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담배를 태우는 연금술사-111화 (111/229)

0111 / 0229 ----------------------------------------------

1부

이름 : 라트

나이 : 20세

칭호 : 에메랄드에 다가선 자(매력을 제외한 모든 스탯 + 10)외 1개

레벨 : Lv 92

Hp : 6140

Mp : 13100(+1000)

경험치 : 0%

근력 : 6/10, 건강 : 5/10, 민첩 : 5/10, 마력 : 10/10, 지혜 : 10/10, 매력 : 5/10, 행운 : 10/10, 신성 : ?

스탯(남은 포인트 : 107)

근력 : 20 + 150(+9), 건강 : 19 + 140, 민첩 : 15 + 135, 마력 : 112 + 100, 지혜 : 100 + 100, 매력 : 5 + 50 신성 : 9

영향력

바이올런 : 10/10, 넥스 : 8/10, 아르카나 : 0/10, 홀리 : 0/10, 애니그마 : 10/10

일반 기능

양손검(Lv 89 + 근력, 민첩)

한손검(Lv 85 + 근력, 민첩)

관찰력(Lv 78 + 지혜, 행운)

날카로운 직감(Lv 63 + 지혜, 민첩)

고른 호흡(Lv 76 + 건강)

속도 상승(Lv 68 + 민첩)

담배 갈아 넣기(Lv 56 + 민첩)

연금술 지식(Lv 159 + 지혜)

기초 연금술(Lv 142 + 마력, 지혜)

적색의 연금술(Lv 111 + 마력, 지혜)

백색의 연금술(Lv 105 + 마력, 지혜)

흑색의 연금술(Lv 100 + 마력, 지혜)

황색의 연금술(Lv 126 + 마력, 지혜)

희귀 기능

마르쿨의 검술(Lv 9 + 근력, 민첩)  - 필요 기능 : 양손검 or 한손검

* 공격적인 검술의 끝으로 알려진 검술로 방어를 하는 기술이 거의 없기에 실전된 검술입니다.

신의 명상법(Lv 9 + 마력, 지혜) - 필요 기능 : 무無

* 신들의 명상법으로 숨을 쉬는 것만으로 마력이 서서히 회복됩니다. 올바른 자세를 통해 명상을 하면 빠른 속도로 마력이 찹니다.

무색의 연금술(Lv 9 + 마력, 지혜) - 필요 기능 : 기초 연금술

* 자연을 연성할 수 있는 연금술. 현재 가능한 원소 속성 : 목(木), 토(土)

초기화(에디터 패널티)

* 세이브 로드를 할 수 없으며, 한 번 죽으면 캐릭터의 모든 데이터가 삭제됩니다.

커스텀 스킬

수명의 연금술 - 담배(랭크 불명, Lv 9) - 초당 마나 60 소모 : 수명(담배를 피우는 행위)을 대가로 발현하는 연금술. 연금술의 기초인 이해, 분해, 합성을 무시하고 무엇이든 연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엘리, 그리고 케이네와 함께 식사를 마친 라트는 루아타 공작에게 찾아가 미르차르드 후작과 검을 나누겠다고 말하고 후작이 머물고 있는 천막으로 걸어가며 능력치 창을 살폈다.

머리를 긁적였다. 레벨이 꽤나 상승했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설마 90레벨이 넘어가있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고 보니 후작한테 이겼을 때, 알림창이 많이 뜨긴 했는데.’

그게 전부 레벨 업 알림창이었던 건가. 다시금 잔여 포인트 100개가 생긴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언제, 어디서 희귀 기능을 배울지 모르는 이상 어지간하면 50~100개 정도의 스탯 포인트는 남겨두는 게 현명하다.

‘그나저나 희귀 기능이랑 커스텀 스킬은 진짜 더럽게 안 오르네.’

오러 마스터도 이겼으니 이쯤에서 하나 정도는 10레벨을 찍을 줄 알았다.

10의 배수 구간이 가장 레벨이 안 오르는 구간이라지만, 설마 오러 마스터를 이겼는데 아직도 레벨이 9에 머물고 있을 줄이야.

“골 때리네.”

마르쿨의 검술이야, 라트 본인이 검술에 재능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신의 명상법, 무색의 연금술, 생명의 연금술은 매번 꾸준히 사용하고 있음에도 10레벨을 돌파하지 못하다니.

‘하긴 이 시기에 희귀 기능 레벨이 9인 것도 사기적인 일이지.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현 시기는 첫 번째 메인 퀘스트 초반. 평범하게 플레이했더라면 메인 퀘스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건 무리인 시기였다.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소소한 퀘스트를 깨며 레벨 업을 도모하던가, 일반 병사로 왕국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첫 번째 메인 퀘스트 후반쯤에야 간신히 희귀 기능 중 하나가 레벨 10에 도달할까, 말까한데 이런 시기에 희귀 기능이 레벨 10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할 줄이야.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모른다더니.’

정신 차리자, 조급해 하지말자. 그렇게 생각하며 천막 앞을 지키는 두 명의 병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왔습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후작은 자신의 검을 손질하고 있었다.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지 라트의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고 검을 가는데 여념이 없다.

숫돌과 가죽은 도대체 어디서 구한 거지? 병사들이 가져다주지는 않았을 거고. 설마 항상 가지고 다니는 건가?

우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후작의 모습을 보니 말을 걸어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저런 집중이라니. 솔직히 말하면, 이해할 수가 없다. 라트야 검이나 갑옷을 손질하려면 연금술을 사용하면 그만이니까.

마법 덕분에 검은 손상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엉망이 된 갑옷은 연금술로 복구했다.

“왔는가. 미안하군, 조금 집중하느라.”

어느 새 검을 다 갈았는지, 후작은 손을 들어 올리며 라트에게 인사를 건넸다.

“괜찮습니다.”

그리말하며 라트는 밖으로 나가자고 손짓하자 후작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작과 함께 천막에서 나왔지만, 병사들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야영지를 떠나고 있음에도 그 누구도 붙잡지 않는다.

일반 병사들이야, 라트가 같이 가는데 후작이 섣부른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귀족들은 라트가 후작에게서 기사의 맹세를 받아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영지에서 조금 벗어나서 제법 괜찮은 공터에 도착하자 라트는 검을 꺼내들었다.

“한 수 배우겠습니다.”

“와라.”

먼저 달려든 것은 라트였다. 가르침을 받는 입장에서 시간을 끌 생각은 없다. 검을 나누면서 기능의 레벨도 올려야하고, 자신이 부족한 게 뭔지도 깨달아야한다.

“큭.”

대검이 달빛을 가르며 번쩍였고, 그 검을 간신히 받아낸 후작은 침음을 삼키며 뒤로 물러섰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셨습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몸은 거의 회복됐다. 막말로 기사의 맹세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빠져나갈 자신이 있을 정도다.

후작은 시선으로 라트와 자신의 손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오러 익스퍼드 수준으로 검을 나눠볼 요량으로 일부러 오러로 신체를 강화하지 않았고, 힘도 느슨하게 줬다.

그 결과 힘에서 밀렸다. 게다가 라트의 속도도 문제다. 후작은 간단하게 그의 움직임을 파악했지만, 오러 익스퍼드라면 라트의 속도를 눈으로 따라잡는 것도 버겁게 느껴질 거다.

‘뭐지?’

분명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연금술사, 오러로 신체 강화도 할 수 없는 자가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니.

루만 태자는 라트가 소드 베너렛이었던 기사를 손쉽게 죽였으니, 오러 익스퍼드급 실력자 일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 평가는 단순히 검만 놓고 봤을 때의 이야기다.

‘아니야.’

그러나 아니었다. 단순히 검만 놓고 봤을 때 오러 익스퍼드급 실력자인 줄 알았던 라트는 이미 오러 익스퍼드를 아득히 초월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도대체 어떤 수련을 했기에 그 젊은 나이 그런 괴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 건가.”

아아, 그것 때문이었나. 후작의 질문에 라트는 쓴웃음을 지었다. 월드 세리아는 NPC라고 해서 플레이어와 스탯 포인트를 다르게 주지 않는다.

NPC들은 플레이어처럼 스탯을 마음대로 올리는 게 아니라 특정 행동에 의해 남은 스탯 포인트가 자동으로 투자되는 거지만, 결국 스탯 포인트로 인해 강함이 결정되는 건 똑같다.

게임 시스템 상 오러 마스터의 레벨은 평균 300정도다.

레벨 1당 스탯 포인트는 3개. 즉, 스탯 포인트는 총합 900이 나온다. 그러나 오러 마스터라면 희귀 기능을 최소 2~3개 정도는 배울 테니까 남는 포인트는 겨우 700 정도다.

어떤 오러 마스터가 근력, 건강, 민첩 모든 게 평균적이라고 가정하고 700 포인트를 스탯에 배분한다고 쳤을 때.

그 오러 마스터는 한 스탯당 약 233의 포인트를 배분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라트의 근력 스탯은 총합 179. 오러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오러 익스퍼드 정도는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스탯이었다.

“조금 기연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엘릭서 빨이 죽여준다는 소리다.

“기연이라.”

그럼 이대로 엘릭서를 계속 마시면 오러 마스터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문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건 무리다.

오러 마스터의 오러 블레이드를 받아낼 수단이 없으면 싸움 자체가 통용되지 않음은 물론이오, 그 정도 경지에 오르면 신체를 오러로 강화할 수 있다.

“아무래도 조금 진심으로 해야 될 거 같군.”

오러 익스퍼드 수준으로 검을 나눴다가는 한 수 배우겠다고 나선 라트가 오히려 후작을 압도하는 기괴한 상황이 나올 것임을 깨달은 후작은 오러를 활용해 몸을 강화시켰다.

“바라던 바입니다.”

후작의 말에 라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금 후작을 향해 몸을 날렸다.

펼쳐지는 검의 공방에 파생되는 불똥이 어두운 하늘을 때린다. 생사를 걸었던 때와 달리 서로가 비등하게 검을 휘둘러, 언뜻 보기에는 치열한 접점처럼 보일 정도다.

그 칼부림이 끝난 건, 약 2시간 후였다.

“하아, 하아, 하아.”

체력이 다했는지, 라트는 등을 숙이고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고 그와 반대로 후작은 이마에 땀이 조금 맺히긴 했지만, 편안히 숨을 쉬며 검을 갈무리했다.

“수고, 하셨습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음에도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는 젊은이를 바라보고 있던 후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르침을 주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입이 근질거렸다.

그러나 참았다. 적에게 검을 가르쳐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그래서 그 날은 참았다.

그리고 다음날, 이제 런트까지 반나절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서 후작과 라트는 다시금 검을 나눴고, 시간이 흐른 후 라트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자네의 검이 너무 거칠다. 그 거친 움직임이 하나의 검술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런 검술은 자네보다 더 강한 상대와 싸울 때는 쓸모가 없다.”

아직 대련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후작은 검을 멈추고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라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후작의 말이 옳다.

마르쿨의 검술은 비등한 상대 혹은 약한 상대와 싸울 때는 정말 좋은 검술이지만, 방어를 해야 할 때는 쓸모가 없어진다.

“그런데 자네. 나에게 한 수 배우겠다는 이유가 뭔가. 자네는 순수한 검사가 아니니 검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지 않은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뭐든 배울 생각입니다.”

“어째서 강해지려고 하는 거지?”

라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생각에 빠졌다.

강해지려고 하는 이유인가. 이게 게임이라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재밌으니까. 이딴 트롤 캐릭터로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는가를 시험해보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가.

그 어떤 유저도 기피하는 배틀 알케미스트로 이런 경지까지 올라왔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가. 앞으로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까?

의문으로부터 흥분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게 게임이라는 가정이고. 라트에게 있어 이곳은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강해지려고 하는가. 튜토리얼 기간 동안에는 엘리를 구하기 위해서 강해지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제스맹의 숙원을 위해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강해지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메인 퀘스트를 위해서라도 강해져야한다.

강해지지 않으면 무엇도 지킬 수 없다.

강해지지 않았더라면 엘리는 죽었겠지. 강하지 않았더라면 스승의 숙원을 이뤄주겠다고 전쟁에 참여해봐야 일반 병사나 나약한 연금술사로 참전했을 거다.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요.”

그래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야한다. 이 세계는 강하지 않으면, 언제든 소중한 걸 빼앗길 수 있는 세상이니까.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라.”

들려온 대답을 중얼거리자, 심금을 울린다. 다시금 눈앞의 남자가 얼마나 올곧은지를 깨달았다. 그가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키려는 그 마음에 거짓은 없다.

“하하하.”

머릿속에 떠나간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린 후작은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쓰게 웃었다.

“한 번 뿐이다.”

“예?”

후작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라트의 옆에 섰다.

조금 전까지만 검을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떠오른 누군가의 모습이 자꾸만 라트와 겹쳐 이대로 둘 수가 없었다.

‘한 번 본다고 터득할 수 있는 검법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그래 괜찮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라트의 옆에 선 후작은 자세를 잡았다.

“한 번만 보여줄 거니까 유심히 보도록 해라. 지금부터 보여줄 건, 미르차르드 가문이 그리고 내가 켈랑의 방패라고 불리는 이유다.”

후작은 천천히 검을 휘둘렀다. 그저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다. 그 동작에서부터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묘리를 펼치고 있었다.

딱 한 번뿐이다. 겨우 한 번 본 것만으로 이 묘리를 터득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후작이 라트에게 자신의 검술을 보여주는 이유는 떠오른 이를, 그리고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후작의 생각과 달리 라트의 눈앞에.

[스탯 포인트 100을 소모하며 미르차르드 검술을 배우시겠습니까?]

알림창이 나타났다는 거다.

[오러 마스터 니콜라벨리 헤르멘 미르차르드에게 직접 미르차르드 검술을 시사 받는 중입니다. 미르차르드 검술을 배우기 위해 소모되는 스탯 포인트가 50 차감됩니다.]

‘배운다.’

100 포인트가 소모되더라도 배울 생각이었는데, 50 포인트만 소모해서 배울 수 있다니. 당연히 수락이다.

[미르차르드 검술의 묘리를 직접 보았습니다. 희귀 기능 ‘미르차르드 검술’이 추가됩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