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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62화 (6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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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위(信安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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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곳에 거주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내가 지시한 연구를 끝내고, 대대적으로 그 무기를 만드시오. 이를 위해 모든 자원배분은 물론 대장간도 최우선으로 이들의 요구하는 물건을 만들어 줄 것. 알았습니까?"

"네, 의빈님!"

"네, 부마님!"

신장쇠 혼자 부마라고 부르고는 머쓱해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싱긋 웃고 그에게 물었다.

"신 장인의 집은 어디에 있소?"

"제 집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 서쪽 산 너머에 있습니다."

"집이 여유가 있으니 신 장인만은 이곳으로 옮기시오."

"감사합니다. 부 아니 의빈님!"

"하하하........!"

이곳이 일이 대충 정리가 되자 곧 일행을 재촉해 또 하나의 작은 재를 넘었다.

"우와........!"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개간만하면 얼마든지 농지로 전용 가능한 평원 수십만 평이 펼쳐지자 감춰놓은 보물이라도 발견한 양 일제히 탄성을 터트리는 나의 일행들이었다. 하긴 지금도 처녀지지만 이곳은 원 역사대로 하면 지금으로부터 삼사십 년 후에나 해남의 두 가족이 몰래 이주를 해 개척한 섬이기도 하니, 때 묻지 않은 욕심나는 땅을 보고 탄성을 터트린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주목하시오!"

나의 말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나는 이곳에서 군사 1만 명을 훈련시킬 것이오."

나의 뜬금없는 말에 몇몇을 빼고는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의 말이 이어졌다.

"운검이 총대장이 되어 이를 수행하도록 하오. 그리고 운봉 사형제는 이를 보좌하도록 하고, 권율과 이순신은 교관이 되어 이들을 지도하도록 하오."

나의 말이 점점 구체적으로 이어지자 이들의 표정도 진지하다 못해 열기를 띠어가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군인치고 훈련생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부하 많은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는 법이다. 그래서 점차 이들의 표정이 즐거운 가운데에서도 진중해지자 나는 말을 계속해 나갔다.

"훈련 내용은 기본적인 보군은 물론 수군, 기마전에 이르기까지 능통하도록 익혀야 할 것이오. 또한 우리의 개량형 조총인 천보총의 사격술도 연마하되, 기본적으로 나는 새도 떨어트릴 수 있는 실력이 되어야 할 것이오."

나의 표정에 모두 아연한 표정이 되는 이들이다. 그렇다고 사격술에 대한 요구가 지나친 것은 아니었다. 임란과 병자호란에서 호되게 당한 조선의 훈련원에서도, 나는 새를 떨어트릴 정도의 강도 높은 사격술을 연마했으니까.

"또한 제반 무기에 대해서도 익숙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오. 활과 편전은 기본이요, 신기전, 화차, 비격진천뢰 및 각종 총통 류 또한 익숙하게 다루어 세계 최강의 군대가 되어야 할 것이오."

"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은퇴한 수군 및 북변의 고위 지휘관은 물론 초급지휘관에 이르기까지 초빙하여 교관으로 삼고, 상단에서는 훈련에 필요한 충분한 말을 공급하기 하시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여진이라도 가야할 것이오. 또한 장인들은 훈련에 필요한 각종 무기를 신속히 제작해 줌은 물론, 각종 무기도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최우선적으로 만들어 비치하도록 하시오. 아시겠습니까?"

"네! 의빈님!"

모두 힘차게 대답하는데 유독 운검과 이순신만이 대답이 없었다.

"운검은 나의 지시가 싫은 것이오?"

"그게 아니라 임무가 너무 막중하다보니, 어깨가 무거워져 냉큼 대답하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다보면 다 하게 되어 있으니 초장부터 모든 것을 다 이룰 생각 말고 기본부터 차근차근 이루어나가다가 보면 끝내는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오."

"알겠습니다."

"순신은 왜 대답이 없지?"

"제가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해서요?"

"남을 가르치다보면 창피를 안당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되어있으니, 오히려 배우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야. 그러니 너무 걱정 말고 지금부터라도 더 열심히 무예와 학문을 닦는데 전념하도록."

"알겠습니다. 의빈님!"

"자, 우선 이곳에 군사들이 머물 숙소와 훈련장부터 지어야할 것이니, 이를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하오."

"네, 의빈님!"

모두의 대답을 들으며 나는 만족한 표정으로 다음 생각을 말했다.

"이곳의 훈련이 1만 명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원생들을 배출해야 할 것이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애초부터 시설투자를 하오. 또한 교관들도 그런 조건으로 초빙을 하고."

"네, 의빈님!"

나는 모두의 답을 들으며 돌아섰다. 벌써 내 마음에는 다음 행선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다시 비금도로 돌아왔다. 내가 지금 위치하고 있는 비금도 남쪽 갯벌이었다. 아니 옛날에는 갯벌과 넓은 초지였겠으나 지금은 드넓은 염전으로 바뀐 곳이었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이 생산된 곳이고, 또한 이곳만으로도 현 한국 천일염의 5%가 생산될 정도로 광대한 면적을 자랑하는 대형 염전이었다.

곳곳에서 땀을 흘리는 아녀자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산다는 것이 어느 세상이나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다. 나는 흥분에게 아주 잘 조성해 놓았다고 칭찬을 하고는, 다시 배를 타고 북동 방향으로 움직였다.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니 거대하다 못해 웅장한 배가 그 위용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를 처음 보는 일행들은 한결같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길이 150m 폭 60m에 무게만 해도 1천 톤이 넘을 거함이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냄에 따라, 세상에 이렇게 큰 배도 있나 싶어 감탄해 감탄을 거듭하고 있는 일행이었다.

끝내 이들의 눈빛이 나에 대한 흠모의 눈빛으로 바뀌는 데는 채 차 한잔 마실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거대한 배에 개미같이 매달려 각종 작업을 하는 인부들이, 정말 하나의 개미로 보일만큼 배는 크고 거대했다. 여기에 3개의 거대한 주 돛이 달려 대양을 누빌 꿈을 꾸니 나 또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그곳을 벗어나 다시 흥분의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다른 사람들은 다 돌려보내고 흥분과 흥정만을 남게 했다. 내가 그들을 보고 조용한 어투로 물었다.

"만경당을 졸업한 학생이 얼마나 되지?"

"이제는 13기에 1,800명이 넘습니다."

흥정의 답변에 나는 만족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많이도 배출했군."

"그 중에서 말이야......."

"네!"

"무엇을 만들거나 뜯어고치는데 소질이 있는 자, 연구를 하는데 소질이 있는 자, 건축에 소질이 있는 자 하여튼 분야, 분야 별로 남녀 가릴 것 없이, 이곳으로 불러 모아 선교사들에게도 배우고, 서로 토론하면서 훌륭한 인재로 키우도록 해. 그래야만 내가 선교를 허용한 목적이 빛이나. 무슨 말이든지 알아들었지?"

"네, 의빈님!"

"그들이 일정한 궤도에 오르면 내가 전해줄 기술이나 학문도 많아, 나 혼자 그들을 가르치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그래서 행하는 것이니까, 그리 알고."

"네!"

"하고 선교사들은 내가 어제 약속한 대로 명나라에 가는 배가 있을 때에 같이 출항을 시키도록 해."

"알겠습니다. 의빈님!"

"다른 곳도 돌아보아야겠지만 내 이곳의 안전을 위해 할 일이 생겼어. 그러니까 내일은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해. 그리고 앞으로 만경의 일은 농사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막내 형에게 맡기도록 해."

"아니래도 제가 외국으로 나갈 때는 흥부가 모든 것을 주관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계속 바쁠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막내 형에게 모두 넘겨주도록 해."

"알겠습니다. 의빈님!"

"오늘은 피곤하니 일찍 쉬어야겠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만족한 웃음을 머금고 흥분의 사무실을 물러나왔다.

그러면서 끝내 못다 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곳도 혼자 다 할 생각 말고 보다 조직체계를 갖추어 능률적으로 일하도록 해."

"지금도 각 섬에는 도주제가 있어, 1차적으로 제반 문제를 이들에게 맡기고 있으나, 보다 세부적인 조직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만 오래 갈 수 있어. 너무 일에 매몰되다 보면 지쳐. 큰 병이라도 나면 내가 곤란해."

"저희들 걱정은 안 하시고 그게 걱정이십니까?"

"그럼."

"하하하........!"

나의 대답이 농담인 것을 알고 그들도 함께 따라 웃었다.

만경으로 돌아와 두 아내가 살집의 터 닦기가 시작된 것을 보고 나는 다시 한양으로 올라갈 채비를 했다. 이 행렬에는 모두 섬에 남고, 운봉만이 당분간은 크게 할 일도 없다며 나를 수행했고, 흥정이 나의 요구에 따라 나섰다.

이번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나는 배편을 이용해 한양의 집으로 왔다. 그곳에서 아내 김 씨와 하룻밤 회포를 푼 나는 다음날 아침 일찍 입궐을 했다. 내가 사정전을 찾아가니 마침 선조 균 혼자만 있어 그와 독대를 하게 되었다.

"강녕하셨습니까? 전하!"

"잘 오셨소. 경이 없으니 재미도 없고 처리 못할 일도 많이 생기는 구료."

"어여삐 보아주시는 것은 고마우나, 너무 신을 띄우는 말씀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이 그런 걸. 그래, 신혼 재미는 어떻소?"

소년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며 남녀상열지사에 대해 은근히 묻는 균이었다. 실제 역사에서는 2년 후에 혼례를 올리게 되는 선조였다.

"하하하........! 그것을 어찌 신의 입으로 이야기 하오리까. 나중에 혼례를 올리시게 되면 아시게 됩니다."

무어래도 좀 기대를 했는데 나의 말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균이 말했다.

"무슨 특별한 볼 일이라도 있소."

"남들은 다 주는 봉작을 왜 신만 하사를 안 하십니까?"

"조선 제일의 부자가 무슨 봉작까지 욕심을 내?"

종전의 연장선상인지 호락호락하지 않은 균이었다.

"제가 떠도는 유민들을 간수하고 있다는 것은 몇 번 말씀드린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인원이 5만을 넘어가니 신도 감당이 안 되어 다른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서 신이 하나의 방안을 마련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얘기해 보오."

나의 말에 관심이 가는지 다시 눈을 빛내며 달려드는 균이었다.

"신이 일찍이 호남을 돌며 민생에 관심을 갖다보니, 소금 값과 미역 값, 김 값 등 해산물 값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역이 착생하는 바위 즉 곽암(藿巖)은 작은 것도 비싼 값으로 매매되고 있었는데, 지경이 10여 무에 불과한 한 주먹의 돌을 사가(私家)에서 매매하기를 혹 2백∼3백 냥의 값으로 하였습니다."

"또........"

"계속하여 보오."

"둘레가 1백여 보에 불과한 한 개의 곽암에 대하여 사가(私家)에서 수세(收稅)하기를 혹 2백∼3백 냥을 징수한다 하였습니다."

"김 밭인 태전(苔田) 역시 거의 같은 시세로 거래가 되고, 개인적으로 대여 삯을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신이 이를 골똘히 생각하자니, 이를 인공으로 재배할 기술도 확신이 생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금도 가마솥에 넣고 끓이지 않는 태양빛을 이용한 대량 생산도 가능할 듯합니다."

"정말이오? 의빈!"

나의 말에 용상에서 벌떡 일어나 급히 내 손을 꼭 잡고 흔드는 선조 균이었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아뢰오리까?"

이럴 때는 잘난 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겸손을 떨어야 보답이 더 큼을 익히 알고 있는 나로서는 급히 균의 손을 살며시 떼어내고 급히 부복했다.

"이거, 정말......... 이거, 정말......... 나라의 큰 경사 아냐!"

나의 말에 제자리를 맴돌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균이었다. 내 상상 이상으로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게 아니라 대비마마께도 이 소식을 급히 알려, 함께 경사를 나눠야겠소."

"제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하!"

"또 있소?"

"그게 아니옵고 신의 말을 매듭지을까 합니다."

"어서 말해보오."

"지금까지는 공암(公巖)에서만 종친부에서 세금을 징수한 것으로 아옵니다. 앞으로는 이것을 사암(私巖)으로 확대 실시하여 나라의 재정을 튼튼히 하시옵고, 신에게는 이를 경작할 대토를 내려주시옵소서."

"의빈도 알다시피 그런 게 있을 턱이 없잖은가?"

"있습니다."

"뭐?"

펄쩍 뛰다시피 놀란 균이 재차 빠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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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

늘 행복한 날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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