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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60화 (6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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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우리는 천보총의 발명자 박영준 외 6인의 가족과 순신과 권율이 포함된 나의 호위단 그리고 흥정까지 나를 수행하여, 흥선이 타고 온 배에 우리는 몸을 실었다. 이번에 새로 건조한 중형선의 절반 크기의 배인데 이마저도 현재 조선에서 운영하고 있는 배들보다는 엄청나게 컸다.

대충 눈짐작으로 길이가 40m에 폭이 12m 정도에 쌍돛을 장착한 이 배에는 선원만 해도 30명이 승선해 열심히 노를 젓고 있었다. 역풍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나는 일단 목포로 향하기로 하고 그곳으로 배를 몰도록 했다.

목포에 도착한 나는 개차반 외삼촌을 양홍손을 찾았다. 그는 어느새 농지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섬에 물자를 공급하다보니 상단도 하나 세워 운영하는 거부가 되어있었다. 자신의 하는 행동이야 여전히 개차반이었이만, 우리 만경당 졸업생들을 데려다 점원으로 쓰고, 농지도 밑에 이들을 고용하여 제대로 관리하니, 돈이 안 늘어 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혼자 도박을 하지 않으면 쓰면 얼마나 쓰겠는가. 이제는 버는 돈이 쓰는 돈이 훨씬 많으니 점점 목에 힘이 들어가 요즈음은 도통 얼굴보기도 힘든 외삼촌이었다. 일전에 한양에서 거행된 내 혼례식에 가족의 일원으로 참석한 것이 전부인 요즈음 그의 행태였다.

그가 운영하는 상단의 위치마저 잘 알고 있는 흥분 형이 한 커다란 점포에 내걸린 깃발과 간판을 보고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저 상호 좀 보세요."

"왜?"

"하여튼 남을 울궈먹는 재주는 비상한 사람이라니까요. '호판상단'에서 '부마상단'으로 이름이 바뀌었잖아요."

그러고 보니 외삼촌의 나의 작위를 이용하여 아예 인근 불량배는 물론 행사깨나 하는 잡것들이 손을 못 대게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여튼 머리와 재주는 비상하나 그것을 올바른데 쓰지 않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다.

뭐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우리가 막 대형 상점에 접근하는데 외삼촌이 막 상점 안에서 나왔다. 그런데 행색이 좀 일반인과는 다르게 기괴했다. 양반이 도포에 갓 쓴 것은 같으나 등에 꼭 옛날의 담뱃대 모양을 한 것을 꼽고 있었다.

"에헴, 에헴! 아니........! 우리 의빈님 아니신가? 어서 오시게."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어째 상호는 부마상단이라고 지었습니까?"

"백성들이야 의빈이라 하면 잘 모르지만 부마라면 공주의 남편이라는 것은 쉽게 아니, 내가 그렇게 지은 것 아닌 감?"

"그런 면으로 보면 재주가 참으로 뛰어나나, 재주가 아깝습니다. 그래도 신수가 훤해진 것 같아 보기에 좋습니다."

외삼촌도 이제 환갑이 넘어 많이 늙어보였지만 나는 또 돈 안 드는 공치사를 했다.

"사업이 번창하니 신수가 안 훤해질 수가 없지. 그나저나 궐에서의 예식에만 참석하고 내 바빠서 만경의 잔치에는 참석치 못해 미안하네."

"별 말씀을 요. 그런데 그 등 뒤에 꼽고 계신 것은 무엇입니까?"

"동곳의 일종인데 게으른 놈들을 재미삼아 한 대씩 때리다보니 너무 짧더란 말씀이시지. 해서 내 개량 좀 해 요즘 톡톡히 재미 좀 보고 있네."

말을 하며 그 긴 동곳을 꺼내 내게 보여주는데 이것은 정말 담배를 재우는 구멍만 뚫어놓으면 장죽 담뱃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투를 튼 후에 상투가 풀어지지 않게 꽂는 물건인 은제 동곳인데, 이것을 사람 때리기 좋게 좀 더 길게 뽑은 모양이었다. 일반적으로 동곳이 4cm 정도인데 30cm 정도로 길게 뽑아, 끝의 둥근 부분으로 남을 때리면 되게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나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얼핏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담배 산업이 그것이었다. 담배 또한 아메리카대륙에서 건너온 물건이라 감자와 고구마를 구해오라 할 때, 그 생각을 못 한 것은 아니었으나, 이는 들여와야 장차 백성들의 건강만 해칠 뿐 백해무익할 것 같아 생각을 접었는데, 지금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담배를 들여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것까지는 맞다. 그러나 이것을 현대의 담배마냥 가공해 팔거나 아니면 장죽이나 고급담뱃대와 함께 가공해, 명이나 왜에 팔만 큰 수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담배는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므로 일단 피우기 시작한 사람은 쉽게 못 끊을 것이다. 그러니 명과 왜에 특수 향을 넣어 가공해 팔면 훌륭한 사업이 될 것이다. 물론 요즘과 같이 지적재산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궐련도 쉽게 모방할 것이나, 담배 내에 들어가는 물질만은 쉽게 모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나였다.

이렇게 해서 담배산업 또한 나의 추가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담배를 생각하니 고추에도 생각이 미쳤다. 현대에서 고추는 우리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양념이지만 아직 조선에는 없었다. 고추와 함께 아메리카 원산인 토마토와 호박의 씨앗도 이번에는 들여와 식탁을 좀 더 풍요롭게 할 결심을 했다.

아무튼 내가 외삼촌에게 물었다.

"조카는 좀 어떻습니까?"

"행실 말인가?"

"네!"

"애비한테 질려서, 걔는 착실하네."

"요즈음 뭐 하고 지내는 데요?"

"창고관리부터 시켰지. 밑바닥의 힘든 일부터 배워야, 앞으로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 나갈 것 같아서."

"잘 하셨습니다."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는 것은 아니고?"

"여기 계신다고 하기에 지나는 길에 들렸습니다."

"고맙네. 철들자 망령이라고, 이제 조금씩 철이 드는 것을 보니, 나도 갈 때가 다 된 모양일세."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이제 가봐야겠습니다."

"뱃길은 위험하니, 항상 조심하고."

"네, 외삼촌!"

나는 그 길로 외삼촌과 헤어져 다시 출항을 했다.

우리가 새의 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이름 지어졌다는 비금도(飛禽島)에 도착한 것은 저녁나절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저녁도 거른 채, 표류해왔다는 양이 선교사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내가 자리를 잡은 곳은 흥분 형이 사무실로 쓰고 있는 곳이었는데, 나의 명이 떨어지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구금되어 있던 선교사 일행이 포승에 엮이어 줄줄이 들어왔다. 나는 현세에서 많이 보았던 서양인들을 유심히 보다가 말했다.

"모두 포승을 풀어주도록 하오!"

"네?"

나의 명에 흥분 형이 놀라 반사적으로 물었다.

"선교사 일행이라면 큰일은 없을 것이니 안심하고 풀어주세요. 또 우리 일행 중에는 무예가 뛰어난 자들이 많으니 상관없어요."

"알겠습니다. 의빈님!"

내 말 대로였다. 운검은 물론 순신과 권율, 운봉 사형제까지 양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줄줄이 따라 들어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구경꾼 중에는 손자대와 송익필도 있었다. 물론 흥정 형도 있었다.

"선교사가 어느 분이시오?"

나의 말을 흥선이 중국어로 통역을 했다. 그러자 갈색 머리에 푸른 눈의 인자하게 생긴 신부 복장을 입은 중년 사내와 삼십대 후반의 붉은 머리 사내가 전면에 나섰다.

"우리 둘입니다."

"묻겠소? 지금 태풍이 불 철도 아닌데 폭풍에 배가 난파되어 표류했다는 말이 우선 이해가 안 되니, 그부터 설명하시오."

내 말에 깜짝 놀란 두 사람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그 중의 갈색머리의 나이든 신부가 대답했다. 물론 중국어고 흥선이 통역을 했다.

"바다를 항해해 보셨으면 잘 아시겠지만, 태풍이 아니더라도 바다는 노하는 날이 많아요. 그렇다고 우리 배가 큰 것도 아니라, 큰 파도에 휩쓸려 방향도 모른 채 떠돌다가, 이 섬을 발견하고 상륙한 것이오."

아직도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말에 일리도 있어 나는 다음으로 궁금한 사항을 물었다.

"그렇다 칩시다. 명나라는 복음을 전파하러 가는 길이오?"

나의 물음에 다시 한 번 해연히 놀라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스도교의 전문용어가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형제께서 잘 아시는 모양인데, 그렇습니다."

"좋소! 조선은 선교 활동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소?"

"아직 조선의 실정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그렇습니다."

"만약 두 분께 조선 백성을 위해 선교 활동을 해달라면 어찌 하시겠소?"

"우리야 백 번 환영할 일이지만, 교황청에 알려 일단은 승낙을 받아야 합니다. 아니 꼭 하고 싶습니다."

강렬한 열의를 보이는 중년 신부였다.

"우선 내 신분부터 밝히겠소. 나는 이 나라 부마로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의 장관을 역임한 사람이오."

그리고 나는 그들의 표정을 살폈다. 통역이 끝나자 다시 한 번 크게 놀라는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내 두 사람의 표정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전이되었다.

흥분도 그것을 느꼈는지 내가 말하기 전에 그 스스로 '틀림없다'고 재차 확인해주었다. 반신반의 하는 표정으로 중년신부가 말했다.

"연세를 보면 믿기지 않지만 우리에게 거짓말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 같아 믿기로 했습니다. 하면 공의 입장으로 우리가 포교를 하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내 입장으로서는 두 분의 포교를 묵인합니다. 아니 환영합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포교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아마 우상숭배 부분일 텐데........ 우리에게는 '제사(祭祀)'라는 것이 있소."

이렇게 운을 뗀 나의 설명이 이어졌다.

"나를 나아 준 부모나 그 위의 조상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년에 한 번씩과 고유의 명절에 음식을 차려놓고 그들에 대한 은혜를 기리는 의식이오. 그런데 이것이 당신들의 눈으로 보면 우상숭배로 비쳐질 수 있소. 하지만 내 설명 그대로지 우상숭배는 절대 아니오. 하니 이것을 교황청에 잘 설명을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도 우상숭배가 아니라는 확실한 유권 해석을 받아오시오. 이것이 나의 첫째 조건이오."

"말로는 알아듣겠는데, 너무 피상적이라 확실히는 이해가 안 되오."

나이든 신부의 말에 내가 또 대답했다.

"우선은 그럴 것이오. 그 문제는 내 말을 틀림없이 명심하고 있다가, 우리 백성들과 자꾸 접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문제이니, 그 때 그렇게 처리해달라는 말이오. 아니면 선교가 큰 난관에 부딪칠 것이오."

"명심하겠습니다."

"또 하나의 조건은 당신네 나라의 발달한 학문을 우리에게 가르쳐달라는 것이오. 예를 들면 수학, 과학, 의술, 건축학, 항해술, 군사무기술 등을 꼽을 수 있겠소. 내가 열거한 학문 분야에 대해서 당신네 나라 사람들 중에 일류 석학을 모시고 오면 좋지만, 내가 볼 때는 어려운 일이니, 해당 학문 분야에 조예가 있는 신부님들을 파견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내가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동연구도 진행해 줬으면 좋겠소."

이제 둘은 내 의도를 명확히 이해했다. 그래서 둘은 서로 눈빛으로 대화를 하나 확실한 결론을 얻지는 못한 듯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돌아가시오. 내 최소한 당신들이 명나라로 갈 수 있도록 조치는 해드리겠소. 그렇지만 빠른 시간 내에는 안 되오. 우리가 무역선을 운영하고 있는 바, 그 배에 동승시켜드리겠다는 말이오."

"고맙습니다! 장관님!"

성호를 그으며 그들의 주에게 감사를 표하더니, 내게도 꾸벅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그들이었다.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소. 우리도 저녁을 먹어야 하니까."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흥분에게 지시했다.

"한군데 수용은 하되, 절대 포승으로 묶거나 하는 등 신체를 구속하지 말고, 음식은 최상으로 대접해 주시오."

"알겠습니다. 의빈님!"

나는 그들을 남겨놓고,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내 일행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내가 막 조반을 끝냈는데, 두 신부가 먼저 내게 면담을 요청해왔다.

나는 곧 양치를 하고, 어제 그 사무실로 신부들을 데려오도록 조치했다.

나는 오늘은 어제보다 더 편안하게 그들을 예우했다. 그들을 사무실 의자에 앉도록 한 것이다. 흥분의 사무실은 나의 조언으로 현대의 사무실과 비슷하게 꾸며져 있었다. 흙을 다진 바닥에 책상이 있고 걸상이 있는 형태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의자에 앉게 한 것이다.

내가 무게를 잡고 앉아 있자 중년신부가 먼저 말을 꺼냈다.

"먼저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의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부마이자 장관께서 오신 이래로 확실히 우리의 처우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진심으로 고귀한 분이라는 것을 믿겠습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우리 사제 두 사람이 밤새 의논한 결과, 장관님의 말씀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겠습니다. 그러니 가급적 빠른 배편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소. 신을 믿는 분들이라 거짓이 없으리라 보고, 나 또한 떠나기 전에 조선의 실정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소."

이 부분에서 나는 어제와 달리 나 혼자만 이들을 접견하는 자리지만 불안한 마음에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재차 아무도 없음이 확인되자 내가 다시 입을 떼었다.

"우리 조선은 명국과 거의 비슷한 체제요. 해서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절대 포교가 쉽지 않은 나라요. 그러니 몇 사람의 순교를 각오해야만 약간이라도 진척이 있을 것을 것이오. 하지만 이곳만은 틀리오. 15만 정도의 인구가 내 절대 권한 밑에 있소. 이곳은 내 선교의 자유를 보장할 테니 마음껏 선교를 해도 좋소."

나의 말에 그들의 표정도 수시로 변했다. 그러다가 결심이 섰는지 중년신부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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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

늘 행복한 날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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