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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131화 (131/141)

<-- 왜국 정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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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에 진주한 군 수뇌부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모리 가(毛利 家)의 요시다 고리야마 산성(吉田郡 山城)에 입성했다. 내가 미리 연락을 했기 때문에 규슈 지방에 주군하고 있던 김여물 4군단장까지 모두 모인 상태였다. 여기에 해군 수뇌부인 이순신과 이억기도 참석한 상태였다.

면면들을 둘러보며 내가 입을 열었다.

"아군의 별 피해 없이 왜국 점령전을 잘 수행해주어 고맙소. 그간 수고들 많았소. 그렇지만 전투는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으니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오. 그간의 거듭된 승전으로 교만한 마음이 생겼다면 버려야 할 것이고, 군기가 헤이해졌다면 엄정하게 세워야 할 것이오."

여기서 말을 끊고 제장들을 다시 한 번 둘러본 내가 이제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했다.

"내가 알기로 지금 왜에서 누가 뭐래도 가장 강성한 군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연합한 오다 노부나가의 군일 것이오. 이들과의 대회전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니 이 전투에 온 군사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오. 해서 지금부터 이에 대한 대책을 숙의해 봅시다. 먼저 정보부장이 지금까지 취합된 정보를 가지고 적세를 분석해 주시오."

"네, 각하!"

조용히 머리 숙여 내 말을 받는 송익필이었다.

"오다 노부나가 측은 각 영지를 사수할 최소한의 병력만을 남겨두고 모두 한 곳으로 집중시킨다면 25만의 대병이 될 것이고, 동맹군인 이에야스 측은 10만 정도가 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즉 총 35만의 대군이 집결될 것이라는 상황 하에서 작전을 수립해야할 것으로 압니다."

"흐흠........! 결코 적지 않은 군세로군."

내가 침음하며 말하자 송익필이 그런 나를 위로하기 위함인지 동원 가능한 아군의 숫자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점령한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공세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규슈에 아군의 기병 전력화된 1개 사단을 주둔시키고, 또한 모리 가와 시코쿠 섬에도 1개 기병사단을 주둔시키되, 모리 가에는 별도로 규슈부터 원정에 참여한 왜병 3만을 더 남기어 모리가의 배반을 사전에 예방해야할 것으로 압니다."

여기서 일단 말을 끊은 송익필의 말이 이어졌다.

"이렇게 하고 동원 가능한 군사를 열거하면 조선군의 육군이 9만, 여기에 수군 3만 등 총 12만, 그리고 규슈 군이 9만, 모리 군이 12만, 시코쿠 섬에서 6만 등 총 27만의 왜병에 조선군을 더하면 도합 39만의 대병이 되니 병력면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원정을 행해야하는 불리함이 있습니다."

"관건은 어떻게 적의 집결지인 기후 성으로 어떻게 안전하게 이 대병력을 수송하느냐는 문제이겠군."

"그렇습니다. 각하!"

송익필의 동의에 내가 다시 면면들을 둘러보았다. 방안을 내놓으라는 나의 무언의 독촉이었다. 이에 권율이 입을 열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육로로 그곳으로 간다면 곳곳에 산재한 오다 노부나가의 영지를 통과해야 하는바, 만약 지방 영주들이 우리를 괴롭힌다면 제때에 도착하지 못할까 심히 우려되옵니다. 하니 해로를 수송해야하는 바, 몇 차례 나누어 수송이 될 것은 당연하고, 그동안 먼저 도착한 선발대가 어떻게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동감입니다."

즉시 동의하는 허필량의 말에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순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한 번에 우리가 수송할 수 있는 인원이 얼마나 되겠소?"

"지금까지 확보한 왜군의 수송 능력치를 포함한다면 한번에 6만 정도는 능히 수송 가능합니다. 그리고 왕복하는 데는 저희들이야 하루만 가능하지만 왜선들은 빨라야 3일, 아니 4일 정도는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흐흠.........!"

침음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교두보 확보가 관건이라면 제일 먼저 조선군 6만을 보내어 우세한 화력으로 덤비는 적이 있으면 물리치는 것으로 하지."

"가장 좋은 안인 것 같습니다."

송익필이 동의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찬의를 표했다.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고, 각 지역에 만반의 전투 준비를 갖추어 즉각 승선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갖추도록 하시오. 그래서 모든 준비가 끝나면 정예 우리 조선 군 6만이 선발대로 제 1착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하고."

"네, 각하!"

이구동성으로 제장들이 내 명을 받자 나는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라고 해산 명령을 내렸다.

그로부터 10일 후.

모든 출정준비가 끝나고 가급적이면 날씨가 좋은 날을 택하다보니, 회의를 마친지 10일이 지나서야 선발 병력이 히로시마 항구를 떠날 수 있었다. 그동안 군 수뇌부에서는 보다 안전한 수송 방법을 꾸준히 논의해, 하나의 더 훌륭한 안을 내놓아, 그대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그 방안이라는 것이 처음의 계획대로 조선군 6만 명이 먼저 승선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순신, 이억기 전대에는 조선군 2개 사단만이 승선하고, 나머지 왜의 전함에는 모두 왜병만이 승선해 각자 항구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왜선이 모두 선수를 북쪽으로 돌린데 반해 아군 함정은 모두 동으로 선수를 향해, 내해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디든 밀정은 있다. 이 전제하에 우리의 기만 작전이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성의 위치는 내륙 거의 한복판에 있으나, 이에 접근하려면 그래도 나고야(名古屋) 쪽 방면으로 상륙하는 것이 거리상으로는 더 가깝다. 이는 적도 예측할 것이므로 우리는 왜선 전함 모두를 그쪽 방면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 육군을 태운 우리의 해군 함대는 내해를 벗어나 육안으로 시선이 미치지 않은 곳으로 오자, 선수를 급격히 남으로 돌려 시모노세키 해협을 통과해, 와카사 국(若狭国)으로 향하고 있었다. 즉 지금의 쓰루가(敦賀) 시로 상륙 작전을 감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6.25전쟁 때 미군이 상륙작전의 지점을 원산이나 함흥으로 흘리고는, 인천에 상륙한 것 같은 기만전술인 것이다. 적들도 이에 속을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의 항해술 상 연안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왜선이, 모두 북상하여 나고야 방면으로 실제 항해하고 있으니, 오다 측 세작들 역시 그렇게 보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튼 아군 왜선들이 나고야 방면으로 계속하여 항해를 하고 있는 순간, 조선 육군 2개 사단을 태운 아군 함정들은 벌써 쓰루가 만(敦賀 灣)에 상륙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다 측도 만만치 않아 와사국의 영주 니와 나가히데(丹羽長秀) 병력을 파견해 이에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다 노부나가는 아직도 아군의 실력을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있었다. 애초부터 니와 나가히데(丹羽長秀)의 1만5천 병력만으로는 아군의 상륙을 저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

천연 양항인 아군의 함대가 쓰르가 만으로 진입하니, 백사청송(白沙靑松) 즉 흰모래와 푸른 소나무가 잘 아우러진, 백사장에는 1만5천의 왜병이 집결해 있었다. 이에 아군의 모든 함정에서 일제히 함포 사격을 가하니, 졸지에 그들로서는 날벼락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벼락 치는 소리와 함께 무수한 포탄이 쏟아져 내리니, 졸지에 그들은 횡액을 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곳곳에 터지는 포탄에 거대한 웅덩이가 파이는 것은 물론, 이에 휘말린 왜병은 시체조차 찾을 수없는 걸레조각이 되어 천지 사방으로 비산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일 육지에 가깝게 접근한 소형전함에서 쏟아진, 아군의 대완구에서 퍼부어진 비격진천뢰의 위력은, 그들로서는 도저히 감당불가 이해 불가의 괴 사건으로서, 이를 인지하는 순간 그들은 한줌의 주검이 되어 폭발력에 휘말려 하늘을 날아야 했다.

1만5천 군사 중에서 살아 돌아간 것은 겨우 기천 명뿐일 정도로, 멋모르고 밀집해 아군 함정에 대항했던 왜병들은 몰살을 당하다시피 했다. 그중에는 성주 니와 나가히데(丹羽長秀)도 포함되어 있어, 나머지 패잔병들은 속히 성으로 스며들어 잔명을 보존하는 것만이 그나마 상책이었다.

이렇게 우리가 상륙에 성공해 1차 교두보를 확보하는 순간에도, 왜의 아군 전선은 계속해서 나고야를 향해 북상하고 있었다. 현격한 기동력 차이 때문에 생긴 현상이었다. 아무튼 채 이틀이 지나지 않아 조선 육군 6만이 와카사국에 똬리를 틀고, 그래도 아군 전함은 계속해서 왕복하며 아군을 와카사국에 부려놓았다.

이렇게 보름이 흐르자 수군을 제외한 아군 36만은 물론 전마 3만 필에 일부의 군량까지, 모두 와카사국에 상륙해 노부나가가 위치하고 있는 기후 성으로 진군을 개시할 수 있었다.

이때 오다 노부나가도 자신 휘하의 전 병력을 기후 성으로 집결시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무튼 우리가 기후 성을 향해 보무도 당당히 행군을 해 가는데 가장 괴로운 것은 완연한 봄을 맞아 이따금씩 내리는 봄비였다. 때로 지즐거리다 끝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느 날은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행군하는 병사들 모두가 무장이 젖어 애를 먹게 하는 날도 종종 있었다.

이렇게 하여 36만의 대병을 거느린 내가 중군이 되어 기후에 도착한 것은 3월도 벌써 중순에서 말로 넘어가는 즈음이었다. 아무튼 요는 이곳에 오는 동안 우리 군은 전혀 적의 작은 기습 한 번 안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오다 노부나가는 대범한 자답게 1회전의 대회전에서 모든 것을 결판내자는 듯이 작은 전술이나 기책(奇策)은 하나도 부리지 않고, 조용히 관망하며 우리를 이곳으로 유인(?)했다는 사실이었다.

아무튼 우리 군이 기후 분지를 조성하는 산모퉁이를 돌아 탁 트인 벌판으로 나아가자, 기후 성의 풍경이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잡혔다.

기후성이 위치한 긴키 산은 분지 내 북쪽 방향으로, 해발고도가 채 350미터 가 안 되는 결코 높지 않은 산이었다. 저희들 말로 자칭 난공불락이라는 기후 성을 배경으로 그 앞에는 조카마치(城下町) 즉 성읍 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무사와 상인 장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펼쳐진 마을이, 너희들도 먹고 사는 것만은 똑 같구나 하는 단상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아무튼 그 앞에는 약 150여 미터 정도 되는 나가라 강이 봄을 맞아, 때로 내린 비로 제법 많은 수량을 지낸 채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그 앞은 우리가 위치한 곳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었다.

요는 가장 중요한 저들의 군 배치도 인데, 저들은 3중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었다. 1차는 나가라 강을 뒤로 한 배수진을 친 군세요, 2차는 바로 강 건너 빼곡하게 목책이 처진 조카마치 앞의 넓은 논밭으로 이루어진 공간 저지선이요, 3차는 기후 성에서 수성 전을 전개할 요량인지, 산정으로 통하는 요로 요로에 군사들이 배치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또 내가 군사의 수를 대략 헤아려 보니, 1차 저지선으로 배수진을 친 군사들이 대충 25만 정도 되어 보였고, 2차 목책 저지선 뒤의 군사가 15만 정도, 기후 성 주변의 군사는 얼마인지 시계(視界) 상 확인해 볼 수가 없었다. 각 영지 내 최소한의 수비병만 남겨두고 박박 끌어 모은 군 전력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지금까지 기습 한 번 안 해오던 적의 군사들이 대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1차 저지선의 25만 대병이 채 진형을 갖추지 못한 아군을 향해 기습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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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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