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225)

일본의 생사시장 규모는 은 50만냥(연간 10만근을 근당 은5냥에 판매) 수준이었다. 3년 후 생사시장은 거의 몰락했지만 이를 대체한 비단시장(생사 포함)의 규모는 은200만냥 수준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바로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었던 것이다.

나는 권위적인 지도자를 탈피해서 민주적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

물론 이 민주적 지도자는 투표라든가... 현대의 민주주의와 상관이 없다. 그저 부하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방점을 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의 의도는 실패인 것 같다. 

무역상단 회의실은 경악과 흥분의 도가니였다. 

오죽하면 1번함장은 '가격을 10배나 올리면 누가 사겠습니까? 번주에게 목이 달아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었다. 그는 양반출신이라 그런지, 아직 성리학적 잔재를 떨치지 못한 것 같았다. 어쨌든 나의 권위는 끝을 모르고 치솟아 올랐다. 

이제는 조선상단의 생사 악성재고를 수집할 때였다.

조선상단의 담합은 괘씸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원수가 될 필요는 없었다. 적당한 가격에 구매해서 직조를 외주로 주어 비단으로 판매할 생각이었다. 만상과 내상도 자금이 충분하다면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생사는 비단의 원재료이니 비단으로 만들어 팔면 부가가치를 더하여 판매할 수 있다. 조선의 영세한 산업생산력을 감안하면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 동안 돈이 돌지 않으니 상단의 적자는 누적되어 망할 수도 있다. 이런 어려움을 돕지 않고 넘어간다면 의리없는 놈이다. 

어려울때 도와줘야지.

"그럼 귀 상단의 생사6만7천근을 구리3만근과 은7천냥을 더하여 교환하는 걸로 결정하겠소?"

"우리 만상은 만족하오."

"다음으로 귀 상은의 생사 4만3천근을 구리2만근과 은3천냥을 더하여 교환하는 것으로 결정하겠소?"

"내상도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소. 만족하오."

송상은 돈이 많은지 자체해결한다고 오지 않았다.

경상은 원래부터 생사가 주력품목이 아니었고 자체 수요만으로 재고를 모두 소진해서 오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생사 1근당 은1.5냥으로 구매하겠다고 제안했었다. 

만상, 내상과 2주간의 줄다리기 끝에 협상을 타결했다. 만상의 생사 6만7천근은 은10만5백냥, 내상의 생사 4만3천근은 은6만4천5백냥이었다. 하지만 무역상단의 주인인 나는 조선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구리로 값을 치르면서 추가적인 이득을 봤다.

조선에서는 구리가 귀해서 일본에서 수입했다. 

최근 칠레에서는 대규모 구리 노천광산에서 구리가 넘치고 있었다. 마닐라 갈레온은 은과 구리를 잔뜩 싣고 필리핀으로 왔고, 그 은과 구리로 차와 비단 등을 사서 유럽으로 떠났다. 나는 구리를 1근당 은1냥에 구입했다. 

나는 구리 5만근을 은2만5천냥에 구입해서 생사 대금으로 은10만냥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대체해서 은5만냥의 이득을 취한 것이다. 만상과 내상도 손해는 아니었다. 조선에서 은1냥은 쌀2석이었고, 구리1근은 일본에서 은3냥에 수입해왔다. 생사와 구리의 교환이 끝난 후, 그들이 대단히 만족해했다는 보고를 들었다.

조선의 상단, 아니 조선의 조정이 무역을 통해 성리학의 미몽에서 깨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 ◆ ◆

믿을 수 없다. 이건 꿈일거야.

친영례를 하고 나서야 조선의 세자빈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간택령이 내리고 세자빈 후보가 되기 전에 아버지의 언질이 있었다. '네가 조선의 국모가 될 몸이다.'라는. 결과를 알고 있어서겠지. 너무 지루했다. 다른 집안의 또래들이 긴장하는 모습들. 우스웠다. 어차피 넌 아니거든요. 

조선의 세자라면 최고의 신랑감이다. 최고의 신랑과 함께 있는 사람이 최고의 신부다. 이제 어린 시절의 실수는 잊을 수 있다. 아무도 몰라. 그 아이는 더러운 천출. 천한 노비에 대한 동정심을 사랑이라 착각했었다. 너무 어렸다. 최고의 신부가 된 이상 그 실수는 잊혀질 것이다. 그래. 그렇게 생각했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앞에 앉은 사람은 왕이다. 그러나, 저 사람은 저기 앉아있어서는 안될 사람이다. 저 얼굴은 용안이 아니야. 천한 노비의 얼굴이다. 절로 식은땀이 났다.

"세자빈이 긴장하였나 봅니다. 어여삐 여겨주소서."

"중전께서 그리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자와 세자빈이 함께 있으니 든든합니다."

"...."

"...."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내 머리속은 실타래가 엉킨 것처럼 뒤죽박죽이었다. 궁녀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동궁으로 왔다. 세자가 시강원으로 떠나고 난 후에야 혼자 있을 수 있었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 ◆ ◆

유구국, 무역상단 본부.

"흘흘, 어여쁜 각시생각이라도 나누?"

오랜만에 김씨 아저씨랑 대련을 했다. 끝나고 잠시 저세상 구경을 하고 왔다. 죽은 듯이 자고 깨어나니 사무실 소파였다. 돌쇠할아버지는 언제 오신걸까. 입가의 침을 닦으며 대답했다. 

"각시라니요?"

"흘흘, 속을 줄 아누? 세부에 갔을때 홍모인 처자들 힐끔거리는 것을 다 봤는데...내 소싯적에..."

오랜만에 투머치토킹을 들었다. 그래 이거였어.

"선원들의 혼사를 말입니까?"

"지금 무역상단의 직원 중에 여자는 몇명인가?"

"...없습니다."

"한명도?"

"..."

"직원 중에 혼인한 자는?"

"..."

"이번에 전 직원 개인정보기록부를 만들어서 보고하도록."

지금 무역상단 직원은 계속 늘고 있다. 배10척에 전 직원 1200명이 넘었다. 본사인 유구국에 본부 사옥이 있고, 부두 등 접안시설 및 창고도 여러 동이다. 명나라, 일본, 필리핀 세부에는 허접한 가옥이라도 깨끗하게 수리해서 출장소를 두고 있다. 출장소에서는 파견직원들이 근무하고 잠을 잔다. 선원들이 입항하면 잠시 들러서 쉴 공간이 되기도 한다. 

선원들은 한곳에 진득하게 있을 수 없다. 그래서 항구에 도착하면 피로를 풀고 욕구도 푼다. 그들에게 단순히 돈만 버는 것을 강조할 시기는 지났다. 내가 내세운 메리트 시스템은 완전히 정착했다. 신분제의 잔재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 겉모습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양반출신이건 노비출신이건 계급에 복종하는 편이다. 간혹 양반입네하는 사람은 철저히 무시당한다. 오직 실력이 대접받는다. 그게 반드시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 1200명이 여자 한명, 아이 둘씩 4인가족이 되면? 5천명이 넘는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을, 아니 좀 큰 마을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런 아지트를 유구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사쓰마 번의 3천병력에 유구국은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지금 우리 직원 1200명이 무기들고 덤벼도 유구국은 병탄할 수 있을거 같은데?

아! 이런.

예전에 제국주의를 그렇게 욕했었는데, 이젠 식민지라도 만들어야하나? 고민되네. 

현재 무역상단의 사업은 번창하고 있다. 조선-일본-명-필리핀-동남아를 무역을 하고 있다. 상품구매와 판매, 배달, 선박건조 등등 돈이 될만한 모든 것을 한다. 현대의 종합무역상사라고 하면 된다. 식민지는 좀 오버인거 같다. 일단 색시들이나 구해오라고 휴가를 보내볼까?

"안그래도 건의할까 고민중이었습니다. 유구국은 우리가 다 차지하는게 아니면 너무 좁습니다."

"크흡"

마시던 차를 쏟을뻔 했다. 지금은 인사부장으로 영전한 1번함장(2등 항해사관)이 제국주의자였다니. 그래도 일단 말을 들어봐야겠다.

"현재 1200명 넘는 직원이 있습니다. 직원은 계속 늘고 있으며 이 속도대로 늘어나면 10년 후면 5천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들이 모두 혼인하고 자녀를 가진다면 무려 2만명의 대가족이 됩니다. 조선의 웬만한 고을의 인구입니다. 2만명이 되면 직원과 가족만 있어선 안됩니다. 고을에 가보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관청이야 필요없겠지만 의식주는 기본이니 입고 먹고 자는 것. 집부터 먹고 입는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 줘야 합니다. 

그 다음에 아프면 치료해줘야하고, 애들 공부시켜줘야하고.......

한참동안 말이 이어졌는데 중간부터 듣지않고 생각에 빠졌다. 일이 너무 커진다. 진짜 식민지 아니면 해결이 안될거 같다. 조선 본토가 가장 좋은데 거기는 재산권이 보장되질 않는다. 사대부들도 심심하면 역모로 몰아 목뎅겅, 재산몰수, 마누라와 자식은 노비로 만드는 나라다. 노비출신이나 양인출신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이 되질 않으니 조선은 탈락. 

아 이거 어쩌지.

권한과 책임

역시 난 천재다.

돌쇠할아버지의 투머치토킹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솔직히 세부에서 스페인 처자들을 몰래 쳐다본 건 인정한다. 물론 그냥 쳐다본 건 아니다. 나에게 흑심이 있음도 인정한다. 할아버지와 잡담을 하다가 괜히 선원들, 아니 직원들 혼사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무역상단이 조선에서 자리잡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국가의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신분제가 지랄맞고, 재산권보호가 되지 않으며, 무역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서 무역상단의 운영이나 발전이 되지 못하는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돈만 있다면 직원들과 가족들이 의식주 해결은 물론이고, 교육(성리학은 싫지만), 의료 등 내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돈만 있다면'처럼 월급과 성과급만 잘 주면 만사 오케이다. 

부연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재벌기업이라는 ㅇㅇ그룹은 임직원 숫자가 수십만이고, 직원가족까지 거의 백만(?)쯤 될지도 모른다. 그런 재벌기업의 사업장은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퍼져있고, 전세계에 공장을 포함한 사업장과 지사가 존재한다. 재벌기업의 본사와 전세계의 사업장 등을 잇는 물류, 통신 등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그 재벌기업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체계와 세계의 무역규범을 기초로 사업을 하며, 재산을 보호받는다. 물론 법은 지켜야지. 그만한 이익을 보는 거니까.

하지만, 내 '대한무역주식회사', 무역상단은 너무도 빈약한 토대에 서있었다.

국가차원의 보호는 당연히 못받는다. 

유구국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본사가 유구국에 있다. 

그런데 이해관계가 끝나면? 

유구국 왕의 결심에 따라 바로 쫓겨나거나 심하면 다 빼앗고 죽일 수도 있을거다. 지금 세계무역의 규범이 있을까? 절대로 없다. 대항해시대는 힘이 있으면 빼앗고, 힘이 없으면 빼앗기고 죽거나 노예가 되었다. 

현대도 힘의 논리는 동일하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낫다고 장담한다. 

우리 상단 직원은 거의 대부분 조선 출신이다. 추가로 왓슨을 비롯한 아일랜드인부터 소수의 단기 계약직인 일본인, 중국인, 유구국인, 동남아 직원들이 존재한다. 말이 좀 엇나가는 듯 하긴 하지만, 우리 직원들이 태생은 조선 출신인데 조선이란 나라에 대한 소속감,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의식은 희미하다 못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깜짝 놀랐다. 그나마 상단 직원들이 무역상단 직원이라는 것에 대한 자긍심, 소속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 대견했다.

우리 직원들이 조선인이란 소속감, 의식이 희미한 것. 아마도 내 생각이 맞을 거 같다. 나도 노비였지만 노비의 삶이란 체념 그 자체라고 봐야했다. 어떤 희망도 없는 세상. 그들에게 애국심? 기대하는 것이 웃긴다. 현대도 마찬가지다. 국가를 위해 군대에 강제징집을 했는데, 훈련이나 전투 중에 부상을 당했더니 알아서 하라고 한다면?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나 소속감이 있으려면 뭐가 필요할까? 

나는 밤새워 고민했다. 내 결론은...

"지금도 각 부서별로 맡은 업무별로 기안을 하고 부서장의 책임하에 결재를 하고 있습니다. 전결사항은 부서장의 책임하에 진행하고 차후 단주님께 보고를 합니다. 단주님께서 지시하신대로 상단의 업무는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본사의 업무를 각 부서별로 부서장의 책임하에 진행하고 있다. 이제 그것을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다. 조선사업부의 사례가 있다. 상단의 조직을 산만하게 운영할 필요없이, 사업부별로 각각의 상단으로 분할한다. 그 상단의 장은 확실한 권한을 주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될 것이다."

웅성웅성.

대회의실은 어수선했다. 여기에 나는 쐐기를 박았다.

"우리 무역상단은 연합상단의 체계로 전환한다. 내가 홀로 모든 지시를 하고 감독할 순 없다. 그대들도 권한에 따른 책임을 지면 그만인 것이다. 연합상단의 이사회는 본사 및 각 상단의 책임자가 임명될 것이다. 감사위원회는 본사와 각 상단의 이사회를 감사할 인원을 선정하여 임명한다. 연합상단의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는 연합상단주인 내게 정기보고를 하면 된다."

"상단의 주인은 단주님이십니다!"

인사부장이 침음하며 말했다.

"이제부터 무역상단, 아니 대한무역주식회사로 상단명을 변경한다. 외부적으로는 무역상단 또는 연합상단이라 칭하고 내부적으로는 대한무역주식회사로 칭한다. 짧게 회사라고 하면 된다. 우리 회사는 주식회사이고 회사의 주인은 주주가 된다. 그리고 직원들이 그동안 본사에 보관한 월급과 상여금으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하겠다. 직원들도 본인들의 재산을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회사가 이익을 내면 직원들도 그 이익을 주식을 보유한 비율만큼 배당금으로 지급받을 것이다. 배당금의 비율은 이사회가 결정한다."

대회의실은 충격에 빠졌다. 

무역상단의 주인은 누가 뭐래도 나였다. 

직원들의 원래 신분은 노비들이 대다수였다. 나는 그들이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물론,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내가 재벌회장이다. 지금까지 직원들 월급과 성과급은 개인이 가지고 다니기 힘들었다. 

그래서 본사의 금고에 통장처럼 보관증을 주고 장부에 기입하여 관리했다. 이자는 없었다. 그 금액이 무려 은 수십만냥이었다. 내가 많이 퍼준것도 있지만 사업이 성공했으니 직원들도 배를 불려야 마땅하다.

소유형태는 주식회사로, 사업형태는 연합상단(현대의 재벌기업형태)으로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집단지도체제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로 분리하여 상호 견제하여 폭주를 막는다. 

그 집단지도체제의 최상층은 나다. 

주식도 내가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다. 

기존의 선박이나 사옥 등을 출자하여 주식의 형태로 내가 받으니까 내 지분이 거의 80%를 상회할 것 같았다. 연합상단으로 가면 추가적인 자금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직원들이 주식투자를 하는 자금으로 확장하면 자금부족 문제가 거의 해결될 것이다. 직원들도 지분에 따른 배당금을 받으니 좋다. 

얼마 전에 네덜란드 상관에서 얻은 동인도회사 정관을 그대로 베꼈다. 

차후에 생길 문제는 사안마다 천천히 해결해야지. 언제까지 나 혼자 모든 결정을 해야할까? 그건 너무 비효율적이고, 뭐니뭐니해도 내가 힘들다. 사업이 계속 확장되면서 결정해야 할 일은 산더미고, 직원들이 내 얼굴만 쳐다본다. 

나도 좀 쉬고 싶다. 귀찮은 일들은 밑에 시키고 난 보고나 받아야지. 

그렇게 논의된 사안은 머리좋은 직원들이 고민한 결과이니 대부분 큰 무리가 없을테고, 내가 승인하여 진행하면 별 문제 없을거 같다. 선원들 혼사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은 이사회에 떠넘겨서 논의하도록 하자. 정히 안될거 같으면 내가 조정하면 되겠지.

"그런데...이렇게 되면 단주님께서는 그냥 노시겠다는..."

"어허. 인사부장은 단주님께 예를 지키시오.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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