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화 (30/225)

한양 북촌, 영의정 박승종의 집.

"아버님! 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주상께 이미 수차례 고발하는 글을 올렸는데 답이 없으십니다. 아마도 우리 북인 사이의 다툼으로 보시는 듯 합니다. 이거 큰일입니다."

"어허, 훈련도감 이흥립이 내 사돈이야. 걱정이 과하네."

"그건 그렇습니다만..."

"역도 수천이 대궐을 범하려해도, 훈련도감이 우리편인 이상, 문을 굳게 닫아 걸고 근왕군을 모으면 된다네. 그건 기우야."

"하지만 저들이 세를 규합하면서 내건 명분이 해괴합니다. 기축년의 옥사를 잊으셨는지요? 우리 중에는 이만 자제하자는 이가 많지만 저들은 아닙니다. 만에 하나라도 저들이 성공하면 우린 모두 죽습니다."

"그럴리가 없어. 저들도 다 같은 사대부야. 뭐니뭐니해도 반정이 성공할 가능성이 없어. 그만하게."

"...알겠습니다."

영의정 박승종은 경기감사인 아들 박자흥을 타일렀다. 

최근 잦은 역모고변이 있어 그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한양에 가장 강력한 군대를 이끌고 있는 훈련대장이 심복이었던 이흥립이었다. 또, 경기감사도 맏아들인 박자흥이었다. 그래도 만약을 위해 이흥립은 단속해 놓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흥립을 잘 단속할테니 걱정말아라."

"알겠습니다. 제가 불민하여 심려를 끼쳤습니다."

"아니다. 그럼 이만 내려가거라."

"..."

영의정 박승종의 생각에 가장 위험한 자는 서인이 아니라 광창부원군 이이첨이었다. 만약 누군가 반정을 일으킨다면 실권없는 서인 당여들보단 대북 영수인 이이첨의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박승종은 잠시 더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탁자에 쌓인 서류뭉치를 들었다. 

영의정인 그에겐 아직 해야할 일이 많았다.

"어르신께서 직접 밀서를 가져오시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흘흘, 나도 아들하고 손주보러 왔지. 나같은 늙은이는 신경쓸거 없어. 내가 소싯적엔...."

"크흐흠! 지부장께선 평안하셨는가?"

"아니 왜 내 말을 끊..."

"국왕전하께서 자네 부부의 안부를 직접 물어보셨네."

"하하하! 국왕전하께서 베푸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기 오시기 전에 세준군이 귀국한다고 해서 아내는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저 혼자 있으니 마음껏 즐기시지요? 곧 술상을 내오겠습니다."

"알겠네. 국왕전하께서 지시한 내용은 실행이 가능한가?"

이민국 조선지부장 개노미는 웃으며 답했다.

"물론 가능합니다. 저는 밀서를 보고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양반입네 떠들어대는 저들이 내거는 명분은 허울 뿐입니다. 실상은 제 실속을 차리는 소인배의 싸움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방에서 땅을 잃은 사대부는 양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한양에서 권세없는 자는 곧 목이 없어질 것이니 양인만도 못합니다. 그들이 땅과 권력에 목숨을 거는 것 자체가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함입니다."

개노미는 김씨 아저씨와 돌쇠할아버지를 향해 웃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한국이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은화는 조선에서 은1냥당 쌀2석, 땅1결은 보통 쌀120석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은60냥에서80냥이면 땅1결을 구입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가치입니다. 조선은 은이 필요하나 달리 나오질 않아 일본에서 수입합니다. 저희는 그동안 일본보다 더 싼 가격에 은을 생산해서 조선의 땅을 구입했습니다. 조선 8도에 이민국 조선지부의 만석지기만 몇명인지 아십니까? 무려 32명의 만석지기, 2백이 넘는 천석지기, 셀 수 없이 많은 백석지기 등으로 분산되어 있고 총합 300만석지기입니다. 조선의 한해 생산량은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조정의 세수조차 저희보다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양반인 사대부는 세금이 없습니다."

잠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인 개노미는 말했다.

"저희가 처음 은을 들여와서 구입한 토지의 산출들은 하나도 낭비하지 않고 주변 토지를 매입하는데 쓰였습니다. 평소에는 은으로, 가뭄에는 일본의 쌀을 싸게 들여와서 땅을 매입했습니다. 그렇게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각 지방의 향안에 이름을 올린 조직원도 300인이 넘었습니다. 향안에 이름을 올리려면 친족, 처족, 외족까지 포함된 족계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걸 세탁하느라 힘이 들었습니다. 세탁이 힘들면 양반 족보를 사면 그만입니다. 까다로운 지역은 그렇지만 일부 지역은 이름만 올려도 됩니다. 한마디로 저희는 조선양반노릇을 잘 하고 있습니다. 저 개노미도 이제는 김희두(金熹斗), 조선의 뼈대있는 양반입니다. 하하하!"

개노미, 아니 김희두를 포함한 세 사람은 박장대소를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렇게 해가 밝아왔다.

인조반정(反正)의 서막 : 암중계획(暗中計劃)

한양 인근의 안가(安家) 내실.

"이괄은 미친ㄴ...크흠, 제 정신이 아닙니다. 반정이 성공하기도 전에 병조판서 운운하고 군관들에게 영감자리를 약속했습니다. 군자(軍資 : 군량미 등)에서 월봉(월급)이나 제대로 줘도 믿을까말까인데 매번 술쳐먹는데 쓰고 나몰라라하는 인사가 그런 약조를 하니 믿기 어렵습니다. 군관들 모두 목이 달아날까 두려워 찬성했습니다. 군관들이 반란을 고변할까봐 한방에 몰아넣고 감시중입니다. 그는 자기 군관도 못 믿습니다."

"자네는 잘도 빠져나왔구만?"

"흐흐흐, 그는 제가 반정에 줄을 댄 자의 얼자(주 : 양반의 천민 첩소생 자식. 서자는 양반의 양민 첩소생 자식)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감시하지 않습니다."

"발각될 가능성은?"

"이괄은 얼자를 사람취급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 얼굴이 반정에 줄을 댄 자를 닮아서 문제가 없을겁니다. 혹시 들켜도 상관없습니다. 반정이 실패하면 제가 이괄의 목을 베어 조정에 바칠테고, 성공한다면 더욱 오만해져서 저 같은 얼자 이야기를 할 위인이 아닙니다."

"감시가 우선이야. 실패할 듯 하면 자네 몸부터 빼도록. 그럼 김자점은 어떤가?"

이괄의 군관 중 한 사람으로 보이는 자의 이야기를 듣던 사람은, 잠시 고심하는 듯 하더니 대답하며 고개를 돌리고 말을 이었다.

"이제 제 차례군요. 김자점은 김개시란 대궐 상궁에게 줄을 댔습니다. 이번 달에만 궁 밖에서 2번을 만난 것으로 보입니다. 대화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략 짐작할 수 있는 바로는 '역모 고변'에 대해서 왕의 주의를 돌려달라고 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여러 번의 역모 고변에서도 왕이 불문에 붙이고 만 것에는 김자점과 김개시의 결탁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는 잠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다 말을 이었다.

"훈련대장 이흥립이 사위인 장신과 자주 만납니다. 장유는 서인의 당여입니다. 이흥립은 영의정 박승종의 사돈인데도 서인의 무리와 어울리는 것을 보아 변심한 것이 분명합니다. 이흥립이 스스로 나서서 서인을 고변한 적이 없고, 손수 쓴 편지를 장단부사 이서, 이천부사 이중로에게 보낸 적이 있습니다. 편지를 받은 2명도 서인 당여입니다. 영의정 박승종은 사돈이라 믿고 있는 듯 하지만 대궐의 창의문은 그냥 열릴 것입니다."

"자네의 안위는 어떠한가?"

"저야 훈련도감에 기식(붙어 먹는다는 뜻)하는 관비인데 누가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김개시에 대해 알려준 동지가 불안합니다. 자리를 비우기 힘든지라 접선하기도 힘듭니다. 거사일을 알려주니 알아서 피하겠다 했습니다."

"알겠네. 안심하지 말고 하루이틀 피해 있게나."

"알겠습니다."

보고를 듣고 지시하던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엄히 말했다. 

"감시도 좋고, 보고도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네들의 안위다. 거사일은 3월 13일, 집결지는 홍제원이다. 그들은 창의문으로 해서 대궐을 장악할 심산이다. 아직 성공여부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으나 도감군이 내응할 예정이라 가능성이 낮지 않다. 반정군의 진격로에 있거나, 북인의 당하(堂下)에 있는 동지들은 거사일 전에 안가(安家)로 집결하라! 서인의 당하(堂下)에 있는 동지들은 스스로 판단 하에 행동한다. 그대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핵심인재다. 모두의 안위를 빈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그 안에는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와 조용히 듣고만 있던 한 사람만 남아 이야기를 계속했다.

"북인 당하의 동지들은 안가에서 집결 후에 재배치하게. 얼굴이 잘 알려진 경우에는 본국으로 보내게. 나머지는 계획대로 진행하고."

"알겠습니다. 지시하신 체포조는 계획대로 맹훈련중입니다. 반정군 내에 일부 침투했습니다. 이송(移送)계획도 점검완료했습니다."

"금선탈각(金蝉脱殻), 위가위진(爲假爲眞)의 계(計)는 반정이 성공함과 즉시 실행계획을 수립한다. 강화도에 마련한 안가에는 조직원을 미리 상주시켜 관리한다. 탈출조와 후방지원조는 2주 안에 도착할 것이다."

"..."

"..."

그들의 대화가 끝나고 한 사람이 나간 후에, 그 커다란 방에는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만이 남았다. 

놀랍게도 촛불에 비친 그의 모습은 한국 정보국 조선지부장이었다. 

그는 잠시 무언가를 적더니 그 서신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방은 어두워졌다.

호주 서울.

오늘 유구국에 주둔한 해외원정군사령부에서 긴급보고가 도착했다.

능양군, 아니 인조반정 거사일이 3월 13일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해외원정군사령부에서는 정보국 조선지부장이 작전수행을 위해 요청한 함선 3척을 파견했다고 보고했다. 지금이 3월 22일이니까 인조반정 거사일은 이미 지났다. 인조반정의 성공여부는 4월은 되어야 알 수 있을거다. 

내가 지시한 것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 

이론과 실제는 다른 것이고 천재라도 의외의 부분에서는 허당일 수 있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라는 말도 있었다. 나는 정보국과 이민국의 두 조선지부장이 잘 해주길 빌었다. 아니 잘 못해도 좋은데 조선지부장 이하 모두가 안전했으면 좋겠다.

또,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김씨 아저씨와 돌쇠할아버지가 조선에 갔다. 처음 한양을 떠날 때부터 계속 같이 다녔는데... 돌쇠할아버지 떠나고 딱 일주일만 좋았다. 지금은 돌쇠할아버지의 투머치토킹이 그립다. 다시 만나면 또 다르겠지만. 김씨 아저씨는 내 고민을 듣더니 자기가 가야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돌쇠할아버지는 '김씨 아저씨는 자기가 없으면 안된다'고, 그리고 심심하다고 따라갔다. 부디 두 분 모두 건강하게 돌아오셨으면 좋겠다.

이제 누르하치 건으로 수상한테 가볼까?

내각의 보고는 예상대로였다.

"여진족은 국호를 '후금'으로 하여, 옛 금나라의 후예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누르하치는 사르후 전투 이후, 요동까지 자신의 세력권으로 확실히 굳혔습니다. 그런데 명과의 교역이 완전히 끊긴 이후부터 무척 곤란해 졌습니다. 게다가 지난 3년간은 만주 전역에 대기근이 있어 곡물가격이 그 전보다 8배나 올랐습니다. 누르하치는 요양에 머물며 대대적인 식량증산에 나섰지만 별 소득이 없었고, 결국 심양으로 돌아갔습니다. 유목민족의 특성상 적은 인구로도 많은 병력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만 넓은 영토에 비해 인구가 너무 적습니다. 그걸 타개하기 위해 만리장성을 우회해서 약탈을 하는데 그것도 이젠 쉽지가 않습니다. 명과의 교역이 끊긴 상태에서 약탈로 유지되는 경제는 더 이상 클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결국 말라죽을 뿐입니다."

나는 외교부의 보고를 듣고 나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반드시 재현될 것이라 확신했다. 

후금 누르하치, 아니 누르하치는 곧 죽을테니 홍타이지가 정묘년이든 그 전에든 조선을 치러 올 것 같다. 그때가 아니더라도 후방의 안전을 위해서 조선에 올 것이 분명했다. 물론 지금 여진족을 먼저 공격할 여유는 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조선을 공격할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동안 외교부의 보고는 계속됐다.

"사르후 전투에서 포로가 된 도원수 강홍립을 만났습니다. 포로생활은 아니고 잘 살고 있었습니다. 여진족에 충성하는 표시로 받아들여지는 '변발'은 하지 않았습니다. 강홍립의 측근들도 말이 포로일 뿐,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들을 회유하기 위해 적당한 정보원을 붙였습니다. 특히 강홍립에게는...."

그때 수상이 외교부장에게 질문했다.

"그들이 말라죽지 않으려면 어찌해야하오?"

외교부 장관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첫째, 자체적으로 농업생산력을 늘려야합니다. 그런데 그건 실패했습니다. 둘째, 명을 제외한 타국과 교역을 재개해야 합니다. 그런데 명나라와 조선은 아예 금지했고, 몽골은 그들만큼 척박합니다. 셋째, 유럽이나 우리와 해상교역을 하는 겁니다. 우리가 교역을 하면 그들이 살아날 겁니다. 마지막으로 약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약탈은 명, 몽골, 조선이든 구분할 것이 없습니다. 유목민족의 특성상 약탈하러가서 눌러앉을 수도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웅성웅성.

각료들이 서로 의견교환을 하면서 다소 시끄러워졌다.

그때 수상이 내게 제안을 했다.

"그럼 여진족의 힘을 빼기 위해 무역을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뭐? 여진의 힘을 빼는 무역이 있나?"

난 애타게 수상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여진족은 지금 곡물가격이 예전보다 8배나 올랐다고 하니 잘 써먹어야지요. 동남아시아의 곡물을 싸게 구입해서 그것으로 여진족의 말, 소와 교환하는 겁니다. 유목민족의 힘은 유지할 보급선이 따로 없는 것입니다. 한 사람당 여러 마리의 말을 타고 가면서 보급품이 될 소나 양을 데리고 다니니까요. 그들이 우리에게 판 말을 다시 키우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도 여진족도 시간을 버는 겁니다."

수상의 제안은, 일단 해봐도 좋을거 같았다. 동남아시아의 쌀은 우리한테는 별로지만 여진족에게는 맛있을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진족에게 말과 소 5천마리 정도씩 사들이고 조선에 들여놓고 팔아도 좋고 써도 좋을 것이다. 안그래도 조선에서 필요한 말과 소를 사려고 고심했었는데 이걸로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 같다. 

곡물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서 말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다가... 후금의 말과 소는 그들에겐 생산수단 자체가 아닌가? 그들에게 중요한 생산수단이 곡물을 구입하느라 소진된다면... 우리에게 나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럼 나머지 세세한 것들은 수상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지. 

난 그렇게 내각회의를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이귀는 반정군 대장의 자리에 추대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며 다른 사람을 추천했다.

"이러한 중대한 거사가 있을 때, 대장은 나처럼 늙은 자가 할 수 없소. 김류 공(公)은 본래 대장의 물망에 올라있어 군중을 능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오. 김류 공을 대장으로 삼는 것이 좋겠소."

최명길은 이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알겠소이다. 이귀 공께선 지난 2달간 세 아들과 함께 대궐 아래에서 죄를 청하며 몸을 상하셨으니 뒤에 서시지요."

곧이어 심기원이 최명길의 말을 받았다. 

"드디어 내일입니다. 내일 밤2경을 기해 홍제원에 모입시다."

"지천(최명길의 호)이 길일을 점쳐 거사 시기를 정했으니 믿을 수 있습니다."

"..."

1623년 3월 12일, 한양의 북촌 외곽에 있는 김류의 사랑방에서 이귀, 최명길, 심기원 등이, 바로 다음 날에 있을 거사의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1623년 3월 13일, 홍제원.

그렇게 운명의 날, 주사위는 던져졌다.

인조반정(反正) 전야(前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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