의 세상 그 어떤 빵보다 부드러운 엉덩이를 양쪽 다 그러쥐었다.
"아앙!"
내 행동에 몽마가 입을 떼며 교성을 터트렸다. 그녀는 더욱 내 목을 팔로 조였다. 덕분에 터질 듯한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에 어그러졌다.
뭉클, 뭉클!
"윽!"
내 입에서 짧은 신음이 터졌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내 가슴과 맞닿은 그녀의 가슴이 문제였다.
꼭지.
몽마의 연분홍 젖꼭지가 내 꼭지를 희롱했다. 묘한 감촉이 찌릿찌릿했다. 마치 내 젖꼭지에 방전기가 일어난 것 같았다.
이미 흥분은 최고조였다.
나는 몽마의 엉덩이를 더욱 세게 그러쥐었다. 아플법한데도 몽마는 내 손길을 뿌리치지 않았다. 뿌리치기는커녕 좌우로 가슴을 비비며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도저히 못 참겠다.
나는 이미 한계였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나는 몽마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고 그녀를 침대 위로 넘어트렸다. 자연스레 그녀의 팔이 내 목에서 풀렸다.
"꺄아! 나 몰라, 나 몰라!"
"모르기는……."
어설픈 내숭에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이미 나는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엑스칼리버가 준비가 끝났다며 그녀의 옥문을 두드렸다.
몽마는 몽마였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허리를 살짝 틀었다. 게다가 엉덩이를 살살 흔들며 더욱 내 엑스칼리버를 애타게 만들었다.
전투고 뭐고 알게 뭐야?
결국 내 이성이 끊어졌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몽마의 양 팔목을 잡은 채 허리를 밀어 올렸다.
푸욱!
몽마의 속살이 벌어지며 엑스칼리버가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황홀했다.
음탕한 속살은 내 엑스칼리버에 달라붙어 저항했다. 은근한 저항이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전후운동을 위해 내가 허리를 뺄 때는 속살이 반대로 가지 말라고 내 엑스칼리버를 잡아 당겼다.
이율배반적인 몽마의 속살은 요녀였다.
정신없이 넣고 빼기를 반복하다보니 점점 온몸이 뜨거웠다. 처음 엑스칼리버에서 시작한 열기가 이미 내 머리끝까지 미친 것 같았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뼈가 녹을 지도 몰랐다.
흥분에 취한 나는 팔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누워있음에도 제법 반듯한 몽마의 가슴을 쥐었다. 아주 세게 틀어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마는 교성을 터트리며 내 흥분을 더욱 이끌었다.
"아흥! 세게! 더 세게! 더더더 세게!"
몽마가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며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이 내 얼굴을 잡더니 이내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송골송골 땀이 맺혀 한층 더 농염해진 가슴에 내 얼굴이 파묻혔다.
나는 숨을 쉬지도 않고 입을 벌렸다. 어떻게 먹고 싶었다. 입에 들어가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혀를 내밀었다.
몽마의 가슴을 진탕 희롱하는 와중에도 나는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무아지경.
나는 정신이 없었다.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이대로 시원하게 사정을 하고 싶었다.
그 순간 내 머리에 번개가 쳤다.
안 돼. 나는…….
"사정하면 안 되지."
내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자, 몽마의 반개해 있던 눈이 번쩍 떠졌다.
그제야 알아차렸다. 몽마는 전혀 흥분하지 않고 있었다. 여기서 흥분한 존재는 오직 나뿐이었다.
이건 시험이었지.
트라우마가 고맙기는 처음이었다.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몽마의 옆에 드러누우며 심드렁하게 물었다.
"근데 내가 안에 싸도 괜찮나?"
"왜요? 임신이라도 할까봐? 걱정 마시죠. 그럴 일은 없으니까. 성투 중이라면 같은 종이라도 마찬가지에요!"
몽마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몽마도 여자였다.
여자의 자존심을 건드는 순간 좋은 분위기를 기대하는 건 만용이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웃었다. 몽마가 화났다는 사실은 문제되지 않았다. 그보다 임신이 안 된다는 게 중요했다.
그랬구나. 그래서 이 녀석이 일어났구나. 다행이네.
내 트라우마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임신이 두려웠다. 내가 아이를 낳는 게 무서웠다. 그 아이가 혼자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내 남성을 앗아갔다.
이것을 알게 된 이후로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피임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 발표도 읽었고, 가임 기간과 같은 다양한 성지식도 공부해 보았다.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다.
임신에 대해 파면 팔수록 100%란 게 없었다. 중절 수술도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피임약이나 기구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아이를 낳지 않으려면 섹스를 하지 말아야한다는 게 내 무의식에 깊게 아로새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희망이 보였다.
의구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보스의 개발자는 대단한 존재였다. 최소한 인간보다 대단하다는 건 확실했다. 그가 불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몽마를 상대할 때만 엑스칼리버가 반응한 것은 내가 은연 중 알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어떻게 내가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방법을 찾았다는 사실에 나는 잘게 몸을 떨었다.
감격의 격동이었다.
나는 여전히 아이를 낳고 싶지 않지만…….
"섹스는 하고 싶어. 결혼도……. 하고 싶어."
전자는 원래 있던 바람이었고, 후자는 근래 가진 바람이었다.
드디어 나는 내 욕심을 채울 방법을 찾았다.
언제 지었는지 모를 순수한 기쁨의 미소가 내 입가에 그려졌다.
몽마가 삐죽거리며 나를 흘겨보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한참을 홀로 웃었다.
감정은 영원하지 않았다. 나는 시간이 흐르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뒤늦게 서슬 퍼런 몽마의 눈빛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미안. 내가 좀 문제가 있거든. 그걸 해결했더니……. 미안. 다시 시작할까?"
보통 현실에서 이랬다가는 싸대기 맞기 십상이었다. 다행히 내 볼은 무사했다. 몽마는 폭력을 쓰지 못하는 듯 했다.
다시 자세를 잡으려 몽마와 폼을 포갰을 때 뒤늦게 섹스 배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근데 섹스를 했잖아? 근데 왜 배틀이 아닌 거지?"
"여긴 몽마의 성체가 아니에요. 특히 저 같은 존재는 상대의 동의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누구처럼 막무가내로 시작했다가. 막무가내로 끝내지 않는다구요!"
"……미안해."
솔직하게 사과했다.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몽마는 정말 분한지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내 사과에도 몽마는 쉽사리 화를 풀지 않았다.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린 모습이 처연……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가슴이 짓눌리며 퍼진 모습이 너무 요염했다.
사과를 하면서도 내 눈은 몽마의 팔 아래로 삐져나온 가슴살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내 행동에 몽마가 화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화를 내기는커녕 화를 풀었다. 몽마도 그렇지만, 여자는 참 오묘한 존재였다.
"처음 맞은 분이라 넘어가 주는 거예요. 근데 당신 정체가 뭐에요? 아직 본 식은 시작도 안했는데, 어떻게 이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죠?"
"응? 그냥 뭐……. 그렇게 되던데?"
몽마의 궁금한 얼굴을 보며 나는 살짝 한 발 빼며 답했다. 나는 얼굴이 그리 두껍지 않았고, 스스로 얼굴에 금칠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자화자찬을 한다면, 성대에도 닭살이 돋아 질식사할지도 몰랐다.
다행히 몽마는 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슬며시 웃으며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이 내 엑스칼리버를 슬며시 감쌌다.
"그럼 시작할까요?"
그제야 처음에 몽마가 되물었던 게 떠올랐다.
아, 그게 동의를 구하는 거였구나.
피식 웃음이 흘러 나왔다. 그때 대답했으면 바로 섹스 배틀을 시작했을 게 분명했다. 대답을 피해서 그냥 섹스만 한 꼴이었다.
"좋아. 한 번 제대로 붙어 보자!"
"네!"
드디어 본격적인 전투였다.
튜토리얼 때처럼 빡빡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기본적인 시작 자세를 몽마가 결정하는 건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등을 붙은 채 가랑이를 살짝 벌렸다.
"와줘요."
언뜻 애원하는 듯한 말투였다.
확실히 몽마는 상대를 자극할 줄 알았다.
나는 오랜만에 정상위를 거부하지 않았다. 무릎걸음으로 몽마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슬쩍 그녀의 무릎을 잡아 조금 더 벌리며 되도록 가까운 곳에 위치하려 노력했다.
"아이, 부끄럽게."
조잘조잘 몽마는 말을 쉬지 않았다. 물론 수다스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간간히 말을 통해 흥분도를 높이는 것 같았다.
은근히 영악하네? 아니, 조심해야겠다. 이제는 포로 상태가 되면…….
디테의 버프가 사라진 지금 상태에서 포로 상태가 걸리면 진짜 큰일이었다. 데미지 2배를 받으면 내 딸피로는 버티지 못할 수도 있었다.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개발자가 한 패치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튼 조심해야겠네.
잠시 숨을 고른 나는 슬쩍 삽입을 해 보았다. 달라진 점을 지금 알아두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해본 돌출행동이었다. 나도 모르게 긴장하여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앙!"
긴장은 개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몽마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섹스와 섹스 배틀은 별개였다.
천천히 전후 운동을 하며 몽마의 속살을 느꼈다.
역시 아무 변화가 없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인 나는 공격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다양한 창이 나타났다.
아, 이렇게 하는 방식이구나.
지금은 살짝 불편한 감도 있었지만, 튜토리얼에서 그랬던 것처럼 적응하면 편할 것 같았다.
오히려 이편이 더 나았다.
섹스를 하면서 배틀도 하고. 일거양득인가?
나는 전직 시험인 만큼 최선을 다하려고 마음먹었다. 간을 보고 어쩌고도 없이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을 선택했다. 바로 구강 삽입이었다.
막 구강 삽입을 선택하는 순간 몽마의 입술이 달싹 거렸다.
"아흑! 나에게는, 으흥! 오직 여기만아아앙! 쓸 수 있어요. 빼지 마요!"
너무 힘겹게 설명하는 것 같아 잠시 전후 운동을 멈췄더니 몽마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다시 허리를 튕기자 몽마의 치솟았던 눈매가 부드럽게 풀렸다.
얘도 정상은 아니네.
이상한 방식의 설명이었지만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아니,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그 문제를 보스가 대신 해결해 주었을 뿐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보를 읽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몽마. 너희들은 자세를 강제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
"흐응! 응!"
지금 대답한 건지, 아닌 건지.
"대인전은 자유롭지만, 대마전에서는 몽마 선택한 자세를 중심으로 전투를 해야 하고. 가끔 너처럼 조금 더 빡빡하게 하는 몽마도 있고?"
"으응! 아흥!"
에효. 그냥 보스의 정보를 믿어야겠다.
이미 몽마는 정신줄 놓고 있었다. 침을 질질 흘리는 것도 모자라 혀까지 내밀고 있었다. 완전히 뽕 맞은 년 같았다.
어차피 싸우다보면 명확하게 알 것 같았다.
다만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전직하면 기술부터 배우자.
작은 결심을 뒤로하고 나는 현재 상태에서 유일한 공격 방법을 선택했다.
퍽! 퍽!
['란드'에게 144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란드'에게 171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올 많이 들어가네?
반 토막 넘게 아작 난 내 타격력이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247의 타격력에 150전후로 데미지가 들어가는 모습에서 나는 란드의 방어력을 알 수 있었다. 얼추 100안팎이지 싶었다.
내 공격이 끝났을 때 란드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나마 달라진 거라고는 얼굴이 조금 더 상기됐다는 게 전부였다. 오히려 엑스칼리버에서 오는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란드는 지체 없이 반격을 가했다.
"쥐어짜도 될까요? 에잇!"
"컥!"
엄청난 기술명에 나는 순간 사래가 걸리고 말았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란드'에게 119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치명타도 아닌데 대번에 피가 쭉 빠졌다. 아무리 기술이라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공격력이었다. 나는 20%가 넘는 활력이 사라진 걸 확인하며 등골이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이거 장난 아닌데?
활력 회복 기술 덕분에 27의 활력이 차오르는 걸 통해 공격권이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살짝 고민됐다.
포션을 빨아? 아님 걍 공격을 해?
공격과 방어.
둘 중에 한 가지의 선택 앞에서 나는 거침없이 결정을 내렸다.
소신에게는 아직 431의 활력이 남아 있사옵니다.
나는 확률을 믿고 공격을 선택했다.
퍼억!
"꺄항!"
['란드'에게 421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나이스, 크리티컬!
현재 내 치명 확률은 57이었다. 이게 다 과부 제조기의 상징 덕분이었다. 무지막지한 치명 확률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더블 어택이 안 터진 게 좀 아쉽지만. 그보다 쟤 피가 얼마야?
치명 공격을 받은 란드는 발가락을 오므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뿐이었다. 그녀는 아직 절정에 오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순간 란드의 반격이 이어졌다.
"란드 아파염! 찌찌 주떼염!"
난데없이 혀 짧은 소리를 내더니 란드가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내뱉은 기술명처럼 갑자기 내 젖꼭지를 쭙쭙 소리를 내며 빨기 시작했다.
"윽! 으윽!"
"쭈우우웁!"
['란드'에게 110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란드'가 110의 활력을 회복합니다.]
헐. 미친. 지금 내 찌찌 빨아서 피 회복한 거임?
순간 어이가 없었다. 나는 남자다. 당연히 우유가 나올 리가 없었다.
영양을 섭취한 것도 아닌데 활력을 회복하는 게 신기했다.
"무슨 회복 기술이……. 사기 아냐?"
"이히! 잘 먹었습니다!"
게다가 발랄하기까지.
순간 내 멘탈이 나갈 뻔했다. 다사다난했던 인생이 아니었다면 진짜 맛이 갔을 지도 몰랐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다시 고민의 시간이 찾아왔다. 현재 내 활력은 375였다. 매 턴 조금이나마 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장점이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고민은 짧았다.
평균 100의 피해였다. 한 번 더 받아도 포션을 마시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입술을 다부지게 붙인 나는 연이어 공격을 시도했다.
"가랏!"
나도 모르게 낯간지러운 외침을 토해냈다.
퍽! 콰앙!
왔다!
효과음을 듣는 순간 확신했다.
['란드'에게 133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란드'에게 422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란드'가 절정에 올랐습니다.]
오케이! 나이스 샷, 엑스칼리버!
"가아아앙……!"
괴상한 교성을 토하며 란드가 절정에 올랐다.
이내 보스의 안내음이 나를 반겼다.
[전체 임무 '최초의 직업'을 완료합니다.]
[직업 '불패 백수'로 획득합니다.]
응? 백수? 저기 백수는 직업이 아니잖지 않아?
반가움도 잠시 의문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의문을 풀 수 없었다. 몽마의 성체와 달리 시험의 관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득한 어둠이 나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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