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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13화 (13/141)

<-- 근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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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내가 어떻게 알고 있느냐 하면, 함께 이 충주철광에 아버지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가 금광으로 이직했던 일이 있었다. 이웃으로 굉장히 친하게 지낸 관계로 이후에도 왕래가 지속되고 있었다.

한번은 그 아저씨의 막내아들 돌이라고 초대를 받은 일이 있는데, 이때 내가 아버지께 졸라 함께 간 일이 있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 금광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던 관계로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리 일행은 음성에서 1박을 하고 새벽 일찍 출발해 오전 새참 때는 금왕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 후로 우리는 오 리를 더 남쪽으로 내려가 왼쪽 편으로, 넓게 분포된 해발 1백 미터 안팎의 야트막한 산들이 늘어선 구릉지대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무작정 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내가 목표로 했던 곳에 도착해 땀을 닦아내자 다른 사람들은 산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곳이 가주님이 말한 곳입니까?"

"그렇소."

흥정의 물음에 내가 곧 대답했다.

"그런데 눈을 씻고 봐도 금 비슷한 것도 안 보이네요."

"당연히 안 보이지. 눈에 누런색으로 보일 정도면 그것은 완전히 노다지 엉? 돈방석에 앉는 것이고......... 모두 이쪽으로 와 보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일행을 이끌고 큰 바위 하나가 있는 곳으로 갔다.

바위는 전문용어로 화강섬록암인데, 나는 그 바위 중에서도 1미터 안팎의 희게 보이는 석영 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바위 전체에서도 이 희게 보이는 부분을 찾고, 그 중에서도 이 띠처럼 검게 보이는 부분에,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금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채취해 잘게 부순 다음 선광을 거쳐 야금을 하게 되면 금이 나오는 것이죠."

나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금광이라고 해서 금만 나오는 게 아니에요. 금보다 싸서 그렇지 이 광산에서는 1:5 정도로 은이 더 많이 나올 거예요. 그러니까 무조건 이 산 전체를 광범위하게 매입을 해야 된다는 말이죠."

한 호흡 쉰 나의 말이 이어졌다.

"이 뿐만 아니 예요. 여기서 2마장 반(1km) 더 남쪽으로 내려가 우측 산에도 금이 많이 매장되어 있어요. 그 산 일대도 전부 무조건 매입하도록 하세요. 매입한 후에는 이곳과 그곳에 대단위 목장을 조성하도록 하세요. 축사를 짓고 소와 말을 기르는 것이죠."

"그래야 우리가 산 의도가 은폐되니까요. 목장도 금광을 개발하기 전까지만 할 수밖에 없으니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수익이 나는 선에서 자제하도록 하세요. 알겠어요?"

"네, 가주님!"

"네, 처남님!"

나는 이들의 힘찬 대답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다시 한 번 사방의 산세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는 이들 형제들에게 가족들에게도 광산에 대해서는 비밀로 할 것을 당부했고, 이들은 틀림없이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했다.

그 이후 우리는 이곳저곳을 수소문해 산의 임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용계리 오룡골의 무극광산용 산 10만 평과 그 남쪽 신계리의 산 7만 평을 각각 쌀 한 되씩 총 쌀 1,700가마에 사기로 약정했다.

이 시세에 나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물론 중간에 밀고 당기는 줄 달리기가 있었지만 그 정도면 적정선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판단한 데는 전생에 있어서 우리 가문에는 유독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선산이 이곳저곳에 많았었다.

조상들도 큰 부자들은 아니었지만 산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는 당시 평당 쌀 1되씩 주었다는 말을 자신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 뭘 하나? 선산중에는 동네에 인접한 야트막한 야산도 많았는데, 이를 친척중의 한 놈이 팔아먹으려 해서 법정 소송도 불사한 적이 있었다.

그 산 주변이 전부 농공단지로 변하는 바람에 덩달아 산의 시세가 오르자, 어느 서울 부동산 업자가 와서 팔라고 꼬드기자, 그런 사달이 벌어졌던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계약까지 마치자 서둘러 귀향길에 올랐다.

다시 장 고개 서낭당을 넘어 처갓집으로 돌아오니 어언 내가 처음 예상한 오일 째 저녁이었다. 나는 그날 밤 하루를 더 처갓집에서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집을 향해 출발했다. 처남에게는 백지 어음을 한 장 더 주어,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만정리 철광산용 산과, 여타 목장에 필요한 말과 소 닭 등을 사도록 했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나절엔 처음 우리가 왔을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장인어른까지 동구 밖까지 마중 나와 배웅을 해주는 파격을 선보였다. 나는 이를 보고 내심

'재물이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부잣집에 태어나게 해준 이름 모를 신에게 처음으로 제대로 된 감사를 표했다.

배웅 나온 사람들이 다 돌아가도 처남 형제는 우리가 배를 타러가는 충주 선착장까지 따라왔다. 말 두 필을 얻어가기 위해서였다. 노새 한 마리는 장인어른 타라고 처갓집에 놓고 왔지만 말은 이곳에서 두 필을 내가 준다고 했기 때문에, 성의가 지극해서라기보다는 말 욕심에 따라 온 것이다.

이 시대로 환생해서 내가 제일 곤혹스러운 것은 속도감과 음식문화였다. 전국이 사통팔달 종횡으로 뚫린 도로를 자동차로 씽씽 내닫다가, 대부분을 걸어 다니거나 겨우 조랑말을 타고 다니니 그 답답함이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특히 이번 여행 같은 경우는 말할 수 없는 지루함을 느꼈다. 해서 나는 산사에서 수양하는 스님들을 생각하며, 이 정도도 적응 못하면 안 된다고 숱하게 나를 달랬다. 음식은 이 시대에 조미료라는 것이 전혀 없으니, 내 입맛에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이 시대의 음식을 어언 10년 가깝게 먹다보니, 어느 정도는 적응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전생의 음식이 그리웠고 때로 이생에 없는 음식, 특히 라면이 많이 그리웠다. 어찌 됐든 우리 일행은 황포 돛대 두 척을 용선해 한양 마포나루를 향해 출발했다. 하루에는 다 갈 수 없는 거리라 하루를 중간에서 묵고, 이튿날은 강행군을 거듭해 밤하늘에 별이 총총한 지금도, 얼마 남지 않은 마포나루를 향해 배는 힘차게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아내의 품에 비스듬히 누워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느 순간 무심코 별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배도 고파서인지 별표 국수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이생에 있어서 나는 완전히 사업묵기로 태어났나 보다.

별표 국수는 삼성의 전대 회장이신 이병철 회장이 초창기 대구에서 사업할 때 운영하던 사업 아이템 중의 하나였다. 국수 공장을 운영해 돈을 쓸어 담을 정도로 많이 벌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비화 하나는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육이오 때인가, 전쟁 통에 모든 게 엉망이 되어 파산 직전까지 몰렸는데, 처음 자신과 동업하던 별표국수의 공장장은 혼자 대구에 남아 이 공장을 계속 운영해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회장이 거의 빈털터리로 내려오자, 지금껏 모아온 돈을 한 푼도 속이지 않고 이 회장에게 사업자금으로 내놓았단다. 이 바람에 이 회장이 재기하는데 큰 보탬이 되었다는 일화 또한 연이어 떠올랐다. 이 글을 읽으면서 사람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히 느끼기도 했던 대목이었다.

아무튼 나는 국수를 사업 아이템의 하나로 추가하면서 가슴 속에 희열이 솟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그 기쁨을 살며시 아내의 젖가슴을 주무르는 만행(?)으로 표출하니, 아내가 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내가 뱃전에 그냥 떨어지는 만행을 저질렀다.

나는 다른 곳으로 달아나려는 아내를 쫓아가 붙들어다 뱃전에 주저앉혔다.

그리고 물었다.

"싫어?"

한 마디지만 이 말의 의미를 모를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는 다만 고개만 좌우로 열심히 저었다.

"좋단 말이지?

비릿하게 웃은 나는 아내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아내의 가슴을 밖에서 열심히 주물렀다.

"다른 사람들이 봐요."

아내가 고개를 숙여 내 귓가에다 대고 속삭였다.

"볼 테면 보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남들이 보는 것이 나도 좋을 리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밤 어때?"

아내가 대답대신 갑자기 내 품에 안겼다. 그런데 이게, 아내가 나보다 체구가 더 크다보니 누가 누구를 안는 것인지, 꼴이 우습게 되었다.

"곧 나루터에 도착할 텐데, 그곳에 가면 여각(旅閣)이라는 것이 있어. 여각이 뭔지 알아?"

고개를 가로 젓는 아내였다.

"해산물과 농산물의 매매를 중개하고 위탁 판매를 하면서 그 상인들을 상대로 숙박업을 겸하는 업소야. 그곳에 가면 나만을 위한 특실 하나를 만들어 놓으라 했으니, 아마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내 말에 아내는 다시 한 번 나를 꼭 끌어안는 것으로 화답했다.

나는 그런 아내가 예뻐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여보! 사랑해!"

조선 반가의 여인치고 누가 이런 닭살스러운 말을 들어보았겠는가.

아내의 반응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화들짝 놀라 내 품을 벗어나는데, 그녀의 눈은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뱀을 보고도 이렇게 놀라지는 않으리라. 나의 사랑 고백에 그녀는 너무 빨리 뛰는 심장을 주체치 못하고 가슴을 부위마저 꼭 누르고 있었다.

'두 번 만 사랑한다고 하면 아예 죽겠군. 이 짓도 함부로 할 것이 못 되는 데.'

나는 내심 중얼거리며 놀란 아내를 살포시 끌어안고 물었다.

"내 진심을 전한 것인데, 왜 그렇게 놀라?"

"하여튼 당신은 이상한 사람 이예요. 반가의 법도에 맞지 않게 부부지간에도 반말은 예사고, 더 놀라운 것은 반가의 사내가 어찌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는지........"

고개를 흔드는 아내를 향해 나는 더 짓궂은 말을 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밤일 아니야? 누가 나같이 부인을 열심히 애무해 주겠어. 심지어 샅까지 말이야. 부인이 몰라서 그렇지 이게 밖으로 새나가면, 흐흐흐........!"

"여보.........!"

나의 음충맞은 웃음에 급히 나를 달려들어 꼭 껴안는 부인이었다. 더 이상 말을 못하게 하는 행위였다.

그런 부인을 향해 내가 웅얼거렸다.

"그래도 나는 자기를 사랑하는데.........!"

"여보! 제발 그런 말씀 마세요. 가슴 뛰어 죽겠어요."

"아, 알았소. 앞으로는 그냥 좋아한다고만 말 할게."

"쳇, 그 말이나, 그 말이나."

그래도 내심 흐뭇해 나를 끌어안은 손에 더욱 힘을 주는 부인이었다.

그래도 강물은 흐르고 배는 한양을 향해 꾸준히 노 저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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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감사드리고 요!

^^

늘 좋은 날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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