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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204화 (204/211)

204화. 최후의 전투 (15)

마왕은 최형석과 마현, 김덕배 등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주의가 분산되었다.

“이 날파리 같은 놈들!”

마왕은 주위에서 얼쩡거리는 최형석의 언데드 병사들과 마현, 김덕배 등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창을 휘둘렀다.

마왕의 공간 삭제의 권능이 담긴 창 공격이 마현과 김덕배를 향했다.

“위험해!”

장현이 소리를 질렀지만 늦었다.

마왕이 휘두른 창에 마현의 오른쪽 어깨가 사라졌다.

마현이 순간적으로 멍하니 있던 김덕배를 밀치고 대신 공격을 받아낸 탓이었다.

“이런! 사부!”

김덕배가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크으! 덕배야. 어서 피하도록 해라.”

마현은 얼른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지혈했다.

그러자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던 피가 점점 멎기 시작했다.

“사부! 죄송합니다. 제가 멍청하게 굴지만 않았어도.”

“그럴 때가 아니야. 어서! 적의 공격에 집중해라.”

마현은 갑자기 많은 피를 흘려 어질어질했지만 김덕배에게 움직일 것을 종용했다.

“알겠습니다. 사부.”

김덕배는 눈물을 훔치는 한편, 혼신을 다해 마왕의 이어지는 공격을 피해 다녔다.

장현과 아르헨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미꾸라지 같은 놈!”

마왕은 기어코 김덕배와 마현을 죽여버리려는 듯 다시 한번 창을 휘저었다.

“이놈! 네 상대는 여기 있다.”

틈을 노리던 장현이 묠니르를 들고 시간 스킬을 사용해 급속도로 빠르게 공격했다.

동시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은 암기들을 인벤토리에서 모두 꺼내 날렸다.

“만천화우.”

당문의 비전 암기술이었던 것이 지금 장현의 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슈슈슉!

암기가 말 그대로 온 허공에 비처럼 쏟아졌다.

그 하나하나가 음양합일신공의 기운으로 움직이는 데다가 시간 스킬이 적용되어 있었다.

이 기술을 쓰기 위해서 장현은 패드의 권능을 상당히 소모해야 했다.

이제 패드 배터리는 50프로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장현의 만천화우는 마왕으로서도 경시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언데드들을 비롯한 마현과 김덕배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마왕은 패드의 권능으로 거대한 본신 주위에 보호막을 만들었다.

콰콰콰콰콰쾅!

장현이 쏘아 보낸 암기는 마왕을 둘러싼 보호막과 부딪치고는 힘을 다해 사라져갔지만,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마왕의 보호막 또한 약해져 간 것이다.

불완전한 마왕의 패드 역시 배터리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마왕의 보호막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깨지고 말았다.

음양합일신공의 기운에 의해 움직이던 암기가 보호막을 뚫고 마왕의 본신에 틀어박혔다.

푸푸푸푹!

“끄으윽!”

거대한 마왕의 본신에 암기가 꽂혀 고슴도치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덩치가 커지니 암기를 꽂을 곳이 많아져서 좋군.”

장현의 암기에 마왕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패드의 권능이 부여된 시간 스킬이 암기에 맞은 마왕의 몸에서 작용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마왕의 몸을 빠르게 장악하기 시작했다.

마왕의 신체는 순식간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이 되기 시작했고, 이어 마력이 점점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장현은 마왕이 움직이질 못하자, 즉시 공간 스킬로 마왕을 구속했다.

이어 그는 패드의 권능으로 쑤엉을 소환했다.

“쑤엉, 화염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부어줘”

갑자기 소환된 쑤엉은 화염의 정령왕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강대한 정령왕이 전장에 현신했다.

쑤엉은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기에, 장현에게 즉시 화염에너지를 최대한 부어넣었다.

장현이 마왕과 대공의 전투를 지켜보면서 모았던 마력에너지와 쑤엉의 화염에너지가 맞물리면서 태극기가 만들어졌다.

장현뿐 아니라 쑤엉 역시 이제는 태극기를 만드는 데 능숙했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태극기가 마왕을 향해 날아들었다.

“안 돼!”

마왕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태극기를 보고 간신히 정신을 차려, 장현이 공간 스킬로 구속한 것을 뿌리치고 날아올랐다.

태극기가 마왕에게 적중하려할 때, 마왕이 패드의 권능을 발휘해 간발의 차로 피했다.

장현은 실망하지 않고 외쳤다.

“아르헨! 지금이야!”

그 순간, 아르헨이 날아올랐다.

장현의 암기 공격이 꽂히고, 태극기 만들어져 마왕에게 날아가고. 그걸 피한 마왕에게 아르헨이 나초를 휘두른 것이 마치 하나의 연결 화면처럼 흘러갔다.

아르헨은 최강의 헌터이자 플레이어.

이런 기회를 놓칠 자가 아니었다.

아르헨은 마왕의 몸에 꽂힌 암기를 계단처럼 밟고 올랐다.

이윽고 마왕의 가슴에 올라선 그는, 나초를 마왕의 가슴에다 꽂았다.

그곳은 마왕의 마핵이 있는 곳으로, 마력의 원천이기도 한 곳이었다.

“끄으으으으아아아아!”

마왕 바알은 지독한 비명을 흘렸다. 바이러스로 인해 무너져가고 있던 신체에 결정적인 공격이 꽂힌 것이다.

나초는 마왕의 마력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소멸시켰다.

그렇게 마왕은 쓰러졌다.

그사이 태극기가 다시 마왕의 몸체를 향해 기어코 떨어졌다.

쿠콰콰쾅.

태극기가 마왕의 몸에 충돌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쿠쿵.

“으아아아악!”

대폭발로 인해 마왕의 주변에 있던 장현과 아르헨 등 모든 플레이어가 후폭풍에 휩쓸려 날아갔다.

그래도 폭발의 영향으로 크게 다친 플레이어들은 없었다.

먼저 정신을 차린 아르헨이 고개를 들었다.

“어, 어떻게 됐지?”

“마왕은 죽은 건가?”

장현 또한 확신하지 못하고 폭발의 잔해가 가라앉을 때까지 마왕이 있던 장소를 지켜보고 있었다.

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다.

먼지가 가라앉으면서 현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왕은 사체의 잔해가 흩어진 채 죽어있었다.

장현은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주, 죽었어. 마왕이 죽었다.”

“정말로 마왕이 죽은 거 맞아?”

아르헨이 나초를 지팡이처럼 잡아 버티고 선 채 물었다.

“으아아아아! 이겼다.”

“와아아아아아! 우리가 이겼다.”

“마왕이 죽었다!”

지켜보던 플레이어들과 블랙펑키들, 대공군, 반란군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환호했다.

중계하던 블랙펑키 멤버들은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마왕은 소멸했다.

아르헨과 장현 역시 실감이 나지 않는지, 서로를 바라보며 물었다.

“장현, 놈이 죽은 게 맞아?”

“나도 모르겠어. 저놈, 죽은 거 맞지?”

“죽었어. 크흑.”

“이겼다. 우리가 이겼어. 씨발, 우리가 이겼다고!”

장현과 아르헨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현과 김덕배 역시 서로를 끌어안았다.

“사부, 이겼습니다.”

“후, 다행이구나.”

마현은 웃음을 흘렸고, 김덕배는 눈물을 흘렸다.

“다친 곳은 좀 괜찮으십니까?”

김덕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현을 바라볼 때, 곧 장현이 다가왔다.

그는 마현의 팔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무언가에 생각이 미친 그는 마현의 잘린 오른팔을 서둘러 챙겼다.

팔을 원래대로 재생시키는 건 어려울지 몰라도, 상처 부위만 훼손되지 않았다면 외과적 수술과 신성력을 이용해서 접합시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

마현의 팔은 푸르딩딩하게 부풀어 있었다.

장현은 마현의 잘린 팔을 공간 스킬로 생성한 공간 박스에 넣어두었다.

이제 더 이상 부패되거나 변형되지 않고 이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장현이 마현에게 말했다.

“제이미의 도움을 받으면 팔을 접합시킬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고맙네.”

마현은 잘린 팔을 다시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치 못했었다.

가능성이 생긴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들었다.

검사에게 있어 팔을 잃는다는 것, 그것도 오른팔을 잃는다는 것은 더 이상 무인이 아니게 되는 것과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희생이라 할지라도 팔을 잃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다시 검을 잡고 무공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곧 다가온 제이미에게 장현이 말하자, 그녀는 즉시 신성력을 사용했다.

제이미가 기도를 하며 마현의 잘린 팔을 어깨에 붙이자, 신성력이 마현의 상처 부위로 흘러가더니 어느새 잘린 팔이 깔끔하게 접합되었다.

“다행히 잘린 부위가 깔끔한 데다, 팔도 보관이 잘되어 있어서 금방 접합시킬 수 있었어.”

“휴우.”

조마조마하게 보고 있던 김덕배가 큰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그 때문에 마현이 팔을 잃었기에 그는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마현은 제이미가 접합한 팔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움직였다.

전혀 어색한 느낌 없이 원래대로 움직이는 게 가능했다.

“고맙소, 성녀.”

“마왕을 없애주셔서 제가 더 감사한걸요.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마왕을 없애지 못했을 거예요.”

제이미의 말에 마현은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장현은 안젤라와 함께 있었다.

그녀와 운기행공을 함께하며 소모된 내공을 회복하고 있었다.

얼마 후 장현이 운기를 마치고 일어서자, 아르헨이 그에게 물었다.

“장현. 이제 목표였던 마왕이 죽었어. 뒤처리를 논의할 차례야.”

이후의 일에 대해 자세히 얘기를 한 적은 없었다.

마왕을 쓰러트리는 것조차 사실상 불가능하게 여겼던 일이다.

이제 남은 건 뒤처리.

마왕과 대공이 모두 죽었기에, 새로운 마계의 패권다툼이 일어날 것이다.

장현은 이때를 위해 준비한 것이 있었다.

“안젤라를 마왕으로 만들 거야.”

“뭐? 그게 가능해?”

“물론 그렇게 되면 우리야 좋지만.”

그의 말에 동료들은 놀란 목소리를 냈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안젤라는 인류에게 있어 누구보다 훌륭한 최고의 마왕 적임자였다.

“우리가 그녀를 지지하면 돼. 승부는 대공도 마왕도 아닌 우리의 승리로 끝났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인원으로는 마계의 주류가 되기는 힘들어. 우린 어디까지나 대공 및 반란군과 한편이었던 작은 세력에 불과하니까. 그렇지만 우리가 지지하는 쪽을 마왕으로 만들 정도의 힘은 있어.”

“어떤 식으로 안젤라 님을 마왕으로 만들 건데?”

김덕배가 물었다.

모두의 의문을 대변한 질문이다.

마계는 투표로 마왕을 뽑지 않았다.

마계 최강의 마족이 자연스레 마족들을 굴복시켜 마왕이 됐다.

안젤라가 마족 중에 강한 편이기는 해도, 마왕이나 대공에는 비할 수 없었다.

결국 무력으로 마왕이 되기는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다른 수를 쓰는 방법밖에 없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면 되겠지. 우리는 마왕을 쓰러트렸어. 그리고 그 마왕은 대공을 쓰러트렸지. 우리가 공개적으로 마계의 평화를 위해 차기 마왕으로 안젤라를 지지한다고 하는 거야. 물론 그게 다가 아니야. 안젤라는 헬릭스의 소성주인만큼 대공 측의 인사들을 먼저 설득할 거야. 외가인 드림히트 성의 몽슈 백작으로 하여금 사업가들의 지지도 얻게 해야겠지. 그리고 대공을 지지하기로 했던 중립 성향의 성주들에게 원래 대공과 했던 약속을 우리가 이어서 지키도록 할 테니, 안젤라를 지지해달라고 하는 거야. 어차피 백신은 나만이 만들 수 있으니까.”

“좋아. 만약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어떡할 거야?”

“마왕을 죽인 게 우연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보여줘야겠지.”

장현이 피식 웃으며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장현이 말을 이었다.

“안젤라가 마왕이 되면 우리들은 킹덤을 인간들의 세상으로 만들어 자치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 그다음은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모색해야겠지.”

고향. 그 말에 모두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꿈에도 그리던 고향이다. 설령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더 이상 경기에 강제로 동원되는 플레이어의 신분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기쁘게 했다.

장현은 이런 생각들을 안젤라에게 얘기했다.

그녀 역시 흔쾌히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랐다.

“난 마왕 같은 거 안 해. 하기 싫어.”

안젤라의 거부에 장현은 당황했다.

“안젤라. 마계의 지배자가 되는 거야. 대체 왜 거부하는 거야?”

“난 소성주 역할도 싫었어. 영지를 챙겨야 하고, 다른 마족들과의 이권에도 개입해야 하고. 헬릭스 성의 사업체 관리하는 걸 내가 원해서 한 거 같아? 좋아서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난 그냥 장현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마왕 같은 자리에 앉으면 그럴 수 없잖아.”

안젤라의 말에 장현은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그동안 봐왔던 그녀의 성격을 장현이 모를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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