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박인생-67화 (67/141)

<-- 신안위 -->

6

질소, 인, 칼륨 같은 비료도 만들어 볼까 생각했으나, 현재의 기술로는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다. 화학비료가 아닌 광물을 이용한 천연비료를 만들어 볼 생각도 했으나 조선에서 나오는 광물이 아니라서 포기했다.

안 되는 것은 빨리 빨리 머리에서 지워야지, 괜히 끌어안고 끙끙거려봐야 골치만 아프다. 어찌됐든 내가 매포에는 도착했으나 옛날과는 풍경이 전혀 달라 금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연갈색과 회백색이 혼재된 암석을 찾아 나섰다.

석회석 광산 대부분이 노천광산이라 지표면에 드러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현대에서 대규모로 채취하던 석회석 광상의 색깔을 생각하고 그 암석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 산을 돌고 저 산 봉우리를 쳐다보길 몇 시진 만에 나는 내가 원하던 대규모 석회석 광산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것이다!'

내심 쾌재를 부르며 연이어 이어져 있는 석회암석 광석 군을 보며 나는 기쁨에 잠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석회석이야 선별해서 분말로 만들면 되는 것이지만, 제철소의 슬래그를 생각하니, 지금과는 성분이 틀릴 것이라는 대에 생각이 미쳤다.

코크스를 넣는 제련법과 지금의 제련법은 확연히 틀리니 그 성분도 틀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코크스의 주재인 석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이제 석탄광까지 개발해야 하는 거야! 아무래도 하기는 해야겠지. 지금은 동양의 문물이 더 발전했지만 결정적으로 양이에게 밀리게 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이지. 산업혁명의 효시가 뭐야. 증기기관의 발명 아니야. 그 동력으로 기차, 배, 산업기계를 돌려 대량생산 시대를 연거지.'

생각이 여기에 까지 이르자 나는 석탄광 개발뿐만 아니라, 내친 김에 증기기관까지 발명하기로 했다. 증기기관이야 역사소설을 쓰다 보니 필요에 의해서 인터넷에 '증기기관'이라 치니, 아예 동영상으로 유리로 만든 모형까지 만들어 작동되는 것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나였다. 당장이라도 모형은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것을 가지고 기술자들과 씨름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증기기관은 물론 배와 기차, 동력원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그래서 일행에게 설명을 하는 내 말까지 빨라졌다.

"이 회백색 광물이 석회석이야. 그러고 여기 완전 백색으로 조금 보이는 놈이 석고고. 그러니까 이것을 캐서, 선별한 후 분말로 만드는 거야. 여기에다 용광로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미량 섞고, 석고 또한 상태를 봐가며 5푼 이내로 첨가해, 그러면 왕족이나 양반들의 무덤에 사용하는 시멘트가 되는 거야. 이 시멘트로 다리도 놓고 집고 짓고, 보도 만들고, 제방도 만들 수 있어. 이 밖에도 사용처는 무궁무진하니까, 계속 실험을 해가며 대량 생산 하도록 해.

그러자면 기계설비도 있어야 하고, 동력도 있어야겠지.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테니까. 알겠어? 처남!"

"어리벙벙하지만 대충 말뜻은 알아들겠습니다."

"그만하면 됐어. 우선은 이런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 산을 사는 게 급선무고, 다음은 채광기술자를 확보하고 또, 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과 생산할 공장 터도 조성해야겠지.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그런데 대답하는 처남의 표정이 왠지 의기소침하다. 그래서 나는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니, 모르는 것이 있으면 수시로 서신으로 묻고 정 안 되는 것은 내가 수시로 달려와 가르쳐 줄 테니, 처남은 내 말만 따르면 돼. 알았지?"

"네, 매형!"

비로소 내 처남으로 돌아온 급이 나를 존경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나는 이를 잠시 즐기다가 돌연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삼돌이를 불렀다.

"삼돌아!"

"네, 의빈마마!"

얘도 전염되어 이제 의빈마마로 부르고 있었다.

"네가 이곳에 상주하면서 처남을 도와줘라."

"네?"

놀라 그의 눈이 커지거나 말거나 어차피 내가 아무리 인격적으로 대우해줘도, 소나 말과 같이 내 재산의 일부인 그를 무시하고 빠르게 내 하고픈 말만 쏟아냈다.

"이곳에서 시멘트 만드는 전 과정을 처남을 도와 일해. 그러면 자연스럽게 전 기술을 익히게 되지 않겠느냐? 그 이후는 네가 이곳의 공장장이 되어 인부들을 부리는 거야. 당연히 네 신분도 면천을 시켜 양인이 되도록 해 주겠다."

"점순이는 요?"

"당연히 이놈아, 네가 여기 거주하게 될 텐데 이곳으로 이사를 시켜야지."

"하, 하겠습니다! 의빈마마!"

면천보다도 제 마누라부터 먼저 챙긴 놈이 그제야 내 앞에 엎어져,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그래도 종 치고는 의리도 있고 머리도 명석해 한글은 물론 천자문 정도는 깨우친 지가 오래 전인 삼돌이였다.

이 후 나는 흥정과 삼돌이를 이곳에 남겨 돈이야 얼마가 들던지 간에 석회석 광산 주변의 산을 전부 매입하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나머지 일행과 함께 처갓집으로 복귀했다. 금곡리로 돌아온 날이 그날 밤중이었으므로, 아내와 처갓집에 머물기로 약속한 5일 중, 그래도 하루가 남아있었다.

나는 그날 하루를 처갓집에서 뒹굴거리며 여러 생각을 했다. 대장간 즉 제철소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코크스를 만들어야하고, 코크스에는 역청탄이 필요하다. 또 철광석을 제대로 용해하기 위해서는 장작보다는 연탄이 좋았다. 또 증기기관을 움직이기 위해서도 그랬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니 골치가 아파왔다.

이제 무연탄까지 생산해야 하는 생각에 이만 저만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었다. 게다가 역청탄은 조선팔도 어디에도 묻혀있지 아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우선 할 수 있는 무연탄을 채굴하기로 하고 그 매장지를 떠올려보았다.

우선 내 머리에 일감으로 떠오는 것이 삼척탄좌였다. 이곳이 남한에서는 가장 많은 무연탄이 매장되어 있으므로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화순탄전이었다. 이곳은 내 외가댁과 가깝고 우리의 거점인 비금도와도 가까운 이점이 있었다.

일단은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이곳의 개발권을 왕에게 얻어놓고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양의 시멘트 공장도 일단은 허가를 받아놔야 나중에 말썽이 없을 것 같아, 이를 왕에게 얻어내긴 얻어내야겠는데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일단은 부딪쳐보기로 결론내고 편안하게 하루를 보냈다. 그 이튿날이 되자 나는 더 있고 싶어 하는 아내를 채근해 처갓집을 떠났다. 흥정과 삼돌이는 아직 돌아오지 않아 우리부터 먼저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한양으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곧 입궐을 해 선조 균의 독대를 요청했다. 독대는 쉽게 이루어졌다. 아직은 나라면 깜박 죽는 균이므로 바로 정무를 폐하고 나를 들어오라 했던 것이다.

"주상전하! 의빈부소속 의빈 윤 흥 전하를 알현하옵니다. 강녕하셨습니까?"

"우리 사이 그렇게 복잡한 예절이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잘 지냈다고는 할 수 없소."

"그게 무슨 말씀이옵니까? 전하!"

"경이 없으니 따분하고 재미가 없단 말이지. 묻고 싶은 게 있어도 물어 볼 수도 없고."

"곁에 여러 중신들과 대신들이 있사온데........"

"다 고루한 이야기들만 하니, 따분하단 말이오. 경과 같이 신선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재치도 없으니........."

"적응을 하셔야죠. 전하!"

"알겠소. 무슨 다른 일이라도?"

"금번에 소신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재미있는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생긴 것은 검은 게 흉측하나 불에 태우니 아주 오래 가고, 불의 세기도 장작의 유가 아니었습니다. 전하!"

"오호! 그래요? 그런 물질이 다 있어요. 그럼 한 번 가져와 보시지."

"그것이 비록 산에 나는 물건이오나 산과 들 강산에서 나는 것은 모두 전하의 것이옵사온데, 함부로 할 수 없어, 버려두고 왔으나, 잘만 하면 이 강산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찰 것이옵니다. 전하!"

"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그러면 나무를 베어 때는 것이 아니라, 그 흉측한 검은 놈을 태운다는 말 아니오."

"역시 전하의 총명은 예나 지금이나 남이 따를 수가 없사옵니다. 하나를 이야기하면 둘을 알아들으시니........."

"또 그 개발권인가 뭔가를 달라고 이렇게 장황하게 날 칭찬하는 것 아니오?"

"이제 제 밑천이 다 드러났는지, 한마디 하면 다 알아들으시니......... 그렇사옵니다. 전하! 제게 그것의 개발권을 주신다면 차차 그것을 관청이나 일반백성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끔 개발해보겠사옵니다. 전하!"

"너무 쉽게 내줄 수는 없고. 일단은 그 가치를 과인에게 증명해 보이시오."

"알겠사옵니다. 전하! 하고 왕릉이나 고관들의 무덤에 쓰는 백토 즉 시멘트의 생산지를 소신이 금번에 알아났는데, 이의 개발도 허락해주옵소서. 하면 긴 교량을 놓는다든가, 건축에도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전하!"

"그 역시 개발해서 가져와 보오. 그 가치를 보고 과인이 결정하리다. 만약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내 경에게 모든 권리를 줄 테니, 나라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서슴지 마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고두로 감사를 표한 나는 오늘은 이쯤이면 성공이란 생각에 곧 선조 균에게 작별을 고하고 어전을 물러나왔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 비금도를 전갈을 넣어 대장장이 신장쇠와 화포장 이장손을 불러올리도록 했다.

그들이 온 것과 때를 맞추어 매포에 있던 흥정과 삼돌이도 돌아왔으므로 나는 이들을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 우선 나는 다시 충주에 들러 철산에서 가늘고 긴 굴을 뚫어 폭파를 해본 결과 수작업으로 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채광 량을 얻고는, 이 공법으로 철과 금을 생산하도록 했다.

한 가지 문제는 폭음으로 인하여 민원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충주 목을 찾아가 목사에게 철점을 열게 된 경위와 채광 시 폭음 문제가 야기되니 이를 잘 다독여 달라 했다. 목사야 애초부터 부탁을 못 들어줘서 안달을 한 위인이니, 쉽게 이를 허락하는 것은 물론 인근의 민가까지 옮길 것을 내게 건의하기에, 그냥 그들이 살 수 있으면 그대로 두라 했다.

또 나는 이곳 철점에 대장간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신장쇠에게 검토하도록 했다. 그리고 처갓집에 다시 들려 처남 급과 삼돌이에게 인부들을 동원하여 다량의 석회석을 채광하여 한양의 우리 집에 갖다 놓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이들을 이끌고 강원도 동해의 삼척으로 넘어가, 우리는 그곳에서 내륙으로 탐사를 떠났다.

그리고 우리는 몇 날 며칠을 산을 헤맨 결과 도계 현 고사리에서 대규모 노천광을 발견했다. 나는 이것을 가능한 많은 부대에 담아가지고 그곳을 떠나며 이 일대 또한 알아두었다가 나중에 매입할 것을 흥정에게 지시했다.

그 이후 나는 미리 연락하여 대기하고 있던 중형선을 타고 남해로 내려와 잠시 외갓집에 들려다가 화순군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우리는 이양이라는 곳에서, 평원인데 버려진 대규모 버려진 경작지를 발견하고, 그 연유를 물으니, 조금만 땅을 파면 밑에서 새까만 흙이 나와 농사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그 곳을 파보게 하니 역시 내 짐작대로 석탄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었다.

나는 즉시 그곳에서 며칠 묵을 작정을 하고, 그 땅의 주인들을 찾아 이양 일대의 버려진 땅을 대대적으로 헐값에 매입하였다. 이어 나는 그곳에서도 많은 석탄을 채취하여 비금도로 싣고 가게 하였다.

같이 배에 승선하여 비금도로 돌아온 나는 선조 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흥분을 불러 김과 미역의 양식에 대해 논했다.

"해수면 사람의 키로 두 길 이내 되는 곳에 참나무나 밤나무 등을 베어 바다에 심고, 그곳에 발을 걸어, 김이나 미역의 포자를 붙여놔 보오. 그러면 그것이 자연적으로 번식 할 테니, 그것을 수확하면 훨씬 많은 양의 김과 미역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 시험 삼아 해보고, 전문 인력을 상시 배치하여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는지 연구해보도록 하오. 주상과 약속한 사항이니 틀림없이 결실이 있어야 할 것이오."

"네, 알겠사옵니다. 의빈마마!"

"선교사들은 어떻게 되었소?"

"떠난 뒤로는 아직 소식이 없사옵니다."

"알겠소."

나는 흥분을 내보내고 신장쇠에게 일러 오늘날의 난로와 연통을 그려주고 이를 주물로 생산하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몇몇 하인들을 데리고 19공탄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처음에는 석탄만 넣어 만들어보았으나 너무 쉽게 부서지는 단점이 있어, 다음에는 일정량의 황토를 배합하여 배합 비율에 따라 여러 개를 만들어 본 결과, 그 중에서도 잘 부서지지 않으면서도 화력이 좋은 놈을 골라, 벽돌 찍듯 수백 장을 찍어내도록 했다.

이윽고 신장쇠에 의해 난로도 서너 개가 만들어지자 나는 이를 갖고 또 조개탄을 만들어 불을 피워보기도 했다. 최적의 크기와 물 배합을 알아낸 나는 다시 이것들도 몇 가마 생산해내도록 했다.

이를 가지고 한양으로 돌아온 나는 시멘트 원광을 가지고 시멘트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론과 실제는 틀려서 근 보름만의 역투 끝에 나는 제법 괜찮을 시멘트 몇 부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다음 날 나는 이를 여러 말의 말 잔등에 싣고 대궐로 향하였다.

-------------------------------------------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이전글: 신안위

다음글: 신안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