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베토벤 438화
95. 수수께끼의 천재와 지옥에서 올라온 비올리스트(4)
2025년 12월.
JH스튜디오와 미시시피 프리미엄 비디오가 준비한 베토벤 기념 콩쿠르 방송 프로그램, ‘거장의 선택’은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일찍이 황혼기에 접어든 다섯 마에스트로가 차세대 작곡가를 심사한다는 스토리에 팬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송을 기다리며 나누는 채팅에 그 설렘이 잔뜩 묻어나왔다.
ㄴ 오늘 9시에 방송 맞지?
ㄴ ㅇㅇ. 난 이미 치킨 시킴.
ㄴ 프로그램 제목 보게ㅋㅋㅋ 진짜 저 다섯 명이 한 자리에 모인 걸 보게 될 줄이야.
ㄴ 저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함? 어지간한 평론가가 추천하는 것보다 백만 배는 공신력 있음.
ㄴ 음악 교과서만 펼쳐도 나오는 사람들임. 오죽하면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부르겠냐. 그런 다섯 명이 최고 의 곡과 작곡가를 뽑는 거야.
ㄴ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현재를 대 표하는 다섯 마에스트로가 미래의 거장을 뽑는 거지.
ㄴ ㅋㅋㅋㅋ 그런 거면 솔직히 배도빈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님?
ㄴ 나도 이 생각함ㅋㅋㅋ
ㄴ 배도빈은 이미 저 다섯 마에스트로급 아님?
ㄴ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하고 엮이는데 솔직히 그 이상이지.
ㄴ 배도빈이 뭐가 아쉬워서 저런 데 나가ㅋㅋ 나갔다간 다른 참가자들 압살할 테고 도리어 시시할걸?
ㄴ 근데 그렇게 대단한 대회 치고는 우승 상금이 꼴랑 3만 유로네?
ㄴ 3만 유로가 얼마야?
ㄴ 4천만 원? 그 정도일 거임.
ㄴ 진짜 적긴 하다.
ㄴ 상금이 중요하냨ㅋㅋ 우승하는 순간 팔자 핀 거나 마찬가지야.
ㄴ 상금보다는 혜택을 보는 게 맞음. 누구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심사 위원단이 인정하고 베를린 필하모닉이 직접 녹음해 주는데 안 팔리겠어?
ㄴ 베를린 필하모닉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에서 제일 적게 팔린 게 A108인데, 그게 180만 장임.
ㄴ 웃긴 게 A108이 2025년 하반기에 제일 잘 팔리는 싱글 앨범임ㅋㅋㅋㅋ 팔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 지도 않았으면서.
ㄴ 베를린 필이 녹음했다는 무조건 대박이야. 애초에 배도빈이랑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개떡 같은 곡을 지휘할 리 없음.
팬들의 대화처럼 제3회 베토벤 기념 콩쿠르에서의 우승은 음악가로서 의 성공을 보장하고 있었다.
인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장이었다.
안타까운 사실이나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인지도 없는 작곡가의 곡은 주목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
그러나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마리 얀스, 사카모토 료이치라는 세기의 음악가가 인정하고.
오케스트라 대전에서 우승하며 전 세계 수백여 악단 위에 군림한 베를린 필하모닉이 함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베토벤 기념 콩쿠르는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무대에서 자신을 알 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그 어떤 마케팅보다 강한 파급력을 지닌 꿈의 무대였다.
과연 어느 누가 단 한 번의 기회를 쟁취해 비상할지.
다섯 명의 살아 있는 전설을 만족 시킬 수 있을지.
의문과 기대가 잔뜩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거장의 선택’의 첫 방송이 시작되었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하고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배경음으로 본 의 전경이 펼쳐졌다.
투박하고 고전적 양식의 건물들이 비추는 본의 야경 뒤에 클로즈업 되는 베토벤 동상.
나레이션이 흐른다.
-255년 전, 이곳에서 신 시대의 문을 열어젖힌 위대한 음악가가 탄생했습니다.
화면이 전환되면서 본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나타났다.
“베트호펜! 베트호펜!”
악성을 연호하는 그들의 모습은 열성적이었다.
-오늘,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지핀 낭만의 불꽃을 이어받기 위해 전 세 계에서 선발된 64명의 음악가가 그 의 고향 본을 찾았습니다.
베토벤의 생가를 비추고 있던 화면이 전환되어, 그랜드 피아노와 수백 여 개의 악기들이 전시된 장소를 두 르고.
약속된 장소로 속속들이 모이는 참가자들을 비추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선발된 그들의 얼굴은 자신감과 향상심으로 가득했다.
화면은 세트장으로 이동하였다.
“반갑습니다. 거장의 선택 진행을 맡은 우진입니다. 오늘, 미래의 베토벤을 꿈꾸는 64명의 작곡가가 악성 베토벤의 고향 본에 모였습니다.”
멀끔하게 차려 입은 진행자 우진이 시청자를 향해 인사했다.
“전 세계 5,800명의 신청자 중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된 64명의 참 가자들은 오늘부터 한 달간, 최고의 음악가로부터 혹독하고 불가능한 과 제를 받아, 수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통과한다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이 따르겠지요.”
우진이 고개를 돌렸고 카메라가 그 의 시선을 따라 세트장 가운데에 위치한 전시장을 비추었다.
깃펜 형태를 한 황금 트로피가 광 채를 뽐내고 있었다.
“우승자는 황금 깃펜과 3만 유로의 상금 그리고 베를린 필하모닉과 앨범 작업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천천히 트로피 곁으로 걸어간 우진 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했다.
“참가자가 지금껏 무엇을 했는지, 어떤 곡을 만들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 직 다섯 마에스트로의 시험을 통과 하는 자만이 거장이 될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진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고.
거대한 문을 양옆으로 열어젖히며 그 앞에 베토벤 기념 콩쿠르 본선 진출자를 맞이했다.
“베토벤 기념 콩쿠르 본선에 올라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호우!”
“좋았어!”
진행자 우진을 맞이한 참가자들은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환호하고 손뼉을 치며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출신, 경력, 연령, 피부색, 성별 모 두 달랐으나 수년간 단련한 본인과 자신이 만든 곡에 대한 자신감만큼 은 한결같았다.
“그리고 여러분을 진정한 음악가로 거듭나게 해주실 심사 위원 다섯 분을 소개합니다.”
조명이 꺼지고.
탁_ 탁_ 탁_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는 소리가 마 치 참가자들의 가슴을 움켜쥐는 듯 했다.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빛은 세트장 정면에 위치한 하얀 천막을 비추었다.
다섯 실루엣 드리웠다.
참가자들의 넘치던 패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역사적인 인물의 그림자만으로도 긴장되었다.
“마에스트로 브루노 발터.”
우진이 위대한 이름을 언급하자 하나의 천이 내려가며 노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갑습니다. 재기 넘치는 발상을 보여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참가자와 그 연주진이 박수를 보냈다.
“마에스트로 마리 얀스.”
반대편 천이 내려가고 순백의 정장을 정갈히 차려입은 노인이 미소 지었다.
“도전하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 합니다. 한계를 넘어서세요. 그곳에 당신을 기다리는 무엇인가가 분명 있을 겁니다.”
앞선 두 지휘자의 격려에 다소 긴 장했던 참가자들의 얼굴이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했다.
“마에스트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세 번째 지휘자가 나섰다.
삐쩍 마른 노인은 특유의 콧수염을 씰룩이며 괴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참가자를 둘러보자마자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그들을 구박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많이도 모였군. 쓸데없이 시간 낭비 했다간 용서치 않을 것이다.”
마치 당장에라도 탈락자를 언급할 듯한 기세에 참가자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무, 무서워.’
‘깐깐하다고 듣긴 했는데 성격이 좀 이상한 거 아니야?’
불안을 차마 가라앉히기도 전에 다 음 사람이 호명되었다.
“마에스트로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키 180cm, 몸무게 88kg의 단단한 체격의 폭군이 묵직한 구둣발 소리를 내며 걸어나왔다.
푸르트벵글러는 천천히 참가자들을 둘러보고 그들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루트비히 판 베트호펜을 기리는 자리다. 그 이름에 먹칠할 생각이라 면 지금 당장 돌아가라.”
패기에 압도된 참가자들이 서로의 눈치만 보았고 결국 마음이 유약한 한 사람이 뒷걸음질을 쳤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노성을 터 뜨렸다.
“너!”
“네, 네?”
“감히 날 심사 위원으로 두고 도망 칠 셈이냐? 배짱도 좋구나!”
다음을 기약하려던 참가자는 이미 울먹거리고 있었다.
“냉큼 돌아오지 못해!”
푸르트벵글러가 다시 한번 호통을 치자 결국 어쩔 수 없이 돌아와 그 자리에서 훌쩍였다.
ㄴ 어쩌라곸 ㅋㅋㅋㅋ
ㄴ 불쌍햌ㅋㅋㅋㅋㅋㅋ 울잖아!
ㄴ 토스카니니랑 푸르트벵글러 진짜 도랐다ㅋㅋㅋ 시작하자마자 잘근잘근 밟아주넼ㅋㅋㅋㅋ
ㄴ 유명한 사람인 건 알겠는데 너무 심한 거 아님?
ㄴ 어차피 방송인 이상 어느 정도 재미 때문에 더 그렇겠지ㅋㅋㅋ
ㄴ 다른 사람은 몰라도 토스카니니랑 푸르트벵글러는 아닐걸…….
ㄴ 저 두 사람 밑에서 일했던 사람 들 말로 봤을 때 저게 본 모습일 듯.
ㄴ 다들 왜 저렇게 벌벌 떠는 거야? 어차피 결국 남남이잖아. 심사 위원이라서 그런가?
ㄴ 업계 레전드 중의 레전드임. 님이 대학생이라면 님이 전공하는 분야의 세계 톱한테 개길 수 있음? 그 걸로 밥 빌어먹고 살아야 하는데?
ㄴ 납득.
ㄴ 사실 권위 때문만은 아님. 음악하는 사람치고 저 다섯 사람 존경하지 않는 사람 없어. 평생을 롤모델 로 삼았던 사람을 만났는데 긴장하 지 않을 리 없지.
시청자들은 즐거웠으나 막상 참가자들의 입장은 죽을 맛이었다.
단 한 번의 기회로 스타덤에 오르길 기대했던 이들은 단 3분도 안 되는 만남으로 절망하고 말았다.
앞으로 한 달간 어떻게 대회에 임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그때 우진이 마지막 음악가를 소개했다.
“마에스트로 사카모토 료이치.”
그 순간 참가자들의 가슴에 작은 희망이 피었다.
비록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벵글러가 엄하다고는 해도 앞선 마리 얀스, 브루노 발터와 사카모토 료이치는 인자하고 덕망 높기로도 유명했다.
곧 서글서글한 인상의 현기 가득한 눈빛을 가진 노인이 앞으로 나서서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사카모토 료이치입니다. 다들 긴장하신 듯한데 심사 위 원단은 모두 여러분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걱정 마시고 지금껏 해왔듯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정상적인 멘트에 참가자들이 안도 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앞으로 여러분의 모든 행동이 심사에 반영될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될 겁니다. 껄껄. 이거 기대되는군요.”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이런 것인가.
참가자들은 사카모토가 단 하나의 실수라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
“자, 그럼 모두 각자의 자리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진의 말에 심사 위원들이 심사석 에 자리하기 시작했고 참가자들도 스태프로부터 자리를 안내 받았다.
세트장은 중앙에 마련된 무대와 그 옆에 위치한 심사석 그리고 객석처 럼 이루어진 대기석으로 구분되었다.
“뭐지?”
“오늘은 이렇게 오리엔테이션만 하겠지. 미리 뭐 준비하라고 한 거 없었잖아.”
“방송 된다고 하니까 소개 영상 같은 거 찍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겠네.”
앞선 1회와 2회 콩쿠르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될 거라는 이야기뿐.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로 붙여졌기 때문에 참 가자들은 다소 어리둥절하며 인솔에 따랐다.
‘아으으으,
그들 사이에서 프란츠 페터는 콩알 만 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이를 딱딱 부딪쳤다.
우진이 진행을 시작했다.
“최고의 곡을 뽑는 제3회 베토벤 기념 콩쿠르. 본선에 오른 64개 팀은 5천여 팀 중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된 인원입니다…… 만.”
우진이 참가자들을 둘러보았다.
“여기 계신 다섯 심사 위원께서는 여러분의 곡을 단 한 번도 듣지 못 하셨습니다.”
참가자들 사이에 작은 동요가 일었다.
우진은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심사 위원을 상대로 작은 콘서트를 펼쳐야 합니다. 순서는 무작위. 첫 번째 공연은 10분 뒤에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준 비를 서두르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진행에 참가자들이 당황하고 말았다.
“이, 이런 이야기는 못 들었어요.”
“당연하죠. 안 했으니까.”
우진의 능청스러움에 패닉에 빠진 참가자들은 몇몇 부류로 나뉘었다.
일부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으며 일부는 침착하게 악기를 조율 했고 일부는 앉은 그대로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우진이 악마 가면을 쓴 채 가만히 앉아 있는 남녀 한 쌍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시도했다.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대 단한 자신감이네요. 어디서 오셨습 니까?”
“가면 때문에 잘 안 들리시는 모양 인데, 그 가면은 컨셉인가요? 참가 번호 1번 루트비히 씨? 이건 가명 이죠?”
“귀찮게 굴지 마요.”
쌀쌀맞은 태도에 기분이 상했으나 능숙한 MC인 우진은 무례한 참가 자에게서 등을 돌려, 대회에 참가하 며 화제를 모은 파울 리히터에게 다
가갔다.
“반갑습니다, 파울 리히터 씨.”
“네, 반갑습니다.”
파울 리히터는 악마 가면을 쓴 남 자를 물끄러미 보다가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베를린 필하모닉을 떠난 후 1인 기획사를 차리셨다고 들었습니다. 베토벤 기념 콩쿠르에 참가하신 걸 보면 작곡 역시 리히터 씨의 버킷리 스트였던 모양이죠?”
“하하. 네. 제가 만든 곡을 베를린 필하모닉과 녹음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은퇴하지 않으셨다면 쉬운 일 아 니었을까요?”
“직위와 명성에 기대는 일을 바라 지 않으니까요.”
파울 리히터는 우진의 짓궂은 질문을 노련하게 받아쳤고 더 이상 캐물었다간 팬들에게 뭇매를 맞을 거라 생각한 우진도 더는 질문을 이어나 가지 않았다.
그렇게 몇몇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 안 10분의 시간이 흘렀다.
우진이 다시 앞으로 나서서 진행을 보았다.
“좋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 참가자
들은 공연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연을 위한 어떠한 준비도 허 용치 않습니다.”
우진의 말에 악보를 확인하고 있던 몇몇 참가자가 슬며시 그것을 내려 놓았다.
“그럼, 아담 로즈라는 가명을 사용 하는 분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가자들 사이로 턱시도 가면을 쓴 남자가 걸어나왔다. 첫 순서를 맞이 했음에도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다.
사카모토 료이치가 마이크를 잡았다.
“반갑습니다, 아담 로즈. 본인 소개
를 부탁드리죠.”
아담 로즈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최고의 음악가에게 평가받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 오늘 은 G단조의 바이올린 독주곡을 들 려드리겠습니다.”
심사 위원들은 자기 PR을 하지 않고 그저 정중하게 인사할 뿐인 아담 로즈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좋습니다. 들어보도록 하죠.”
심사 위원들이 아담 로즈의 악보를 들었다.
갑작스러운 첫 번째 심사에도 당황 하지 않은 아담 로즈가 연주를 시작
했다.
우아한 비브라토와 함께 시작된 아 담 로즈의 G단조 바이올린은 곧 구 슬픈 가락을 뽐내기 시작했다.
첫 주제에 이어 두 번째 주제가 시작될 때.
“빌어먹을. 더는 못 들어주겠군.”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갈라진 목 소리가 송곳처럼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