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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116화 (116/141)

<-- 조선의 실질적 왕이 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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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니까 누가 이 문제를 제기하면 당신의 서얼을 등용시키기 위한 수작이 아니냐고 몰아붙이지 말고, 또한 나와 가문의 영화만 중요시 해, 사직의 안위는 돌보지 않는 근시안적인 안목에서 벗어나, 진실로 사직과 자자손손의 번영을 위한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서 판단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병판의 서얼허통 제기가 부당합니까?"

"여기에 사적으로 부리는 노예를 군 복무 3년에 양인으로 만드는 문제를 계속하여 반대하는 중신들의 속내는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자신의 재산 일부로 간주되는 노비를 빼앗길까 두려워, 이 제도의 실행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이 제도 또한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일만은 아니니, 사노를 국방에 내놓자는 명예직일지언정 조정에서 벼슬을 내리는 등, 기득권층의 이해는 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집니다."

"전하! 진실로 사직과 대 조선의 번영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이 문제에 대한 비답을 내려주옵소서!"

잠시 고뇌하던 표정을 짓던 선조 균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서얼허통은 물론 백미 80석이 아니라 100석을 내놓는 자는 사인의 신분을 허하고, 또한 사천도 병으로 5년을 근무하면, 면천을 시켜 양인의 자격을 주도록 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나를 비롯한 개혁파가 모두 고두하며 감사를 표하는데, 나머지 사람들은 형식적인 감사만 표한 채,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업무가 폐하자 나의 청으로 내 패거리들이 또 다시 몰려들었다. 나는 오늘도 후원에 자리를 마련하여 각조에서 마련한 개혁안을 사전에 보고하게 하여 미진한 부분은 보충을 하게하고, 과한 부분은 덜어내도록 했다.

이런 속에서 다음 날은 사정전에서 어제와 같이 선조 균이 임한 가운데, 의정부 고위직 전부와 6조판서가 모여 어전회의를 개최하였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병조판서 정인홍의 개혁안 제시로 초장부터 격렬한 설전이 벌어졌다.

정인홍이 제기한 문제는 녹봉을 받는 상시군(常時軍)으로 중앙에 훈련도감을 포함한 오군영과(五軍營) 수군(水軍)을 둘 것과, 유사시를 대비한 지방군으로 속오군(束五軍)을 두자는 것이었다.

정인홍은 이어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했는데, 녹봉으로 계급과 근무 연수에 따라 쌀 4말에서 9말까지 차등 지급받는 중앙군을, 각각 수도 한양에 일영(一營), 평안 황해에 일영, 함경 강원에 일영, 경기 충청에 일영, 경상 전라도에 일영을 두자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의 모집방안으로는 귀천을 가리지 말고 양반에서 사노에 이르기까지, 정남(丁男)이 된 16세 이상 20세까지는 의무적으로 군역을 지워 중앙 상시 군에 편성할 것이며, 나머지 21세에서 60세까지는 지방군인 속오군에 편성하자는 제안이었다.

이에 오늘은 좌의정 박순을 중심으로 평화 시에 쓸데없는 지출을 하고, 백성들을 전쟁 공포분위기로 몰아간다고 맹렬히 반대했지만, 나를 중심으로 한 개혁파가 열심히 이를 적극지원하자 선조 균은 재원 염출 방안을 걱정했다.

선조가 이렇게 마음먹게 된 배경에는 상시군 편제로 개혁을 시도하면, 종래에는 나라의 힘이 제대로 미치지 않았던 양반 및 사노비를 지속적으로 나라에서 통제하여, 민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노비를 많이 소유하고 있던 토호들의 물적 기반을 약화시켜, 향촌 민에 대한 나라의 직접지배를 강화해 나갈 수 있다는 나의 설득이 주효했다.

또 속오군의 반대에는 병농 일치의 원칙에 의거하여, 평소에는 토적(土賊)을 방비하고 환란을 당하면 서로 도우면서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며, 또한 전쟁이 발발했을 때 갑작스럽게 군병을 징발하거나, 훈련 때문에 군병이 멀리 왕래하는 폐단을 제거하여, 군역 민을 안정시키려는 취지라는 말로 설득을 한 게 주효했다.

이에 이제부터는 재원 염출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는데, 나는 반상에 상관없이 내는 군포론을 강력 시행하고, 부족한 재원은 기존의 종친부가 가지고 있던 소금과 광물에 대한 취수권(取收權)을 국가의 전매사업으로 돌려, 염출하자고 강력 제안했다.

그러자 선조 균은 종친부 어른들과 상의를 해야 된다고 즉답을 피해가는 것을, 내가 종친도 사직이 근본적으로 바로 섰을 때 존재하는 것이라며 극력 주장하자, 마지못해 균이 이를 허락했다.

여기에 나는 군을 모집했으면 병기를 지급해야 하는바, 기왕이면 최근 모든 개발이 끝난 최신무기로 무장을 시키자고 밀어붙였다. 그러자 또 재원문제가 대두되었다. 나는 이 문제는 백성들이 근본적으로 잘 살게 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표현으로 비켜가니, 그다지 저항이 없었다.

백성들이 잘 살지 못해 세금이 덜 걷히면 자연히 이 문제는 추진할 수 없을 것이고, 잘 살게 되어 그대로 시행이 되어도 좋다는, 결국 아무도 손해 볼 것 없는 논리에 모두 이 문제는 찬성했다.

아무튼 이렇게 논의가 결착될 때가지 얼마나 많은 설전이 오갔는지, 사시 정에 시작된 회의가 정오가 한참 지난 시간에야 끝이 났다. 이에 우리는 중식 후에 회의를 속개하기로 하고 오전 회의를 파했다.

미시 정에 오후 회의가 속개되었다.

오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중식 시간에 나는 공조 유성룡에게 오후의 발언을 맡겼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공조판서 유성룡이 입을 열었다.

"신 공조판서 유성룡 사직의 백년대계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할까 합니다."

이렇게 유성룡이 제언을 하고 장내 분위기를 살피니 이번에는 어느 제안으로 우리를 괴롭힐까 생각하는 듯, 나의 측근을 제외한 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유성룡을 주시했다.

"신이 듣고 살피건데 봄부터 늦봄까지 일기가 순조롭지 못하여 올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사료되어집니다. 이는 필시 춘궁기가 되기도 전에 민심의 이반과 소요를 가져올 것인즉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될 것으로 사료되어 집니다."

유성룡의 말이 여기에 이르러도 아직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유성룡의 입만 주시하고 있는 나와 측근들을 제외한 의정부 고관들이었다.

"그래, 무슨 좋은 방안이라도 있소?"

선조가 기특하다는 얼굴로 유성룡을 바라보며 모처럼 기분 좋은 미소를 흘렸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현재 인천에서 한양에 이르는 기차의 철로공사를 전국적으로 확대실시 했으면 좋겠습니다. 해서 이 공사에 참여하는 자들에게 품삯을 주어 이들의 굶주림을 해결했으면 좋겠사옵니다."

"아직 그것이 어떤 물건으로 백성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검증되지 않은 것을 전국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것도 해괴하거니와, 백번 양보하여 그 물건이 백성들에게 유익한 물건이라 하더라도, 이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또 어떻게 염출하자고, 그런 제안을 하는 것이오?"

좌찬성 정 대년의 말에 내 측근들을 제외한 자들이 모두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것은 제가 답변을 드리지요."

이렇게 시선을 끈 나의 말이 이어졌다.

"그 공사비는 전적으로 본 영상이 감당하리다."

나의 발언에 선조 균은 물론 모든 사람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아니나 다를까 우의정 노수신이 노기를 띠고 발언을 시작했다.

"영상이 아무리 천하가 알아주는 갑부라 해도 책임지지 못할 말로 주상 전하를 기망하고........"

그의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은 생각이 없는 내가 중간에 손을 저어 말을 끊고 발언을 시작했다.

"본 영상이 아무리 부자라 해도 그 엄청난 재원을 혼자 다 부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해서 신은 재산이 많은 양반은 물론 거상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받을 생각입니다. 물론 이는 철로가 완성되어 기차가 사람과 화물을 싣고 이동을 할 때의 운임을 받아 원금을 물론 이자까지 지급한다는 조건이 되겠지요."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이오?"

선조 균의 물음에 내가 공손히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얼마 후면 완공이 되어 그때 보시면 아시겠지만 충분한 사업성과 가치가 있는 기물이오니, 이는 전적으로 소신에게 맡겨주십시오. 전하!"

"과인으로서는 재정 부담이 하나도 안 되는데다, 굶주릴 백성들마저 구휼할 수 있다니, 영상의 뜻대로 만사가 이루어진다면 이 얼마나 좋겠소. 하니 과인은 주저 없이 이를 허락하는 바이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일단 허락을 받자 더욱 고무된 유성룡이 내가 기획한 안대로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전하의 허락에 감읍하오나 신이 제기한 방안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내년에도 반드시 풍년이 든다고 장담할 수 없는 바에야, 근본적인 제도개선 및 백성들의 영농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사옵니다. 신은 그 방안의 하나로, 현 향리의 유지나 토호의 자제들로 이루어진 권농관(勸農官) 직제를, 중앙 정부 차원의 직제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그의 책임만큼이나 권한도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계속하시오."

선조 균의 적극적인 관심에 유성룡의 입에서 침까지 튀었다.

"저의 기획안으로는 권농관은 실제 농정과 여타 산업에 해박한 자들을 모집하여, 이모작은 어떻게 행하며, 시비는 어떻게 할 것이며, 가뭄이 들었을 때는 어느 밭작물이 좀 더 유용하며, 또 신 작물로는 어떤 것이 타당하며, 올해는 이 작물이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심어져 값이 폭락할 것인 즉, 다른 작물을 심으라고 지도할 수 있는 등의 기술력과 정보력 및 지도력을 갖추려면 최소 외방의 판관(判官) 직위는 가져야 되옵고, 모집한 그들에게는 일정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여 집니다."

"현 권농관이야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조선팔도 외방직 329개에 판관 하나씩을 더 파견하는 한이 있더라도, 경이 말한 대로 되어 조금이라도 생산성이 오르고, 기껏 생산해냈는데 값이 폭락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만 있다면, 판관 봉록의 수백 배의 이익이 발생할 것인즉 주저할 이유가 없으나, 당장은 그 많은 사람들을 교육할 인재와 시설이 없잖소."

선조 균의 말을 받아 내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 부분은 신이 사재를 터는 한이 있더라도 책임지고 육성해 놓을 테니, 주상전하께옵서는 허락한 하여주옵소서!"

"영상의 재주야 일찍부터 과인이 알아온 바, 영상이 그렇게 자신한다니, 과인은 바로 이 자리에서 이를 허락하는 바이오."

"성은이 망극 하옵나이다!"

'음 하하하.........!'

고두한다고 내가 머리를 처박고 있어서 다행이지 자칫하면 내 웃는 모습을 균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조치야말로 내 치밀한 계산 하에 신설되는 직제로, 전국에 내 조직을 뿌리내리게 하는 최초의 쾌거였다.

나의 계획은 이제 이천 단위가 넘어가는 만경당 출신의 인재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학문은 물론 정치적 식견까지 갖춘 인재들을 선발하여, 이들에게 신 농법은 물론 나에 대한 충성심을 재무장시켜 한양 수도를 제외한 조선팔도 전 외방직에 이들을 파견한다는 것이다.

즉 이들의 임무는 나를 등에 업고 지방의 최 일선 수령들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실제 신 농법을 가르치는 최 일선 영농기술자로써, 전국을 암암리에 내 의도대로 개혁해 나갈 것이다.

또한 여차 즉 하면 그간 어깨너머로 배운 행정적 지식을 기반으로, 지방 수령을 대행할 수도 있는 무지막지한 조직이 될 지도 모르는데도, 선조 균 이하 이를 쉽게 허락한 이들이 어찌 우습지 않을 손가.

이러니 홍소(哄笑)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느라 나는 마냥 주상의 은혜에 감격한 양 머리를 처박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나를 눈을 빛내며 주시하고 있는 눈길이 있었다. 내가 표정을 수습하고 고개를 쳐드는 순간 그와 시선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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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지금까지 후원해주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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