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태어난 베토벤-512화 (512/564)
  • 다시 태어난 베토벤 512화

    110. 그래도 나아가리라(3)

    엘리자베타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 들이 환호와 박수로 그녀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가우왕을 제외한 어떤 피아니스트도 연주해내지 못했던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를 연주하려는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성공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ㄴ 가우왕 소나타를 연주한다고?

    ㄴ 무리 아냐?

    ㄴ 배도빈이 사퇴 안 했으면 결승에도 못 올라올 애가 관심 받으려고 발악하네ㅋㅋ

    ㄴ 말 너무 심하다.

    ㄴ 이건 무리 맞지. 배도빈이나 최지훈, 막심 같은 사람이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 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거야.

    ㄴ 그게 뭔데?

    ㄴ 나중에 차채은이 기사로 써줄 거임.

    ㄴ 너도 모른다는 뜻이네.

    ㄴ 할 수 있으니까 하려는 거겠지 다들 왜 이렇게 날이 서 있냐?

    ㄴ 가우왕 소나타가 어려운 것도 어려운 건데 한 번 틀리면 진행이 안 된다고 함. 노트가 너무 복잡해서 손가락이 꼬인대.

    ㄴ 그럼 실수 없이 치면 되네.

    ㄴ 그게 쉽냐? 동요도 아니고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곡 중에서 가장 어려운 곡을 한 번도 실수 없이 연주하는 게?

    ㄴ 난 힘들지만 프로면 당연한 거 아님?

    ㄴ ㅇㅇ 아님.

    ㄴ 실수는 있을 수밖에 없고 중요한 건 그걸 넘기는 건데 가우왕 소나타는 그게 불가능하다니까?

    ㄴ 어쨌든 관심 한번 받고 싶단 뜻이네. 어디 잘하나 보겠음.

    ㄴ 못 하지. 내가 볼 땐 어차피 우승 나가리니까 어그로나 끌어보려는 거 같음.

    엘리자베타의 도전을 응원하는 사람도 비아냥거리는 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엘리자베타가 무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객석에 앉아 있던 미카엘 블레하츠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선생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블레하츠의 질문에 사카모토는 고개를 저은 뒤 입을 열었다.

    “전혀 몰랐네. 그런 말은 잘 안 하는 아이라.”

    “각별하지 않으십니까.”

    “껄껄. 항상 마음이 가지. 재능도 있고 성실한데 제 평가를 못 받으니.”

    사카모토는 항상 배도빈과 최지훈 뒤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엘리자 베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뛰어난 음감과 어렸을 적부터 쌓아 온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누구보다 도 열중했던 엘리자베타는 단 한 번도 우승의 영광을 거머쥐지 못했다.

    성취 없는 노력.

    그녀 자신이 1등이 아니고서는 만족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평생을 보 상받지 못하고 지내왔다.

    최지훈을 피해 다른 콩쿠르에 나서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지만 그러 지 않았다.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며 고집을 부렸다.

    수차례 패배를 맛보면 성격이 삐뚤 어질 만도 한데 할 수 있다고, 이길 수 있다고 더욱 연습에 매진했다.

    그 어린 소녀에게 어떻게 마음이 안 쓰일까.

    “안타깝죠. 하지만……

    미카엘 블레하츠도 그 마음을 이해 했지만 그녀의 선택이 옳다고는 생 각지 않았다.

    아무도 연주해내지 못했던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에 도전한다는 것으로 일단의 관심을 끌긴 했지만 그 것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알고 있었다.

    배도빈이 가우왕에게 헌정한 소나 타는 피아니스트의 전설 미카엘 블 레하츠조차 쉽게 건들 곡이 아니었다.

    다른 모든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최고 난이도의 곡을 실수 없이 완벽 하게 연주해야 한다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설사 연주해낸다 하더라도 그 것은 가우왕을 좇는 일일 뿐.

    한 사람의 피아니스트로서 주목받 고 싶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에게는 그리 도움되는 일이 아니었다.

    “껄껄.”

    미카엘 블레하츠의 걱정을 이해하 고 있는 사카모토가 두 손을 모으며 웃었다.

    “걱정 마시게. 저 아이는 분명 깨 달을 테니. 심지가 곧은 아이야.”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고.

    전 세계 1억 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가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녀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 나는.’

    부담감에 가슴이 짓이겨질 것 같았다.

    ‘ 나도.’

    그러나 무관심 속에서 꿋꿋하게 꽃을 피워낸 흰꽃처럼.

    고독한 추위와 눈 속에서도 생명의 씨앗을 틔우는 흰꽃처럼 온 힘을 다해 잎을 벌렸다.

    ‘우승할 수 있어.’

    아홉 개의 건반이 동시에 울린 순 간 관객들을 향해 사자가 포효했다.

    배도빈,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 E 단조.

    부족한 힘을 보강하기 위해 몸 전 체를 움직여 무게를 실었다.

    그녀가 느꼈던 사자의 용맹함과 강 인함 그리고 그를 향한 두려움이 위 대한 도약과 함께 고스란히 전해졌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사자.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압도적 힘.

    엘리자베타가 보는 가우왕이었다.

    맞서 싸울 의지조차 앗아가 버리는 폭력을 목도한 순간, 초원의 동물들 은 그저 그의 눈에 띄지 않게 숨을 수밖에 없었다.

    목을 물어 뜯긴 얼룩말은 생을 포 기하고 축 늘어져 있다.

    눈물 흘리는 힘 없는 눈과 시선을 마주하자 엘리자베타는 몸을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드넓은 평야가 모두 사자왕의 발아 래 굴복당한 것이다.

    아무도 그에게 도전하려 하지 않았고 초원의 동물들은 그가 잠들고 나 서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었다.

    동물들은 밤에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날이 이어질수록 엘리자베타 의 가슴속에서 태양을 향한 그리움이 생겨났다.

    그 찬란함.

    그 올곧은 빛줄기.

    두려웠다.

    생각만 해도 온몸이 떨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자의 힘에 다가갈 수 없어 분했다.

    그럼에도 그리웠다.

    초원 위 높이 뜬 태양 아래서 마 음껏 뛰놀고 싶었다.

    그랬기에 감히 부족함을 알면서도 사자의 먹이가 될 것을 알면서도 나 선 것이다.

    평야에 나선 토끼는 참으로 오랜만에 자유를 느꼈다.

    눈 부신 태양 아래 충만해지는 가슴. 벅찬 가슴을 느끼며 뛰고 또 뛰었다.

    피아노 건반이 신이 난 토끼의 움직임처럼 움직였다.

    ‘이럴 수가.’

    미카엘 블레하츠는 자신의 걱정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음을 깨닫고 말았다.

    가우왕이 제시했던 유일한 연주법 이 아니었다.

    분명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인 데 전혀 다르게 연주되고 있었다.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자 신의 목소리로 연주하고 있었다.

    ‘어쩌면.’

    어쩌면 정말.

    가우왕, 막심 에바로트, 배도빈, 최지훈에 이어 또 한 명의 거장이 탄생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를 듣고 있던 가우왕과 최지훈 의 표정도 심각해져 있었다.

    ‘툭타미셰바 씨.’

    그들이 차마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연주가 진행되고 있는 탓이었다.

    미카엘 블레하츠와 같은 걱정을 하고 있던 최지훈은 자신이 아직도 그 녀를 제대로 보지 않았음을 인정해 야만 했다.

    가우왕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엘리자베타는 자신의 연주를 하고 있었다.

    가장 난해하고 복잡하며 빠른 곡을 가우왕이 제시한 답이 아니라, 그 외 에는 답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곡을 자신의 방식대로 연주하고 있었다.

    최지훈이 주먹을 꽉 쥐었다.

    ‘할 수 있어요.’

    또 다른 천재 연주자의 탄생이.

    두꺼운 알을 깨고 세상에 나서는 행위를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최지훈은 점차 빨라지는 연주를 들으며 침을 삼켰다.

    한편.

    병실에 있던 배도빈도 놀라긴 마찬 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곡이 그와 가우왕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풀어내지는 것을 들으며 기뻐했다.

    ‘어느 틈에.’

    유망한 후배 음악가가 예상보다 훨씬 더 성장했음에 흐뭇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그의 표정이 굳어갔다.

    ‘조급해.’

    한 손으로 두 손의 역할을 하며 반주를 더해야 하는 프레이즈는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에서 가장 어려운 파트였다.

    그 부분에 진입하면서 엘리자베타 의 손은 조급해졌다.

    두 개의 멜로디를 동시에 연주해야 하는 복잡성과 그것이 가능하기 위 해 최고 빠르기로 움직여야 하는 민 첩함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었다.

    “안 돼”

    배도빈이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을 때.

    더 이상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 타가 연주되지 않았다.

    마지막 소리의 잔향만이 울렸고 그 마저 오래지 않아 허무히 사라졌다.

    적막.

    루트비히홀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대기실에 있던 최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가우왕은 눈썹을 찡그렸다.

    ㄴ 뭐야? 무슨 문제야?

    ㄴ 잘 듣고 있었는데.

    ㄴ 왜 멈춰?

    ㄴ 틀린 듯. 아까 누가 한 번 실수 하면 손가락 꼬인다고 하더니 진짠 가 보네.

    ㄴ 이럴 줄 알았어.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는 무슨. 지가 뭔데 오 기를 부려?

    ㄴ 아 좀 실망이네.

    ㄴ 좀 들을 만하더니 이러네.

    ㄴ 응 어그로 실패~

    엘리자베타는 그 모습 그대로 굳어 버렸다. 사고마저 멈춰버려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조차 없었다.

    오직 끝이라는 단어만이 그녀를 채울 뿐이었다.

    “뭐야?”

    “틀린 거야?”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명확히 들을 수 없는 말들이 파도 가 되어 엘리자베타의 가슴을 흔들었다.

    ‘……끝이야?’

    관객들이 속삭이는 소리에 엘리자 베타의 생각이 조금씩 움직였다.

    ‘정말. 끝이야?’

    오늘을 위해 준비했던 모든 것이 단 한 번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어버 리고 말았다.

    무리라고.

    무모하다고 했던 걱정의 말들이.

    또는 비아냥거림이 굳건했던 정신을 헤집었다.

    객석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이 여기까지라고.

    끝내 최지훈과 같은 위치에 오를 순 없다고 말하는 듯했다.

    그녀의 손이 고장 난 인형처럼 움직였다. 건반에서 손을 떼고 당장에 라도 부서질 것처럼 일어서려 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반입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최지훈이 서 있었다.

    ‘왜.’

    숨을 헐떡거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최지훈을 본 순간 엘리자베타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그가 왜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연주를 계속하길 바라는 것만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천천히 고개를 돌려 건반을 앞에 둔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벌벌 떨리는 몸을 애써 붙잡으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막연했던 두려움이 실패를 경험하며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최지훈은 소리내지 않고 말했다.

    ‘할 수 있어요.’

    엘리자베타가 떨며 고개를 저었다.

    최지훈도 고개를 저은 뒤 다시 입을 열었다.

    ‘할 수 있어요.’

    엘리자베타는 그의 올곧은 시선을 보면 다시 연주를 해야 할 것 같아 서 눈을 꽉 감았다.

    도대체 뭘 믿고, 나에 대해 뭘 알 고 할 수 있다고 말하는지 묻고 싶었다.

    제발 도망칠 수 있게 자리를 비켜 줬으면 했다.

    엘리자베타가 다시 건반에 손을 올리자 웅성이던 루트비히홀이 다시 조용해졌다.

    관객도 최지훈도 모두 그녀가 다시 연주하길 바랐다.

    ‘또 틀리면 어쩌라고.’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등 뒤에 서 있는 남자 때문에, 그에게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기에.

    그녀는 두려움을 안고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심하게 떨리는 손 때문에 단단하고 정교했던 그녀의 연주는 망가져 있었다.

    관객들조차 눈살을 찌푸렸고 그녀 의 연주는 엉망으로 진행되었다.

    두려움에 떨며 틀렸던 부분을 향해 서 끌려갔다.

    그 비참한 연주에 그녀를 응원하던 사람 모두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엘리자베타 본인마저도 포기한 채 손이 가는 대로 움직일 뿐이었다.

    다시.

    세 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의 악명을 높였던 구절에 이른 순간.

    모두 차마 그녀를 바라보지 못했고 그와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을 수 있었다.

    ‘ 아.’

    엘리자베타 본인도 놀랐다.

    수천 번.

    지난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 했던 움직임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두려움에 떨던 토끼가.

    태양을 맞이한 초원을 마음껏 달린 순간 그녀를 옥죄였던 모든 족쇄에 서 벗어난 것이었다.

    어느새 떨림이 멈추고.

    사냥을 나선 사자를 농락하듯 뛰노는 듯한 발랄한 연주가 이어졌다.

    ‘우승할 자격이 있어.’

    두려움을 잊기 위해 주문처럼 반복 했던 말을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자신의 몸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좀 더 과감하게.

    마음을 담아.

    용기 내어 건반을 칠 수 있었다.

    관객들은 다시금 귀기울였고 그녀 가 모든 연주를 마쳤을 때, 한계에 도전했던 피아니스트에게 그들이 받 은 감동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브라보!”

    “브라보!”

    그 열렬한 환호 속에서 엘리자베타는 웃고 있었다. 루트비히홀이 떠나갈 듯한 환호에 전율했다.

    털 하나하나가 쭈뼛쭈뼛 서는 감각 이 전신에 퍼져나가며, 마침내 해냈다는 성취감이 그녀를 충만케 했다.

    황홀경.

    비록 한 번 연주를 망친 것은 중요 치 않았다. 설령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부족한 재능과 끝없는 노력.

    부담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끝끝내 자신의 연주를 완성한 기분은 그녀를 가장 아득한 곳으로 이끌었다.

    엘리자베타는 일어나 객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반입구로 향했다.

    최지훈과 마주한 순간.

    그 올곧은 시선이 더는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멋졌어요.”

    최지훈은 엘리자베타의 연주에 진 심으로 기뻐하고 감탄했다. 그녀가 간절히 바랐던 말이었다.

    엘리자베타는 잠시 당황했다.

    분명 그토록 기다렸던 상황인데 그 다지 기쁘지 않았다.

    “고마워.”

    엘리자베타가 미소와 함께 마음을 담아 감사를 전했다.

    무대에서 도망치고 싶었을 때 그가 아니었다면 분명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을 테고.

    완주한 뒤의 성취감도 그 황홀한 기분도 느낄 수 없을 터였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도 없었을 터였다.

    그녀는 진실로 최지훈에게 감사했다.

    “그럼.”

    엘리자베터는 평소와 같이 웃고 있는 최지훈을 지나쳤다. 매니저 리디아 가 그녀에게 달려들어 호들갑을 떨었다.

    “최고였어! 정말 최고였어!”

    “그렇지?”

    엘리자베타는 리디아의 말에 동조하 며 웃다가 고개를 돌려 최지훈의 뒷 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껏 그에게 인정받고 싶은 나머 지 집착했던 모든 감정이 덧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가 왜 저렇게까지 강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연주를 완성하여 만족감을 느낀 순간부터 더 이상 다른 누군가의 인정은 중요치 않았다.

    그가 왜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지.

    왜 항상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엘리자베타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그를 바라보며 작게 응원했다.

    “힘내.”

    경쟁자가 아닌 한 사람의 피아니스트로서 경의를 담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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