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베토벤 359화
78. 불굴의 피아니스트(6)
팬덤이 크진 않았지만, 어렸을 적 부터 여러 무대와 매체에서 활동했던 최지훈의 팬들은 보통 적게는 3 년, 길게는 10년간 그를 응원해 왔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말은 공손하고 항상 웃고 있는 눈.
행동에는 기품이 흘렀던 소년을 향 한 클래식 음악계의 관심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렇기에 최지훈의 하차 소식은 음악계 전체를 아울러 큰 슬픔으로 남았다.
그러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한 사람의 파이널리스트 없이도 순조롭 게 진행되었다.
첫날, 사카모토 료이치의 제자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 엘리자베타 툭타 미셰바는 브뤼셀 필하모닉과 훌륭한 호흡을 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두 번째 날 무대에 오른 김소망사랑은 파이널 라운드에 남은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 날 피아노 앞에 앉은 카잔은 독기를 잔뜩 품은 채 전력을 다했고 브라질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서정적이면서도 희망에 찬 배도빈의 신곡, ‘A108’에 대해서는 모든 참가자가 어려움을 보였는데.
1주일 정도 준비해서 연주하기에는 곡이 담고 있는 심상이 너무나 짙고 깊은 탓이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곡은 아니었지만 노트 사이에 단절된 부분이 많아 피아니스트들은 이를 어떻게 표현해 야 하는지 감을 못 잡았고.
전체적으로 뚝뚝 끊기는 느낌으로 진행되었기에 ‘A108’의 평가에 있어 서는 팬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 고 있었다.
“신선하긴 한데 뭐랄까. 와닿진 않네.”
“이번 신곡?”
“응. 누가 만든 걸까? 미카엘 블레 하츠가 만든 게 준결승에 쓰일 정도면 분명 이름 있는 작곡가가 만들었을 텐데.”
“그러게. 감이 안 잡히네.”
“악보를 못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다들 끊어서 연주하니까 그런 의도로 만든 것 같긴 해. 그래서 몰입이 안 되는 것 같고.”
“난 좋던데. 귀엽잖아.”
“나는 형이랑 같은 생각. 뭘 바라 고 시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승전에 서 나올 만한 곡은 아닌 것 같아. 누나 말대로 귀엽다 정도?”
그러한 반응은 커뮤니티뿐만 아니 라 평단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아직 작곡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서로 말을 조심하는 분위기였지만 ‘A108’에 대한 전체적인 반 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했다.
평론가들은 인터뷰, SNS, 지면을 통해 각자의 생각을 표출했다.
“고전적인 느낌이 강하죠. 제시부 와 발전부, 재현부가 명확하니까요. 소나타 양식을 철저하게 지켰는데, 글쎄요. 감동은 없었습니다.”
“아직 어린 피아니스트들이 단기간 에 연주할 곡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곡 자체가 화려하지도 않고요.”
“확실히 심심한 감이 좀 있죠. 최 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배도빈이나 아리엘 같은 젊은 작곡가들의 곡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봐봐. 저기.”
“뭐?”
“저기 있잖아. 안 보여?”
“아, 최지훈이네.”
“오늘도 왔어.”
“역시 아쉬운가 보지.”
“불쌍해서 어떡해.”
한편 파이널리스트 자격을 스스로 포기한 최지훈은 치료를 받는 도중 에도 매일, 결승전을 참관했다.
자연스레 동정이 생겨났고.
그 과한 관심이 최지훈을 더욱 힘들게 했다.
집사는 결승전을 관람하고 싶다면 엘리자베스 라이브나 JH프로덕션의 ‘로열로드’를 통할 수도 있다고 소개했지만 최지훈은 고집을 부렸다.
하루도 빠짐없이.
혼신을 다하는 피아니스트들을 두 눈과 귀, 피부로 느꼈고 돌아와서는 무엇에 홀린 것처럼 피아노 앞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차채은은 그런 최지훈이 걱정되었지만 적어도 식사를 거르거나 자책 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기에 그 모 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처음에는 무척 걱정하던 집사도 최지훈이 항상 하던 아침 산책을 계속 하고 통원 치료도 충실히 받았기에 일단은 두고 보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실 테지.’
그러한 상황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승전 마지 막 날이 다가왔다.
파인 아츠 센터.
최지훈이 중도 하차하면서 오늘 홀 로 결승전을 치르게 된 니나 케베리 히는 대기실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방 한쪽 모서리에 달린 작은 모니터에서는 엘리자베스 라이브가 진행 중이었다.
-폐하, 신사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단정하게 머리를 묶어 올린 진행자가 입을 열었다.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의 마지막 무대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진행자는 6월 1일 수상자 콘서트와 6월 7일 폐막식에 대해 안내한 뒤 브리쉘 필하모닉을 소개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니나 케베리 히는 시선을 떼 조용히 주변을 둘러 보았다.
분명 재밌을 거라 생각했던 콩쿠르 가 더는 즐겁지 않았다.
“외로운가?”
그때 대기실에 함께 있던 브뤼셀 필하모닉의 지휘자, 디디에 파예가 입을 뗐다.
니나 케베리히가 그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아쉽네. 그는 보기 드문 연주자였거든.”
디디에 파예는 진심으로 그리 생각 했다.
“만약 오케스트라에 피아노를 들인다면 난 주저 없이 그를 들일걸세. 그만큼 오케스트라를 빛나게 해주는 피아니스트는 없으니까.”
디디에 파예는 작년 오케스트라 대전을 통해 최지훈이라는 피아니스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왜 베를린 필하모닉이 다른 훌륭한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최지훈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보통 협연을 하는 피아니스트들은 알게 모르게 본인이 부각되길 바라 거든. 하지만 그는 달랐지.”
오케스트라 대전 2라운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때만큼은 오케스트라 대전이 아니라 피아노 대전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으나.
베를린 필하모닉만큼은 달랐다.
최지훈이란 피아니스트가 함께하면 서 베를린 필하모닉 B가 더욱 빛을 발했기에.
디디에 파예를 비롯한 뭇 지휘자는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할 때 최지훈을 염두에 두게 되었다.
“그의 피아노는 마치 훌륭한 옷과 같네. 오케스트라를 꾸며주는, 선을 강조하고 아쉬운 부분을 가려 더욱 빛나게 해주지.”
“맞아요.”
“그는 분명 재기할걸세.”
디디에 파예의 말에 니나 케베리히가 다시 한번, 이번에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휘자 디디에 파예와 마지막 파이널리스트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 길 바랍니다. 오늘 연주할 참가자는 독일의 니나 케베리히입니다.
진행자의 말에 따라.
보조 요원이 대기실 문을 열었다.
디디에 파예와 니나 케베리히는 그 문을 통해 무대로 걸어 나갔고 객석을 가득 채운 2천여 명의 관객이 보내는 환호에 화답했다.
피아노 앞에 앉은 니나 케베리히는 ‘A108’의 멜로디를 떠올리며 악보를 주시했다.
‘닮았어.’
첫인상은 베토벤이었다.
의도적으로 끊어놓은 듯한 느낌은 연주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연주해야 좋을지.
니나 케베리히로서도 쉽게 알 수 없었다.
끝끝내 알 수 없었기에 그녀는 어 차피 해석의 여지가 많은 이 곡에 본인의 향을 덧입혔다.
평소대로.
배도빈에게 도움을 받기 전.
한 학기 정도 수강한 것이 배움의 전부였던 케베리히에게 전문적인 지 식이 있을 리 없었다.
생활고에 시달린 탓에 악보도 충분 히 구할 수 없었고 구한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익혀나가야만 했다.
그녀의 스승은 누구의 연주인지도 모를 녹음본이거나 그마저도 제대로 들을 수 없던 탓에 순전히 본인의 상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정규 과정을 밟아나가면서 그러한 경향은 조금씩 줄었지만, 근간이 사라질 리 없었고.
그것이 니나 케베리히라는 피아니스트가 가진 독특함의 비밀이었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그녀의 향을 입은 곡들은 무척이나 신선했고 다소 경직되었던 연주와 감상에 새로 운 바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 덕에 니나 케베리히는 모르는 곡을 만나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연주하는 데 익숙했다.
향수를 뿌리듯.
건반을 눌렀다.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도 심사 위 원들은 지금까지 들었던 ‘A108’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코끝을 간지럽히며 들어온 달콤한 냄새에 관객들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벅차오르는 감동.
나비처럼 발랄하게 나풀거리는 음계가 각자의 생활에 지쳐 있던 관객들을 위로했다.
이어져 들어오는 바이올린.
그녀의 연주로 ‘A108’에 대한 평가는 단숨에 역전되었다.
5월 30일 오후 4시.
결승곡을 만든 자격으로 축사를 맡게 된 배도빈이 브뤼셀에 도착했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파인 아츠 센터로 직행한 배도빈은 왕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가벼운 미팅을 나누 고 귀빈석에 앉았다.
거의 동시에 니나 케베리히가 무대에 올라섰다.
최지훈이 하차한 이상.
배도빈이 기대할 사람은 니나뿐이었다.
준비 기간이 짧기도 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겠지만, 스트리밍을 통 해 앞선 연주를 들었던 배도빈은 몹 시 언짢아 있었다.
단 한 사람이었지만 배도빈이 버러 지 같다고 말할 정도로 형편없는 연주도 있었다.
다행히 니나 케베리히의 연주는 최지훈을 위해 만든 곡을 망쳐버린 이 들에 대한 그의 분노를 달랠 수 있었다.
‘좋아.’
그녀의 연주는 배도빈이 의도했던 방향과는 달랐지만 그 나름의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독특하게 풀이되고 있었다.
니나 케베리히는 몇 번의 미스를 냈지만 훌륭히 완주했고 2천여 명의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뒤.
이제 결과 발표만이 남은 상황.
이틀 뒤, 시상식 무대에 오를 여섯 명의 피아니스트가 누군지.
영광의 우승을 누가 거둘지 발표되기에 앞서 진행자가 축사해 줄 사람이 있음을 알렸다.
“발표에 앞서 특별 인사의 축사가 있겠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위해 힘써주신 분이신데요, 피아노 협주곡 C장조를 작곡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니나 케베리히의 연주 전까지만 해도 ‘A108’의 진가를 몰랐던 팬들은 과연 이 감동적이고 달콤한 피아노 협주곡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
“베를린에서 찾아와 주신 배도빈 지휘자이십니다.”
진행자의 멘트에 객석이 발칵 뒤집 혔다.
‘워우’, ‘세상에’, ‘정말?’과 같은 말이 한데 섞여 혼란스러운 와중 배도빈이 무대에 오르자 더욱 격해졌다.
“어떡해. 진짜야.”
그중 ‘A108’이 현재 배도빈과 아리엘 같은 뛰어난 작곡가의 곡들에 비해 시대에 뒤쳐졌다고 평했던 평 론가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 정이었다.
“듣던 거보다 작진 않은데?”
“그러게?”
여러 말이 나오는 중.
배도빈이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벨기에 국민 여러분과 클래식 음악 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배도빈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해 영어를 사 용했지만 벨기에인들을 위해 동시통역이 방송되었다.
“엘리자베스 라이브와 로열로드를 통해 콩쿠르를 지켜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콩쿠르를 싫어합니다.”
잠시 객석에서 웃음이 들렸다.
“수년, 수십 년을 노력한 이를 평가할 기준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내 진지한 표정과 단호한 어투에 분위기가 경직되었다.
“그러나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는 음악가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점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배도빈의 말에 관객과 심사 위원단 그리고 참가자들이 박수를 보냈다.
“결승전에 사용된 피아노 협주곡 c장조는 가능성의 곡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만큼 제 안에서의 정답은 있었지만,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 두었습니다. 스스로 자랑스레 여길 피아니스트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확 인하고 증명하길 바랐습니다.”
배도빈의 작곡 의도를 들으며.
많은 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진실 된 마음을 느낀 탓이었는 데 정작 피아노 협주곡 C장조를 헌정받을 예정이었던 최지훈만은 그러 지 못했다.
모든 참가자에게 적용되는 말이었지만 그것이 마치 자신을 응원하기 위한 것처럼 들렸다.
“기교를 중심으로 연습하게 되는 흐름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훈련된 파이널리스트들 에게 남은 건 본인의 음악을 찾는 일이니까요. 저는 이 자리에 있는 모듭
순조롭게 이야기를 하던 배도빈은 순간 목이 메어 마이크에서 잠시 떨어졌다.
관객들은 그가 무엇인가를 참아내 려는 것처럼 느꼈고.
그 예상대로 다시 말하기 시작한 배도빈의 목소리는 다소 떨렸다.
“모든 피아니스트가 오늘의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 해 나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니나 케베리히! 첫 메이저 콩쿠르 우승!1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황리에 종료!]
【니나 케베리히.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이 없어 쓸쓸했다.]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파란의 수상 거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그가 없는 무대에서 순위는 중요치 않다.”]
[질 루앙, “마에스트로 배도빈의 말 처럼 우리는 앞선 세대로서 어린 음악가들에게서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 해 줄 의무가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1
우승했음에도 웃지 않는 우승자와 수상을 거부한 2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는 끝까 지 여러 기사거리를 만들며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당연히 음악계는 떠들썩했고 흥분 에 찬 거리와 동떨어진, 배도빈과 차채은은 최지훈이 머무는 호텔 방 에서 만나기로 했다.
배도빈이 벨을 누르자.
최지훈이 문을 열고 나와 그를 안았다.
“……미안해.”
최지훈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배도빈과 여러 사람이 티를 내진 않았지만 자신의 우승을 축하해 주 기 위해 여러 일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드라마 로열로드와 피아노 협주곡 C장조 그리고 폐막식 때의 특별 경합까지.
최지훈이 아니라도 괜찮은 일이었지만 최지훈을 위해 생긴 일이었다.
위대한 음악가의 비상을 축복하기 위했던 주변인들의 사랑이었다.
그래서.
미안하단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 괜찮아.”
배도빈이 최지훈의 등을 쓸었다.
“둘이 뭐 해?”
마침 도착한 차채은이 어깨를 으쓱이며 놀렸고 세 사람이 방으로 들어 섰다.
최지훈은 피아노 앞으로 가 앉아 배도빈과 차채은을 불안하게 했다.
“나 해보고 싶은 거 있는데.”
“하지 마.”
“괜찮아. 계속 치료 받았으니까. 잠 깐이면 돼. 들어줘.”
최지훈이 건반을 눌렀다.
나비야. 나비야.
노란 원피스를 잎은 피아노가 불안 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최지훈은 부드럽게 건반을 어루만
졌고 그에 이끌린 피아노가 하늘하 늘 걷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 부분은 제외되었지만.
최지훈답지 않게 미스가 잦았지만.
분명 피아노 협주곡 C장조였다.
배도빈이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의 ‘A108’이었다.
건반에서 손을 뗀 최지훈이 배도빈을 보며 웃었다.
“악보가 없어서 제대로 쳤는지 모 르겠다. 무서워서 연습도 못 하고 상상만 했거든. 역시 생각처럼 잘은 안 되. 도빈아?”
최지훈은 배도빈이 이마를 짚자 하 던 말을 멈췄다.
“화났어? 나 진짜 치료 잘 받고 있어. 방금 처음 친 거야.”
최지훈의 말에 배도빈이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의 무릎에 눈물방울이 떨어지자, 차채은이 최지훈을 보며 작게 웃은 채 고개를 저었다.
세 사람은 서로를 보듬으며.
그렇게 또 한 번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