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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태우는 연금술사-21화 (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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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알림창은 당연히 레벨이 올랐다는 것과 레벨이 올라 이제부터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름 : 라트

    나이 : 17세

    칭호 : 에메랄드에 다가선 자(매력을 제외한 모든 스탯 + 10)

    레벨 : Lv 11

    Hp : 550

    Mp : 2000

    경험치 : 0%

    재능

    근력 : 6/10, 건강 : 5/10, 민첩 : 5/10, 마력 : 10/10, 지혜 : 10/10, 매력 : 5/10, 행운 : 10/10

    스탯(남은 포인트 : 70)

    근력 : 6 + 10, 건강 : 5 + 10, 민첩 : 5 + 10, 마력 : 40 + 10, 지혜 : 40 + 10, 매력 : 5

    영향력

    바이올런 : 10/10, 넥스 : 8/10, 아르카나 : 0/10, 홀리 : 0/10, 애니그마 : 10/10

    일반 기능

    양손검(Lv 13 + 근력, 민첩)

    한손검(Lv 15 + 근력, 민첩)

    관찰력(Lv 13 + 지혜, 행운)

    직감(Lv 8 + 지혜,

    고른 호흡(Lv 11 + 건강)

    속도 상승(Lv 9 + 민첩)

    연금술 지식(Lv 34 + 지혜)

    기초 연금술(Lv 49 + 마력, 지혜)

    적색의 연금술(Lv 47 + 마력, 지혜)

    백색의 연금술(Lv 42 + 마력, 지혜)

    흑색의 연금술(Lv 44 + 마력, 지혜)

    황색의 연금술(Lv 51 + 마력, 지혜)

    희귀 기능

    마르쿨의 검술(Lv 4 + 근력, 민첩)  - 필요 기능 : 양손검 or 한손검

    * 공격적인 검술의 끝으로 알려진 검술로 방어를 하는 기술이 거의 없기에 실전된 검술입니다.

    신의 명상법(Lv 6 + 마력, 지혜) - 필요 기능 : 무無

    * 신들의 명상법으로 숨을 쉬는 것만으로 마력이 서서히 회복됩니다. 올바른 자세를 통해 명상을 하면 빠른 속도로 마력이 찹니다.

    무색의 연금술(Lv 1 + 마력) - 필요 기능 : 기초 연금술

    * 자연을 연성할 수 있는 연금술.

    현재 연성 가능한 원소 속성 : 목(木)

    초기화(에디터 패널티)

    * 세이브 로드를 할 수 없으며, 한 번 죽으면 캐릭터의 모든 데이터가 삭제됩니다.

    커스텀 스킬

    수명의 연금술 - 담배(랭크 불명, Lv 2) - 초당 마나 60 소모 : 수명(담배를 피우는 행위)을 대가로 발현하는 연금술. 연금술의 기초인 이해, 분해, 합성을 무시하고 무엇이든 연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친.”

    프로필을 확인한 라트는 놀라운 사실에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11 레벨이라니. 커뮤니티에서 튜토리얼 기간 중 레벨이 올랐다는 사례를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몇몇 어려운 업적은 경험치를 제공한다. 그건 평범한 일이지만, 튜토리얼 중에는 캐릭터를 조종할 수 없고 단순히 방향만 지정해주기 때문에 업적을 깰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이 상황이 게임이라고 치면, 라트는 현재 튜토리얼 기간 중에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업적을 깰 수 있고, 그에 따른 경험치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방법이 있을 줄이야.”

    사실 이런 방법을 생각했다고 해도, 경험치를 주는 업적은 어마어마하게 어렵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깰 수 있을 리가 없다.

    ‘운이 좋았어.’

    설마 모든 연금술을 배우는 것이 업적일 줄이야. 덕분에 레벨이 1을 넘어서, 앞으로 경험치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잠깐 그, 그러면!”

    라트는 눈을 반짝이더니 인벤토리에서 깃펜과 잉크를 꺼내 책상에 연성진을 그리고 구석에 있는 철광석을 가져왔다.

    [순수한 철을 연성합니다. 소모 마나 : 43]

    [대성공! 순수한 철 연성에 성공하셨습니다.]

    [소량의 Exp가 지급됩니다.]

    “하, 하하하.”

    경험치가 올랐다는 알림창에 라트는 기쁨에 겨워 웃었다. 월드 세리아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뿐 아니라, 제작이나 수련을 통해서도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밸런스를 위해 제작사측은 플레이어에게 자유 시간을 함부로 주지 않았다.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기 전에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없게, 노가다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면 세계의 정세가 급격히 몰아치기 시작한다. 유저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도 쉴 수 없는 상황.

    물론 세계정세를 달관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유저도 있었지만, 아무리 은둔해서 수련한다고 한들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게임 내 시간이 현실과 같지 않아서 2~3시간 정도만 멍 때리고 있어도 게임 내 시간은 한 달이 훌쩍 지나간다.

    그런데 지금 라트는 어떤가. 그는 지금 월드 세리아의 세계에 들어온 유저다. 게임 시간이 현실처럼 체감된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기 전까지 약 2년 정도 남은 상황. 그 2년 남짓한 시간에 연금술과 검술 수련을 통해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니.

    “정신과 시간의 방.”

    명작 만화에서 주인공이 강해지기 위해 들어가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심장이 뛴다, 미친 듯이 뛴다. 강해질 수 있다. 튜토리얼 기간 동안, 내가 원하는 만큼 성정할 수 있다.

    “해보자.”

    레벨 1이라면 엘리자넷을 구하지 못한다. 그래 그건 어디까지나 레벨 1의 쪼렙 캐릭터라면 그렇다는 거지. 레벨을 올릴수록 그녀를 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이 공짜 시간동안 강해질 수 있다면, 진엔딩을 볼 수 있지도 않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라트는 눈을 반짝였다.

    “좋아, 일단. 어?”

    무색의 연금술이 어떤 힘인지 확인부터 해볼 생각으로 라트가 급히 책상에서 몸을 일으키자, 그 여파로 책상에 꽂혀있던 책이 바닥에 떨어졌다.

    ‘너무 들떴나?’

    아니 들뜰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라트는 고개를 저으면서 책을 제자리에 놓으려다가, 책 사이에 꽂혀있던 쪽지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뭐지 이건?”

    별 생각 없이 쪽지를 펼친 라트의 얼굴이 조금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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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곳에 들어왔다는 건 제스맹이 그대에게 무색의 연금술을 가르쳐줬을 가능성이 높기에 이렇게 글을 남긴다.

    내가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 하지만 그대에게 해를 끼칠 인물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해줄 수 있다.

    아, 일단 내 소개부터 할까? 나는 일찍이 제스맹에게 은혜를 입어, 이곳에 숨었던 연금술사다. 그리고 제스맹에게 무색의 연금술을 가르친 것도 나다.

    제스맹은 확실히 굉장하 연금술사지만, 무색의 연금술에는 재능이 없더군. 하기야 그가 이룬 업적을 생각하면, 아마 그가 무색의 연금술까지 아무렇지 않게 익혔다면 나는 절망했겠지.

    각설은 그만두고 그대가 이곳에 왔다는 건, 제스맹이 그대가 재능이 있음을 보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와의 맹약을 지켜 무색의 연금술을 가르쳐줬겠지.

    그러나 제스맹이 다룰 수 있는 자연 속성은 오로지 나무 뿐. 그대가 배울 수 있는 무색의 연금술은 반에 반도 안 된다.

    그러니까 만약. 만약이지만, 그대가 목속성을 제대로 익히고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면. 그리고 무색의 연금술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면 카르세이나 대륙에 있는 나를 찾아와라.

    나는 쫓기는 몸이기에 한 곳에 머무를 수 없다. 그러니 회색의 연금술사가 어디 있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라. 그러다보면 내 행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대가 무색의 연금술을 대성하기를 모리아의 이름으로 기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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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야 이해가 좀 가네.”

    쪽지 덕분에 스승이 무색의 연금술을 익힌 출처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은 점. 그리고 오래되긴 했지만, 누군가 이곳에서 머무른 흔적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에게 쫓기는 몸이라는 거지? 제국이나, 왕국에 수배될 범죄자라면 올곧은 스승의 성격상 절대로 숨겨주지 않았을 거다.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쓴 연금술사인가? 아니면 설마.

    ‘그놈들한테 쫓기고 있는 건가.’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드 세리아에 존재하는 2개의 흑막 조직을 기억한 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에게 쫓기는 입장이라면 스승은 그가 누구에게 쫓기는 줄도 모르고 도와줬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놈들한테 쫓기는 사람이라면 스승님께 물어봐도,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는 힘들 가능성이 높아.’

    이 쪽지를 남긴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어도, 그가 누구에게 쫓기는지 그리고 지금 어디있는 지는 스승도 모를 것이다. 어쩌면 스승은 그가 누구인지 모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흐음.”

    연금술 쪽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이 연금술사가 누구인지 유추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고민은 나중으로 미루고 당장은 무색의 연금술을 익히는 게 낫다.

    라트는 깔끔하게 고민을 접어버리고 무색의 연금술의 상세 설명을 읽어보았다.

    무색의 연금술(Lv 1 + 마력) - 필요 기능 : 기초 연금술

    * 자연을 연성할 수 있는 연금술.

    현재 연성 가능한 원소 속성 : 목(木)

    1. 무색의 연금술을 펼치면 기본적으로 100의 마나를 소모합니다.

    2. 기본적으로 손을 댄 곳으로부터 1m이내의 자연 및 사물을 연성할 수 있습니다.

    3. 1m 이내에 조금이라도 사물이 닿아있다면, 사물의 크기와 상관없이 연성할 수 있습니다.

    4. 1m 밖에 있는 사물을 연성하려면 기본 1m를 제외하고 자연 및 사물과 떨어진 거리 1cm당, 1의 마나를 소모합니다.

    5. 사물을 어떻게 연성하는지에 따라 소모되는 마나가 변합니다.

    6. 마나를 사용하는 힘이지만, 물리법칙을 완전히 위배할 수는 없습니다. Ex : 나무를 물로, 불을 나무로 바꿀 수 없습니다.

    7. 이 힘을 시동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주문(암시)가 필요합니다. 한 번 주문을 정하면 다시는 바꿀 수 없습니다.

    연성 제한은 1m. 그러나 연성 제한이 1m라는 소리지, 나무를 연성하는 거리에 제한이 있는 건 아니었다. 물리법칙을 완전히 위배할 수 없다는 제한에 또 다른 명작 만화가 떠올랐다.

    ‘그 만화와는 다르게 손을 맞댈 필요 없이 곧바로 연금술을 쓸 수 있지.’

    그 대신에 필요한 건 이 힘을 사용하기 전에 주문을 외워야한다는 건가. 라트는 제스맹이 어째서 그 날 밤 무색의 연금술을 보여주기 전에 주문을 읊었는지 알 수 있었다.

    ‘주문이라.’

    암시라고 하면서 주문을 정하라고 하니, 굳이 제스맹과 똑같이 정할 필요는 없겠지.

    ‘지금은 목속성만 연성할 수 있다.’

    목속성이라. 혹시 나무 말고 다른 식물도 연성할 수 있지 않을까? 뿌리를 내리고, 줄기는 뻗는 식물의 모습을 떠올린 라트는 미소를 지으며, 근처에 서있는 나무에 손을 댔다.

    “만연하라.”

    [무색의 연금술의 주문을 결정하셨습니다.]

    조금이지만, 시간이 평소보다 느리게 흘러감과 동시에 주변이 붉은색 원이 생겼다.

    ‘저 붉은색 원이 무색의 연금술의 범위.’

    아마도 게임 시스템 보정 덕분에 사거리를 표시해주는 것일 터다. 시험 삼아 범위를 늘려보니 붉은색 원이 라트의 의지에 따라 커진다.

    ‘범위를 어떻게 늘리고 줄이는지는 감이 잡혔고.’

    다음은 이걸 어떻게 연성하느냐 인데. 라트는 나무를 본 후, 원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나무 기둥이 뻗어나가 벽에 부딪히는 환상이 나타난 것을 본 라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무를 바라보았다. 이 비슷한 현상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거 설마.’

    혹시나 싶어 다른 곳을 바라보고 벽 쪽을 바라보자, 또 다른 기둥이 벽에 부딪히는 환상이 나타났다.

    ‘뾰족해져라.’

    나무기둥의 생김새를 생각하자 그의 의지에 따라 환상이 변했다.

    [32x45=?]

    ‘1440.’

    알림창에 나온 답을 말하자, 나무는 라트가 원하는 대로 변하더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무 기둥 두 개가 벽에 조그마한 구덩이를 만들어버렸다.

    [무색의 연금술을 수련하셨습니다.]

    [소량의 Exp가 지급됩니다.]

    ‘역시 미니 게임이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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