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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베토벤-345화 (345/564)
  • 다시 태어난 베토벤 345화

    75. 결성! 웃고 떠드는 밴드(5)

    2024년 3월 15일.

    작년 9월부터 접수를 받기 시작한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의 예선 심사 발표가 이루어졌다.

    유서 깊은 콩쿠르인만큼 음악계 인 사와 팬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그러지 않은 종목이 있을까 싶지만 특히나 피아노 부문은 예년보다 경쟁이 치열했고.

    브리쉘 플라지 극장의 총책임자이 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기악부장인 질 루앙과 심사 위원단들도 퍼스 트 라운드에 진출할 인원을 추려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세 피아니스트에 대 해서는 조금의 이견도 없었다.

    첫 번째 피아니스트는 북미에서 절 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천재, 니나 케베리히.

    단단하고 유니크한 템포를 강점으로 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새 스페셜리스트였다.

    두 번째는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 에서 활약하고 있는 엘리자베타 툭 타미셰바.

    크리크 국제 피아노 콩쿠르 때의 인연을 계기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료이치를 사사할 수 있었던 그녀는 폭 넓은 음악성을 무기로 한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피아니스트는.

    크리크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2019), 준우승(2014).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2020).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2022).

    배도빈이 콩쿠르계를 떠난 후 4년 간 전 세계 메이저 대회를 독식하다 시피 한 또 다른 천재.

    적어도 피아노를 사랑하는 이들에 게서는 그 안정적이고 명확한 연주 가 인정받는 최지훈이었다.

    발표를 마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 위원단이 다과를 나누며 이야 기를 나누고 있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올해는 정말 재밌겠습니다.”

    “그러게요. 니나 케베리히라. 15년 도 쇼팽 콩쿠르 때 처음 봤지요. 대 단한 재원이었는데 얼마나 성장했을 지.”

    “그녀라면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독특한 템포 조절이 얼마나 숙련되었을지 궁금하군요. 또 베토벤 소나타 이외의 곡을 얼마나 익혀 왔을지도요.”

    “확실히 그녀의 협소한 레퍼토리는 우리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규정 안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죠.”

    “그런 면에서는 엘리자베타 툭타미 셰바가 유리하겠습니다.”

    “사카모토 료이치 교수의 제자 말씀이시군요.”

    “작년 모스코바에서의 리사이틀을 접했는데 2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전보다 날카로운 느낌도 있었고요.”

    “ 날카롭다고요?”

    “하하. 격정의 세대 아닙니까. 칼로 베는 듯한 타건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타건이라면 크리스틴 지메르만 선생이 극찬한 최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죠.”

    “그 이야기라면 저도 들었습니다.

    지메르만 선생이 직접 제자로 들이고 싶어 하셨다고요?”

    “저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가우왕 이후 처음이었으니까요. 어쩌면 그 만한 자질을 봤을지도 모르죠.”

    “확실히 최 군의 연주는 정확하고 품위가 있습니다. 정말 콩쿠르를 위한 피아니스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 죠.”

    “ 흐음.”

    한 심사 위원의 말에 몇몇 이들이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비하할 의도는 없었지만 그들이 인 식하기에 최지훈의 연주는 정말 교과서적으로 완벽했다.

    그러나 콩쿠르 참가자가 아니라 한 개인의 피아니스트라 할 때 그것은 결코 장점이라 할 수 없었다.

    개성이 없다는 뜻.

    최지훈이 여러 콩쿠르에서 빼어난 실력을 과시하며 베를린 필하모닉 등과 협연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였다.

    “뭐,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이제 얼마 뒤면 또 갇혀 지내야 할 테니 까요.”

    “하하. 그러죠.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2024년 4월 4일 목요일.

    1,098명의 지원자 중 베를린 필하모닉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사람 은 서른 명뿐이었고, 그중 다섯 명이 면접장에 이르렀다.

    오전과 오후로 조를 나누기는 했지 만 면접 특성상 대기시간이 길어질 터라 이자벨 멀핀 사무부장은 면접 대상자들이 편히 기다릴 수 있도록 대기실을 마련해 두었다.

    그러는 한편.

    면접장에 앉아 있는 배도빈 악단주는 몹시 불쾌한 티를 내고 있었다.

    ‘면접 때문에 정기 연주회를 거를 순 없잖느냐!’라며 잘도 빠져나간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때문이었다.

    ‘요즘 자꾸 나갈 생각만 하고 있단 말이야.’

    올해 초부터 생전 쓰지 않았던 휴가를 낸다든지 정기 연주회 이외의 일정에 의도적으로 참가하지 않는 둥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행동은 노골적이었다.

    그의 음악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배도빈은 그것이 몹시 마음에 안 들었지만, 오케스트라 대전을 기점으로 배도빈에게 왕좌를 물려주려던 푸르트벵글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본래 폭군의 계획대로라면 이미 은퇴 후 본인만의 삶을 영위하고 있어야 했는데.

    배도빈이 실종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서로를 너무나도 아끼는 마왕과 폭군의 신경전 속에 정작 속이 타들어 가는 건 베를린 필하모닉의 직원들 이었다.

    40년간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었던 위대한 지휘자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이제는 조금 쉬셔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모두 진심이 라 어느 편도 들 수 없는 탓이었다.

    “저…… 보스.”

    “네.”

    “세프께서 연주회 준비로 바쁘시다 고……

    푸르트벵글러를 부르러 갔던 직원의 태도에 배도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죠. 5분 뒤에 첫 번째 면접자 들여 주세요.”

    면접장 문이 닫히자 니아 발그레이 고문이 슬며시 웃었다.

    “서운해?”

    “서운하긴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 목 근육을 푸는 배도빈을 보며 발그레이는 생각했다.

    그 역시 위대한 지휘자가 본인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음에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폭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와 다섯 명의 천재 악장 그리고 세계 최고의 연주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시간은 매정하게 흘러 어느덧 변화를 요구했다.

    그것이 순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무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기에 니아 발그레이는 배도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고.

    또 고마웠다.

    그들의 베를린 필하모닉을 기억하고 아끼면서도 더욱 찬란한 미래를 약속해 주는 것만 같았다.

    ‘이 일도 새로운 베를린 필하모닉을 만들어갈 일이지.’

    니아 발그레이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이력서에 시선을 두었다.

    지금 그의 역할은 베를린 필하모닉을 조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안정 시키는 것이었다.

    해상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어린이 타악 교실, 웃고 떠드는 실 내악단, 자선 연주회, 새로 도입한 로열 회원을 위한 C팀 운영, 곧 있을〈피델리오〉까지 여러 일을 진행 중이라 직원과 단원들은 물론 지휘 자와 악장들까지 눈코 뜰 새 없었다.

    니아 발그레이는 그러한 상황 속에 서 베를린 필하모닉의 고문으로서 중심을 잡아나가고 있었다.

    푸르트벵글러의 베를린 필을 그리 워할 이들을 위해, 오랜 팬들이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도빈과 푸르트벵글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었고.

    그것은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잠시 뒤.

    첫 번째 참가자가 들어왔다.

    푸른 눈에 어두운 금발의 남자는 핀란드의 바리톤 타야 투루넨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로 마 오페라 하우스에서 8년간 활동했던 사람으로 참가자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력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당연히 그 이름도 널리 알려져 있어 니아 발그레이도 그의 무대는 몇 차례 관람한 경험이 있었다.

    업계에서 오래 일해 온 프로답게 긴장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타야 투루넨입니다.”

    “반갑습니다.”

    니아 발그레이 고문이 손바닥을 펴 보여 자리를 권하고 이내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비오티 국제 콩쿠르 우승, 로마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8년, 81번의 공연까지 인상적인 경력입니다. 작 년에 솔로로 낸 앨범도 좋았고요. 타야 루투넨 씨가 베를린 필하모닉 에 들어올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타야 투루넨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배도빈을 향했다가 질 문을 한 니아 발그레이에게 돌아왔다.

    “말씀하신 내용 외에도 저는 개인 적으로 밴드를 운용하기도 했습니다. 빌보드 10위에 오른 적도 있었죠. 어떤 음악을 하든 최고가 아니

    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에 저보다 어울릴 사람은 없죠.”

    니아 발그레이는 타야 투루넨의 당 당한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충분히 그럴 만한 역량을 지닌 데다 그것을 입증할 수많은 이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더욱이 그의 특이한 이력은 내부에 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대중에게 다가가고 참여지향적인 공연을 하기 위해 유명 팝, 록 음악을 어레인지하려는 의도도 있는 웃고 떠드는 실내악단으로서는 그의 대중음악 가수 경력이 퍽 매력적이었다.

    니아 발그레이는 그러한 생각을 감 추고 질문하였고, 타야 투루넨은 본 인의 장점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스 스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알렸다.

    자신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런 자 신이 최고의 악단에 어울린다는 발 언으로 베를린 필하모닉에 대한 경 의까지 표현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답변이었다.

    니아 발그레이가 고개를 돌려 배도빈을 보았다.

    “노래 한번 들어보죠.”

    배도빈의 요구에 타야 투루넨은 잠시 숨을 고르고 노래를 시작했다.

    “악당들아! 나도 너희를 똑같이 벌하리라!”

    타야 투루넨의 진한 목소리가 오페 의 화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中 ‘보아야 하는가, 내가 한숨짓는 동안’을 노 래하기 시작했다.

    베테랑답게 표정 연기까지 이어가는 여유를 보여준 타야 투루넨은 선 굵은 감정선을 고조시켜 나갔다.

    “오, 안 돼! 평화롭게 놓아둘 순 없다!”

    무게감을 과시하며.

    “그런 행복을!”

    마치 본인의 무대처럼 노래했다.

    “네.”

    그러나 노래가 다 끝나기도 전에 배도빈이 입을 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 차가운 태도에 니아 발그레이는 의아해하며 배도빈의 표정을 확인했다.

    그의 얼굴은 무척 지루해 보였고 타야 투루넨이 나가자 베를린 필하모닉의 고문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 고 입을 열었다.

    “마음에 안 들어?”

    “지금은 괜찮긴 한데. 아마 오래 못 갈 거예요.”

    “목이 탁하다. 저런 사람도 가수라 고 하는 건가? 영상과는 딴판이군.”

    참관인 자격으로 들어와 있는 스칼 라의 말에 니아 발그레이는 다른 사람을 살폈다.

    찰스 브라움, 나윤희, 왕소소 악장 모두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본래 고문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듣는 일’에 대해서는 대부분 포기하고 있었던 니아 발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네.”

    “더 좋은 사람 뽑으면 되죠. 다음 사람 불러주세요.”

    배도빈이 대기하고 있던 직원에게 손짓했고 이내 2번 참가자가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른발과 오른팔.

    왼발과 왼팔을 동시에 움직일 정도 로 긴장한 만 19세의 동양인이었다.

    그리고 배도빈, 나윤희, 왕소소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아, 안녕하세요. 흐.”

    인사를 한 진달래는 나윤희와 왕소 소를 향해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저 바보.’

    소소는 어린 동생이 평소답지 않게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며 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청심환이라도 챙겨줄걸.’

    또 긴장하는 데 있어서는 세계 정 상의 나윤희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청심환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반면 배도빈은.

    “정신 차려.”

    차가운 눈으로 진달래를 노려보았다.

    그 순간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진달래가 욱 하고 말았다.

    “알아!”

    니아 발그레이는 이력서를 살피기 위해 고개를 숙인 배도빈의 입꼬리가 슬쩍 들리는 걸 확인하곤 미소 지었다.

    악단주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가운 데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이 6살 때 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니아 발그레이가 면접을 진행했다.

    “반갑습니다, 진…… 다래 씨?”

    “진! 달! 래입니다!”

    “네, 진달래 씨. 베를린 필하모닉의 실내악단에서 무슨 일을 하실 수 있나요?”

    니아 발그레이의 질문에 노래를 잘 부르는 것만 생각했던 진달래의 뇌가 정지하고 말았다.

    “진달래 씨?”

    “노래요! 노래할 수 있어요.”

    그 순수하고 멍청한 대답에 니아 발그레이의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때 지켜보고 있던 찰스 브라움이 나섰다.

    “면접 볼 생각이 없군. 난 패스하겠어.”

    나윤희와 왕소소는 그 말에 반대하 고 싶었지만 찰스 브라움의 말이 사 실이었다.

    베를린 필하모닉이라는 ‘기업’에 들어오고자 하는데 그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진달래가 고개를 숙였다.

    ‘뭐 하는 거야.’

    배도빈은 어깨를 떠는 진달래를 보며 몇 년 전, 서울 시내에서 울던 진달래를 떠올렸다.

    현실에 부딪혀 자신이 원하던 무대 에 오르지 못했던 녀석이 이번에도 똑같은 일을 반복할 것 같았다.

    그러나 도와줄 순 없는 법.

    다른 참가자들과 차등을 줄 순 없었다.

    배도빈이 막 축객령을 내리려 입을 열었다.

    그때.

    진달래가 고개를 퍼뜩 들었다.

    “가수 뽑는 거잖아요! 노래 말고 뭘 하라는 거예요! 나 노래 잘해요! 노래 말고 다른 거 따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안 할 거야!”

    그 우렁찬 외침 때문에 뒤이어 온 정적이 더욱 짙게 느껴졌다.

    “ 해봐.”

    배도빈이 긴 침묵을 깼다.

    “네가 멍청한 건 알고 있었어. 다른 걸 못 하면 네 말대로 노래로 여기 있는 사람들 홀려봐.”

    배도빈이 펜을 내려놓고 팔짱을 꼈다.

    나윤희가 간절한 눈으로 진달래를 응원했고 왕소소는 실수했다간 척추를 마사지해 주겠다는 식으로 노려 보았다.

    준비한 곡은〈투란도트〉의 3막.

    류의 노래, ‘가슴 속에 숨겨진 이 사랑’.

    그녀가 성악에 반했던 노래였다.

    “고백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스러 운 짝사랑.”

    느닷없이 시작된 초고음역대의 아리아.

    복부에서 시작되어 성대를 넘어 얼굴에서 공명하는 맑은 목소리에.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채 뾰로통하게 앉아 있던 찰스 브라움이 입을 벌렸다.

    “너무도 큰 사랑에 이런 고문은 달콤할 지경입니다.”

    완벽한 호흡 조절.

    한계선에서 쉼 없이 이어가야 하는 부분이었으나 진달래의 성량은 무너 지지 않았다.

    목소리를 아름답게 공명하여 그 투명함을 유지했고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손끝은 우아하게 떨었다.

    그녀가 노래를 마치자.

    스칼라는 손뼉을 치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왕소소는 찰스 브라움을 째려보며 ‘봤냐?’는 질문을 대신했고 나윤희는 동생이 기특한 나머지 고개 끄덕 이는 인형처럼 목을 혹사시켰다.

    “뭐, 나쁘지 않네.”

    찰스 브라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툭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정했다.

    분위기가 좋게 변하자 잔뜩 성이 났던 진달래도 신이 났다.

    니아 발그레이가 나서서 물었다.

    “잘 들었습니다. 멋진 목소리네요. 혹시 다른 장르도 가능하신가요?”

    “다른 장르요?”

    “베를린 필하모닉 실내악단이 대중 음악 공연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팝 이든 록이든 재즈든.”

    “자, 잘해요!”

    “그럼 짧게 부탁드릴게요.”

    니아 발그레이가 웃으며 배도빈을 보았고 그도 싫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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