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0화 (110/225)

“주자(朱子)는 후세의 공자이고 율곡(栗谷)은 후세의 주자이니, 공자를 배우려면 마땅히 율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후, 평생의 스승으로 율곡 이이, 주자를 모시기로 결심했었다. 그리고 사대부의 굳은 절개야말로 평생 지켜야할 신념이라 생각했다. 충의(忠義)를 버리고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자는 온전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선의 하늘이 갑자기 바뀌었다.

폐주(광해군을 뜻함)가 쫓겨난 것을 기뻐한 것은 잠시였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송시열도 폐모살제를 반대했기 때문에 능양군이 반정을 한 것에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반정 이후, 대비가 능양군에게 옥새를 내려준 것으로 정당성을 확보한 것이니까.

하지만 능양군이 왕위에 오르고 불과 일 년도 되지 않아 이괄의 난이 터지고, 그 혼란의 와중에서 또 다른 왕이 즉위했다. 이것이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이 딱 떨어지지 않는가? 그 새로운 왕은 폐주의 사생아라고 알려졌다. 

송시열은 현실에 분노했지만 왕실의 문제는 왕실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딱히 고민하지 않았다. 새로운 왕이 세금을 줄이고 백성들을 위무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고 나가고 있었으니까. 이는 송시열의 기본적인 위민정책(爲民政策)과 방향이 같았다. 또한 폐주에 대해 그 신원이 없었고 대비를 잘 모셨다. 이로써 새로운 왕은 바른 길을 되찾은 것이었다. 송시열은 이 정도로 만족했다.

하지만 새로운 왕은 이상했다.

송시열을 콕 찍어 호주로 데려갔기 때문이었다. 다른 산림(山林) 사대부들이야 그렇다 치겠지만... 불과 18살짜리 송시열을 말이다. 거기에서 유럽의 색목인, 다양한 학문, 새로운 문화 등을 겪고 나니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송시열은 성리학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지만 성리학이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호주엔 한고립이 있었다.

송시열은 사촌형인 송준길이 말하는 대로, 한고립을 ‘악마’ 또는 ‘투머치토커’로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 기본군사훈련으로 험하게 굴려질 때에는 한고립에게서 무언가 증오심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한고립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의 눈빛과 태도를 보면 그랬다. 물론 겉으론 빙글거리고 이죽거리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그 속은 따뜻했다.

이번에 선무장교로 부임하면서도 그랬다. 겉으로야 시비를 거는 것처럼 이죽거렸지만... 속내는 달랐다. 혹시라도 위험할지 모르니 거절하라는 말이었다. 

그뿐인가?

송시열과 송준길, 단 둘이서 험한 여정을 준비하던 때... 한고립이 나타나지 않았나? 얄밉지만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속마음을 숨기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맨 앞에서 걷지 않았다면 한고립의 등장을 반겨하는 얼굴 표정이 바로 들켰을 것이다.

송시열은 한고립이 좋았다. 겉으론 무심하게 대했지만.

하지만 송시열의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이제 일을 해야 하니까. 송시열은 조선의 선무장교였다.

뚜벅뚜벅.

송시열은 잠시 걸었다. 그리고 굳은 얼굴로 호르킨족 추장의 티피 앞에 섰다.

그때, 호르킨족 추장 영리한 늑대가 때마침 티피 밖으로 나왔다. 영리한 늑대는 송시열이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드럽게 말했다. 

“어서 오게! 무슨 일이라도 있나?”

“추장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조선의 대표로 호르킨족을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영리한 늑대는 신기했다. 송시열이라는 조선인은 호르킨족의 말을 기가 막히게 잘했다. 거기에 신중한 태도가 마음에 들기도 했다. 그래서 일단 말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지.”

영리한 늑대는 자신의 티피로 송시열을 이끌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오래 계속됐다.

1628년 5월 첫 날 오전, 어머니의 강.

찰랑찰랑.

쑤욱.

호르킨족의 작은 돌기둥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노를 저었다. 다른 부족에게 팔기 위해서 카누에 가득 실었던, 잘 말린 어포(魚脯)와 싱싱한 과일들은 모두 버렸다. 그는 어포와 과일을 팔기 위해서 여러 달 동안 열심히 일했다. 호르킨족 근처에는 들소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티피를 만들 들소 가죽을 구하려면 어포와 과일을 팔아서 사와야 했다. 

작은 돌기둥이 버린 어포와 과일은 그의 아들이 분가할 때 사용할 밑천이었다. 그의 아들은 다음 달에 결혼할 예정이고, 아들의 집을 지을 들소 가죽이 필요했다. 그래서 작은 돌기둥은 여러 달 동안 열심히 일했다. 이번에 어포와 과일을 팔면 그의 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당장 목숨부터 걱정해야 했다. 먼저 사람을 태우기 위해서 알토란같은, 아들의 결혼밑천인 어포와 과일을 버렸다. 작은 돌기둥의 카누에는 거센 바람이 힘없이 누워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상태가 위중해 보였다. 그때 거센 바람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으으...”

작은 돌기둥은 거센 바람의 신음소리에 걱정이 되었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싫은 소리를 했다.

“이 멍청아! 정신 차려... 뭍에 닿으면 바로 뛰어야 한다. 이 머저리 같은 놈.”

거친 욕설을 내뱉은 작은 돌기둥은 고개를 돌려 뒤를 살폈다. 그의 뒤에는 쑤우족의 추장 성난 들소가 이끄는 쑤우족 전사들이 거칠게 추격하고 있었다. 어림잡아 수십 척이 넘었다. 절망적인 상황, 그 자체였다.

작은 돌기둥은 순간, 지난밤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

어포와 과일을 팔기 위해 들렀던 한 부족 마을이 깡그리 잿더미가 되어 있었다. 그 부족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가끔 마을 자체를 이주하는 부족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러려니 했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다. 그 부족 마을은 ‘어머니의 강’과 인근 평야의 위치가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이 없어진 것을 작은 돌기둥이 어쩔 수 없었다. 강가에 카누를 댈 때만 해도 어포와 과일을 모두 팔 생각에 기뻤는데... 다시 한참을 더 가야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다. 작은 돌기둥은 혀를 차며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의 눈에 어린 아이의 시체가 보였다.

그 후에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여기저기를 급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을을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멀리서 들려온 이상한 소리에 호기심이 생기고 말았다. 작은 돌기둥은 은밀히 그 이상한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그가 알고 있던 부족마을 사람들이 나무기둥에 묶여있었다. 그 주위에는 몇몇 전사들이 지키고 있어서 섣불리 다가설 수 없었다. 그래서 멀리서 지켜보다가 다시 카누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그 전사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

“어머니의 강 근처 부족마을들은 이제 몇 군데나 남았지?”

“호르킨족, 부와크족, 킨탄족... 한 10군데 남은거 같아.”

“이번 일만 끝나면 우리 마을도 두 배 넘게 커지겠네. 이러다간 진짜 추장말대로 되겠어. 조선놈들 덕분에 말이야. 참! 스페인 백인들도 못 믿을 놈들이긴 하지. 어쨌든 말 안 듣는 놈들은 스페인 놈들에게 노예로 팔아먹으면 되고, 말 잘 듣는 놈들은 우리 부족에서 부려먹으면 되니까.”

“맞아! 지금도 추장은 인근 부족들 이끌고 조선 놈들 깨부수고 다니잖아! 우리는 이렇게 가만히 놀고 말이야, 크하핫!”

“...”

“...”

***********

작은 돌기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분명 호르킨족이란 말이 들렸다, 그 후에 필사적으로 귀를 기울여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리고 문득 거센 바람이 떠올랐다. 거센 바람은 쑤우족 추장인 성난 들소가 찾아왔던 날, 호르킨족의 다른 청년들과 함께 사라졌었다. 

호르킨족 추장인 영리한 늑대는 거센 바람이 헛바람이 들어서 그렇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들을 찾으러 사람을 보내지는 않았다.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작은 돌기둥과 말없는 새도 영리한 늑대의 말에 동의했다.

작은 돌기둥은 빨리 이 사실을 부족마을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빨리 카누를 타고 호르킨족 마을로 노를 저었다. 그런데 곧 밤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강가에 카누를 대고 쉬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근처에는 성난 들소의 야영지가 있었다.

작은 돌기둥은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거센 바람을 구해낼 수 있었다. 대체 뭘 먹였는지 거센 바람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거기에 무릎에 큰 상처를 입어서 절뚝거렸다. 피부가 벗겨지지는 않았으니 망치 같은 둔기에 무릎을 맞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탈출은 쑤우족 전사들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그 결과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됐다.

탁탁.

헉헉.

작은 돌기둥과 거센 바람은 거칠게 숨을 쉬며 달리고 또 달렸다. 거센 바람은 한쪽 무릎을 제대로 쓰지 못해 굼뜨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작은 돌기둥이 부축했기에 이동이 가능했다. 거센 바람이 또 넘어질 듯 몸을 기우뚱하자, 작은 돌기둥이 거센 바람을 부여잡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어서 기대!”

“으윽..”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마을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것은 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들의 뒤를 따라 쑤우족이 들이쳤던 것이다.

같은 시각, 호르킨족 마을 근처.

헉헉.

한고립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언덕 정상에서 호르킨족 마을까지 단숨에 달렸다. 그런데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호르킨족 마을이 아니었다. 한고립은 마을 근처에 자신의 무기들을 숨겨 놓았다. 맨 손으로는 침입자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힘겹게 무기를 챙기고 호르킨족 마을로 향하는 한고립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한고립은 몸을 멈춰 세웠다. 

“호위대장!”

“내 앞을 막지 마라!”

“알량한 동정심 때문이라면 여기서 물러서시지요. 제가 받은 명령은 명확합니다. 저와 함께 왔던 척후병 둘은 총독부로 급히 보냈습니다. 계획대로 그들은 일망타진 될 겁니다. 저하고 돌아가서 관망합시다. 호위대장은 글을 배웠으니 사소취대(捨小取大)란 말을 잘 알거요. 그들의 희생은 안타깝지만 대국적인 면에서 극히 사소한 것입니다. 여기서 더 이상 선을 넘지 마시오. 한때 호위대장의 수하였던, 제 개인적 호의입니다. 그들의 시신을 수습해 주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어서요.”

한고립의 시선은 천천히 그 누군가를 향했다. 마치 석상처럼 우뚝 선 채 기이한 광망이 번뜩이는 눈으로 그 누군가를 응시했다. 잠시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본 채 묵묵히 서 있었다. 분명 서로 아는 사이인데도 막연한 긴장감이 흘렀다. 

잠시 후에야 한고립이 낮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

“그렇습니다. 과거 조선 금군의 용맹한 시위였고, 한국에서 호위대장을 역임했던 한고립 장군입니다. 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금군에서 장군을 모신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됩니다. 더 이상 선을 넘지 마십시오, 제 부탁입니다.”

한고립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수하였던 그 누군가는 안심한 듯 가볍게 웃었다. 한고립이 그의 말을 들을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하하. 자 이제 저와 함께 은신처로 갑시다. 상황이 모두 정리되면 저도 힘껏 돕겠습니다.”

한고립의 시선이 잠시 허공을 응시했다. 그리고 빙긋 웃었다. 하지만 단호했다.

“그래 나 한고립이야! 조선의 호랑이 한고립! 호랑이는 제 죽을 때와 장소를 알고 산중으로 떠난다고 들었다. 나도 내가 태어날 때와 장소는 스스로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 죽을 때와 장소는 스스로 정하고 싶군. 자네의 부탁은 거절한다.”

한고립은 그말이 끝남과 동시에 바람처럼 내달렸다.

늑대와 함께 춤을 6

1628년 5월 첫날, ‘어머니의 강’ 근처.

성난 들소의 야영지.

화르르.

타닥타닥.

“쑤우족의 주력은 배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오니 본거지 주변에 매복하면 대공(大功)을 이룰 것이 분명합니다.”

김자점은 가만히 눈을 감고 김추성의 보고를 듣고만 있었다. 

지난 2주 동안, 조선 이주민들의 피해를 감수하고 적들의 본거지를 은밀히 수색해 왔다. 오도리 기병을 사방에 풀어 조선 이주민들이 공격받은 곳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검토했다. 그 결과 적들의 본거지는 ‘어머니의 강’ 인근 지역으로 추측되었다. 

아무리 기병이라고 해도 하루에 수백 킬로미터를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 하루 이틀은 가능해도 2주는 불가능했다. 그런데 기병이 아예 없거나 극히 소수인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정충신과 함께 피해지역의 지도를 확인하니 ‘어머니의 강’이 가장 유력한 적의 이동경로였다. 김자점은 적 본거지를 직접 공격하기 위해 오도리 기병을 끌고 왔다. 그리고 ‘어머니의 강’ 인근의 피해지역을 샅샅이 뒤졌다. 

결국 성난 들소의 야영지를 ‘어머니의 강’ 근처에서 찾아냈고, 은밀히 포위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쭉정이들만 남았다. 김추성의 보고대로 쑤우족의 주력은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김자점은 기분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참았다. 무려 2주였다.

그래도 전과는 훌륭했다.

먼저, 쑤우족 전사 20여 명을 죽이거나 사로잡았다. 그리고 한쪽 무릎이 죄다 박살난 2백여 명 포로가 있었다. 김추성의 보고에 따르면 쑤우족 전사 20여 명이 수백 명의 포로들을 묶어놓고 감시 중이었다고 했다. 

“후훗!”

김자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실소하며 바로 이해했다. 김추성도 함께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사람과 세상의 일은 어디나 큰 차이가 없었다. 약육강식의 비정한 세계에서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아마도 쑤우족에 대단한 인물(?), 야심가가 나타난 모양이었다. 이는 누르하치가 하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듯 생각될 정도였다. 작은 부족을 공격해서 복속시킨다. 말을 잘 듣는 자는 병사로 삼아 부려먹고,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부빈(주 : 노예)으로 써먹거나 아예 죽여 버린다. 

이걸 통해서 김자점은 쑤우족과 우파키족을 완전히 멸하기로 마음먹었다. 쑤우족이 세력을 키워 온 과정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가만히 놔두면 시시때때로 북아메리카 인디언 부족들을 들쑤시고 덤벼들 것이 뻔했다.

지난 2주 동안 다방면으로 확인한 결과, 누에바에스파냐 부왕의 군대는 참가할 여력이 없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했다.

쑤우족과 우파키족이 누에바에스파냐 부왕의 사주를 받아 북아메리카 인디언 부족들을 선동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이용해서 쑤우족과 우파키족의 세력을 크게 확장하려고 한 것이었다. 정충신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예측한 그대로였다.

이제야 적이 확실해졌다. 

배후의 적은 누에바에스파냐 부왕령.

지금 맞서서 부숴야할 적은 쑤우족과 우파키족.

이렇게 피아식별이 끝난 만큼, 그 다음의 수는 너무나 쉬웠다. 특히 북아메리카 인디언 부족들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재료(?)들이 김자점의 눈앞에 있었다. 김자점의 내밀한 머릿속에는 여진족은 물론이고 인디언도 멸시의 대상이었다. 아니 사람이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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