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진정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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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함께 종군하고 있던 공 의야의 일부 제자들과 의무병과에 속한 자들이 피아를 가리지 않고 치료에 나섰다. 당연히 선순위는 아군부터였다. 전장이 대충 정리가 되자 아군도 인원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적 사망자 1,275명 중상 168명 경상 237명 이었다. 또한 아무 상처도 입지 않은 포로도 25명이나 되었다. 아군의 피해는 사망 34명, 중상 12명, 경상 87명이나 되었다. 보고를 받은 운검이나 나나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대승이었지만 기존 정찰대를 포함하면 중상자 포함하여 근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전투 이래로 최대의 피해를 금번에 입은 것이라, 누구 하나 대승임에도 즐거워하는 자들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부대별로 집결한 군사들에게 일장 연설을 했다.
"어쨌든 우리는 대승을 거두었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가슴 아프지만 당연히 기뻐할 일이다. 전사자와 중상자는 원호 법에 따라 그 가족들이 평생 혜택을 입을 것이다. 가슴을 펴라! 우리는 승리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번 전투를 교훈 삼아 좀 더 완벽한 승리를 거두자! 돌아가면 공에 따라 대대적인 포상을 실시하겠다. 이상!"
와아.........!
비로소 환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아군 군병들이었다.
나는 곧 그 자리를 물러나 임시 천막을 가설케 하고, 급히 진중 회의를 개최했다.
예하부대 각 중대장 이상이 참석한 자리였다. 면면을 둘러 본 내가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잘 싸웠다. 그러나 오늘의 전투를 교훈 삼아 배워야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앞으로 여진족과 수많은 전투가 있을 것이다. 해서 앞으로는 야전삽과 톱을 제작하여 전 병사들에게 휴대케 하겠다. 내 말의 의미를 지휘관들이라면 잘 알 것이다."
여기서 말을 끊고 지휘관들을 둘러본 나의 말이 이어졌다.
"필요시 톱으로 통나무를 절단해, 야전삽으로 구덩이를 하고 장애물을 설치하라. 이 장애물이 거치대가 되어 사격을 할 수도 있고, 또한 적 기병들의 돌진을 저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필요하다면 참호를 파 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 해전에서의 연속된 승리로 자만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좀 더 기병과의 전투에 대비한 전술과 교범을 확립해, 훈련에 더욱 매진하기 바란다. 하고........."
여기서 또 한 번 장내를 살핀 나의 말이 이어졌다.
"기동정찰대장 여기 있나?"
"네! 이 상춘입니다."
"백 청천입니다!"
나의 부름에 두 중대장이 기립하여 씩씩하게 대답했다.
"나는 아군의 희생을 결코 헛되이 할 수 없다. 오늘은 우리가 기습을 당했지만 내일은 우리가 저들을 기습해야겠다. 잡은 포로들을 앞세워, 오늘 우리와 싸운 부족들에 대한 무한 추적을 시작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의 할 것은 적의 매복이나 척후에게 걸리는 것이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추적하여 적의 근거지가 파악되는 대로 귀대해, 여단장에게 보고해 주기 바란다. 알겠나?"
"네, 총사령관님!"
"좋다! 오늘 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운검 여단장은 할 말 있으면 하시오."
"없습니다. 병사들이 피곤하니 바로 귀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을 대로 하시오."
나부터 그 자리를 먼저 빠져나왔다.
천막을 벗어나 올려다보는 가을의 하늘은 너무 높고 파랬다. 인간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는 상관없이. 쓴 웃음을 머금은 내가 호위병들에 에워싸여 귀대를 서두르는데, 운검이 나를 불렀다.
"총사령관님!"
"무슨 일이오?"
"정찰대도 어제부터 계속 전투를 치러 피곤한데, 적의 추격을 좀 늦추면 안 되겠습니까?"
"비가 와서 발자국이라도 지워지기라도 하면?"
"당장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 데요?"
이때였다.
이를 듣고 있던 누르하치가 나섰다.
"여진족의 습성이라면 우리가 더 잘 압니다. 저희 여진 호위대 15명이 추적을 하면 안 될까요?"
나는 물끄러미 누르하치를 바라보았다. 나이 차는 14살 이지만, 마치 부모가 자식을 물가에 내놓는 것같이 걱정이 앞서는 나였다.
"잘 할 수 있겠나?"
"자신이 있습니다."
"자만은 금물이다.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라!"
"네, 총사령관님!"
"좋다. 허락한다! 단 기한은 보름이다. 그 안에 찾지 못하면 바로 돌아와라!"
"필요하면 포로들도 데려가라!"
"고맙습니다. 총사령관님!"
씩씩하게 군례를 올린 누르하치가 뒤돌아서서 동료들에게 명했다.
"가자.........!"
우우우.........!
동료들이 화답하며 포로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잘 할 수 있을까?"
보내긴 보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한 내가 혼잣말 인 듯 중얼거리는데, 이를 들었는지 운검이 대답했다.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리한 놈입니다."
"그랬으면 좋으련만........."
낮게 중얼거린 내가 곧 상념에서 벗어나 명했다.
"가자!"
"네!"
임 선달의 복창과 함께 우리는 누렇게 변해가는 초원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 * *
내가 관아로 돌아오니 모처럼 권율을 대할 수 있었다. 총사령부이기도 한 이 곳에 여단장 권율이 보고를 하러 온 것이다. 나를 보자마자 군례로 맞는 그를 보고, 나는 내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옆자리에는 따라 들어온 운검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병부 정인홍이 배석한 꼴이 되었다.
"어떻게 되었소?"
"적을 퇴각시켰습니다."
"쫓지는 않았소?"
"준비도 없이 쫓았다가 낭패를 당할까봐 삼일 후, 정찰병력 1개 소대를 파견하여 은밀히 뒤를 밟도록 했습니다."
신중한 권율의 적을 맞는 태도였다.
"잘 하셨소? 그래, 전과는 어떻소?"
"초기 대응이 늦어 부락민이 약탈을 당하여 백성들 300명이 사상을 당하였으나, 군의 피해는 전무 합니다. 경상자 10여 명이 있으나 그 정도는 피해로 볼 수도 없죠."
"그래요?"
운검의 군 운용과는 완전히 정반대되는 결과에 나는 놀라워마지 않았다. 백성들의 피해에 상실감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군의 운용은 뛰어난 바가 있었다.
"정찰 병력이 적과 조우한 게 아니었소?"
"북방을 순찰하는 정찰병에게는 제가 사전에 명령을 내린 바가 있습니다. 정찰병은 정찰 임무만 잘 하면 된다. 토벌은 전 전투요원과 함께해야 한다. 해서 같이 움직였습니다."
"적세는 얼마나 되었소?"
"이종장의 1대대와 정찰병력 포함하여 우리의 병력이 2천여, 적은 7백여 명 밖에 되지 않아 압도적인 인원과 화력으로, 적 사상 216명, 중경상 74명, 포로 170명 나머지는 도주한 걸로 사료되어 집니다."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기마병과 최초로 전투를 벌이다보니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해서 전군에 톱과 야전삽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아시지요?
"네, 잘 알고 있습니다. 평소 소장도 기마병과의 전투에 대한 전술을 고심하다보니 목책의 필요성을 절감했으나, 그간의 승리에 취해 자만한 바가 컸습니다. 허나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노정됩니다."
"무엇이오?"
"갑자기 적과 조우하여 목책용 통나무를 준비할 여가가 없거나, 막상 전투를 벌이는 지점이 나무 한 그루 없는 초원지대라면, 시간 여유가 있어도 목책을 준비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비해서 사전에 목책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각 개인이 이를 소지하게 되면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군수 지원부서가 괜히 있는 게 아니지요. 그들이 양곡과 함께 운반해 오는 것으로 해야 합니다."
"여단 내에 군수 병과가 있지만 그야말로 행정요원이지 그 사람들만으로 그것을 어떻게 운반합니까?"
"전쟁이 발발하면 민간 자경대원 등을 치중대 즉 군수지원반으로 편성하여 종속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제부터는 미리 벌채를 해서 목책용 통나무를 비치했다가 치중대와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하죠.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은 군은 항시 전투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들은 평소 생업에 종사하고 있을 텐데........"
"대규모 전투 시에는 백성들까지 동원하지만, 평소에는 별도의 치중부대를 편성 운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습니다."
"흐흠.........! 내 생각으로는 말이오. 군자원이 아닌 26세 이상 50세 이하의 남자들은 전부 예비전력 개념으로 예비군을 조직화 하는 것이 좋겠소이다. 해서 평소에는 자경단이 되는 것이고 대규모 전투 시에는 일부는 자경단으로 자신의 부락을 지키고, 일부는 치중부대로 동원 내지 전투병 결함 시 충원되는 제도지요."
"역시 총사령관님이십니다. 가장 합리적인 안이 아닌가 합니다."
나는 권율의 칭찬에 빙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하고, 고개를 돌려 병부 부장 정인홍에게 물었다.
"들었소?"
"네, 그대로 제도화 하겠으나, 평소의 치중부대에 대해서는 확실한 지침이 없어 애매모호 합니다."
"흐흠.........! 그렇군요. 평소 치중부대를 어떻게 꾸렸으면 좋겠소?"
나는 좌중에 의견을 구했다.
"해당부락의 예비군들이 3일이면 3일, 5일이면 5일 등의 날짜를 지정해, 치중병으로 돌아가며 근무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아에서는 이들에 대한 수당 개념으로 얼마간의 녹을 주어야 할 것으로 사료되어 집니다."
"가장 합리적이고 타당한 안이오. 즉각 시행하도록 하시오."
"네!"
나는 정인홍의 의견에 즉각 찬성하고 이를 그대로 법제화 하여 시행하도록 했다.
"아까 둘의 이야기에서 들었겠지만 수군을 제외한 전군에 톱과 야전삽을 개인 장비로 지급하도록 하시오."
"네, 알겠사옵니다. 만들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텐데요."
"최우선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합시다."
"네, 연길 위님!"
대충 대화가 끝나자 나는 파악한 공적을 병부에 보고하여 공적에 따라 포상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리고 전사자나 중상자는 원호 법에 따라, 일정액의 보상금과 함께 여러 혜택을 줄 것을 지시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길어지자 밖에서 기웃거리고 있던 약포를 비롯한 비서실 직원 3인이 들어왔다.
"진즉 들어오지 무얼 하셨소?"
"중대한 군사 기밀을 논하는 것 같아서........."
"아니, 승정원의 도승지 역할을 하는 분이, 기밀이면 어떻고....... 군 전반에 대해서도 알고 계셔야하지 않겠소?"
"앞으로는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약포 정탁의 수긍에 나는 만족한 웃음을 띠고 이항복에게 물었다.
"밖에서 다 들었지?"
"네!"
"우리의 이야기 중에 개선점이나 모순점이 없나?"
"제 짧은 생각으로는 우리의 생활터전 주변으로 성을 축조하여 보호한다면, 우수한 화력과 함께 완벽한 방어망이 펼쳐질 것 같사옵니다."
"물론 좋은 안(案)이야. 하지만 난 이렇게 생각해. 사람이 성 안에 안주하는 순간 모두 긴장감도 풀어지고 나태해져. 처음에는 아니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그렇게 되게 되어 있어. 그때는 우수한 무기와 성이 있어도 결국 뚫리게 되어 있어. 내 이야기는 본질을 호도하는 이야기지만, 진정한 이유는........."
여기서 말을 끊고 좌중을 한 번 쓸어본 나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나는 전 여진을 정복할 생각이야. 그러니 한군데 머물러 있을 새가 없단 말이지. 그게 가장 큰 원인이야. 성벽을 축조할 시간 여유도 없고 말이야.
"잘 알겠사옵니다."
"너무 서두시면 안 됩니다. 순리대로 삼켜서 소화가 될 정도로 천천히 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포부에 동화된 약포 정탁이 나이 든 사람답게 조언을 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헌데 신병 교육은 안 끝났소?"
내가 정인홍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
"이제 막 보고 드리려하던 참이었습니다. 6개월의 훈련기간이 다 끝나 3일 후면 수료식입니다."
"훈련기간이 너무 긴 것 아니오?"
"보병, 기병, 수군 훈련까지 모두 마치자면, 그 정도 기간은 소요됩니다."
권율의 대답에 기간이 너무 길어 좀 못 마땅한 면이 있었으나, 완전한 하나의 병사를 조련한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어, 고개를 끄덕이는데 정인홍이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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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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