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구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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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라면 통할까, 좀 머리가 돌아가는 자들이라면 통하지 않을 이야기지."
"우리가 유구국 병사를 가장하면요?"
"자네, 오늘 따라 왜 그래? 뭘 잘못 먹었어? 병사들의 언어가 틀린데 삼척동자도 알 일을 어떻게 속여?"
"죄송합니다. 술이 덜 깼나?"
나의 질책에 스스로 머리를 흔들어 보는 송익필이었다.
"아예, 우리의 목적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흐흠..........!"
흥정의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문제는 내 생각해 볼 테니 이만 나가봐!"
"네!"
나의 명에 자리를 뜨기 위해 세 사람이 부스럭거리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짧게 외친 내가 송익필에게 눈을 맞추고 말했다.
"모든 정보를 허필량에게 상세하게 전해줘."
"그를 군사(軍師)로 내정한 것입니까?"
"그럴 때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군."
나의 면박에 송익필이 쓰게 웃고, 순신은 미소를 띠고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흥정만은 무표정했다. 상재로 단련이 되더니 표정관리까지 제법인 흥정이었다. 나는 이들을 손짓으로 내보내고 좀 더 생각에 잠겼다.
이내 잠정 결론을 내린 나는 아직은 좀 온기가 남아있는 전복죽을 퍼먹기 시작했다. 어느덧 다 먹은 후 내가 곧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였다. 종전의 무희가 다시 문밖에 나타나 물었다.
"다 드셨습니까?"
"그렇소."
"치워도 되겠죠?"
"알아서 하시오."
"네!"
가볍게 대답한 그녀가 장지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릇을 챙긴 그녀가 곧 나갔다.
내가 잠자리에 막 들려는데, 그녀가 또 나타났다.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무슨 일이오?"
"들어가 말씀 드리겠습니다."
당돌한 그녀가 살포시 내 머리맡에 앉더니 말했다.
"저희 무희들을 내치시면 내일 아침에 저희들이 중벌을 받사옵니다. 오늘 밤 뫼시게 해주시옵소서."
"쓸데없는 소리!"
나의 일갈에 금방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며 슬피 우는 그녀였다. 안 됐어서 내가 말했다.
"그냥 한 옆에서 자오."
"네, 나리 감사하옵니다!"
금방 환한 표정이 되어 옷을 벗는 그녀였다.
"옷은 왜........?"
벙 찐 내가 중얼거리듯 물었다.
"저는 옷을 입고 자면 잠이 안 온답니다. 그냥 모른 체하고 나리는 잠이나 주무시옵소서!"
좀 전의 내말에 대한 복수인지 왠지 찬기가 도는 그녀의 말투였다. 그러고는 신속히 내 옆자리로 파고들어 나를 등지고 돌아눕는 그녀였다.
'이거, 고문도 아니고.......?'
옆에 벌거벗은 나체가 있는데, 벌써부터 싱숭생숭 잠이 안 오는 나였다. 그로부터 반 시진을 뒤척여도 여전히 잠이 오지 않는 나였다. 내가 한 말도 잊고 해서 자존심상 먼저 건드리지는 못 하겠고. 그때였다.
"주무시옵니까?"
'안자는 걸 뻔히 알면서 묻기는 왜 물어?'
내심은 그러 했으나, 그렇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아니오."
"저도 잠이 안 오니 피곤하실 텐데, 잠시 나리를 주물러 드리고 자겠사옵니다."
"........."
무언의 긍정이었다.
그녀가 살포시 일어나더니 반듯하게 누운 나의 어깨부터 주물렀다. 손아귀 힘이 좀 부족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시원했다. 이어 그녀는 나를 엎드리게 하더니 내 등의 척추를 따라 내려가며 안마를 했다.
그녀의 방향(芳香)과 함께 나긋나긋한 손길이 전신을 오르내리니 내 하체는 어느새 기립을 해 나를 난감하게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그녀는 어느덧 내 등에 올라타서 내 몸 곳곳을 안마하고 있었다. 살의 감촉이 나를 더 흥분케 했다.
그러던 그녀는 어느덧 한 술 더 떴다. 아예 엎드려서 자신의 가슴이 내 등에 닿기도 하고 때로는 몸 전체가 닿기도 했다.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무희라는데 하룻밤 객고를 푼들 어떠리?'
나 스스로를 합리화한 나는 과감하게 등 뒤의 그녀를 끌어내렸다.
"어머나........!"
새된 비명이 나를 더 촉발시켰다.
말없이 그녀의 얼굴을 더듬어 그녀의 입에 입술을 맞추어 갔다. 요리저리 피하던 그녀의 입술이 어느 순간 내 입술과 부딪쳤다. 나는 벌써 흥분이 고조된 상태라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빨았다.
"음........! 음.........!"
비음을 토하면서도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그녀였다.
'그래! 저항하는 것도 맛을 더 하지.'
음흉한 생각을 하며 나는 열심히 그녀의 입술을 아니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설육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음....... 으........"
괴상한 신음과 함께 그녀의 반항도 잦아들었다. 어느 정도 만족한 나는 순간 그녀의 가슴을 한 입에 베어 물었다.
"아........ 윽........!"
그녀가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나직한 비명을 토하며 나를 갑자기 끌어안아 왔다.
나는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물고 좌우로 번갈아 가며 열심히 탐닉했다.
"아....... 으으........!"
그녀의 신음이 점점 짙어지며 나를 끌어안는 손에도 점점 힘이 들어갔다. 나의 입술은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약간은 튀어나온 듯한 배꼽을 지나 갈색의 도톰한 복부도 지났다.
마침내 그녀의 짙은 음모의 숲에서 나는 한동안 노닐었다. 어느 순간 나는 그녀의 샅에 얼굴을 묻고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흡입하고 있었다.
"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깜짝 놀란 그녀가 나를 더욱 힘주어 꼭 끌어안았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를 본격적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나의 진한 애무에 정신 줄이 반쯤은 나간 그녀가 허공에 손을 저으며 헛소리를 했다.
"좋아요. 너무 좋아요! 으윽........!"
잠시 까무러치듯 반쯤은 실신한 그녀였다. 그동안 나도 옷을 벗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체중을 실었다. 샅을 만져보았다. 애액이 넘쳐나 장마가 져 있었다.
나는 슬그머니 그녀의 가랑이를 벌렸다. 그녀가 무의적인 반응으로 다리를 오므렸다.
나는 손으로 강제로 떼어놓고는 한쪽 무릎으로 눌렀다. 그리고 그녀의 배 위에 엎어졌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내 분신을 가져다가 그녀의 비부에 정조준을 했다.
살짝 밀었다.
"악!"
외마디 비명이 울려 퍼졌다.
"설마? 처녀야?"
짐승이 된 나에게는 뭐든 상관이 없었다.
"아, 아파요. 아파........!"
내가 점점 진입을 시도하자 그녀가 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느 순간 나는 강하게 밀었다.
"아악.........!"
단말마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녀가 나를 부둥켜안았다.
나는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전개했다. 그녀는 아파하는 가운데에서도 나를 꼭 부둥켜안고 항해의 여정에 함께 동참을 했다.
이윽고 배는 항구를 머지않은 곳에 두게 되었다. 내 분신의 힘줄이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으....... 으........"
나는 가벼운 신음과 함께 그동안 참았던 정들을 사정없이 토해내기 시작했다. 나의 행위를 아는지 그녀가 더욱 내게 밀착하며 매달려 왔다.
마침내 나는 식초에 절여진 파김치가 되어 그녀의 몸에 내 전 체중을 실었다.
"괜찮소?"
비로소 이성이 돌아와 내가 물었다.
"네........!"
대답하는 그녀의 말꼬리가 이상하게 떨렸다. 마치 울음 끝이 매달린 사람처럼.
"울고 있소?"
"아, 아니 예요."
강하게 도리질하는 그녀의 말투가 아무래도 이상했다.
나는 슬쩍 그녀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온통 얼굴이 눈물에 젖어 있었다.
"모시게 되어 너무 기뻤어요."
그녀가 억지웃음을 지으며 애써 변명을 했다.
할 말이 없었다.
"미안하오."
이 말 밖에는.
"아니 예요. 너무 너무 행복했어요. 그럼, 쉬세요."
그녀가 살짝 나를 밀치고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왠지 말투에서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리 기품이 느껴졌다.
말없이 나는 그녀를 배웅했다.
다음 날 아침.
아침 운동을 하고 있는 나에게 섭정이 다가왔다.
"잘 주무셨소?"
"네!"
그가 웃고 있었다.
마치 밤새 우리가 벌인 육체의 향연을 잘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아침 운동을 끝내고 나니 쇼호 왕이 나를 조찬을 함께 하자고 불렀다. 나는 송익필과 임 호위장만을 데리고 왕의 침궁으로 갔다. 비록 규모는 작아도 있을 것은 다 있었다. 그래도 일국의 왕인데 정전에서 먹고 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내가 섭정의 안내를 받아 침궁으로 들어가니 왕이 나를 반갑게 맞았다.
"어서 오시게."
"평안히 주무셨습니까?"
"덕분에 잘 잤네.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하대였다. 그렇지만 나는 경노사상을 발휘하여 개념치 않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 또 하나 어제와 다른 것은 왕의 표정이었다. 10년 묵은 체증이라도 내려간 듯 완전히 밝은 얼굴이었다.
마른 사람이 하루아침에 살이 쪄서 보기 좋을 리는 없지만 표정이 환해지니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인상이었다.
"오늘은 일정이 어떻게 되는 고?"
"약속을 했으니 당연히 지켜야죠."
이렇게 운을 뗀 내가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부대를 셋으로 나누어 한 부대는 이곳을 지키고, 추잔과 호쿠잔을 각각 한 부대씩에게 맡겨 빠른 시일 내에 준동을 잠재울 생각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토요히사를 본국에 송환해주고 올 예정입니다."
"반드시 돌아오는 것이지?"
"그렇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소요를 일으킨 자들의 제압보다도 나의 귀국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한 쇼호 왕이었다.
이후,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행했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온 나는 임시로 우리 일행의 거처로 제공된 편전으로, 곧 군 수뇌부와 모사진 그리고 흥정을 불러들였다.
모두가 좌정을 하자 내가 입을 열었다.
"어제 내가 약속한 대로 우리는 오늘 추잔과 호쿠잔 등의 반란 세력을 진압하러 출동한다. 단 이 진압 전에는 두 연대만 참여한다. 운검은 호쿠잔을 맡고, 권율은 추잔을 맡아라. 그리고 순신은 이곳에 남아 왕을 보호하고 이곳을 사수하라."
"총사령관님은 요?"
운곡의 물음에 내가 답했다.
"그대와 운봉은 나와 함께 토요히사를 본국까지 송환하고 온다."
"선편이나 제공하면 알아서 갈 텐데 뭐 하러 왜국까지 갑니까?"
손자대의 물음에 내가 답했다.
"거기에 가서 볼 일이 많다. 일단은 그렇게 알고 흥정은 일본에서 팔 물건과 수입할 목록을 세밀히 분간하여 운봉과 운곡 연대장의 배편에 싣도록 하오."
"네, 의빈마마!"
일단의 지시가 끝나자 나는 흥정에게 명해 토요히사를 데려오도록 했다.
잠시 후, 흥정을 따라 토요히사가 우리 일행 앞에 나타났다. 뻣뻣이 서 있는 것을 내가 명했다.
"거기 앉아라!"
".........."
말없이 내 맞은편에 앉는 토요히사였다.
"내가 너희 가문을 구원해주면 아니 너희 일족을 규슈 제일의 가문으로 만들어준다면 너는 나에게 무엇을 해주겠느냐?"
갑작스런 나의 제안이 뜻밖이었던지 신중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에 잠겼던 토요히사가 갑자기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지금 확실하게 답할 수 있는 것은 개나 말이 되어도 좋으니, 귀하에게 충성을 맹세하겠다는 그 약속이 전부요."
"흐흠........!"
"그 약속을 어떻게 믿지?"
"할복이라도 해 보여드리리까?"
"걸핏하면 할복이냐? 내게 필요한 것은 네 산목숨이지, 네 주검이 아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한 내가 잠시 노려보듯 토요히사를 뚫어지게 바라본 후 말했다.
"좋다! 그 약속을 믿으마. 만약 변심을 하면........ 으하하하.........!"
광소를 터트리던 내가 갑자가 우뚝 웃음을 멎고 말했다.
"그 순간에 네 목숨을 취하자는 자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니 명심하라!"
"네!"
"충성을 맹세한 자라면 당연히 부를 수 있겠지? 당장 '주군'이라고 불러보아라!"
"........"
머뭇머뭇 행동에 옮기지를 못하는 토요히사였다. 나의 인상이 서서히 일그러지자, 그가 얼른 내 앞에 부복해 말했다.
"주군! 처음이라 어색해서 망설였습니다."
"잘 했다. 앞으로는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그냥 총사령관이라 부르도록 해라!"
"네, 주군!"
"됐다. 오늘 부로 너는 귀국을 한다. 허나 네 혼자 몸이 아닐 것이다. 우리도 같이 간다."
희색이 만면한 토요히사를 잠시 넌지시 바라보던 나의 말이 이어졌다.
"가서 너의 기반을 만들어 주고 올 것이다. 그런 줄 알고 준비하거라. 물러가도 좋다!"
"네, 주군!"
일어서서도 다시 한 번 고개를 조아린 토요히사가 물러나자 나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물러가 오늘 내가 행한 지시를 이행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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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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