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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202화 (202/211)
  • 202화. 최후의 전투 (13)

    화면이 확대되며 마왕군과 대공군의 모습이 자세하게 나왔다.

    마왕군 측은 꽤 많은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대공군의 병사들은 전원 보호막 형성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저건 보호막 형성 마스크군요.”

    “맞습니다. 그리고 중립을 지키던 성주들 역시 백신을 제공 받기로 하고서 대공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제인은 다른 영상 하나를 가져와 보여줬다.

    그 영상에는 또 다른 마족들의 군대가 측면에서 나타나 마왕군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 선두에 서있는 자는 얼마 전 대공과 화상회의를 했던 투스멕 성주와 일렉 성주였다.

    “저분들은 투스멕 성주와 일렉 성주 같군요.”

    “맞습니다. 투스멕 성주와 일렉 성주가 대공에게 협력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 과연 지금 마왕군을 향해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제 승부의 추가 기울겠는걸요.”

    블랙펑키가 중계하는 방송은 마튜브에서 라이브로 진행 중이었기에 마왕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쾅!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마왕 바알.

    마계 최고 존엄이었던 그가 불같이 분노를 터트렸다.

    좌중의 수하 군단장들은 벙어리라도 된 것처럼 입을 다물고 있었다.

    “장현 놈이 2군단장마저 쓰러트린 것이오?”

    “그런 것으로 압니다.”

    쾅!

    “어찌 군단장이 고작 인간한테 쓰러진단 말이오. 그놈이 그토록 강했단 말이오?”

    “장현이 놀라운 공격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그 기술에 마록 군단장은 물론, 2군단 모두가 죽었습니다.”

    “하, 갈수록 태산이군.”

    마왕은 고개를 내젓더니 곧 대공군에 합류해 자신들에게 공격을 가한 투스멕과 일렉에 대해서 얘기했다.

    “투스멕과 일렉, 저놈들은 내가 특별히 세제 혜택도 줬거늘 대공에게 붙다니. 이번에 저놈들마저 모조리 같이 죽이겠다. 제군들!”

    “네, 폐하.”

    군단장들을 포함한 고위 귀족들은 마왕의 말에 부복하며 대답했다.

    “이번 전투가 끝나고 나서 대공을 비롯해 투스멕, 일렉, 몽슈 등 대공에게 붙은 자들의 영지와 사업체를 모두 압수해 전공에 따라 그대들에게 분배할 것이니,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오.”

    “충성!”

    “목숨을 걸겠습니다.”

    귀족들은 승리 시 막대한 이익이 떨어질 거라고 여겨 전의를 불태웠다.

    이어 마왕은 제오 장로를 보며 물었다.

    “제오 장로, 그대가 보기엔 지금 판세가 어떻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나?”

    마왕의 물음에 장로는 표정을 굳히고는 침중한 어조로 답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러우나 지금은 우리가 조금 불리한 듯합니다. 다름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병영에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로인해 병사들의 사기가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 대공군에 심어놓은 밀정에 따르면 대공군에는 확진자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렉과 투스멕 성주가 대공 쪽에 합류해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우리로서는 가능한 한 빨리 승부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왕은 제오 장로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사실 그도 알고 있는 바였다.

    추가 병력지원이 오지 않는다면 불리했다.

    “소집 명령을 내렸던 나머지 세력들은 어떻게 되었지?”

    “그것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소집에 불응하고 있습니다. 분명 전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고 결정을 내리려는 듯합니다.”

    “이런 비열한 놈들, 내 이번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바알은 이를 빠득빠득 갈면서 분노를 토했다.

    결국 지금 추가 병력지원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지금 있는 자들로만 승부를 내야 했다. 이 상황에서 물러나면 좋지 않았다.

    전 마계가 지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물러난다면, 마왕 스스로가 힘이 없다고 자인하는 꼴이 되고 만다.

    그동안 마왕의 편에 줄을 댔던 자들조차 변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백신이라는 무기가 이쪽에는 없고 저쪽에는 있다는 게 너무나도 뼈아팠다.

    입술을 질끈 깨문 마왕은 이윽고 결심했다.

    “패드를 가져오너라. 내가 직접 나서겠다.”

    “폐하, 패드는 아직 불완전하옵니다. 재고하여 주십시오.”

    “장로, 여기서 물러난다면 그때는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내가 직접 나서서 대공을 죽이거나 중상을 입힌다면, 승기를 우리가 가져올 수도 있지. 패드는 비상시에 쓰도록 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제오 장로는 더 이상 마왕의 말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결정은 마왕의 몫이고, 자신의 역할은 조언자에 불과했다.

    제오 장로는 패드를 가져와 마왕에게 바쳤다.

    마왕은 패드를 받으며 생각했다.

    ‘대공은 어차피 이 패드를 노리고 있었다. 언젠가는 놈과 승부를 겨뤄야 했다. 그날이 빨리 왔을 뿐이다.’

    대공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마왕은 결코 대공을 얕보지 않았다. 맹수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하는 법이다.

    “병력을 뒤로 물려라. 내가 직접 나서겠다.”

    마왕이 몸을 일으켰다. 그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마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웠던 정점의 강자가 현 마왕 바알이다.

    마왕군과 대공군의 전선에 변화가 생긴 것을 곧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최전선에 있었던 마왕군의 병력이 뒤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대공군은 마왕군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궁금했지만, 추격하지 않고 물러서서 경계심을 놓지 않았다.

    곧 전장을 지켜보던 모두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마왕 바알이 등장한 것이다.

    흑빛 갑옷을 걸친 채 긴 창을 들고 나온 마왕은, 강대한 기운을 줄줄 흘리며 나섰다.

    저벅. 저벅.

    “나를 상대할 자신이 있는 자, 누구든 나서라.”

    소리치며 주위를 훑는 마왕의 모습에 전장의 모두가 전율을 느꼈다.

    장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시던 맥주캔을 집어던지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

    “놈이 드디어 나섰다.”

    “이제 휴식은 끝났군.”

    “장현, 이제 어쩌지?”

    아르헨이 허리춤에 걸린 나초를 한손으로 잡으며 언제든지 뺄 준비를 한 채 물었다.

    “아직 우리가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린 마왕과 대공이 싸운 후에 나선다.”

    장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기 대공이 등장했군.”

    아르헨이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모두의 시선이 아르헨의 시선을 따라 갔다.

    푸른 갑옷 차림의 대공 루시퍼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는 검을 들고 나왔다.

    “과연 대공이 마왕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그것은 모든 이의 의문을 대변한 질문이었다.

    “그건 두고 봐야 알 거야. 대공 또한 마왕을 제외하면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였으니까. 마왕의 격을 가지고 탄생한 존재라고 하더군. 그리고 둘은 여태껏 단 한 번도 서로 전투를 벌인 적이 없었어.”

    장현은 팔짱을 낀 채 대답했다.

    그는 저 둘 중 누가 패권을 잡게 되더라도 인류를 독립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약속? 그건 압도적인 무력 차이 앞에서는 의미 없는 것이었다.

    약속은 인류가 거래 대상의 자격을 가지고 있을 때나 의미가 있었다.

    그렇기에 준비해야 했다.

    그때 마왕과 대공은 서로를 향해 다가갔다.

    서로 간에 말은 필요 없다. 이미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온 이들이다.

    마왕 바알은 자신의 권좌에 위협이 되는 가시 같은 존재를 제거하기 위해서, 대공 루시퍼는 마왕을 쓰러트리고 마계와 전 우주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먼저 움직인 건 마왕 바알이었다.

    땅을 박참과 동시에 창을 내질렀다.

    창은 바알의 애병.

    여태 그의 창 아래 살아남은 자는 아무도 없었다.

    가히 신속이라 할만했다.

    창을 휘두르자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스팟.

    창이 지나간 자리는 공간 자체가 소멸되었다.

    대공은 그 자리에 없었다.

    순간이동하듯이 사라졌다 나타난 대공이 마왕의 머리 위에서 검을 휘둘렀다.

    콰지직. 일검에 땅이 갈라졌다.

    창과 검이 오가며 마왕과 대공은 맞붙었다.

    충격음에 땅이 흔들리고, 마력 폭풍이 사방으로 퍼졌다.

    승부는 단숨에 나지 않았다.

    마왕과 바알의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윽고 영향권에 있던 자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

    양쪽의 장수들은 병사들을 후방으로 물렸다.

    그렇게 되자 대공군의 병사들을 따라 물러나지 않고 버티던 장현 일행이 자연스럽게 전선의 전면에 위치하게 되었다.

    장현은 마왕과 대공의 전투를 지켜보며 마력의 파동을 최대한 흡수하고 있었다.

    태극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쑤엉이 지금 없긴 했지만 필요한 순간 패드의 권능으로 소환할 수 있었다.

    ‘좋아. 실컷 싸워라. 어부리지는 내가 할 테니.’

    마왕과 대공에게서 흘러나오는 마력의 크기가 워낙 컸기에, 장현은 몸이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태극기를 두 번 만들면서 경험치가 쌓이지 않았다면 이렇게 마력 흡수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전방의 전투를 관찰하며 끊임없이 음양합일신공을 운공하고 있었다.

    안젤라가 그의 옆에서 손을 잡고 운기를 도와주었다.

    쑤엉이 있었다면 마력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해줬을 테지만, 쑤엉은 정령계로 돌아간 상황.

    정말 긴급한 상황이거나 마력을 충분히 흡수해서 화염에너지가 필요할 때에 쑤엉을 부를 생각이었다.

    마왕과 대공의 전투는 어느 순간부터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저건, 패드의 권능.”

    장현이 마왕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마왕이 패드를 뽑아 권능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마왕이 가진 패드는 완전히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마왕은 전투를 위해 강제로 발동시켰다.

    그 위력은 놀라웠다.

    한순간 권능을 발휘해 대공의 움직임을 제약한 마왕 바알은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마왕의 창은 일반적인 창술과는 궤를 달리했다.

    압도적인 마력을 바탕으로 공간을 삭제하는 힘이 있었다.

    패드의 권능으로 공간 스킬을 사용해 대공 루시퍼가 움직일 공간을 제약한 뒤, 시간 스킬을 사용해 틈을 벌려 타점을 한 곳에 집중했다.

    이어 마왕은 공간 삭제의 능력에 패드의 권능을 사용했다.

    “내가 이겼다.”

    마왕이 대공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마왕의 창이 그 순간 대공의 몸을 꿰뚫었다.

    “커헉!”

    대공은 눈을 부릅뜨고는 자신의 몸에 꽂힌 마왕의 창을 양손으로 잡았다.

    “마계가…… 내 손에 들어왔는데.”

    “그건 너의 착각이다.”

    마왕이 싸늘하게 말하며 창을 쥔 손을 흔들었다.

    콰지직!

    퍼펑.

    그렇게 대공 루시퍼는 소멸되었다.

    허망한 최후였다.

    마왕과 동등한 힘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대공이었으나, 승부는 생각지도 못하게 한순간에 끝났다.

    지켜보고 있던 모든 자들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순간, 양쪽 군대에서 정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어, 어라. 대공이 죽었어.”

    “으아아아아! 마왕께서 대공을 죽였다.”

    “이겼다. 와아아아아!”

    마왕군은 환희의 기쁨을 드러낸 반면, 대공군은 황망함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전투 상황을 중계하던 블랙펑키 멤버들 또한 다를 것이 없었다.

    그들은 대놓고 마왕을 저격하고 대공을 지지했다.

    마왕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뚝. 뚝.

    “어, 어떡해.”

    전투 상황을 중계하는 것도 잊은 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데니와 제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튜브 실시간 댓글창은 잠시 정적이 일더니, 곧 폭발하듯이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와…… 역시 마왕 바알. 결국 대공을 소멸시켜버렸어.]

    [누가 대공이랑 마왕이 동급이라고 했냐. 완전 개소리였네. 동급은 무슨.]

    [그러니까 마왕이고, 그러니까 대공이지.]

    [졌잘싸. 마왕에게 그 정도로 싸운 것만 해도 잘한 거지. 손에 땀을 쥐고 봤다. 뭐 일반 마족인 우리로서야, 마계 패권을 누가 잡든 무슨 상관이냐?]

    [그런데 마왕이 마지막에 사용한 공격, 대체 뭐냐? 대공이 반응조차 못했어.]

    [시끄러. 그보다 이제 우리 블랙펑키 애들 어쩌냐.]

    [누나, 우리가 응원할게요. 힘내요!]

    활발하게 글들이 쏟아졌으나, 데니와 제인은 여전히 아무 말도 못했다.

    그때 그들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어, 저기. 저기 봐봐.”

    “어라. 플레이어들?”

    카메라 또한 데니와 제인의 시선을 따라 이동했다.

    인간 플레이어들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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