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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짓는 플레이어-157화 (157/210)
  • 던전 짓는 플레이어 157화

    간화-아릿카사 둥지의 휴일(하편)

    루칸다는 생각했다.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욕장 안쪽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 상황을 완만하게 수습할 수 있는 기책을 쥐어짜 내야만 했다.

    ‘괜찮다. 아직 이 소리가 들리는 건 나와 햄토리뿐이다.’

    청력이 발달한 루칸다와 햄토리의 귀에만 욕장 안쪽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햄토리의 경우엔 안쪽의 소리가 뭘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즉, 목소리가 들리며,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건 루칸다 자신뿐이란 말이다!

    “각하, 구멍이 너무 작지 않나요?”

    “그런가? 억지로 쑤셔 넣으면 벌어질 것 같은데.”

    “그러다 망가지기라도 하면…….”

    “사내 자식이 뭔 겁이 그렇게 많아?”

    꿀꺽.

    욕장 안쪽에서 들려오는 누자베스와 로아의 대화를 들으며, 루칸다가 마른침을 삼켰다.

    스칼렛은 아직도 루칸다의 뒤에서 얼른 문이나 열라며 성화를 내고 있었지만,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기색이었다.

    ‘이런 상황은 예상 못 했는데…….’

    이건 루칸다가 의도한 상황이 아니다.

    오늘 로아를 젖소 축사로 데려간 것도 적당히 충격을 줘서, 누자베스에 대한 연심을 어느 정도 조절하려 했던 것뿐이다.

    유성생식을 하는 하위종 같은 짓을 하고 싶지 않다면, 적당히 선을 긋고 물러서 있으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게 되다니!

    설마하니 오늘 보고 배운 내용을 바로 실천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루칸다조차 전율할 만큼의 무시무시한 결단력과 행동력이었다.

    ‘만약 흡혈귀가…… 목격하게 된다면 끝이다. 저 둘이 나체로 뒤엉켜 있는 꼴을 보이는 순간이 끝이다.’

    욕장이 피바다가 될 것이란 사실이 불 보듯 뻔했다. 스칼렛이 아무리 상속 신분의 고혈종이라고 해도 흡혈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흡혈귀가 자신과 유대를 맺은 존재에게 품는 집착은 상상 이상이었으니까.

    “비키게! 내가 직접 열어야겠네. 뭘 그리 꾸물거리는 건가?”

    “자, 잠깐! 아무래도 추론이 틀린 모양이다! 이곳에 있을 리가 없다. 다른 곳부터 탐색하지!”

    “무슨 땀을 그리 흘리고 있는 겐가? 혈색이 안 좋은데?”

    스칼렛은 새파랗게 질린 루칸다의 얼굴을 이상하다는 듯 살피며 그렇게 물었다. 핏기없이 질려서는 식은땀까지 줄줄 흘리는 게 확실히 이상했다.

    “쮸! 쮸우, 쮸쮸! 쮸- 이모무 쥐떼끼!”

    “응? 안에 주군이 있는 건가?”

    “햄토리, 햄토리! 그 이상은 말하면 안 된다!”

    “쮸읍!?”

    루칸다가 황급히 햄토리의 주둥이를 틀어막았다. 그런 루칸다의 행동이 더욱 미심쩍게 보였다.

    “뭔가? 이 안에 주군이 계신데, 내가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모양이군.”

    그리고 때때로 여자의 촉은 무서울 만큼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이다.

    스칼렛의 눈동자가 무서울 만큼 빠르게 식었다. 이건 피바다 확정이다. 루칸다는 뇌간이 아찔했다.

    꽉 쥔 스칼렛의 주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우렌이 어째서 우리의 선물을 모두 준비했으면서 주군께 드릴 선물만 없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지. 둥지에 몰래 여자를 들였군? 그렇지, 루칸다?”

    “나는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손톱을 뽑아도 모르는 건 모른다!”

    루칸다는 포로로 붙잡혔을 때도 모진 고문을 버텨낸 베테랑 장교다. 스칼렛의 추궁에 솔직히 대답할 만큼 비겁한 사내가 아니었다!

    “아, 서큐버스인가? 주군께서 평소에도 그런 시답잖은 소리를 하셨지.”

    빠드득.

    스칼렛이 어금니를 갈며 섬뜩한 웃음을 머금었다.

    “몽마를 찢어 죽이는 건 꽤나 오랜만인데.”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정확히 말하자면 서큐버스가 아니라 인큐버스 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게 뭐가 중요하겠나? 지금 스칼렛이 질투심에 미쳐서 날뛰기 직전인데!

    욕장의 입구 쪽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 그 안쪽에서 누자베스와 로아가 마주 앉아 있었다.

    물론 로아는 누자베스의 간절한 요청으로 타올을 몸에 감아 가린 상태였다.

    그리고 그 둘의 사이엔 직경 15센티쯤 되어 보이는 나무 상자가 놓여 있었다.

    “젠장, 사람 번잡하게 이런 걸 왜 쓰는 거야? 이게 열쇠 구멍인가? 욕장에 떨어져 있는 열쇠는 없었어?”

    “네, 방금 찾아봤는데 없었습니다.”

    “바닥은 또 왜 이렇게 미끄러워? 이번 주 여기 청소 담당 어디야? 나중에 애들 좀 잡아놔.”

    “아…… 언더 케이지 부대일 겁니다. 요즘 애들이 빠진 것 같으니 군기 좀 잡아놓겠습니다.”

    누자베스는 목함을 들어 물기가 적은 출입구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목함을 이리저리 살펴보자 역시나 가운데에 손가락이 하나 들어갈 만한 구멍밖에 없었다.

    “손가락 정도는 들어갈 거 같은데?”

    “이렇게 작은 구멍에 손가락이 들어갈까요……?”

    “내가 손가락으로 벌릴 테니까 틈새가 벌어지면 손 넣어서 열어.”

    “각하 그런데 이거 망가지면 어쩌죠? 전에도 이런 거 열어본 적 있나요?”

    “아니, 나도 처음인데. 어쨌든 벌린다.”

    목함의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최대한 당기자 조금씩 틈새가 벌어지는 게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입구에서 루칸다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스칼렛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

    “……… …… 들어갈 거 같은데?”

    “이렇게 작은 구멍에 ……… 들어갈까요?”

    “내가 손가락으로 벌릴 테니까 …… 벌어지면 … …… 넣어…….”

    “…… ……… 망가지면 어쩌죠? 전에도 이런 …… ……적 있나요?”

    “아니, 나도 처음인데. 어쨌든 벌린다.”

    스칼렛의 얼굴에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 아니, 원래 흡혈귀니 창백한 건 평소 그대로였지만.

    욕장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누자베스와 로아였다. 그런 둘이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흐아아앗! 좋아! 벌어졌다! 로아 넣어라! 지금!”

    “각하, 제대로 벌리고 있으셔야 돼요.”

    “끅, 빨리…… 넣기나 해!”

    스칼렛은 비명이 튀어 나올 뻔한 입을 재빨리 틀어막았다. 루칸다도 그 적나라한 대화에 정신이 아찔했다.

    “미, 미안하다. 이런 일이 벌어지길 바란 적은 없다만…… 게, 게다가 내…… 내가 생각한 것과 포지션이…… 반대로군. 나는 필시 각하 쪽이 공세를 취할 거라고 생각했다만…….”

    그 루칸다가 스칼렛에게 솔직하게 사과할 만큼 충격적인 전개였다! 루칸다는 이 사달이 벌어진 것에 대한 미약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꼈다.

    “흐, 흡혈귀!?”

    “쮸!”

    스칼렛은 상상 이상의 충격에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였다. 뒤에서 햄토리가 재빨리 부축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누자베스와 로아는 목함을 여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로아가 틈새 사이로 손을 넣으려 한 순간. 목함의 틈새에 끼워 놨던 누자베스의 손가락이 짓눌렸다!

    “끄악!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빼, 빼봐!”

    “죄, 죄송합니다, 각하!”

    틈새에 찍힌 손가락이 조금 찢겼는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각하!? 피, 피가 나고 있습니다!”

    “아, 이 정도는 괜찮아. 나 정도쯤 되는 상남자는 이런 상처 따윈 별것도 아니지.”

    누자베스가 허세를 부리며 말했지만, 로아는 걱정스럽게 바라보다 이내 누자베스의 손을 붙잡아 입 쪽으로 끌어당겼다.

    손가락에 찢어진 상처를 제지할 틈도 없이 핥기 시작했다.

    “괜찮다니까…… 아무래도 두르난한테 가져가는 게 낫겠다. 억지로 열려고 하다가 폭발할지도 모르잖냐.”

    “그, 그렇네요.”

    누자베스가 슬쩍 손을 거두며 머쓱하게 웃어 보였고, 로아도 얕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출입문에 바짝 붙어 있던 스칼렛에게도 둘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아으윽!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빼, 빼봐!”

    “각하!? 피, 피가 나고 있습니다!”

    설마 했던 출혈!

    주군의 로스트 버진 순간을 실시간 라이브로 듣게 된 것이다! 스칼렛은 흐느끼듯 울음 섞인 목소리를 토해냈다.

    “이, 이런 현실은 견딜 수 없네……. 이런, 이런 끔찍한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진정, 진정하는 거다 흡혈귀. 일단은 페토르늄 축약탄 회수가 우선이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지 않나?”

    “형제끼리 그런 짓이라니! 그런 하늘의 섭리에 어긋나는 짓을 해서는 안 되네!”

    “……그, 그렇군.”

    참고로 스칼렛은 나르시안의 배덕 행위의 결과물이다. 고모와 엄마가 같은 사람이란 말이다. 그리고 스칼렛의 여동생인 카베르네는 할머니와 엄마가 동일인이다.

    그런 스칼렛이 하늘의 섭리를 운운하면 안 된단 말이다.

    어쨌거나 루칸다는 스칼렛이 무슨 개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됐지만. 지금 그만큼 제정신이 아니라는 사실 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여기 앉아서 쉬고 있는 게 좋겠군. 내가 들어가서 페토르늄 축약탄만 회수해 오겠다.”

    루칸다는 출입문을 열기 전에 짐짓 큰 소리로 헛기침을 했다.

    “크흠! 크흠크흠!”

    원래 문을 열기 전에 헛기침을 하는 건 남자들 사이의 국룰이었으니까. 루칸다의 행동은 매우 신사적이었다.

    드르륵.

    루칸다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누자베스와 로아가 화들짝 놀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떨어졌다.

    루칸다는 누자베스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둘 사이에 놓여 있던 목함을 집어 들었다.

    “이건…… 그, 바로 두르난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어, 어…… 그래.”

    어쩐지 루칸다가 시선을 피하는 게 낌새가 이상했다!

    “루칸다? 혹시 이상한 오해하는 거 아니지?”

    오해는 무슨 오해입니까! 전부 다 들었습니다!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았지만, 루칸다는 꾹 참으며 대답했다.

    “의무대에 따로 연락을 취해놓겠으니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응? 이 정도는 괜찮은데. 조금 까져서 피가 난 것뿐이고.”

    “각하. 부상병들의 사인 대부분은 감염에 의한 패혈증입니다. 게다가 그, 괄약근은 손상되면 회복되기 어려우니 앞으로는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엉? 괄약근? 그게 뭔…… 아니, 잠깐! 루칸다! 아니아니, 젠장 또 무슨 오해를 하는 건데!?”

    “그럼 이만!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루칸다가 도망치듯 욕장을 빠져나가 버렸고, 남겨진 누자베스는 멍하니 있다가 중얼거렸다.

    “아니…… 염병, 또 무슨…….”

    누자베스는 욱씬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이 오해를 또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심해야만 했다.

    * * *

    “얘들아 이제 알았지? 각하가 여수 다녀왔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쮸쮸!”

    “햄토리 이노무 쥐새끼! 너 임마, 그런 걸 목욕탕에 흘리고 다니니까 각하가 이런 오해를 받은 거 아냐? 이노무 쥐새끼!”

    “쮸, 쮸우! 이모무 쥐떼끼!”

    누자베스의 열렬한 해명 끝에 드디어 스칼렛과 루칸다가 오해를 풀었고, 마침 저녁 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향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바쁜 나날이 계속되었고, 둥지의 식구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한 지가 언제인지 모를 만큼 오래되었다.

    오늘은 모처럼 모두가 한가한 덕분에 한 자리에서 단란하게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누자베스는 뒤를 슬쩍 돌아봤다.

    햄토리와 루칸다. 그리고 스칼렛과 로아.

    모두가 지금까지 누자베스를 지탱해주고, 곁에 있어 준 둥지의 식구들이었다.

    누자베스는 시큰해진 코끝을 문지르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정들면 고향이라는 말도 있는데. 가족이 별거겠냐. 너희들이 내 가족이지.”

    “각하 오늘은 왠지 감성적이군요. 손가락 오그라들 것 같습니다.”

    “그냥. 오늘 한가해서 그런가? 그런 생각이 드네. 너희들이 없었으면 내가 무슨 재주로 여기까지 왔겠냐. 솔직히 말해서 오늘의 기록은 최종화 에필로그로 쓸 생각인데 어떨 거 같아?”

    “아하, 인기가 없어서 슬슬 연재 중단 각을 보고 있었던 겐가?”

    “슬프게도…… 그렇지. 오늘 다 같이 오순도순 저녁밥 먹으면서 엔딩 칠 생각인데. 특별 메뉴로 간장 게장 준비해서. 아, 우렌도 불러야지. 그 자식 어디 있냐?”

    그렇게 식당까지 도착하자 어쩐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뭐야?”

    누자베스가 먼저 안으로 들어가자 코볼트 작업대의 코볼트들이 모여서 뭔가를 보고 있었다.

    “코틀러어!! 뭐야, 너희 설마 노조 결성했냐? 오늘 아주 병풍 뒤에서 향냄새 맡고 싶은 모양이구만.”

    누자베스가 부르자 코볼트 무리에 섞여 있던 코틀러가 재빨리 뛰어나왔다.

    “키륵! 오야지! 노조 아니다! 파업 없다! 코볼트 가족들에게 돈 보내야 된다!”

    “그럼 뭔데? 왜 다들 일 안 하고 여기 모여서 발광들이십니까?”

    “우렌의 방에서 이걸 찾았다, 키륵! 오야지도 본다!”

    “설마 그 자식 뒤통수 칠 준비를 했나?”

    코볼트들이 우연히 우렌의 방에서 찾아낸 기록 장치를 만지자, 빔프로젝터처럼 벽면에 화면이 나타났다.

    둥지의 전경이 촬영된 영상이 흐르며, 가운데에 거대한 타이틀이 떠올랐다.

    [사랑과 전쟁 - 둥지 아릿카사 편]

    “시발 뭐야?”

    누자베스가 얼척이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사이 영상의 화면이 바뀌었고, 짐짓 연기하는 듯한 말투로 우렌이 내레이션을 덧붙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막장극은 잊어라! 유사시대 이래 초유의 막장 둥지 아릿카사! 그리고 테네브레도 혀를 내두를 난봉꾼 누자베스! 그에 대한 평가는!?

    “엉? 뭐야. 이거 오늘 촬영한 거잖아?”

    화면이 바뀌며 젖소 축사에서 촬영된 루칸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놈은 그냥 성욕에 팔다린 달린 놈이다!

    누자베스가 고개를 휙 돌려 루칸다 쪽을 바라보자, 루칸다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난봉꾼의 정처는 이 할망구!

    “하, 할망구……?”

    스칼렛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화면을 응시했다. 오늘 잠에서 깬 직후 우렌과 만났을 때 촬영된 영상이었다.

    -이 할머니는 증손주가 죽어서 관짝에 들어가 뼈까지 다 썩었을 만큼 늙었지만, 이 복장을 보라! 여전히 여자 취급을 받고 싶은 것인가?

    “뭐, 뭐어가 어쩌고 어째!?”

    -도대체 왜 침실에서 렛맨과 같이 나오는 것인가!?

    “아니, 주군. 오해일세. 왜 그런 눈초리로 바라보나!?”

    “쮸쮸!”

    뒤이어 로아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흘러나왔고.

    -그리고 누자베스의 내연녀가 접근한다!

    “내연남 아닙니까?”

    “아니, 딱히 그런 관계 아니니까. 그런 거 아니라고 했잖아, 루칸다.”

    그리고는 어떻게 녹음한 건지 오늘 욕장에서 들려온 소리가 그대로 재생되었다!

    로아의 뺨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과연! 이 사상 초유의 막장 삼각관계의 결말은 어찌 될 것인가! 과연 진짜 삼각관계인가? 사각이나 오각은 아닌가?

    “와, 우렌 이 새끼 뚫린 주둥이라고 소리 나오는 대로 내뱉는 거 봐라! 사각? 오각이 뭐가 어째?”

    “하, 할망구라니…… 할망구라니…….”

    “각하 저는 각하를 성욕에 팔다리 달린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날조입니다. 날조 영상이 분명합니다. 이런 식의 선전 작전은 뻔하죠.”

    -사랑과 전쟁! 둥지 아릿카사 편을 기대해 주시길!

    그렇게 우렌의 나레이션과 함께 영상이 끝났고, 멍하니 있던 누자베스가 이내 정신을 차리며 입을 열었다.

    “우렌 이 새끼 잡아 와…… 당장.”

    누자베스는 결심했다.

    잡히면 최소 총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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