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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태우는 연금술사-7화 (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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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연금술을 배웠고, 밤에는 검술을 수련한 후 쓰러져서 잠이 드는 것이 반복되는 생활의 반복.

물론 게임이 아닌 현실이기에 실제로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1년이 굉장히 짧다고 여겨질 정도로 바쁘게 생활했다. 지금도 야밤에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고 땀을 닦고 있을 정도로 바빴다.

이름 : 라트

나이 : 17세

칭호 : -

레벨 : Lv 1

Hp : 50

Mp : 800

경험치 : 0%

재능

근력 : 6/10, 건강 : 5/10, 민첩 : 5/10, 마력 : 10/10, 지혜 : 10/10, 매력 : 5/10, 행운 : 10/10

스탯(남은 포인트 : 140)

근력 : 6, 건강 : 5, 민첩 : 5, 마력 : 40, 지혜 : 40, 매력 : 5

영향력

바이올런 : 10/10, 넥스 : 8/10, 아르카나 : 0/10, 홀리 : 0/10, 애니그마 : 10/10

일반 기능

양손검(Lv 8 + 근력, 민첩)

한손검(Lv 7 + 근력, 민첩)

관찰력(Lv 10 + 지혜, 행운)

고른 호흡(Lv 9 + 건강)

속도 상승(Lv 7 + 민첩)

연금술 지식(Lv 13 + 지혜)

기초 연금술(Lv 22 + 마력, 지혜)

적색의 연금술(Lv 15 + 마력, 지혜)

백색의 연금술(Lv 12 + 마력, 지혜)

흑색의 연금술(Lv 9 + 마력, 지혜)

황색의 연금술(Lv 20 + 마력, 지혜)

희귀 기능

마르쿨의 검술(Lv 3 + 근력, 민첩)  – 필요 기능 : 양손검 or 한손검

* 공격적인 검술의 끝으로 알려진 검술로 방어를 하는 기술이 거의 없기에 실전된 검술입니다.

신의 명상법(Lv 5 + 마력, 지혜) – 필요 기능 : 무無

* 신들의 명상법으로 숨을 쉬는 것만으로 마력이 서서히 회복됩니다. 올바른 자세를 통해 명상을 하면 빠른 속도로 마력이 찹니다.

초기화(에디터 패널티)

* 세이브 로드를 할 수 없으며, 한 번 죽으면 캐릭터의 모든 데이터가 삭제됩니다.

커스텀 스킬

수명의 연금술 - 담배(랭크 불명, Lv 1) - 초당 마나 50 소모 : 수명(담배를 피우는 행위)을 대가로 발현하는 연금술. 연금술의 기초인 이해, 분해, 합성을 무시하고 무엇이든 연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커스텀 스킬의 레벨이 낮은 건 제스맹이 담배를 피우는 건 성인부터 하라고 했기에 전혀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력과 지혜 스탯은 마나량이 너무 모자라다고 느껴서 투자했다.

그리고 대망의 희귀 기능은……. 전체적으로 레벨이 낮았다. 물론 희귀 기능은 일반 기능보다 숙련도를 올리기도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도 마르쿨의 검술 기능의 숙련도 레벨은 처참했다.

신의 명상법이야 필요한 기능도 없고, 평소에도 빠르게 마나를 회복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니까 그나마 숙련도를 올리는 게 수월했지만.

문제의 마르쿨의 검술은 양손검과 한손검 숙련도를 일정 이상 올리지 않으면 숙련도 경험치가 쌓이지도 않았다.

“배고파.”

한창 클 나이이기 때문인지, 이 몸뚱이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다. 제스맹이 라트가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1년 사이에 키도 4cm나 자랐다.

“밥이나 먹을까.”

길드 식당으로 가면 먹을 게 좀 남아있으리라고 생각한 라트는 땀을 전부 닦고 식당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뭐 좀 먹고 씻고 자자.”

지난 1년 동안 지구에 대한 향수병은 많이 사라졌다. 딱딱한 침대도 이제는 푹신하게 느껴졌고, 컴퓨터와 휴대폰을 쓰면서 놀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생물인가?’

그래도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간절했다. 그의 실제 나이는 25 아니, 1년이 지났으니 26세.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질질 짤 나이는 아니었으나, 지난 1년간 부모님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오.”

식당으로 가는 도중 복도에 있는 화려한 장식이 달린 거울은 본 라트는 미소를 지었다. 이 세계에서 유리는 굉장히 고급 물품이다. 오로지 연금술사만 만들 수 있으며, 주로 왕실이나 귀족들에게 납품했다.

아마 이 거울도 내일 중 납품하기 위해서 이렇게 미리 꺼내놓은 것이겠지. 기왕 거울을 봤기에 라트는 자신의 외모를 관찰했다.

언뜻 평범하게 보이지만,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비한 백색 눈동자. 이제는 훤칠해진 키. 이제는 소년이라고 볼 수 없는 외모가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자신을 꼬마라고 취급하는 이가 두 명이나 있었지만.

한 명은 그의 스승인 제스맹이다. 뭐, 그의 나이를 가늠해보자면 그런 취급은 너무나 당연했기에 별로 반발감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바로.

“어디로 가니. 라트?”

라트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케이네였다.

“사저가 이 시간에 웬일로 내려오셨습니까?”

“어머, 애 좀 봐. 처음 만난 날 했던 약속은 잊어버린 거니? 자꾸 사저라고 부르면 누나는 슬퍼요.”

눈물을 흘리는 시늉을 하는 케이네를 보고 라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케이네의 나이는 이제 19세, 겨우 2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을 꼬마처럼 대했고, 동생으로 취급했다.

‘실제 나이는 내가 더 많거든.’

마음 같아선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 라트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케이네가 자신을 동생으로 대해주는 건 나쁜 게 아니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까지 누나처럼 행동하려고 하고, 라트가 자신에게 어리광을 피우길 바란다.

‘길드 내에서만 그런다면 또 몰라. 왜 길거리에서까지 그러는데.’

셀룬 왕국에서는 케이네가 귀족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어서 망정이지, 케이네가 셀룬 왕국이 아닌 사라히 왕국의 길거리에서 자신을 동생처럼 대했다면.

‘와. 순간 소름끼쳤어.’

귀족 모욕죄로 즉결 판단, 교수형에 처해졌을 것이다. 평민이 귀족의 실수에 의해 몸이 부딪쳐도 실수한 귀족의 잘못이 아닌 부딪친 평민의 잘못이라고 지탄받는 세계다.

“뭐 좀 먹고 싶어서.”

“배가 고픈가보구나. 누나가 요깃거리 좀 차려줄까?”

“응.”

그런 점을 제외하면 케이네는 이상적인 누나였다. 착하고, 다재다능하며 거기에 예쁘기까지 하다. 물론 앞서 말한 두 개의 이점이 마지막 이점 때문에 가리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지금 이렇게 마주친 것도 우연이 아니라 라트가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공방에서 나왔을 것이다.

“늦게까지 고생이네. 이런 거 밖에 못 만들어줘서 미안해. 재료가 별로 없더라고.”

이런 거?

“아니야. 이 정도면 됐지. 잘 먹겠습니다.”

라트는 눈을 내려 신선한 야채와 귀한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바라보았다. 야밤에 이렇게 호화로운 샌드위치면 충분하지. 그 이상 뭘 바라지도 않았다.

‘밥 먹고 싶다. 김치도. 된장찌개도.’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에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

“어제 순수한 철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면서?”

“응.”

순수한 철이란 철광석이나 주괴에 있는 이물질을 연금술로 때어내고 순수하게 철로만 이뤄진 것을 말한다.

물론 순수한 철은 너무 견고하여 쉽게 부러지기 마련이라 순수한 철을 뽑은 후 연금술사의 입맛에 맞춰 원하는 양만큼 다른 이물질을 섞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은 대장장이가 만든 강철에 비해 견고함과 유연성이 뛰어났다. 문제는 수고를 들인 만큼 굉장히 비싸다는 거지만, 귀족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인기인 제품이라 재고가 부족할 지경이었다.

“대단하네. 누나가 4년동안 노력해서 이룩한 경지를 1년만에 졸업해버리다니.”

‘대단할 것까지야.’

보통 연금술사들은 연금술의 세 가지 원리인 이해, 분해, 재구축을 통해 순수한 철을 뽑아낸다. 그 과정은 머리가 터질 정도로 복잡하다.

보통 연금술사들이 순수한 철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될 때까지 걸리는 세월은 약 20년. 그것을 3년 만에 졸업한 케이네는 천재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연금술사들에 한할 뿐. 라트는 기능 레벨을 올리고, 그 방법만 알면 게임 시스템의 보정을 받아 간단하게 순수한 철을 뽑아낼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다음 길드 마스터는 라트가 되지 않을까?”

약간의 시샘과 질투, 그리고 동경이 깃든 케이네의 말에 라트는 웃어버렸다. 셀룬 왕국의 연금술사 길드 마스터 자리는 다른 길드의 마스터 자리보다 남달랐다.

무려 두 대륙에 유일한 대연금술사 제스맹 기느투스의 후계자가 되는 셈이다. 연금술사로써 명성만 따진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이점이다.

더욱이 제스맹에게 후손이 없기에 제스맹의 후계자에게는 백작의 작위를 주겠다고 셀룬의 왕이 약속을 했다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라트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가 한 가지 모르는 것이 있다. 제스맹 기느투스는 모든 연금술사를 대표하는 ‘하이 마스터’다. 그 후계자에게 하이 마스터 자리가 돌아갈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

“난 그런 거 관심 없어.”

다른 연금술사, 아니 사람이라면 그것이 탐이 나서 기회만 있다면 목숨을 걸고 제스맹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겠지만, 안타깝게도 라트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또 그런다.”

“진짜라니까? 그리고 첫 번째 제자는 누나니까 당연히 누나가 후계자지. 내가 왜 스승님의 후계자가 돼.”

케이네도 귀족이기는 하지만, 글란츠 백작에게는 장남이 있었기 때문에 작위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제스맹의 후계자가 된다면, 작위를 받을 수 있겠지.

원래 자신은 이곳에 없어야했던 사람이다. 나로 인해 케이네가 정해진 것을 받지 못한다면 슬플 것이다. 내 재능에 질투를 하기는커녕 누나처럼 돌봐주는 사람한테 무언가를 뺏을 수 있을 리가 있나.

더욱이 진심으로 길드 마스터나, 백작 작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름이 아니라, 그런 높은 지위에 오르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으니까.

앞으로 2년이 지나면,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 정처 없이 돌아다녀야하는 라트에게 마스터 자리도, 귀족의 지위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첫 번째, 두 번째가 어딨니. 당연히 실력이 더 뛰어난 연금술사가 마스터가 돼야지.”

케이네는 지극히 마법사 혹은 연금술사다운 발언을 했다. 천성이 귀족보다 학자인 것인가. 그녀의 아버지와 똑같은 마인드다. 그에 비해, 그놈의 양아치 새끼는 왜 지 아버지를 닮지 못한 것인지.

“아무튼 난 관심 없어. 잘 먹었습니다. 나 씻으러 갈게.”

더 이상 들어봐야 똑같은 소리를 반복할 것임을 알기에 라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

“라트, 너 혹시 길드 마스터 자리에 관심이 있느냐?”

다음날, 어젯밤 케이네와 비슷한 양상의 대화를 꺼낸 스승을 바라보며, 라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왜 다들 내가 길드 마스터 자리에 관심이 있냐고 물어보지.’

확실히 백작 작위는 매력적인 것이었으나.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백작 작위가 필요하다면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얻을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힘부터 키워야겠지만.

“전혀요. 전 스승님의 제자일 뿐이고, 후계자는 첫 번째 제자인 케이네 사저가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스승을 포함해 다른 사람 앞에서 케이네를 누나라고 부르기는 부끄러웠기에 라트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케이네를 사저라고 호칭했다.

“그래? 그렇게 말해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구나.”

라트의 대답에 제스맹은 허탈한 듯, 그러나 안도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런 반응이세요?”

제스맹이 저런 표정을 짓는 건 본 적이 없었던 라트는 그 까닭을 물었고 스승은 마지못해 너라면 괜찮겠지, 라며 이야기를 시작해주었다.

케이네에 언뜻 보면 그녀는 굉장히 여유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녀가 이곳에 온 것은 14살. 그리고 길드에 온 이후 단 한 번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팔리듯이 다른 귀족 가문에 시집을 가고 싶지 않다는 일념 하나로 다음 길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녀의 재능을 여겨본 제스맹이 고작 1년 만에 그녀를 첫 번째이자, 마지막 제자로 받아드렸다.

물론 라트 때문에 마지막 제자의 칭호는 사라졌지만.

제스맹이 케이네를 제자로 받아들인 것은 사실상 그녀를 후계자로 키우겠다는 거였다. 백작이 되면 가문의 그 누구도 시집을 가라는 압박을 넣을 수 없을 것이니 당연히 케이네는 기뻐했다.

그리고 차근차근 연금술을 배우고 있을 때 홀연히 라트가 나타나고 말았다.

소년은 압도적인 재능을 보였다. 길드의 모든 사람들은 물론이오, 연금술의 끝을 경험했던 제스맹조차도 소년의 발전 속도를 경이롭게 여길 정도였으니까.

마법사와 마찬가지로 연금술사는 오로지 실력 만을 중시하는 자들이다.

그런데 라트의 발전 속도로 보아 1년 이내에 케이네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생각한 제스맹은 라트가 길드 마스터 자리를 욕심 내면 어떻게 하나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고 한다.

“네가 원한다면 당연히 길드 마스터 자리는 너에게 가야한다. 연금술사는 그 어떤 점보다 실력이 가장 중요하니까.”

아무리 케이네를 손녀처럼 대한다고 해도, 그는 뼛속까지 연금술사였기에 라트가 케이네의 실력을 뛰어넘은 후 길드 마스터 자리를 원하면 그에게 줄 생각도 있었다고 한다.

“스승님, 제가 2년 후에 떠나는 걸 아시면서 그런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그거 안 좋은 취미에요.”

“나는 진지하게 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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