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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베토벤-121화 (121/564)

다시 태어난 베토벤 121화

28. 9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1)

해당 성명서가 공표되면서 전 세계 의 언론이 도요토미 류토를 맹비난 했다.

성명서에서는 ‘참가자’의 본명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최하점 1점을 반 복해 받은 사람을 유추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 71점.

도요토미 류토를 고발한 17명의 심사위원이 배도빈에게 부여한 점수를 공개해 버린 것이었다.

만점을 받고 한 명에게 최하점을 받은 배도빈이 해당 사실의 피해자 라는 게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있는 배도빈의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채점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이 와 같은 사실을 은폐하려는 수작인 것이 밝혀진 것이다.

ㄴ 시발. 내 이럴 줄 알았지.

ㄴ 일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 고 말았다.

ㄴ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조작할 거냐? 대체 깨끗한 게 있긴 함? 스 포츠고 예술이고 그런 것까지 더러 우면 대체 뭘 믿고 보라는 거야?

ㄴ 이거 최성신 때도 있었던 일임. 어떤 새끼가 쇼팽 콩쿠르 때 최성신 한테 1점 준 일 있었음.

ㄴ 진짜 더러워서 못 봐주겠네.

ㄴ 다른 일도 아니고 저 꼬맹이들이 얼마나 노력했는데 A 터 음악 유망 주를 위한 협회는 개뿔.

ㄴ 저 먹다 만 메기 같이 생긴 늙은이가 우리 도빈이 괴롭힘?

ㄴ 도요토미 류토 혼자 판단했을 가 능성은 지극히 낮음. 믿고 있는 게 있었을 거고 그게 일본 클래식 음악 협회든 뭐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봄.

ㄴ 진짜 찢어죽일 새끼네. 할 짓이 없어서 저딴 식으로 장난을 하냐? 어린애들이 어떻게 해서 준비한 대 회인데. 저 새끼는 지 새끼 없음?

한글,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 여러 언어로 해당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특히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우에는 일본의 주잡한 일을 강력히 공격하였는데, 배도빈을 오래 취재해 왔던 기자들이 그 선봉을 자처했다.

그중에서도 배도빈이 베를린 필하모닉에 있을 때부터 그에 관련한 기 사를 내왔던 그래모폰의 기자 한스 레넌은 하나의 큰 스캔들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도요토미 류토를 저격한 조사를 실 시, 그가 산타마르크 대학 음대 피아노과 교수직을 내려놓은 이유에 대해 증언을 확보한 것이었다.

성희롱.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그의 변태적 행각은 당시 재학생 사이에서는 유 명했으나 그의 권위 때문에 함구되었었다.

한스 레넌이 어렵게 인터뷰를 딴 사람은 콩쿠르 추천서를 빌미로 협 박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같은 사실이 권위 있는 잡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도요토미 류토를 향한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말았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이 강대국이라는 점을 내세워 자국 스타를 밀어주었다는 이야기가 터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러한 국제적 비난 속에서 일본은 두 가지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하나는 극우 세력이 도요토미 류토를 앞장서서 고발한 사카모토 료이치를 매국노라 비난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일본인이 가장 힘들 때 도와준 배도빈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배도빈 군에게 이런 짓을 했는지 의문이다. 수치스럽다.

ㄴ 이건 국가를 넘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하면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다. 도요토미 류토와 일 본 협회는 즉시 사과해야 한다.

ㄴ 배도빈이 토오쿠 재앙 때 우리에 게 해준 걸 생각하면 이래서는 안 되었어.

ㄴ 일본의 수치다.

ㄴ 할복해.

일본 내 민심조차 크게 흔들리자 극우 세력은 해당 사건의 책임자를 도요토미 류토에게 집중되게 하여 협회가 받을 비난을 돌리려 했다.

도요토미 류토와 타마키 히로시를 옹호하는 행동을 취하지는 않은 것 이다.

결국 도요토미 류토도 타마키 히로 시도 버림받고 말았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사실로 인해 일본 국민들은 자국의 클래식 음악 협회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유는 하나.

가장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들이 피나는 노력 끝에 오른 크리크 국제 콩쿠르를 더럽혔기 때문.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모두 도요토 미 류토와 일본 협회의 만행을 용납 할 수 없었다.

한편.

한스 레넌, 이시하라 린, 이필호, 김준용, 모리스 르블랑 등의 세계 유명 기자들이 결국 일본 클래식 음악 협회와 타마키 히로시 그리고 도 요토미 류토의 협력 관계에 대해 밝혀내는 데 성공하였고.

동시에 WH그룹의 유장혁 회장과 EI전자 최우철 사장의 후원을 받은 한국 클래식 음악 협회가 거액을 후원, 상임 이사 지위를 획득.

이번 일을 주도해 문제로 삼았던 사카모토 료이치가 토마스 필스(LA 필하모닉 지휘자), 보리스 윈스턴 등 미국 출신의 유력 음악가들을 회 유, 미국 협회가 ICMCOC의 상임 이사 지위를 얻는 것을 유도하여 일 본을 견제하는 데 성공하니.

ICMCOC는 해당 사건에 대해 ‘모든 안건은 상임 이사국의 만장일치 로 진행한다’라는 조항에 예외를 두 어 일본의 상임 이사 지위와 권한을 박탈하였다.

그 결과 일본은 향후 ICMCOC에 서 개최, 후원하는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직을 맡을 수 없다는 제제를 받았으며 ICMCOC의 상임 이 사로서의 권한을 모두 상실하고 말았다.

일본 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두 고, 일본 협회의 몰상식한 행동 때 문에 일본 클래식 음악계가 20년 퇴보하였다고 자평했다.

세상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데 콩쿠르 참가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최고의 연주를 준비하는 거 라 생각했다.

사카모토 료이치는 아직 내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지만 히무라를 통해 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도 이번 일에 크게 화를 내며 팔을 걷고 나섰고 그간 알고 지냈던 음악가, 기자들도 모두 바른 길을 가도록 노력했다.

분명 추잡하고 더러운 면이 있어도 이렇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면 역시 비극 뒤에 비극만이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히잉. 어려워.”

“4시간 전에 쉬었잖아. 빨리 다시 해봐.”

“나 혼자 연습해도 2시간마다 조금 은 쉰단 말이야. 도빈아, 그러지 말고 우리 차 마시면서 조금만 쉬자.”

“안 돼.”

“그럼 오렌지 주스?”

“누가 어린애인 줄 알아? 그런 거 안 통하니까 빨리 다시 해봐. 박자 가 안 맞잖아.”

“배는 안 고파? 카레 먹을까?”

“이따 먹자.”

조금 망설였지만 단호히 거절했다.

“먹고 싶은데 참는 거지?”

분명 단호히 거절했는데 끈질기다.

“자꾸 그러면 안 가르쳐 준다.”

그렇게 간신히 최지훈을 달래 다시 피아노를 치게 했는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니나가 찾아왔다.

“야호!”

‘조금만 더 하면 됐는데.’

“연습하고 있었어? 얘는 누구야? 친구? 너도 귀엽게 생겼네? 안녕!”

언제 봐도 힘이 넘친다.

“아, 안녕하세요.”

니나 케베히리와 최지훈이 이름을 밝히며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분위기는 화목해 보인다.

최지훈의 얼굴이 묘하게 발갛다.

“샛별 엔터테인먼트 2호기야.”

“2호기야.”

니나 케베히리가 내 추가 설명을 따라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싱글벙글 웃는데 최지훈이 또 얼굴을 붉힌다.

‘왜 저래?’

최지훈이 슬쩍 말했다.

“니나 누나 예쁘다. 그치.”

얘가 어딜 남의 외손손손손손손녀를.

아니, 그냥 후손이라 하는 게 맞는 건가?

“안 돼.”

“어?”

“그러는 거 아니야.”

“뭐가?”

친구의 후손을 탐하다니. 도둑놈이 아니고서야 안 될 일이다.

최지훈의 질문을 무시하고 니나를 보았다.

“왜 왔어요?”

“인사하러 왔지?”

“ 인사?”

되묻는 순간 히무라가 말해준 일이 떠올랐다.

그녀가 다시 산타마르크 음대에 정식으로 입학할 거라는 걸 말이다.

니나 케베히리가 히죽히죽 웃는다.

“응. 나 후원해 준 사람이 너라면서. 히무라 씨한테 들었어.”

“ 아.”

“고맙지만 사양할게, 라고 말하기엔 내게 너무 좋은 일이라서. 대신 열심히 해서 금방 갚을게. 고마워.”

니나다운 인사다.

삐죽삐죽대며 솔직하지 못하거나 괜한 체면 때문에 거절하는 것보다

훨씬 기분 좋은 말이었다.

“이자는 안 받을게요.”

“그렇게나? 흐응. 어쩌지.”

그녀가 잠시 고민하더니 싱긋 웃으며 내 뺨에 입을 맞추었다.

“더럽게 무슨 짓이에요.”

“그런 소리 마. 지금 넌 꼬맹이라 모르겠지만 십 년 뒤에는 엄청 고마워할걸?”

70대가 되면 좋아할 거라고?

“그럼 갈게. 잘 지내. 도빈이 친구도!”

니나가 연습실에서 나가는 걸 본 뒤 돌아서자 최지훈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뭔데? 빨리 연습 다시 시작하자.”

녀석이 대답도 없이 뾰로통한 얼굴 로 계속 노려보기에 인상을 썼다.

“치사해.”

요즘 애들은 조숙하다더니 아까 전 인사를 보고 질투를 하나 보다. 어 이가 없기도 하고 뭐라 반응해 줘야 할지 몰라서 무시하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최지훈이 결선에서 연주하기로 정 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19번 C 단조 중에서도 자꾸 박자를 놓치는 부분을 녀석이 연주하는 대로 쳐주었다.

“봐. 이게 네가 연주한 거.”

그리고 제대로 연주해서 대조해 주었다.

“원래는 이렇게. 박자 하나 달라졌는데 느낌이 완전히 다르잖아.”

“……무슨 사이야.”

“뭐?”

“니나 누나랑 무슨 사이냐구우!”

최지훈이 달려들어 내 어깨를 잡고 있는 힘껏 흔들었다.

[제1회 크리크 국제 콩쿠르 종료!]

[위기 속에서 가치를 지킨 크리크 콩쿠르의 과정과 의의1

[크리크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배도빈•최지훈 나란히 1위 4위 석권!]

[사카모토 료이치, “제1회 크리크 국제 콩쿠르는 현재 음악 새싹들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하는 장이었다.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를 보는 듯해 흡족하다.”】

다사다난했지만 크리크 국제 콩쿠르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가장 인기 있었던 피아노 부문에서는 배도빈이 첫 발표한 ‘합창 교향 곡 피아노 편곡’이 화제가 되었고 최지훈이라는 신성의 등장 등 이야 기할 거리가 많은 대회였다.

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대한민국의 어린 두 천재가 활약함으로써 국가 적인 관심도가 크게 상승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나아가 세계 적 거대 그룹사인 WH과 EI를 필두 로 클래식 음악계에 큰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그로 인해 한국 클래식 음악 협회는 ICMCOC의 상임 이사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다.

드디어 대한민국에서도 1티어 메이 저 국제 콩쿠르가 개최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었다.

또한 대한민국 출신의 음악가들이 불공정한 일에 억울하게 당하고만 있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힘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 배도빈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들은 배도빈과 또 그 못지않게 훌륭한 성적을 거둔 최지훈을 향해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두 사람의 인터뷰는 게시되자마자 큰 반응을 일으켰다.

【크리크 피아노 부문 우승자 배도빈과의 질의응답]

Q. 대회를 준비하는 데 가장 어려 웠던 것은 무엇인가.

A. 없었다.

Q. 첫 메이저 콩쿠르 우승이다. 소 감은 어떠한가.

A. 별생각 없다.

Q.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크리 크 우승자 자격으로 빈 필하모닉과 협연을 하게 되었다.

A. 기대한다.

Q. 쇼팽 국제 콩쿠르에 출전할 자 격을 얻었는데 각오는?

A. 우승할 거다.

아닠ㅋㅋㅋㅋ 차라리 인터뷰하기 싫다고 햌ㅋㅋㅋ

ㄴ 진짜 귀찮았나 보넼 ㅋㅋㅋㅋ

ㄴ 배도빈 원래 쿨함.

ㄴ 이거 기자가 열 받아서 엿 한번 먹으라고 그냥 올린 것 같은뎈ㅋㅋ

ㄴ 도빈이답넼ㅋㅋㅋ

ㄴ 그래도 귀여움.

ㄴ 귀여우면 정의임. 성의는 없지만 도빈이니까 옳음.

ㄴ 진짜 개쿨ㅋㅋㅋㅋ

[크리크 피아노 부문 4위 최지훈과 의 질의응답】

Q. 대회를 준비하는 데 가장 어려 웠던 것은 무엇인가.

A. 과제곡이 많고 어려운 것뿐이었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하 루에 4시간밖에 연습 안 했어요. 저는 천재니까요.

Q. 첫 메이저 콩쿠르 입상이다. 소감은 어떠한가.

A.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요. 기자님은 도빈이가 본선 때 연주한 합 창 들어보셨어요? 꼭 한번 들어보세요. 저는 지금까지 그런 피아노는 들어본 적 없어요. 도빈이한테 가르 쳐 달라고 했는데 아직 배우지는 못 했어요.

Q.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크리크 결선 진출자 자격으로 여는 무대를 장식하게 되었다.

A. 가슴이 뛰어서 큰일이에요. 제 가 그렇게 큰 무대에서 연주를 하다 니. 생각만 해도 너무 기뻐요.

Q. 쇼팽 국제 콩쿠르에 출전할 자 격을 얻었는데 각오는?

A. 쇼팽 국제 콩쿠르는 제가 좋아 하는 피아니스트는 모두 우승했어요. 미카엘 블레하츠, 가우왕, 최성 신 피아니스트까지. 제가 가장 좋아 하는 피아니스트는 도빈이니까 이번 에는 도빈이가 우승할 것 같아요. 아, 근데 저도 열심히 할 거예요.

ㄴ 얘들 진짜 뭐 하냨ㅋㅋㅋㅋ 인터뷰 하랬더니 고백하고 있넼ㅋㅋ

ㄴ 최지훈 진짜 성덕이다ㅋㅋㅋㅋ 가우왕이 아니라 얘가 진짜 성덕이 넼ㅋㅋㅋ

ㄴ 둘이 사이좋은 거 보기 좋다TT

ㄴ 자기가 자기 입으로 천재랰ㅋㅋ 누가 시켰냐?

ㄴ 천재 맞지. 배도빈이 한참 비정 상인 거지 최지훈도 지금 10살임.

ㄴ 아닠ㅋㅋㅋㅋ 소감 말하랬잖앜ㅋㅋㅋㅋ 왜 도빈이한테 편지를 쓰는 건뎈ㅋ

ㄴ 둘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거 보러 가고 싶다.

ㄴ 나두. 이미 축제는 시작되었던데 티켓을 못 사서 망함.

ㄴ 빈 필하모닉 공연 최소 반년 전 에 예매해야 하는 게 실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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