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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베토벤-201화 (201/564)

다시 태어난 베토벤 201화

45. 왕좌(5)

최지훈과의 협연을 3일 앞두고 베를린 필하모닉 B팀은 마지막으로 지휘자 배도빈에게 점검을 받았다.

최지훈 역시 일주일 전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사라, 이 부분 표현이 좋아졌어요. 무대에서도 그 감각 유지하도록 해요.”

“네. 감사합니다.”

“톰 밀러, 중반부에 음이 끊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자각하고 있죠?”

“내일까지 고쳐보겠습니다.”

“좋아요. ……오오타 타카히코, 오 늘 활털을 너무 많이 감은 것 같아요. 소리가 다르네요.”

“아, 네. 감사합니다.”

“진, 악기를 바꿨죠?”

“네.”

“연주회 직전에 조절하면 적응하기 힘들 테니 오늘 미리 손봐 두도록 해요. 음이 흔들려요.”

“네. 주의하겠습니다.”

마흔 명의 단원들을 상대로 한 명, 한 명 코멘트를 마치고 배도빈이 연습이 끝났음을 알렸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내일은 휴식을 취하고 모레 리허설 때 뵙죠.”

“수고하셨습니다.”

단원들이 지휘자 배도빈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고 배도빈 역시 그에 답하였다.

“배도빈 악장.”

때마침 푸르트벵글러가 연습실 문을 열고 배도빈을 불렀다. 단원들이 푸르트벵글러에게 목례를 했고 배도빈이 그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차 한잔하지.”

“네. 지훈아, 먼저 가.”

“응. 신경 쓰지 마.”

배도빈이 연습실을 떠나자 엄숙했던 연습실 분위기가 트여 시끌벅적 해졌다.

“소소, 배도빈 악장 정말 대단한 거 같지 않아요?”

중국인 콘트라베이스 주자 시엔 얀 이 소소에게 말을 걸었다. 바이올린을 챙기는 소소가 고개를 돌렸고 시 엔 얀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대단하다, 대단하다 하는데 전 이 런 점이 더 대단한 거 같아요. 마치 단원 전체를 앞에 두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도빈이는 어렸을 적부터 그랬어.”

소소가 그에게 얼후를 가르쳐 주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답했다.

“지금도 어리지만…… 그때의 배도빈 악장은 모르니까요. 전 꼭 선생 님하고 같이 일하는 것 같아요.”

소소가 눈썹을 올려 무슨 말인지 묻는 걸 대신했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해 주는 것도 그렇고. 사실 지금 여러 말이 나오고 있잖아요? 정신적으로 힘들 텐데 연주회 준비에 집중하는 게 뭐 랄까. 존경스럽다고 해야 하나?”

시엔 얀의 말에 소소가 작게 웃었다.

“그리고 최도. 우리 연습할 때 코멘트 안 받은 사람은 최랑 소소뿐인 거 알아요?”

시엔 얀이 최지훈을 슬쩍 보았다.

“그렇게 작은 나라에 천재들이 나 오는 게 신기하다니까요.”

“그러게.”

소소가 건조하게 답했다.

한편 나윤희가 묵묵히 짐을 꾸리는 최지훈에게 다가갔다. 배도빈의 집 에 함께 머물고 있어 몇 차례 이야 기를 나누었다.

최지훈은 나윤희의 바이올린을 무 척 높게 평가했고 그것은 나윤희도 마찬가지였다.

“오, 오늘 피아노 좋았어.”

“감사합니다. 누나 연주도 정말 좋았어요.”

최지훈이 밝게 웃었다. 그에 나윤

희가 따라 웃으며 저녁 식사를 권유 했다.

“승희 언니랑 저녁 먹으러 갈 건데 혹시 괜찮으면 같이 갈래?”

“아, 죄송해요. 돌아가서 연습해 보려고요.”

“으, 응. 힘내.”

최지훈이 단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떠났고 때마침 이승희와 마주쳤다.

최지훈이 반갑게 인사했다.

이승희도 웃으며 최지훈을 대했다.

“오! 연습 끝났어?”

“네. 다들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그럼. 어디 단원들인데. 아, 윤희 랑 저녁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좀 더 연습하고 싶어서요 죄송해요•”

“이야. 기특한데? 파이팅!”

“파이팅.”

두 사람이 웃으며 헤어졌다.

연습실로 들어선 이승희가 나윤희 에게 다가갔다.

“오늘도 고생했어. ……뭐 보고 있어?”

나윤희가 연습실 문을 보고 있어 이승희가 의아하게 물었다.

“지훈이 뭔가 힘이 없어 보여서요.”

“어? 그랬나? 평소랑 똑같던데.”

나윤희가 걱정하는 듯해 이승희가 그녀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저래 보여도 열 살 무렵부터 세계 대회에서 놀던 애야. 아마 친구가 지휘하고 독주하는 자리니 더 잘 준 비하고 싶은 거겠지. 아, 시간 정말 빠르다. 도빈이 데리러 갔을 때 지 훈이가 사인해 달라고 했거든? 근데 지금은 나보다 훨씬 크잖아.”

이승희가 조잘대기 시작했고 나윤희도 곧 그녀의 이야기에 동참했다.

*

푸르트벵글러와 카밀라의 집무실로 향했다. 카밀라는 퇴근했는지 보이 지 않는다.

“이럴 거면 집무실에 다시 짐 들이는 게 낫지 않아요?”

“여기가 편해.”

푸르트벵글러가 카밀라의 비싼 커 피를 갈기 시작했다.

도와줄 생각으로 커피포트에 물을 받는데 푸르트벵글러가 슬쩍 이야기를 꺼냈다.

“꽤 열심히 하더구나. 단원들도 잘 따라오는 것 같고.”

“다들 기본 실력이 있으니까요. 곡을 이해하기만 하면 소화하는 데 지 장 없는 것 같아요.”

“암. 그래야지.”

물을 올려두고 소파에 앉았다.

“최근에 네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알 고 있을 게다. 단원들이 네 걱정을 하는 것도.”

나를 잘 아는 푸르트벵글러가 왜 그 이야기를 꺼내는지 알 수 없다.

“알고 있어요.”

“너는 휘둘리지 않고 네 역할에 충 실하고 있고. 단원들은 그런 너를 신뢰하고 있지. 바람직해.”

푸르트벵글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삐 이이 익-

물이 끓는 소리가 났다.

커피포트를 가지러 일어섰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격려해 주 려는 거예요?”

커피포트를 들어 물을 따르는데 푸르트벵글러가 하 하고 웃었다.

“네가 그런 일에 신경이나 쓰겠냐? 내가 굳이 격려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고 있지 않느냐.”

살짝 고개를 돌려 푸르트벵글러를 보았는데 확실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평소보다 진지한 어투라 커피 잔을 그 앞에 내려놓고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푸르트벵글러가 잔을 받으며 말했다.

“내가 인정하는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사카모토 료이치고 다른 한 명은 너란다.”

뜬금없다.

“뜬금없다 생각해도 들어. ……음 악에 대해서라면 너와 료이치 말고 도 몇몇이 더 있지만 너와 료이치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나와 사카모토에게는 있고 푸르트벵글러에게는 없는 거라.

“세련된 영혼이죠.”

“누가 고집불통 꼰대라는 게냐!”

“……그렇게까진 말 안 했는데.”

자기가 쇠고집인 건 자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푸르트벵글러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너와 료이치는 단원들의 마음을 살피고 그들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다. 또 나와는 달리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지.”

내가 이런 말을 들을 줄이야.

만약 하늘에서 옛 벗들이 푸르트벵글러의 말을 듣는다면 크게 놀랄 것 이다.

“푸르트벵글러도 다들 좋아해요.”

그가 고개를 저었다.

“내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난 네가 걱정이야.”

지금까지 그가 한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말이라 그의 말을 들어보고자 기다렸다.

“네 행동과 마음가짐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 언론에 휘둘리지 않고 팬과 연주회만을 생각하니까. 최고의 악장이다.”

푸르트벵글러가 커피 잔을 옆에 내 려놓고 내 눈을 보았다.

“하지만 왕좌에 앉아 있는 사람으로선 아니야.”

푸르트벵글러의 시선에서 그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집단을 이끌고 대표하는 사람은 그래선 안 된다. 때로는 가혹해야 하고 때로는 지극히 이상적이어야 하지만 대부분 현실적이 되어야 한다. 너는 너무도 이상적이야. 료이치 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야.”

“무슨 뜻이에요?”

“빈 필하모닉의 전통이 깨질 뻔한 일이 있었다. 바로 사카모토 료이치가 악장으로 있었을 때야. 당시 모든 단원과 팬, 악단주마저 사카모토 료이치가 빈 필의 상임 지휘자가 되 어주길 바랐지. 하지만 놈은 그러지 않았어. 빈 필의 정신과 추구하는 방향을 스스로 변질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었지.”

“좋은 일이잖아요.”

“정말 그럴까.”

잔을 내려놓았다.

“사람은 자주 듣는 이야기를 기억 할 수밖에 없다. 기억하다 보면 아무리 자아가 확고해도 그 내용을 다 시 한번 생각할 때가 온단다.”

인터플레이의 언론플레이를 말하는 듯하다.

“너는 그러지 않을지언정 다른 사람은 아니야. 그리고 그런 상황을 방치하는 건 리더가 할 일이 아니란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푸르트벵글러의 어조는 확고했고 그 내용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던 방향과는 달랐다.

하지만 분명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악단을 이끄는 입장에 서본 적 없는 나로서는 그런 이야기에 크게 신경 쓴 적이 없었던 만큼 푸르트벵글러의 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내가 베를린 필로 돌아온 이유가 이러한 것을 배우기 위함이다.

“흔들리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 것도 악단 관리란 말이죠?”

다시금 이야기를 시작한 푸르트벵글러의 말에 동조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씩 하고 웃었다.

푸르트벵글러는 나와 사카모토가 닮았다고 하지만 나는 사카모토와 분명 다르다.

푸르트벵글러도 마찬가지.

나도 두 사람도 틀리지 않았고 각자의 길이 다를 뿐이다.

사카모토는 악단을 관리하면서 자기 뜻대로 바뀔 상황을 피했고 언제 나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일을 해왔다. 때문에 하나의 일을 맡을 때마 다 함께하는 사람이 달랐고 소속도 많아졌다.

그로 인해 사카모토 료이치의 활동폭과 인맥이 늘어나 현재 전 세계에 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가 된 것이다.

푸르트벵글러는 악단을 철저히 관 리했다.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상임 지휘자로 머물면서 자신의 음악을 베를린 필의 정체성으로 만들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폭군이라 부르지 만 정말 폭군이었다면 투표로 선정 하는 상임 지휘자의 자리에서 그 긴 세월을 군림할 순 없었을 것이다.

그는 단원들에게 자신의 음악과 정 신을 강요하는 대신 자부심을 주었다. 함께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푸르트벵글러는 그런 식으로 베를린 필하모닉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우뚝 세웠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무시하지만 외부의 이야기에 분노하는 단원과 팬이 있는데 가만 있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푸르트벵글러와의 대화를 마 쳤다.

오늘도 도빈이는 내게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나는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는데 예전처럼 이야기해 주지 않아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독주자에 대한 예의인지 아니면 친 구로서의 배려인지 그런 거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데 말이다.

‘도빈이랑은 첫 협연이니까 완벽하 게 하고 싶은데.’

“지훈 오빠, 좀 쉬면서 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채은이가 방으로 들어왔다. 옆으로 움직이니 채은이가 옆에 앉았다.

주스를 건네주어 받아 마시니 시원한 기분에 조금 답답한 마음이 가셨다.

“고마워.”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도빈 오빠 랑 둘이 아주 죽일 듯이 달려든다니 까. 벌써 저녁이야.”

피아노를 연습하다 보면 시간이 흐 르는 것도 잊는데 채은이도 아버지 나 집사님처럼 걱정인가 보다.

“이렇게 안 하면 따라갈 수 없으니까.”

“뭘?”

“어?”

“뭘 따라가는데?”

“도빈이.”

채은이가 조금 시무룩해져 조금 당 황했다. 안쓰럽게 보일까 싶어 말을 고쳤다.

최근에 재능에 대한 일도 있었으니까.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예 전에 도빈이하고 약속한 게 있어 서.”

“ 약속?”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도빈이는 대단하잖아. 베를린 필과 연습하면서 느꼈어. 그런 대단한 곳에 있어도 도빈이는 부족한 것 같아. 그러면서도 매일 악보를 보고 직접 연주도 해보면서 더 나은 음악을 찾고 있더라.”

“좋은 거 아니야?”

“응. 멋져. ……그래서 가끔 걱정도 돼. 어렸을 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도빈이가 어디쯤 걸어가고 있는지 보이지 않으니까. 걔도 분명 지치고 힘들 때가 있을 텐데 그때 내가 알 아주지 못하진 않을까 하고.”

아버지와 집사님에게도 말하지 않은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러나 싫은 기분은 아니다.

“그래서 함께하고 싶은데 나는 아 무리 노력해도 그럴 수 없으니까. ……협연이 정해졌을 때는 조금 다가간 것 같아 기뻤는데 지금은 조 금……

내 기분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초조한 걸까?

아니면 그저 욕심일까.

도빈이와 멋진 연주를 하고 싶은 것만큼은 분명한데 지금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오빠는 좋겠다.”

“어?”

“도빈 오빠 말이야. 오빠처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

채은이가 자기 몫의 주스를 한 번

에 쭉 들이켜곤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난 어려운 거 잘 모르지만 가 끔…… 그런 생각은 해. 내가 정말 피아노를 계속했으면 도빈 오빠랑 같이 무대에 설 수 있었을까? 하고. 어렸을 때는 매일 외국 다녀서 그게 서운하기도 아쉽기도 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 도빈 오빠 학교도 안 다 녔잖아. 친구도 우리 말고는 없었고. 난 여기 와서 달래 언니 보고 조금 안심했어.”

그간 채은이도 여러 생각을 했는지 조금 두서없지만 많은 이야기를 꺼 냈다.

“나한테는 세상을 알려준 사람이니까 나도 알려주고 싶어. 배도빈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인지. 외롭지 않게. 난 그렇게 응원하고 있어.”

혼자 속마음을 털어놓아 조금은 머 쓱했는데 채은이도 그래 주니 조금 은 마음이 편해졌다.

“아, 그리고 도빈 오빠가 이런 말 도 했다?”

“ 뭘?”

“도빈 오빠가 외국 다녀올 때마다 옷이랑 장난감이랑 핸드폰 같은 거 사다 줘서 부담스러웠거든.”

“그게 왜?”

“이래서 부자들은 안 돼.”

“그게 무슨 상관……

“하여튼. 말 끊지 말아봐. 나는 아 무것도 해준 거 없이 받기만 했으니 까. 어렸을 때야 좋았지. 철 들고 나서는 그런 거 안 보내주고 연락하는 게 더 좋은데 말이야. 근데 오빠 가 그러더라. 내가 오빠한테는 큰 힘이 된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내가 부담 가지지 않게 그냥 한 말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기쁘긴 하더라. 내가 도빈 오빠 좋아하는 만큼 오빠도 날 생각해 주는 거 같아서.”

채은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근데 그래도 역시 조금 부러워. 난 아무리 칼럼을 써도 친한 동생일 뿐인데 오빤 도빈 오빠랑 같이 음악 하고 있잖아.”

“아니야.”

아니다.

나는 아직 도빈이의 그림자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채은이는 고개를 슬쩍 저으며 말했다.

“도빈 오빠가 여기저기 자원봉사자

처럼 음악가들 돕고 다니는 거 알 지? 재단까지 만들었잖아.”

“응. 재능 있는 사람들 도와주잖아.”

“도빈 오빠가 안 돕는 사람, 오빠 말고는 전부 거장이라는 거 알고 있어?”

채은이의 말이 머리를 때린 것 같았다.

“도빈 오빠는 이미 오빨 동등하게 보고 있는 거야. 음악가로서.”

가슴과 목이 떨려 채은이에게 고맙 단 말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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