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태어난 베토벤-552화 (에필로그 2) (552/564)
  • 다시 태어난 베토벤 552화

    120. 에필로그(2)

    12월 11일 토요일.

    세계 클래식 음악 협회 본부가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는 활기와 희망으로 가득했다.

    2027 오케스트라 대전 시상식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베를린 필하모닉의 앙코르 공연이 예정된

    탓에 세계 각지의 음악인들이 바르 샤바를 찾은 탓이었다.

    언론도 그 광경을 조금이라도 더 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으아으어 아.”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못한 채 호 텔을 나선 차채은이 차디찬 바람에 몸을 떨었다.

    한이슬이 그녀를 타박했다.

    “뭐 하느라 머리도 안 말리고 나왔어! 전화해도 안 받고!”

    “히. 미안.”

    두 사람이 대기해 둔 차량에 급히 올라탔다.

    리무진이 시상식이 개최될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홀로 출발하자 차채은은 겨우 숨을 돌리며 머리카락을 쓸었다.

    “헐. 언니, 봐 봐. 머리 그새 얼었어.”

    “그러니까 일찍 자라 했잖아.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뭐 하다 늦게 잤 어?”

    “죄송합니다.”

    “뻔하지. 네 남친 잘난 거 아니까 있는 티 좀 그만 내.”

    “사귀는 거 아니라니까?”

    “그럼 뭐 했는데?”

    “그냥 얘기하다 보니까.”

    “누구랑?”

    한이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아니라니까. 지훈 오빤 나 그렇게 생각 안 해.”

    한이슬이 피식 웃고 말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어렸을 때랑 똑같으니까. 음악 이야기밖에 안 해.”

    한이슬이 또 고개를 저었다. 차채은은 그녀가 자신을 어린애로 취급 하는 듯해 괜히 오기가 생겼다.

    “마음이 있으면 티가 날 거 아니 야. 나도 알 거 다 알아.”

    “오구구. 그랬어?”

    “언니!”

    “채은아, 이 언니 말 믿어. 최지훈 걔 너 좋아해.”

    차채은은 한이슬이야말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벗어둔 양말 가지고 놀리고 친구 만나듯 아무렇게나 불쑥불쑥 찾아오는 모습만 봐도 그럴 일은 없었다.

    워낙 어렸을 적부터 함께했던지라 서로가 너무나 편할 뿐.

    로맨틱한 일은 조금도 없었다.

    “드라마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야. 좋아한다고 말해야 좋아하는 거니? 뭐, 분위기 있는 곳에서 데이트해야 마음 생기는 거야?”

    차채은이 눈을 깜빡였다.

    “그런 건 확인일 뿐이야. 이미 마음이 생긴 뒤의 일이라고.”

    한이슬이 자신의 말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잘 알면서 왜 아무도 안 만나?”

    “쯧쯧. 연애가 다가 아니란다.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며 사는 게 어디 쉬운 줄 아니?”

    “아직 편집장님 좋아하는 거지?”

    “야!”

    한이슬이 소리를 치자 차채은이 웃으며 그녀에게 달라붙어 애교를 부렸다.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홀에 음악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빌헬름, 자네도 왔구만.”

    마리 얀스가 푸르트벵글러에게 다 가와 인사를 건넸다.

    “얼굴이 폈네. 그렇게 기쁜가? 하하.”

    “흐하하하하! 아무렴. 도빈이 녀석 이 어떤 곡을 만들었는지 자네도 들었잖나.”

    푸르트벵글러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회장에 퍼졌다.

    거슬리는 목소리를 들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고개를 돌렸고 이내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를 확인하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은퇴한 인간이 여긴 뭐 하러 와서 요란을 떨어?”

    토스카니니의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푸르트벵글러가 고개를 돌렸다.

    마리 얀스가 나섰다.

    “은퇴라니. 빌헬름 얼마 전에도 공연하지 않았나.”

    “아, 그랬나? 오케스트라 대전에도 나오지 않아 죽었거나 은퇴한 줄 알았지.”

    토스카니니의 빈정거림에 마리 얀스가 난감해했다.

    많은 음악가가 모인 이 자리에서 푸르트벵글러와 토스카니니가 또다 시 한바탕 싸움을 벌일 것 같았다.

    그러나 푸르트벵글러의 목소리는 여전히 밝았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9등! 9등이 나 하신 로테르담의 토스카니니 아니신가!”

    “••••••뭐라?”

    “9등! 9등이나 하신 분이 말도 걸어주고 이거 영광이구려. 하하하!”

    “이 노친네가 노망이 났나.”

    “으음으음. 그럴 리가. 무려 9등씩 이나 한 분이 인사를 해주니 내 기 뻐서 그런 것이야. 하하하하!”

    “참가도 하지 않은 주제에 지금 날 능멸하는 것이냐.”

    “아아. 오해하고 있구만. 그런 뜻이 아니니 너무 성내지 말게, 9등.”

    “이 작자가! 그 9등이란 말 집어치우지 못해!”

    “뭐라? 작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 했고 브루노 발터가 나서서 두 사람을 중재했다.

    “그만들 하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부끄럽긴! 부끄러운 건 9등 한 저 놈이 부끄럽겠지!”

    “참가조차 못 한 인간이 입만 살아 가지고!”

    “내가 참가했으면 넌 10등이었어!”

    “뭐야!”

    말다툼이 더욱 격해졌고 사카모토 료이치는 껄껄 웃으며 배도빈에게 다가갔다.

    “말리는 게 좋지 않겠나?”

    “저런 사람 몰라요.”

    배도빈이 애써 고개를 돌렸다.

    악장단과 다른 단원들도 민망해하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고 그것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로테르담 필하모닉도 마찬가지였다.

    “참, 그 소식 정말이에요?”

    배도빈이 마침 사카모토 료이치가 빈 필하모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사카모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처음부터 올해까지만 하기로 했었네. 빈 필하모닉도 이제 자기 모습을 찾아야지.”

    “전보다 사카모토가 지휘할 때가 더 좋았어요.”

    “껄껄. 그리 말해주니 기쁘네만 그 들이 오랜 시간 추구해 온 정체성을 건들고 싶지 않네.”

    아주 오래전 그가 빈 필하모닉을 떠났을 때도 같은 이유였다.

    지금도 반복되는 일이라 배도빈은 사카모토가 왜 굳이 같은 일을 반복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전에도 그랬잖아요. 그럼 왜 다시 들어갔던 거예요?”

    “자네 때문이지.”

    배도빈이 고개를 갸웃하자 사카모토가 껄껄 웃었다.

    “첫 오케스트라 대전 때 다들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 뜨거워져서 말 이지. 언제 또 기회가 있을지도 모 르고.”

    그는 배도빈은 눈웃음을 지으며 배도빈과 눈을 맞췄다.

    “고맙게도 빈이 내 욕심을 받아줬을 뿐이지. 이제 각자의 길로 돌아 갈 때라네.”

    배도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 밀었다.

    “고생했어요.”

    “껄껄. 암. 이 나이에 지휘하는 게 쉽지가 않아. 저렇게 힘이 넘치는

    빌과 아르투로가 부럽기도 하네. 껄 껄껄.”

    배도빈이 슬쩍 시선을 돌렸다. 푸르트벵글러와 토스카니니는 여전히 말다툼하고 있었다.

    “출전도 하지 않은 놈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느냐!”

    “도빈이가 우승해 주는데 왜 나가?”

    “이, 이, 네가 그러고도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자라 할 수 있더냐! 폭군이라 불리던 놈은 어디 가고 치 매 걸린 노인네만 남았구나!”

    “발터, 자네도 들었지? 우리 애들이 뭘 연주했는지.”

    “말 돌리지 마라!”

    푸르트벵글러는 그저 기쁠 뿐이었다.

    자신의 베를린 필하모닉과 제자 배도빈이 연주한 그랜드 심포니는 그가 바랐던 새 시대의 음악의 완성이었다.

    여전히 그와 경쟁하고 싶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아무리 탓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껄껄. 자네가 어지간히 자랑스러운 모양일세.”

    “좋아해 주는 건 좋은데 만족해서 은퇴하려니까 문제죠. 알아보니까 종신 계약은 불법이라 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사카모토 료이치는 배도빈이 진심으로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를 잡아두 려 했음에 짐짓 놀랐다.

    전부터 그를 놔주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관용적인 표현으로 여겼을 뿐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잠시 후.

    식이 시작되었다.

    2027 오케스트라 대전의 하이라이 트를 모아둔 영상물이 중앙 스크린에 비쳤다.

    방송을 통해 시상식을 접하고 있는 네티즌들은 그것을 통해 2027년 한 해를 돌아볼 수 있었다.

    ㄴ 크 진짜 대박이었지.

    ㄴ 런던 그랑프리 1, 2차전이 진짜 꿀잼이었는데.

    ㄴ 난 시카고 그랑프리. 지메르만이 랑 가우왕•최지훈, 엘리자베타 스토 리가 재밌었음.

    ㄴ 베를린 그랑프리가 최고 아님?

    ㄴ OX 그랜드 심포니 하드캐리

    ㄴ 내 수능 오케스트라 대전이 망침.

    ㄴ 응 아니야~

    ㄴ 클래식 음악 시장이 이렇게 커질 수 있나 신기함. 월드컵보다 많이 봤잖아.

    ㄴ 배도빈 덕분이지.

    ㄴ 배도빈이 큰 역할을 한 것도 맞고 시작도 배도빈이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계속 말해왔음.

    ㄴ 갓갓갓

    ㄴ 갓갓갓이 뭐야?

    ㄴ 갓도빈으로 부르는 것도 부족해서 갓갓빈으로 불리다가 하다하다 갓갓갓이라고 하는 듯.

    ㄴ ㅋㅋㅋㅋㅋ

    ㄴ 배도빈도 배도빈이지만 진짜 다른 음악가들도 대단함. 90년대 클래식 생각하면 진짜 많이 달라졌음.

    ㄴ 좀 가까워졌다고 해야 하나. 이 젠 클래식 듣는 게 거부감이 없어 짐.

    ㄴ 그게 큰 듯.

    ㄴ 클래식이 원래 먼 문화가 아니었음. 연극, 뮤지컬, 오페라, 영호느 게 임, 애니메이션, CF 거의 모든 문화 와 함께하고 있었는데 몰랐을 뿐임.

    ㄴ 맞아. 영화나 CF에서 많이 듣던 노래 많더라.

    ㄴ 노래 ㄴㄴ 곡 ㅇㅇ

    ㄴ 아, 배도빈 트로피 받는다.

    ㄴ ㅠㅠ도빈이 진짜 잘 컸다ㅠㅠ

    ㄴ 와 진짜 꼬맹이었는데 다른 사람이랑 같이 서 있는 거 보니까 엄청 컸네?

    ㄴ 웃는 거 봐 ㅠㅠ

    ㄴ 날 가져 ㅠㅠ 나윤희랑 사귀지 말고 나랑 사귀자아 ㅠㅠ

    ㄴ 배도빈 삐쩍 말랐을 때보다 지금이 더 나은 듯.

    “첫 번째 오케스트라 대전의 영광을 이은 베를린 필하모닉의 배도빈 악단주께 마이크를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가 배도빈에게 수상 소감을 요청했다.

    그는 마이크 앞에 서서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살핀 뒤 입을 열었다.

    “당연한 결과네요.”

    배도빈의 도발적인 발언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만이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단원들은 얼굴을 짚었다.

    배도빈은 내빈석을 둘러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이 있는 곳에 시선을 두었다.

    “시카고였나요. 알렉산드르 헤신과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트호펜 E플랫 장조 피아노 협주곡은 훌륭했습니다. 정말 멋졌어 요, 헤신.”

    예상치 못한 발언에 알렉산드르 헤 신이 두리번거리며 민망히 웃었다.

    배도빈이 고개를 돌렸다.

    “클리블랜드였죠. 차명운 지휘자와 대한국립교향악단의 말러 2번은 제가 들어본 연주 중에 가장 정교했습니다. 아마 구스타프 말러가 들었다 면 앞으로도 대한국립교향악단에 요 청했을 겁니다.”

    차명운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곳곳에서 배도빈의 의도를 알아채 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클리블랜드에서는 또 대단한 연주 가 있었죠. 엘리아후 인손과 체코 필하모닉보다 성숙한 오케스트라는 몇 없을 겁니다. 풋냄새를 풍기던 플루트도 성장했고요.”

    엘리아후 인손과 단원들이 밀로스 발렌슈타인을 보았고 그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LA. 모차르트. 제가 아는 한 아리 엘 얀스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보다 아마데의 곡을 잘 표현하는 곳은 없습니다. 본인도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진달래가 객석에서 일어나서 환호 했다.

    아리엘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뿐 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고개를 돌려도 진달래는 굴하지 않고 몸을 들썩였고 덕분에 작은 웃음이 번졌다.

    “로테르담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해체 후 다시 모은 지 2년도 안 된 악단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죠. 로 테르담 필하모닉 연주진에 경의를 표합니다. 마에스트로 아르투로 토 스카니니의 혹독한 훈련을 잘 소화 하셨네요.”

    “하하하하하!”

    배도빈의 농담에 회장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러나 정작 오케스트라 대전을 준비하느라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던 로테르담 필하모닉 단원들과.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만은 웃지 못했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로테르담이 아무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에게 고생 했다 해도 자신들보다 더하진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런던 심포니. 마에스트로 브루노 발터의 브람스는 언제 들어도 완벽 하죠. 푸르트벵글러는 본인이 낫다고 하지만 제 귀에 브람스는 런던 심포니였어요.”

    “뭐라!”

    푸르트벵글러가 벌떡 일어나 고함을 질렀으나 니아 발그레이, 케르바 슈타인, 마누엘 노이어에게 붙잡혀 제압당하고 말았다.

    브루노 발터는 그 모습을 보며 매우 흡족해했다.

    “런던 필하모닉. 짜증 나는 사람이 지만 적어도 베트호펜 D장조 바이올린 협주곡만큼은 훌륭했어요. 런 던 필하모닉이 정체성을 찾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레몽 도네크가 있는 한 런던 필하모닉은 더욱 발전하겠죠.”

    배도빈의 발언에 주변이 깜짝 놀랐다.

    비록 부드러운 말투는 아니었지만 그간 앙숙으로 지냈던 레몽 도네크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오케스트라 대전 부진으로 레몽 도네크가 런던 필하모닉을 떠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난 지 1년도 안 되었기에.

    배도빈의 말은 마치 레몽 도네크를 지지하는 것처럼 들렸다.

    배도빈은 마리 얀스와 제르바 루빈 스타인, 프란츠 미스트와 그들의 오케스트라도 언급했다.

    칭찬 일색이었다.

    남은 곳은 종합 준우승을 한 빈 필하모닉 이었다.

    “그리고 빈 필하모닉. 저는 어렸을 적부터 사카모토 료이치와 함께했지 만 빈에 있을 때만큼 열정적인 그를 보지 못했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사카모토와 함께한 빈 필하모닉은 최고였고 빈 필과 함께한 사카모토는 정말로 즐거워 보였습니다. 제가 아는 악단 중 가장 매력적 인 곳이 이제 또 변화를 맞이하는 듯하니 아쉬울 뿐입니다.”

    카메라가 사카모토와 빈 필하모닉을 잡았다.

    눈시울이 붉었다.

    그들은 손과 어깨를 붙잡고 서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배도빈이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대단한 분들 중에 저와 베를린 필하모닉이 최고였단 뜻이네요.”

    “그렇지!”

    마누엘 노이어와 진 마르코, 피셔 디스카우가 주먹을 높게 들며 호응했다.

    배도빈의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말 에 감동에 젖었던 회장에 웃음이 흘렀다.

    “그러나 이 트로피가 중요하진 않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그리고 오케스트라 대전을 지켜보신 팬 여러분 도 1년간 즐거웠으니까요. 정말 행 복했습니다. 지고 싶지 않아 더 열

    심히 한 면도 없지 않아 있고요. 그 들이 없었다면 생각 못 했을 아이디 어도 있었습니다. 저와 베를린 그리 고 참가 악단 모두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오케스트라 대전은 없었을 겁니다.”

    그는 숨을 고르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더 멋진 노래를 부르죠. 환희가 넘치는 노래를 함께.”1)

    1)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中, Sondern laßt uns angenehmere anstimmen, und freudenvollere(-v 리 보다 기쁜 노래를 부르세. 환희 가 넘치는 노래를).

    박수 소리가 번져나갔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던 손이 더 빨리, 더 큰 소리를 내며 회장 전체 가 박수 소리로 가득해졌다.

    길게 이어진 열렬한 지지 뒤에 배도빈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빈! 빈! 빈! 빈!”

    “빈! 빈! 빈! 빈!”

    회장이 떠나갈 듯.

    그를 부르는 소리는 꺼질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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