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태어난 베토벤-153화 (153/564)

다시 태어난 베토벤 153화

32. 세계를 거머쥔 손(3)

10월 18일 18시.

총 삼 일간 진행되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결선이 시작되었다.

폴란드 방송국은 물론 전 세계 각 지에서 결선을 중계하기 위해 기자 들이 몰려든 것은 물론.

해당 콩쿠르를 지켜보기 위한 관계 자와 팬들이 가득했다.

백육십 명의 예선 참가자 중 결선 에 오른 사람은 단 열 명.

미국, 캐나다, 크로아티아, 일본, 폴란드, 라트비아, 러시아.

그리고 한국까지.

자국의 피아니스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가운데 누구 하 나 우승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았다.

배도빈.

이제 막 (만)아홉 살 먹은 소년은 ‘부활’을 발표하고 육 년간 클래식 음악계의 괴물로서 활동했다.

그가 발표한 두 개의 정규 앨범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200만 장을 돌파하였고.

한국과 일본의 클래식 음악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띠는 결과를 초래했다(한국 클래식 음반 판매량 600% 성장, 일본 클래식 음반 판매량 148% 성장).

그뿐만이 아니었다.

정규 앨범뿐 아니라 ‘지니위즈 죽 음의 성물: 1, 2부’, ‘블랙 나이트 인크리즈’, ‘더 퍼스트 오브 미’ 등에 참여하면서 영화와 게임 분야에 서까지 그 역량을 과시하여 해당 콘 텐츠의 성공에 크게 기여.

대중성까지 확보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특히 2015년 배도빈의 리사이 틀 투어(서울, 뉴욕, 로스앤젤레스, 도쿄, 베이징, 베를린, 런던)에서는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배도빈의 개인 리사이틀 티켓이 경 매로 6,000달러에 거래되면서 작곡 가로서의 능력만이 아니라 연주자로 서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뜻이었는데.

이미 1년 전부터 한국과 일본 그 리고 독일에서는 이와 같은 사화문화적 현상을 ‘콩깍지 신드롬’이라고 명명할 정도였고.

그전, 배도빈으로 인해 ‘클래식 음악 교육’ 붐이 전 세계에 불어 국제 콩쿠르, ‘크리크’까지 개설.

여러 앨범이 그래미상을 비롯해 매 년 시상식을 휩쓰는 와중 클래식 음악 전문가마저 배도빈의 음악에 대 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연일 발표하 니.

배도빈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21세기 최고의 인물로 각종 잡지에서 선정되었다.

그런 배도빈이 갖추지 못했던 것은 단지 연주자로서의 수상 경력뿐.

그가 최고의 음악가라는 것을 부정 할 순 없었고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로니스트로서의 공연은 예매와 동시 에 매진되었지만.

팬들은 배도빈이 권위 있는 콩쿠르 에서 우승해 주길 바랐다.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ㄴ 또 첫 번째네.

ㄴ 마가 낀 거임.

ㄴ 도빈이 연주 들으러 보는 사람 많을 텐데 좋지 뭐.

ㄴ 첫 번째면 안 좋지 않음? 뒤로 갈수록 잊힐 것 같은데.

ㄴ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첫 번째니 까 다행이지.

ㄴ 벌써 1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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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ㅋㅋㅋㅋㅋ도빈이 성격이면 후딱 해치우고 자고 싶을 듯.

ㄴ 광고충 블랙 당했넼ㅋㅋㅋ

ㄴ 어차피 우승은 배도빈인데 뭐 하러 보냐? 노잼.

ㄴ 연주 들으려고.

ㄴ 연주 들으려고 ㅇㅇ

ㄴ 어차피 뒈지는 거 왜 사냐?

ㄴ 뼈 맞았죠? 명치 맞았죠?

ㄴ 근데 오늘은 협주인가 보네?

ㄴ ㅇㅇ. 피아노 협주곡 티간조랑 F 단조 중에 선택해서 연주함.

ㄴ 폴란드 국립 필하모닉 심포니 오케스트라네. 야체크 카스테라 지휘 곡들 진짜 좋음.

ㄴ ?

ㄴ 카스테라?

ㄴ 그래서 도빈이는 뭐 연주하는데?

“도, 도, 도, 도빈아. 우선 긴장. 긴 장하지 말고.”

“왜 네가 긴장하는 거야?”

“그, 그치만 결선이잖아.”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에 도착하고 대기실로 향하기 전, 최지훈이 내 손을 꽉 잡았다.

힘을 주려는 것 같은데 벌벌 떨고 말까지 더듬어 어이가 없어졌다.

“내가 아니면 누가 우승하는데. 걱 정하지 마.”

"응."

부모님과 일행과도 인사를 나누고 대기실로 향했다.

주최측의 배려로 결선 전에 인터뷰라든지 여러 일로 집중을 흩트리지 않을 수 있어 만족스럽고.

또 첫 번째라 더욱 편하다.

일찌감치 해치우고 다른 참가자들의 연주를 마음 편히 들을 수 있으니까.

눈을 감고 연주할 곡을 떠올리고 있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또 한 명의 거장 야체크 카스테라가 내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폴란드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독일어로 인사를 해 의외였다.

“멋진 연주를 기대하네.”

“즐겁게 연주해요.”

천천히 무대 위에 오르자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준다.

콘서트마스터와 악수를 나누고.

야체크가 팔을 들어 단원들이 일어섰고 관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 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야체크와 시선을 교환한다.

쇼팽이 남긴 피아노 협주곡 E단조는 참으로 그의 솔직한 마음이 담 긴, 아름다운 곡이었다.

웅장하게 시작하는 도입부.

고조되는 분위기도 좋은데.

F단조, 특히 3악장 알레그로 비바 체(Allegro vivace' 매우 빠르고 생 기 있게)가 내 심금을 울려 오늘은 그것을 연주하기로 마음먹었다.

악단이 연주를 시작했다.

1악장. 마에스토소(Maestoso: 장엄하게).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집중.

플룻과 함께 음이 잦아들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팅- 티디디딩-

구슬피 시작해 복잡한 음계들로 하나의 선율을 만들어 나간다.

아름다운 슬픔이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애절한 멜로디를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어찌한 일일까.

그러나 분명 아름답다.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되고.

최고치를 찍었을 때.

악단이 함께한다.

여린 음들이 어느새 장엄하게 울려 퍼지고 치열하게 연주를 이어나간다.

쇼팽이 남긴 이야기에 슬퍼하고 전 율하며 1악장을 마친다.

2악장. 라르게토 (Larghetto: 조금 느리게).

바이올린이 슬며시 음을 내고 들어오는 플루트와 오보에.

이제는 내 차례다.

쇼팽이 이렇게나 훌륭한 작곡가였다고.

이 내 연주를 전 세계에 들려줄 시간이다.

[배도빈 우승! 금메달과 우승 상금 3만 유로, 최고의 폴로네즈 연주 상 금 3천 유로 획득】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배도빈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F단조 에 대하예

-모리스 르블랑(르 피가로)

[예견된 우승, 상상할 수 없었던 연주 1

.빌리 브란트(슈피겔)

[연주회장을 압도했다]

•이시하라 린(아사히 신문)

[배도빈, 우승과 더불어 관객상마저 수상 1

-마리 살티스(데이즈)

【폴란드 시청률 38%. 뉴튜브 생중 계 시청자 8천만 명을 기록한 제17 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이필호 (관중석)

【배도빈, “쇼팽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스 레넌(그래모폰)

【배도빈의 연주 앨범. 독일 아리아 에서 판매 시작]

【미카엘 블레하츠. “그보다 완벽한 피아노 협주곡 F단조는 들어보지 못 했다.”]

【디미트리 알렉스, “쇼팽을 만난 듯 하다.1

【최고의 소나타에 니나 케베히리 수상】

【최고의 마주르카를 연주한 최지훈, 폴란드 라디오상 수상】

【배도빈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

지난 10월 21일.

배도빈이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의 기 염을 토해냈다.

모든 사람이 우승을 예견한 바 그 부담을 이겨낸 배도빈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이제는 전 세계가 그를 천재라 찬 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과연 그를 천재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까.

단순히 천재라는 말로 그를 표현하 기에는 그가 보여준 자세가 인상 깊다.

기념 연주를 마친 배도빈은 기자회 견을 통해 이번 콩쿠르 경험이 쇼팽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에게 있어 콩쿠르는 단순히 다른 참가자와 경쟁하여 우승을 하는 일이 아니었다.

쇼팽의 음악을 탐구하고 그의 곡을 통해 알게 된 것을 관객에게 전해주는 일이었던 것이다.

모두가 우승을 기대하는 압박 속에 서 그가 본인의 연주를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자세가 기반이 되었을 터다.

이미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음악가 배도빈이 아직 음악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추구하는 것에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이슬(2015년 11월호 음악기행)

쇼팽 콩쿠르 뒤는 무척이나 바빴다.

세계 각지에서 기념 공연을 해야 했고 오스트리아에 들르기도 해야 했다.

“미안해. 일부러 와줘서.”

“고맙다고 하는 거예요. 이럴 때는.”

오보에 연주는 못 하지만 그가 파 악하지 못했던 빈 필하모닉의 특징을 설명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능숙하게 빈 필의 연주를 따라 할 수 있게 되었다.

“됐어! 이제 알 것 같아!”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인데 부디 본 인의 연주를 잊지 않는 선에서 성장 하길 바랐다.

그는 내 오케스트라의 수석 오보에 가 될 사람이니까.

“나중에 데리러 올 테니까 너무 빈 필에 빠져 있지 말아요.”

“응?”

“그런 일이 있어요.”

그렇게 마르코와 인사를 나누고 귀 국했을 때.

부모님께서 동생이 생겼다는 이야 기를 전해주셨다.

“도빈아, 동생 생기면 어떨 것 같아?”

반가우면서도 놀라운 이야기다.

‘두 분 모두 아직 젊고 사이도 좋으시지만.’

행복해하는 두 분을 보면 그런 놀 라움도 잊어버리고 만다.

“당연히 좋죠. 언제 태어나요?”

“여섯 달 정도 뒤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다 면 분명 내 동생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니 나도 태어날 동 생을 깊이 사랑해 줘야겠다고 생각 했다.

“축하한다. 도빈이도 동생 생겨서 좋겠네?”

“축하해, 동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도 축하했다.

큰어머니는 예전과 달리 우리 가족 에게 살갑게 대했는데 나이를 먹고 철이 든 건지 아니면 우리 가족이 잘돼서 그런 건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누구세요?”

“……뭐가.”

“……영빈이 형?”

“그래. 뭐.”

몇년만에만난 배영빈은 살이 빠지다 못해 없어지고 말았다.

초췌해 보이기까지 할 정도로 말랐는데 대체 그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사람이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나 싶었는데.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밖에 나누는 대화를 듣곤 조금 안타까워졌다.

“왜 그래, 형. 걱정돼?”

“……말도 마라. 집에만 있기에 군대라도 가라고 했지만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힘들어하는 거면 나중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이겨내야 할 텐데. 언제까지 괴롭 힘당한 거에 빠져 있을지.”

“역시 지금은 안 되겠지?”

“연기할 수 있으면 그게 좋지.”

“……그래야겠다.”

조금 특이한 인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괴롭힘을 당했다니 전혀 몰랐던 일이다.

밥만 먹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 녀 석을 만나기 위해 문을 두드렸는데 반응이 없다.

문고리를 돌리려 해도 안에서 잠갔는지 열리지 않아 말했다.

“형, 나야.”

반응이 없어 한 번 더 말하자 배 영빈이 슬그머니 문을 열었다.

“왜.”

“피곤해. 밖에서 놀아.”

그러곤 다시 문을 닫는데 그 모습이 조금 위험해 보였다.

이상하지만 착한 녀석이었는데 무엇이 녀석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녀석은 끝내 문을 열지 않았고 큰아버지의 만류에도 기어이 입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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